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돈’ 안 되는 빈곤연구 위해 15년간 45개 빈곤현장 찾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18 17:29  | 조회 : 256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윤경 뉴스원 국제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돈’ 안 되는 빈곤연구 위해 15년간 45개 빈곤현장 찾아...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미국 MIT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 부부입니다. 이들은 개발경제학자인데요. 빈곤문제의 해법을 연구했습니다. 생생하게 상생하며 YTN 라디오 생생경제에 딱 맞는 분들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관심이 참 많이 갔습니다. 어떤 학자인지, 그리고 이 시점에 왜 빈곤퇴치 연구자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는지, 오늘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생생경제 애청자 분들은 목소리 들으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YTN라디오 생생경제의 진행자셨죠. 뉴스원 김윤경 경제전문기자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 김윤경 뉴스원 국제부장(이하 김윤경)>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기자님 목소리 듣고 반가워하는 청취자들을 위해 먼저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김윤경> 벌써 한 4년 가까이 된 것 같아서 저도 애청자 분들이 계속 들어주시고 계신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친정으로 다시 돌아와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김혜민 PD가 진행하는 생생경제도 잘 듣고 있습니다.

◇ 김혜민> 고맙습니다. 제가 워낙 김윤경 기자가 진행할 때부터 YTN 라디오 생생경제 팬이었는데, 물론 제가 이 자리에 앉을 줄은 몰랐지만, 그때 기자님께서 프로그램 진행을 너무 잘해주셔서 지금 오늘의 제가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요.

◆ 김윤경> 저 같은 경우에는 알고 있는 것을 다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약간 저도 끝나고 나면 숙제가 남는 것 같고, 청취자 분들에게도 숙제를 안겨드리는 것 같다는 부담을 가지고 진행을 했다면 김혜민 PD가 진행하는 생생경제는 정말 유쾌하고 즐겁고, 또 쉬워요. 그래서 그런 느낌이 참 좋습니다.

◇ 김혜민> 쉬운 게 제 경쟁력입니다. 그러면 오늘도 쉽게 설명을 부탁드릴게요. 제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들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져서 오늘 이런 인터뷰를 준비했는데요. 노벨경제학상이 왜 중요한지, 이것을 한 번 더 짚어주세요.

◆ 김윤경> 사실 왜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제가 답변 드리기는 곤란합니다. 노벨 재단에서 주기 시작했으니까 그런데요. 

◇ 김혜민> 그만큼 권위가 있는 거죠?

◆ 김윤경> 네, 가장 경제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준다, 이런 취지로 만들었던 상이고, 그렇게 해서 주어지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데요. 사실 중요하다고 얘기를 하면서도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고 한다면, 경제학자들, 특히나 미국에서 공부한 거시경제학자들을 주류로 해서 그들이 돌아가면서 받는다는 느낌, 그들만의 리그라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어요. 실제로 다음 해에 누가 받을 것인가, 올해는 누가 받을 것인가, 이런 게 나오는데 항상 단골로 나오는 분들이 있거든요? 그분들이 대부분 받았습니다. 나중에 또 말씀드리겠지만, 신예. 이번에 받게 된 최연소 여성 경제학자 한 분이 있는데, 이분이 한 2년 전부터 거론되는 것을 제가 봤었어요. 이분이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이번에 주어져서 반갑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경제를 전공하지는 않아도 스물 몇 해 동안 경제 기자를 하고 있다 보니까 이분들의 업적을 나중에 다시 한 번 돌아보면 이런 점에서는 분명히 훌륭한 점이 있다고 공부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점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네, 노벨경제학상은 당연히 중요한데, 그동안에는 거시경제학자들, 그러니까 주류들이 돌아가면서 받는 듯한, 그들만의 리그였는데요. 이번 같은 경우는 2년 전부터 언급이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들만의 리그에서 조금 벗어난 수상이다, 이렇게 우리가 생각할 수 있을까요?

◆ 김윤경> 그러니까 거시경제학하고 미시경제학하고 나눈다면 거시 쪽의 기준이 있었고. 또 그동안에는 어떻게 하면 경제가 성장하느냐, GDP를 부풀리느냐, 이런 것들에 연구 초점이 많았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나눠주는 것, 어떻게 하면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가, 또 같이 성장할 수 있는가, 이런 분야에 점점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이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노벨 경제학상이 하나의 변곡점을 맞이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러면 아까 기자님이 설명하셨던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세요. 저도 물론 같은 여성이어서 반가운 것도 있었지만 여러모로 상징성이 있는 분 같아요.

