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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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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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협상 실패? 의도된 결렬, 북미 대화 모멘텀 사라지지 않았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0-07 20:41  | 조회 : 1968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10월 7일 (월요일)
■ 대담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준형 “협상 실패? 의도된 결렬, 북미 대화 모멘텀 사라지지 않았다”

- 대화 모멘텀 사라지지 않았다, 의도된 결렬
- 하노이 노딜 당한 북한의 반격
- 예비 접촉, 하는 것 보고 하겠다는 북한의 의도
- 조금 더 기 싸움하다가 연내에 다시 만날 것
- 내년 2월이 정치적 효과 더 커, 정상회담 2월쯤 더 가능성 크다
- 창의적 아이디어 vs 빈 손? 미국은 유연함 보인 것, 북한은 미국 양보할 차례에 조건 건다고 생각
- 오전에는 화기애애, 점심 후 딱딱해져... 평양으로부터 지시 있었나 추론
- 이도훈 본부장 미국행, 한미공조위한 방미... 굉장히 중요한 행보
- 북핵 문제는 북미가 풀어야할 일종의 게이트 키퍼
- 미국 내 강경파, 개성공단 개방 싫어해
- 북한의 실무협상과 미국의 실무협상은 차원 완전 달라, 결렬의 이유
- 北 원하는 것은 톱으로부터 오는 큰 양보의 신호
- 北 트럼프가 99.9%의 반대 이겨낼 수 있는 의도와 능력 보고 싶을 것 
- 대화는 옵션이 아니야, 제재로 압박하고 대화로 이끌어내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 없다
- 트럼프 재집권 여부 관계없이 비가혁적인 것 이루는 게 중요
- 북한의 비난은 자극, 시간 얼마 없기 때문에 과감하게 북한 미국 동시 과감한 설득 필요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7개월 여 만에 북미 간 실무협상이 열렸습니다만, 결과는 빈손이었습니다. 최근 북미 간 긍정적인 기류가 있어서 협상에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아무런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을까요?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이하 김준형)>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실무협상 하기 전에 많은 분들이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북한이 그동안 요구했던 볼턴의 경질이라든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새로운 방식이라든가. 그리고 하노이 결렬 이후에 양국이 원하는 것을 서로 알기 때문에 이번에는 되겠다, 그런데 결렬됐단 말이죠. 조금 이해가 안 가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김준형> 글쎄요. 결론 같은 얘기지만 결렬은 됐지만, 대화 모멘텀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이번에 보면서 북한이 약간 고안된 결렬, 미리 의도된 결렬을 준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처음부터?

◆ 김준형> 결렬을 할 생각을, 물론 미국에서 아주 대폭적인 양보가 있었다면 달라질 수 있었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요구했던 것은 미국의 셈법을 바꾸라고 얘기했던 거고요. 북한도 미국의 셈법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하고 왔을 거고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미국이 셈법이 바뀌었다는 확신 없이 북한 입장에서 보면 두 번이나 협상장에 나온 거거든요. 지난번 6월 30일에 판문점 회동이 있었고요. 이번에도 나왔는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러면 볼턴을 해임한 정도가 북한이 요구한 수준에 만족되는가. 분명히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수준에는 못 맞췄기 때문에 아마 이번에 회담하는 가운데 미국에서 대폭적인 양보가 없을 거라고 미리 예단을 하고 결렬을 고안하고, 준비해갔다. 여기에는 마치 하노이에서 노딜을 당한 북한의 약간의 반격이라고 할까요? 그 정도 수준은 안 되겠지만 반격의 의미도 조금 있는 것 같고 그렇습니다. 

◇ 이동형> 너희들도 당해봐라, 이런 겁니까?

◆ 김준형> 그런데 왜 제가 그것을 긍정이라고 하고, 완전히 대화 모멘텀이 안 깨졌다고 보냐면, 아까 말씀드린 똑같은 이유입니다. 미국이 바뀐 셈법이 없는데 지금 북한이 나왔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두 번 숙이고 나왔기 때문에 미국이 혹시라도 자기들의 입지를 가볍게 볼까 봐 첫 번째는 굉장히 세게 나간 거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이동형> 흔히 말하는 벼랑 끝 전술, 이런 겁니까?

◆ 김준형> 뭐 그것과도 통할 수 있고요. 북한이 워낙 협상에서 기 싸움을 많이 하니까요. 이번에 잘 안 쓰던 ‘예비 접촉’이라는 말도 썼단 말이에요. 그건 뭐냐면 이미 거기에도 벌써 북한의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게 하는 것 보고 하겠다, 라는 뜻이 담겨 있거든요.

