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15:10~16:00
  • 진행, PD : 김혜민 / 작가: 정상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박승, 경제진단 “최저임금 상승률 받아들이기 힘들어... 정부의 시행착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10 17:06  | 조회 : 212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박승, 경제진단 “최저임금 상승률 받아들이기 힘들어... 정부의 시행착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경제가 위기다. 아니다. 세계적으로 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선방하고 있다. 제2의 IMF가 온다. 아니다. 위기 보수, 언론과 무지한 경제학자들의 과장이다. 현상을 분석해야  대안을 세울 수 있죠. 그래서 준비한 시간입니다. 한국 경제 맥짚기. 생생경제에서는 시간이 될 때마다 한국경제와 함께 해왔던 굵직굵직한 분들을 모셔서 한국경제 진단을 하고 있는데요. 오늘 정말 한국 경제계에 굵직한 분이 오셨습니다. 22대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모셨습니다. 총재님, 안녕하세요?

◆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이하 박승)>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총재님이 한국은행 맡으셨던 게 김대중 정부 시절이죠?

◆ 박승> 그렇습니다.

◇ 김혜민> 은퇴하시고 벌써 1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총재님 보시기에 한국 경제에 있어서 그동안에, 그 15년의 세월 동안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박승> 우리 주변을 보면 정치나 경제나 사회나 시끄럽잖아요? 혼란스럽고. 그러면 나라가 잘 안 될 것 같은데, 20년 전하고, 지금하고 비교해보면 그래도 우리나라가 여러모로 참 발전을 많이 했다. 미국이나 일본에 가보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우리는 안 그렇습니다. 

◇ 김혜민> 다이나믹 코리아죠.

◆ 박승> 네. 참 우리나라가 용케 잘 크고 있다고 보고. 그 변화 중에 가장 큰 것은 경제 양의 시대에서 경제 질의 시대로 왔구나, 하는 것을 느낍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제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이 어떻게 하느냐. 노령화에 따른 노인들의 복지를 어떻게 할 거냐. 인권을 어떻게 할 거냐. 평등 문제를 어떻게 할 거냐. 이런 문제를 걱정하는 단계. 그래서 이제 우리가 선진화 단계에 왔구나, 하는 것을 실감합니다. 

◇ 김혜민> 경제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는 시대가 왔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조금 벗어나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어떻게 하면 잘살고. 그런 고민의 시대가 퇴임 이후 15년 동안 펼쳐졌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 저희가 한국 경제 맥을 짚어달라고 총재님을 모셨어요. 맥을 짚으려면 일단 지금 건강 상태를 체크해야 하니까, 한국 경제의 건강 상태. 지금 위기라고 사람들이 많이 말하는데, 위기입니까?

◆ 박승> 경제는 어렵죠. 세계 전체 환경이 어려우니까. 그러나 우리나라는 펀디멘탈. 펀디멘탈이라고 하면, 물가, 또 외환, 그리고 재정, 소위 금융. 이 모든 것의 기초는 튼튼합니다. 그러니까 기초가 튼튼하기 때문에 환경이 어려워서 우리 경제가 어려워도 그것을 무슨 IMF 외환위기나 그런 데 비교하는 의견에는 아니다. 고생을 조금 하는 단계에 있을 뿐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혜민>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렵고,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 기본 체력. 물가, 국제수지, 재정 건전성, 이런 것들이 모두 양호하기 때문에 너무 청취자 분들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 총재님께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든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어떠세요?

◆ 박승> 물론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 점을 이해해야 해요. 우리 경제가 수출로 먹고살지 않았어요? 그동안 5%, 7%, 경제 성장한 것은 수출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올해 수출이 약 10% 내외 감소하잖아요? 한 마디로 결정적입니다. 이 수출이 감소하면, 무엇으로 먹고살 거냐. 그건 내수밖에 없어요. 내수는 어느 나라나 막론하고 3% 이상 성장을 못 합니다. 그러니까 내수로 경제 성장하는 나라는 잘해야 3%, 아니며 제로 성장. 그래서 우리가 바로 1~2% 경제 성장이 정상인 시대에 들어서있다. 이것을 국민들이 분명히 아셔야 한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그동안 유아기, 유년기를 거쳐 청년의 시기까지, 아주 급속하게 성장하는 시기는 이제 지났다는 말씀이신 거죠?

◆ 박승>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게 굳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내수로 먹고사는 나라도 마찬가지고요?

◆ 박승> 마찬가지죠.

◇ 김혜민> 총재님께서 대학에서 저개발 국가 성장모델을 연구하셨던 성장론자로 많이 알려져 있고요. 수출의 중요성을 지금 많이 하셨는데, 사실은 수출에만 의존된 경제는 위험하다고 하는 그런 경고도 여러 차례 하셨습니다. 그러면 일본, 독일과 같은 선진국의 평균 성장률도 총재님 말씀하신 것처럼 1.7%밖에 안 돼요. 그러면 이렇게 세계 경제가 저성장으로 가는 거라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손 놓고 있습니까?