◆ 김윤경>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입니다. 그리고 남녀 통틀어서 최연소, 1972년생이거든요. 그러니까 아직 마흔 줄에 있는 교수고요.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가 박사 학위를 받을 때 공동 지도교수가 있었는데요. 그중에 한 사람이 나중에 남편이 됩니다. 이 사람이 이번에 같이 받은 거예요. 아브히지트 바네르지라고도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 영어권에서는 밴허지 교수라고도 이야기하는데, MIT 교수가 공동으로 받았고, 여기에 마이클 크레이머라고 하는 하버드대 교수가 공동으로 수상을 하게 됐습니다. 이 에스테르 뒤프로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뛰어난 재능을 많이 보였기 때문에 그동안에도 이 사람은 탈 만하다, 이런 이야기들이 간혹 나와 있었고요. 아마 부부 간의 연구가 원활하게 된 모양이에요. 그래서 같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어쨌든 노벨상 위원회에서 이야기한 것은 빈곤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연구 방법을 제시했다. 여기서 연구 방법에 방점을 두고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 방법이라고 하셨는데, 그 연구 방법에 대해서 조금 더 여쭤볼게요. ‘무작위 대조 실험’이라는 방법을 썼더라고요. 

◆ 김윤경> 무작위로 대조한다는 것은 우리가 표본을 뽑잖아요? 표본을 뽑아서 실험을 해서 실증적인 연구를 했다, 이렇게 그냥 볼 수 있는 것으로 쉽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기존 같은 경우에는 개발경제나 빈곤경제라고 할 때 빈곤을 어떻게 하면 퇴출시키느냐. 그럴 때는 개발이 필요하잖아요? 우리나라도 사실 KDI, KDI라고 부르지만 그 D 자가 개발이잖아요. 굉장히 예전부터 개발이 중요했는데,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원조를 받거나 혹은 정부가 지출을 풀거나 통화정책을 쓴다거나, 이렇게 해서 수출을 올리는 데 급급했잖아요. GDP가 이만큼 성장했다, 아프리카에 이만큼 원조를 해줬더니 성장률이 이만큼 올랐다, 이런 것들을 많이 연구를 했는데요. 그런데 아프리카의 성장률이 잘 안 오르더라고요.

◇ 김혜민> 실질적으로는요?

◆ 김윤경> 네. 아프리카라고 제가 딱 거명하는 것은 그렇기는 하지만. 연구 결과들을 보면, 이렇게 해서 성장 효과가 있었다, 이렇게 해서 성장 효과가 없었다고 나오는데,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는 거예요. 

◇ 김혜민> 재정 확대도 하고, 원조도 했는데, 그만큼의 결실이 안 나온 거죠?

◆ 김윤경> 그렇죠. 그런데 그게 왜냐고 하면,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가 테드 강연을 한 게 있는데, 한 번 찾아보시면 많은 설명이 될 겁니다. 제가 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설명이 될 텐데요. 중간에 원조를 가로채는 부패한 정부가 있을 수도 있는 거고요. 그다음에 원조를 주는데 무상으로 이렇게 나눠주게 되면 사람들이 귀찮아서 안 받아간다든지, 이게 주는 줄을 모른다든지, 이런 것들이 있는데, 뒤플로 교수 부부가 한 연구를 보면, 실제적으로 어떻게 나눠주면 좋은지, 어떻게 했을 때 빈곤을 퇴치하는 게 좋은지를 실질적으로 연구한 겁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 드리면, 빈곤과 함께 연결되는 게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말라리아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잖아요? 죽거나 건강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하는데, 모기장이나 면역 백신 같은 것을 나눠주는 실험을 해봤어요. 오랫동안 진행을 한 겁니다. 1990년대부터 진행했는데, 모기장을 그냥 무상으로 준다, 이렇게 발표를 하면 실제로 먼 길을 걸어오거나 차를 타고 오거나 해서 받아가는 사람들이 적어요. 그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모기장을 나눠주면서 이게 굉장히 중요하고, 1년 후에 다시 와서 모기장을 받아 가시면 얼마만큼 할인 혜택을 주겠다, 이렇게 인센티브를 주는 거예요. 그러면 사람들이 한 번 써 볼까? 하는 마음이 들고, 모기장을 써 보고, 실제로 좋으니까 나중에 와서 재구매를 하는 그런 확률이 높아지게 되면 사망률도 줄어들고, 이들의 빈곤율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이런 연구들을 실증적으로 해나간 겁니다.

