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성도착증' 화성연쇄살인 범인, 여러 명 가능성..."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9월 19일 (목요일)
□ 출연자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살인의 추억’이란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화성 연쇄살인사건,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화성 연쇄살인사건이 정말 무서움의 극치였는데요. 33년 만에 영화보다 더 극적으로 유력 용의자가 떠올랐습니다. DNA 일치로 확인된 용의자, 진범이 맞는 걸까요?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이하 이수정): 안녕하세요.

◇ 노영희: 안녕하세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 동안 여성 10명이 희생된 사건이었죠. 이 사건의 범죄 수법이나 시신유기 방법 같은 어떤 특징이 있었습니까? 

◆ 이수정: 일단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긴 어려운데 흉기를 사용하진 않았었고요. 그리고는 이제 여성들이 입고 있는 옷으로 결박을 했었다. 이것은 강간살인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10건이라고 하셨는데 8번째는 범인이 밝혀졌고요, 당시에. 그리고 10번째는 이제 추정은 되나 모방범죄일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어가지고 그래서 경찰들이 추정하는 것은 지금 8번째와 10번째를 뺀 나머지 사건들에 대해서는 지금 이 사람이 진범일 개연성이 높다, 범행수법이 매우 일치했었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금 조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그리고 사실 아주 상당히 심각하게 신체 주요부위를 훼손한 경우도 있기도 했고. 특히 집은 가는 사람들을 이렇게 피해 대상으로 삼았다는 게 사실 그때 충격이었습니다.

◆ 이수정: 네, 그리고는 다수의 피해자가 당시에 10대였죠.

◇ 노영희: 그렇죠, 다 여성들. 그 당시에 그런데 좀 아주 놀랄 만한 일도 있었어요.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가 이 사람 이렇게 생겼더라,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 이수정: 네. 목격자의 인상착의를 이야기해서 그걸 토대로 해가지고 사실은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가 만들어진 거나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이제 보면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살인범으로 추정됐던 사람이 인상착의가 당시에 증언하고 좀 유사성이 있도록 만들어졌던 걸로 보이고요. 그런데 어쨌든 당시에는 그 정도로는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었습니다.

◇ 노영희: 특정이 안 됐었군요, 제대로. 그때 당시에 얘기됐던 게 20대 중반이었고 키가 165∼170㎝ 정도였고, 좀 마른 체격이었고, 정액과 혈흔이 나왔고 머리카락이 특히 6가닥 정도 나온 걸로 확인이 됐는데.

◆ 이수정: 네, 혈액형도 나왔습니다. B형이라는 혈액형이 나왔었죠.

◇ 노영희: 그런데도 그 당시에 DNA 분석 기술이 조금 현재하고 달라서 제대로 특정을 못했다는 거였죠?

◆ 이수정: 네. DNA 기술이 그 사이에 굉장히 발전을 했어요. 지금은 이제 아주 미량의 DNA만 있어도 세포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러한 증폭술들을 통해가지고 지금 과거에 나머지 8건에서 수거됐던 말씀하신 여러 가지 증거물들을 지금 세포배양을 해가지고 결국에는 지금 일치하는 DNA가 복수의 사건의 증거물에서 지금 확인된 그런 상태이고요. 7월 달부터 확인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이번에 경찰이 2건에서 검출된 DNA하고 현재 무기수로 복역 중인 A씨, 특히 자기 처제를 살해한 걸로 지금 수감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이 복역 중인 A씨의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하면서 진범으로 강력히 추정된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교수님은 지금 이 사람이 진범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이수정: 진범일 개연성이 높은데 지금 확인된 것은 이제 서너 건에서는 DNA가 확인됐기 때문에, 그리고 DNA가 검출된 물품들이 사실은 우연히 수거하기가 어려운 물품들이거든요. 

◇ 노영희: 그게 뭘까요?