◇ 이동형> 그러면 의도적이었다, 이렇게 말씀하셨으니까 스웨덴 쪽에서도 2주 후에 다시 만나라는 말을 했고, 미국에서도 소위 말해서 ‘콜’을 했단 말이죠. 그러면 2주 후에 만날 수 있느냐. 정세현 전 장관 같은 경우에는 한 달 안에는 다시 만난다, 이런 이야기를 해줬고요.

◆ 김준형> 저는 지금 봐서는 2주를 그대로 하면 북한이 지금 강하게 나왔던 것에 대한 자존심 문제가 결려 있기 때문에 정세현 장관님처럼 한 달이라고 특정 지을 수는 없지만, 2주 안에 나오기는 가능성이 조금 낮다고 생각하고요. 조금 더 기 싸움을 하다가 아마 연내에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동형> 트럼프가 선거가 코앞인데, 말씀대로 올해를 넘어가면 상당히 힘들어지지 않습니까? 뭐라도 하나 얻어가야 할 텐데요?

◆ 김준형> 이게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인데요. 트럼프가 생각하기에, 서로 시간이 조금 다르거든요. 북한은 시한을 연말로 잡아놨고, 트럼프는 계속 만날 때마다 나는 시간이 안 바쁘다고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아는 트럼프의 시간대는 내년에 선거가 있으니까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인데요. 선거에 들어가면 그러면 북한 문제가 중요성이 작아지느냐는 문제가 있고요. 또 하나는 언제 해야지만 가장 효과가 있느냐를 보면, 오히려 내년 2월이 아이오와 선거로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때가 정치적 효과가 더 있다고 생각하면, 제 생각에는 연말에 실무협상을 한 번 더 하고, 2월쯤에, 하노이 1주년이 되거든요. 2월쯤에 정상회담은 그때가 더 더 가능성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이동형> 생각보다 정상회담이 딜레이 되는 거네요?

◆ 김준형> 그렇죠. 그런데 이게 사이가 굉장히 나쁘거나 충돌하거나 교착하다가 연내를 넘기면 북한이 또 자존심이 상하죠. 왜냐하면 북한이 기한을 설정했으니까. 그런데 이것이 실무협상을 하고, 협상을 하는 가운데 넘어간다면 저는 그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런데 트럼프도 선거전할 때 외교적 성과를 쥐고 선거에 임해야 할 텐데요. 지금 보면 중국, 이란, 베네수엘라, 북한까지 하나도 얻은 게 없거든요. 그나마 제일 쉬운 게 북한 카드가 아니냐?

◆ 김준형> 트럼프한테는 그런 측면이 있죠. 왜냐하면 지금까지 오바마 대통령이 이뤘던 것들을 다 깨는 행보를 보였다면, 말씀하신 부분, 북한 부분은 못한 것을 자기가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미국에서 북한 이슈가 얼마나 중요하느냐는 문제를 떠나서 이것은 트럼프가 자기가 이전의 대통령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이동형> 다시 협상장으로 돌아가서, 미국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우리가 제시했다고 밝혔는데, 북한은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그냥 예전과 똑같다, 이랬단 말이죠?

◆ 김준형> 이렇게 보시면 미국은 볼턴 해임시켰으면 이미 우리는 상당한 유연성을 보였다고 자기들의 양보 쪽을 얘기하는 것 같고요. 볼턴을 해임시킨 것이 하노이 실패 때의 미국이 제시했던 빅딜은 포기한 거다. 그러면 북한 쪽으로 가까이 간 것이고, 그다음에 미국이 지금까지, 저도 사실상 추론입니다. 거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 모르니까요. 그런데 보시면 미국이 몇 가지 유연한 이야기들을 해왔습니다. 뭐냐 하면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신고 같은 것을 조금 미뤄줄 수 있다고 얘기했고요. 유연함을 보인다고 얘기했고요. 그다음에 인도적 지원 같은 것도 확대해줄 수 있다든지,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 구체적인 안들이 있었을 텐데, 이게 북한이 원하는 정도는 아니었고, 아마 미국이 조건을 달았을 겁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나 무슨 효과를 보이면 해주겠다는 거니까 북한 쪽으로 보면 지금 우리 차례가 아니고 미국이 양보할 차례인데, 지금 또 뭐 우리한테 조건을 거느냐는 그런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이번에 협상 대표죠, 김명길 대사. 김명길 대사한테 전권은 없겠죠?