◇ 김혜민> 실험을 통해 현장에서 축적된 자료들이 생긴 거군요?

◆ 김윤경> 그렇죠. 이게 사실 미시경제학에서는 이런 실증연구들을 많이 하고 하지만, 미국이라든지, 우리나라든지, 이런 나라에서는 데이터가 많아요. 연구를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런 저개발 국가에서는 실증연구와 데이터가 상당히 적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꾸준히 축적해와서 그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하죠. 

◇ 김혜민> 15년 동안 45개 나라의 빈곤 현장을 돌아다녔다고 하더라고요. 이것만으로도 이분들을 참 존경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그러니까 원조를 하되,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한 것 같아요. 그냥 주는 게 아니라 적합한 방식을요.

◆ 김윤경> 그렇죠.

◇ 김혜민>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말하는 결론이 있습니까? 저성장 국가들의 빈곤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면 된다는 솔루션?

◆ 김윤경> 이 사람들도 아직 잘 모릅니다. 제가 테드 강연을 보시라고 자꾸 추천을 하게 되는 게 자신이 연구한 것에 대해서 이 부분은 모른다,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짚어주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어쨌든 그래도 방법론, 갈 수 있는 방법의 길은 제시해줍니다. 의료 분야라든지,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모기장, 이런 것들을 조금 더 많이 확산시킬 수 있는 이런 방법이 있다고 제시를 해주잖아요. 그러면 그 나라 정부나 정책을 짜거나, 혹은 정책을 연구하는 연구원에서는 그런 것들을 도입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쓰고, 또 국회에서는 그것을 발의하고, 또 정책을 쓰고, 이렇게 하면 성장할 수 있겠죠. 개발될 수 있겠죠. 그런 방법들. 그러니까 밑에서부터 위로 가는 그런 방법들을 하나의 길로 제시해줬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김혜민> 경제학이 그냥 학문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현실과 연결돼서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이분들이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제가 노벨 경제학상 다른 학자들은 별 관심이 없는데, 굉장히 이분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가더라고요. 그렇다면 20년 넘게 경제기자로 살아온 김윤경 기자의 평을 듣고 싶어요. 2019년 현재, 빈곤 퇴치를 연구한 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것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 김윤경> 지금 말씀드린 것에 많은 부분이 포함되고 있기는 하세요. 어쨌든 빈곤 경제학이라고 하면 연구들을 그다지 안 해요. 왜냐하면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경제학자들도 돈이 되는 연구에 몰려들기 마련입니다. 빈곤 경제학에는 그렇게 많은 자본이 흘러들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을까, 까지를 생각하게 되면, 당장 연구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인데요. 이것을 꾸준하게 연구해왔습니다. MIT에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가 빈곤행동연구소라는 것을 설립했어요. 그런 것들을 설립하고, 빈곤 문제는 이런 식으로 실증 연구를 해왔으니까 이렇게 해서 개발정책을 짜면 좋겠다, 라는 것들을 계속해서 앞으로도 제시할 거기 때문에 상당히 좋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이것도 아까 말씀드린 거긴 한데, GDP가 얼마나 늘어날 수 있겠어요. 우리나라도 사실 저성장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 규모나 이런 것을 봤을 때 3%대 성장이 결코 저성장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성장, 성장, 하기보다는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이게 복지 혜택을 무조건 늘린다든지 하는 식의 돈만 무조건 퍼 준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돈을 어떤 식으로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정책을 세울 것인지, 이런 것들을 정책 연구소에서도 많이 연구해주시고, 또 국회에서도 많이 공부해서 발의를 해주시고, 이런다면 상당히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실 빈곤 문제라는 게 저개발 국가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도 많잖아요. 우리도 상대적인 빈곤도 많고, 또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인구도 적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해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어쨌든 개개인의 빈곤 탈출이 GDP와 꼭 연결되지 않는다. 이런 것을 실증적인 연구로 보여줬기 때문에 이런 연구들이 많아지는 것들이 제가 바라는 점이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혜민> 같이 성장, 그리고 효율적인 분배에 대한 고민을 할 때 2019년 빈곤퇴치를 연구한 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오늘 기자님, 잘 배웠고요. 다음번에 스튜디오로 나와서 우리 청취자 분들과 직접 인사해주시면 너무 반가울 것 같습니다. 

◆ 김윤경> 저도 반가웠습니다.

◇ 김혜민> 오늘 잘 설명해주신 예전 생생경제 진행자셨죠. 뉴스원 김윤경 경제전문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기자님, 고맙습니다.

◆ 김윤경>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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