◆ 이수정: 속옷이나 이런. 사실은 우연에 의한 결과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확인된, DNA가 확인된 건수에 대해서는 이 사람이 진범일 개연성이 높은데, 문제는 나머지 한 5~6건도 이 사람이 범인인지는 현재로서는 좀 확인을 더 해야 하고요. 지금도 국과수에서 검증하고 있는 그런 과정이라고 들었고요. 그리고는 이제 그 이후에, 지금 말씀하신 처제 강간살인 사건은 94년도 사건이잖아요. 그러니까 3년이 빈단 말이죠. 그럴 때 이 사람이 처제 강간살인을 저지른 건 청주고, 지금 이제 화성 연쇄살인은 경기도 서남부권입니다. 경기도입니다.

◇ 노영희: 다르네요, 지역이.

◆ 이수정: 네. 지역을 이동했던 걸로 추정되고요. 그래서 검거를 못했던 것 같고. 그런데 문제가 청주에서 10대들이 강간살해된 미제사건들이 또 있어요. 그래서 그 사건들에도 이 사람이 범인인지 아닌지, 이런 것들까지 추가적인 조사는 필요해 보이는데, 문제는 아무리 추가적인 조사를 해도 현재의 사법제도 내에서는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들이기 때문에 처벌하기는 일단 어렵다. 이게 이제 문제겠습니다.

◇ 노영희: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일단 증거수집 절차에서 조금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 번 하셨고, 두 번째는 범인이 이 사람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일 가능성도 사실 우리가 열어놔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지금 하시는 거죠?

◆ 이수정: 그럴 수도 있습니다. 사건도 화성 연쇄살인사건만이 아니라 충북 지역에서 있었던 사건의 조사도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게 이야기될 수 있겠습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이 인물이 사실은 20년 넘게 복역 중이고, 50대 중반이고, 처제를 강간살인한 혐의로 이때 무기수로 선고받았는데요. 구체적으로 처제 살인사건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 이수정: 지금 그 사건의 수법도 화성 연쇄살인의 수법과 흡사하다고 당시 알려졌기 때문에 혹시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라고 의심을 했었다고 전해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당시로서는 DNA 기술이 발전을 안 했던 때니까 역시 확인은 불가능했었던 걸로 보입니다.

◇ 노영희: 이런 식의 강력살인사건, 강력사건 같은 경우에는 범행수법이 유사하면 일단 같은 범인이 저질렀을 거다, 이렇게 추정하고 들어가는 건가요?

◆ 이수정: 그렇죠. 그런데 이제 수법이 워낙 특이했기 때문에 보통 흉기를 사용하는데 흉기를 사용하지 않고, 그리고는 시신에 모욕적인 행위를 하고, 이런 것들이 굉장히 흡사했었기 때문에 아마 유사성이 높다, 이렇게 판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노영희: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자기만의 특별한 방식이 계속 유지되는 그런 현상이 있나 보네요.

◆ 이수정: 네, 아마도 성일탈적 욕망이 문제가 됐던 사건, 도착증 같은 게 있었던 그런 사건으로 보이고요. 그런 부분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아마 현장 수사관들은 상당히 진지하게 논의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노영희: 그럼 교수님, 좀 전에 어차피 공소시효도 지났기 때문에 범인을 처벌할 수 없다, 현 사법제도 내에서는. 그러면 이번 수사는 아무 의미가 없는 거예요?

◆ 이수정: 그러나 지금 수사가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은 피해자의 가족은 살아 있잖아요. 형사사법제도가 범인을 적발해서 처벌하는 것도 목적이지만, 문제는 피해자의 가족들이나 피해 당사자의 피해를 회복시키는 것도 또 사법제도의 목적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지금 공소시효가 끝났든 않았든 일단은 의문을 밝혀가지고 이 억울한 죽음들이 왜 그렇게 된 건지 설명해줘야 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어쨌든 조사는 충분히 하고, 또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을 해줘야 이게 여전히 미제의 신비가 존재하지 않아야 사실 완전범죄가 없다라는 어떤 국민적 교훈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 노영희: 그렇군요. 공소시효가 끝났다 하더라도 실체적 진실은 발견되어야 하고, 그런 실체적 진실 발견을 전제로 해서 범죄는 반드시 처단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입니다.

◆ 이수정: 그렇습니다.

◇ 노영희: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이수정: 고맙습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