◆ 김준형> 그래도 지난번 김혁철보다는 상당한 부분 이번에는 전권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여전히 북한 체제 특성상, 그래서 지금 나오는 얘기가 오전과 오후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고 하죠. 오전에는 상당히 화기애애했는데, 점심 먹고 나서 상당히 딱딱해졌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평양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가 조금 나옵니다. 이것도 물론 추론이지만.

◇ 이동형> 식사 시간 할 때 대사관 갔다가 다시 온 거죠?

◆ 김준형> 네, 그렇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그 사이에 뭔가 받았을 것이고, 보고를 하고?

◆ 김준형> 그렇죠. 상대적으로 김혁철보다 전권을 받았겠지만 북한에서 전권이란 없겠죠. 중간 중간에 지시를 받아야 하는 게 북한 시스템입니다. 

◇ 이동형> 김명길, 최선희, 이 라인이라고 보면 됩니까? 

◆ 김준형> 그렇죠. 외무성 쪽으로 넘어간다고 봅니다.  

◇ 이동형> 북미 실무협상 결렬 후에 한미 간 의견 조율을 위해 이도훈 본부장이 미국으로 오늘 갔어요. 갔는데, 후속 대책 논의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어요. 

◆ 김준형> 아무래도 그렇겠죠. 왜냐하면 이게 협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주 디테일이 중요하고, 그때 분위기를 전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한국이 협상이 진행될 때 전체적인 요약이나 중요한 내용들은 전달받지만 사실 그렇게 하기에는 미국이 협상 안에 들어가 있으니까, 전후에 대책도 필요하니까,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 보다 자세한 논의를 한미 공조를 하기 위해서 간 것 같고요. 그것은 굉장히 중요한 행보라고 봅니다.

◇ 이동형> 그런데 북미 간 대화인데,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회담 상태에서?

◆ 김준형> 지금 보시면 청취자 분들이 왜 그렇게 북미가 하느냐를 이해하셔야 하는데요. 북한 핵 문제는 북미가 우선 풀어야 하는 일종의 게이트 키퍼입니다. 문을 지키고 있는 경계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게 풀려야지 사실상 다른 것들이 풀리는 입장인데, 그런 측면에서 돕는 거지 결국, 남북관계나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 때 한국이 바로 참여해서 같이 당사자로 가야 하기 때문에 옆에서 공조를 할 수밖에 없다고 보여 집니다.

◇ 이동형> 우리가 협상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만, 보도를 보면 여러 가지 미국에서 조건을 제안했을 것 아니냐, 석탄이나 석유 같은 정도. 이런 이야기는 나오더라고요?

◆ 김준형> 나오죠.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게 뭐냐면, 미국이 제재를 못 푼다고 계속 제재에 대해서 안 풀겠다고 얘기하니까 대통령이 몇 주 전부터 얘기하는 게 뭐냐면, 우리 대통령이요. 일종의 역할분담입니다. 미국은 그러면 제재를 풀지 말고 오히려 제재의 예외조항을 남북 경협으로 풀자. 전체 유엔 제재 시스템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한국이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서, 또는 금강산이나 개성을 통해서 북한이 원하는 제재 부분을 완화시켜주고, 예외조항으로요. 미국은 북한이 새로이 요구하고 있는 안전보장 쪽을 미국이 하게 되는 그 부분을 우리가 옆에서 상당 부분 공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래서 저도 그것 때문에 여쭤봤거든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거는 북한에서 늘 바라던 것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미국이 껄끄러워 하는 미국 내 제재라든가, 유엔 제재는 유보시키고, 이번에는 이런 이야기가 하나도 안 나왔을 것 같네요, 그러면?

◆ 김준형> 거기까지는 안 간 것 같고요. 그 조건에 두 가지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나는 뭐냐면, 미국이 금강산까지는 모르겠는데 개성공단에 대한 미국의 강경파들이 이 부분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부분을 돌파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게 있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는 북한이 이 정도를 받고 비핵화를 할 것이냐. 그러니까 하노이에서 다섯 개의 제재 해제와 완화를 얘기했는데, 예외조항으로 겨우, 또는 금강산, 개성 정도를 받고 북한이 중요한, 미국이 원하는 정도의 비핵화 조치를 할 것이냐. 

◇ 이동형> 플러스 체제 보장.

◆ 김준형> 그렇죠. 이 부분이 쉽지 않죠. 아직도 그런 의미에서 입장 차는 굉장히 크다고 보여집니다.

◇ 이동형> 그렇네요. 그러면 보통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나라가 실무협상하고, 나라가 정상끼리 만났을 때 사인만 하는 거잖아요, 정상들은? 실무자들이 다 해놓고 나서. 그런데 지금 굉장히 양국은 특이한 관계이기 때문에 결국은 톱-다운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 김준형> 지금 보시면 하노이 때도 빈칸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때 기 합의된 것들은, 예를 들자면 연락사무소라든지, 유해 송환 확대라든지, 이런 것들은 합의가 됐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영변하고 뭘 바꿀 것이냐는 교환조건은 빈칸으로 갔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정상회담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꾸준히 하노이 올 때까지 북한, 김혁철의 입장은 뭐냐면, 이건 내가 결정할 수 없다. 최고 존엄이 나중에 결정해야 한다. 결국, 그것을 빈칸으로 가지고 왔거든요. 그러면 이번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 이건 두 가지 가능성이 있어요. 왜냐하면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빈칸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하노이 때의 기억이 이번에는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하지 않고 또 하노이와 같은 결과가 되게 되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번에는 이 실무협상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북한이 이야기하는 실무협상하고 미국이 이야기하는 실무협상이 차원이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은 바텀-업으로 실무협상을 통해서 완성된 안을 재가를 받는 형식을 이야기하고, 그렇게는 북한은 싫어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북한한테 요구사항이 많아집니다. 사찰을 받아라, 검증해라. 오히려 북한이 이야기하는 실무협상은 정상이 합의를 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실무협상을 이야기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결렬의 이유가 있는 겁니다. 뭐냐? 정상에서의 합의, 또는 트럼프의 어떤 합의나 양보가 전제되지 않는 실무협상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얘기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결국은 하노이 때나 지금이나 마지막은 톱-다운으로 가는데, 하노이에서 한 번 실패를 해봤기 때문에 이번은 실무협상이 조금 더 디테일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 김준형> 그렇지만 동반되어야 하는 게 북한이 원하는 것은 큰 양보의 신호가 톱으로부터 와야 한다는 겁니다.

◇ 이동형> 어렵네요. 쉽지 않은데, 물론 양국이 70년 가까이 적대국으로 있었기 때문에 불신이 아마.

◆ 김준형> 그럼요. 제일 중요한 것은 너 먼저 해라, 하는 거거든요. 

◇ 이동형> 못 믿겠다는 거죠.

◆ 김준형> 네.

◇ 이동형> 그리고 과거에 서로 약속을 어긴 경우도 있었고.

◆ 김준형> 그렇습니다.

◇ 이동형> 북한 입장은 이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트럼프한테 모든 것을 걸었다가 정권이 바뀌면 그때는 어떻게 되느냐?

◆ 김준형> 그렇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트럼프 리스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미국 내부에서 사실, 과장하자면, 99.9%가 다 반대하는데 사실상 트럼프만 지금 북한하고 대화를 한다고도 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볼 수 있는 게 트럼프가 과연 그 99.9%의 반대를 이겨낼 수 있는 의도와 능력이 있는가를 보고 싶을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가 과연 이것을 해낼 수 있는 능력과 의도가 있는가를 지켜보는 의미에서라도 이번에 강하게 나갔다고 보입니다.

◇ 이동형> 그런데 어쨌든 이번에 조금 장밋빛 전망을 했습니다만, 만나자마자 결렬되는 바람에 아까 원장님께서는 의도적이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만, 미국에도 대북 강경파들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볼 때는 그것 봐라, 북한은 믿을 수 없는 존재 아니냐? 대화하지 마라, 또 이렇게 트럼프를 압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준형> 미국뿐만 아니라 한·미·일의 강경파는 다 그렇게 생각하겠죠. 이것을 어떻게 결론을 짓느냐, 봐라, 결국은 김정은은 처음부터 비핵화 할 의도가 없었다, 지금까지 시간만 끌면서 핵전력을 강화하는 데 모두가 속았다, 그러니 다시 어디로 갈 것이냐. 그러나 문제는 저는 대화가 옵션이 아니라고, 선택 조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다시 2017년의 전쟁 위기로 갈 것이냐? 사실상 그게 저는 옵션이 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결국은 북한을 제재로 압박하면서 대화로 이끌어내는 지금 방법 외에는 사실상 다른 방법이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런데 과거 돌아보면 미국에서 약간 진보라고 하는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우리는 반대됐었습니다. 보수당이 집권하고.

◆ 김준형> 늘 엇갈렸죠.

◇ 이동형> 저쪽이 보수당이 집권하면 우리가 진보당이 집권하고 이렇게 해서 엇박자가 나서 대북문제도 사실은 갈등이 있지 않았습니까?

◆ 김준형> 네.

◇ 이동형> 미국과 우리가요. 그러면서도 그래도 북한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대화를 이야기한 사람들은 공화당보다는 민주당이 집권할 때 훨씬 낫다는 스탠스였는데요. 지금 트럼프가 집권하고 나서 보니까 민주당이 반대를 한단 말이죠.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김준형>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25~26년간 북핵 회담의 대부분 대화파들은 민주당이었죠. 그런데 사실상 트럼프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트럼프가 왜 대화로 갔을까? 그것은 오바마와의 경쟁심리라든지, 역대 대통령이 못 했던 것을 자기가 이루겠다는 자기의 중요 아젠다로 삼았던 거고요. 그러면 왜 민주당은 반대를 하냐면, 자기들이 대화의 주도였는데 어설픈 트럼프가 성공할 리도 없고, 첫 번째. 여기선 굉장히 냉소적입니다. 두 번째, 혹시라도 성공할까 봐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자기가 25년 동안 주도했던 대화를 실패했는데, 트럼프가 성공하게 될 경우 여기에 대한 역풍에 대해서도 싫어하는 부분이 존재합니다.

◇ 이동형> 우리가 했던 노력을 트럼프가 가로챈다, 이런 생각도 있어서 아마.

◆ 김준형> 그래서 중요한 게 뭐냐면 만의 하나라도 트럼프가 재집권을 못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트럼프가 당선에 실패하면 그때는 민주당이 다 뒤집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뭐가 중요하냐면 트럼프가 적어도 영변이든지, 뭐든지, 비가혁적인 비핵화를 하면 민주당도 그 부분에 대해서 계속 진행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을 설득시키고, 사실상 남은 기간 동안에 트럼프가 재집권을 하더라도, 하지 않더라도 양 선택 하에서 우리가 뭐라도 비가혁적인 것을 이루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 이동형> 일본하고 북한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일단 아베가 조건 없이 김정은을 만날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북한에서 단칼에 거절했단 말이죠? 북한 입장에서는 우군을 많이 만들어놓는 게 좋은 거 아닙니까?

◆ 김준형> 아베를 보면 아베 정치적 특성이, 저는 일본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되게 말을 던져 놓은 것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옵션을 다 열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진행하는 것은 굉장히 속도를 늦게 하게 되거든요. 지금도 보면, 북한에 대해서 가장 강경한 것은 아베인데, 항상 플랜 비로 사실 북한하고 대화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이야기를 하죠. 오히려 제 생각에는 북한이 아베의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저는 북일대화가 지속되는 것이 우리 전체 국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베가 아직까지는 그쪽이 아니고 강경파 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북미대화가 어쨌든 결렬됐습니다만, 남북대화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단 말이죠. 이것은 북미대화가 자연스럽게, 좋게 발전하면 따라오는 겁니까? 아니면 우리가 나름대로 또 다른?

◆ 김준형> 시작할 때 보면 북미가 굉장히 나빴는데, 우리가 사실 연결시켜준 거죠. 그런데 북한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미국을 움직일 줄 알았는데, 평양 회담 이후에 영변을 내놔도 우리가 이것을 가지고 미국을 설득시키지 못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요. 거꾸로 이야기하면 내부적으로 우리와 만나려면 미국부터 설득시키라고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제재 수준이나 미국의 행보를 우리가 앞설 수 없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계속 우리를 비난하는 것은 자극하는 건데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남북이 이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시키고, 남북 경협 같은 것도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남북대화, 북미대화를 잘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 김준형> 지금까지는요. 트럼프나 김정은 위원장이 이 판에서 뭔가 합의를 할 것으로 우리가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통령의 표현 중에서는 ‘유리그릇’처럼 다뤄왔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둘을 만나게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런데 지금쯤 와서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제가 보기에는 이 판을 트럼프도 깨기 힘들고, 김정은도 사실상 자기가 모든 책임을 지게 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면, 우리가 과감하게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설득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러면 11월에 김정은이 부산에 올 수도 있다, 이거는 완전히 물 건너갔네요?

◆ 김준형> 그것은 사실 제가 전후사정을 잘 아는데요. 모든 국정원장이 정보위는 원래 비공개로 합니다. 거기서 어렵다는 얘기를 전제했고, 모든 상황이 긍정적으로 돌아갈 때는 올 수도 있지 않겠냐는 얘기였는데 그 발표가 마치 올 것처럼 그렇게 된 것이고요. 지금 상황에 북한에 결렬을 선언한 뒤에 오기는 쉽지 않을 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어쨌든 연내든, 아니면 내년 초든 북미 정상이 만나는, 그래서 남북의 평화시계, 또 북미의 평화시계가 빨리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이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준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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