◆ 박승> 그러니까 그것은 기본적으로 앞으로 내수를 키우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물론 수출이 크면 좋은데, 그거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더 이상은 어렵기 때문에. 물론 수출을 위해서 노력은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내수를 키워야 한다. 내수를 키우자는 게 바로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 아닙니까? 내수를 키우려면 가계소득을 늘려야 하거든요. 가계소득을 늘려야 가계소비가 늘지 않겠습니까? 이게 소득주도 성장이거든요? 그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더라도 경제 성장이 과거와 같은 성장은 안 된다. 예를 들어, 지금 선진국 가운데 수출로도 성장하는 나라는 한 나라도 없습니다. 모든 나라가 이미 오래 전부터 내수 성장을 해요. 그러니까 사람도 크면 변하듯이, 국가도 발전하면 수출로 안 됩니다. 내수로 의존하는데요. 내수로 성장하는 모든 선진국의 맥시멈 성장률이 3%입니다. 3% 이상 성장하는 나라가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올해 경우에 보면, 일본이 0.7%, 독일 0.7%, 그리고 싱가포르도 0.8%고요. 지금 2% 성장하는 나라가 두 나라입니다. 하나가 미국이고, 하나가 한국이에요. OECD 국가 중에서요. 그러니까 이게 내수 성장을 하게 되면, 아마 그렇게 저성장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고, 그럴 경우에 우리가 장래에 무엇으로 먹고살 거냐. 장래 먹거리를 위해서 우리가 20년, 30년 뒤에 우리가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그것이 제가 볼 때는 4차 산업혁명입니다. 첨단산업에 올인 해야 한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라든가, IT, 로봇, 바이오라든가, 시스템 반도체라든가, 5G니, 뭐도 있잖아요? 이 분야가 앞으로 이 세계의 명운을 결정할 겁니다. 정부나 기업이 하나가 돼서 이 4차 산업에 전력투구하는 그런 자세로 장래를 준비하자,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제가 총재님 오신다고 해서 총재님에 대한 공부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총재님이 교수 시절에 강의 평가하는 것에 들어갈 때 사실 교수들 싫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해야 한다고 얘기하셨고. 94년도, 무려 25년 전 칼럼에서 한국의 수출주도형 고성장 경제, 위기 맞이할 것이다, 경고하면서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하셨고요. 지금, 여든이 넘은 원로 경제학자께서 4차 산업혁명에 집중해야 한다고 눈을 반짝이시면서 말씀하셨어요. 원래 그렇게 시대를 앞서가시는 판단과 말씀을 하십니까?

◆ 박승> 특별히 그렇다기보다도요. 전공이 경제발전론이거든요. 그래서 경제 발전을 위해서 환경에 어떻게 우리가 빨리 적응해가느냐, 그것을 저는 걱정한 거죠.

◇ 김혜민> 제가 거듭 말씀드리지만, 총재님 지금 너무 정정하시고, 여전히 청년 같으셔서 제가 그렇지만 총재님 또 한국 경제와 함께해온 원로이신데, 4차 산업혁명을 이렇게 부르짖으시는 것을 보고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생생경제에서 지금 한국 경제계의 굵직한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한국 경제 진단하고 있는데요. 총재님, 수출 이야기 조금 더해 볼게요. 25년 전에 그렇게 부르짖으셨는데, 내수 성장으로 우리 잔을 옮겨야 한다. 안 된 거죠, 결과적으로?

◆ 박승> 안 된 거죠.

◇ 김혜민> 안 됐고, 그래서 수출 악재가 최근에 계속 터지면서 한국 경제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첫 번째 악재는 미중 무역전쟁입니다. 이거 어떻게 보세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 박승> 이게요. 미국이 볼 때 중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대가 안 되는 후진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요. 중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 전체 규모의 70%까지 차올랐어요. 그리고 조금 있으면 역전됩니다. 그런데 중국이 왜 이렇게 컸느냐, 크는 자양분을 누가 줬느냐? 미국이 준 거예요. 아이러니죠. 미국이 어떻게 중국이 크는 자양분을 주었느냐? 중국이 수출 주도로 성장했는데, 수출을 주로 어디에 했느냐면, 미국으로 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으로 수출한 것보다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한 것이 네 배입니다. 그래서 가령 예를 들면, 작년에 미국의 세계에 대한 무역적자가 6200억 달러인데, 그중에 중국에 대한 적자가 61%를 차지한다는 겁니다. 대부분 적자가 중국에 내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미국이 1년에 재정적자가 9000억 달러입니다. 중국은 미국에 그렇게 많은 흑자를 내서 그 돈으로 미국 국채를 계속 사들인 거예요. 그래서 채권국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중국 크도록 수출을 그렇게 도와주고, 자기네들 빚은 중국 사람들이 다 가지고 채권국이 되고, 이제 이 이상 호랑이에게 밥을 줄 수 없다, 이겁니다. 계속 이렇게 큰 것을 지금까지 밥을 주었는데, 왜 내가 중국에 밥을 주느냐? 이것을 끊자는 게 이번 미중 무역갈등인데요. 따라서 두 나라 사이의 싸움은 중국이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밥을 안 준다고 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 김혜민> 밥 주는 사람은 어쨌건 미국이니까요?

◆ 박승> 그렇죠. 내가 볼 때는 이렇게 서로 싸움을 하는데, 결국은 중국이 미국이 하자는 것을 대부분 받아들이는 방향에서 타협을 할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혜민> 그러면 총재님, 제가 궁금한 게요. 아까 중국이 수출로 성장했다고 하셨잖아요? 미국이 이제 더 이상 중국의 수출을 키워주지 않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중국은 그래서 제조업으로 눈을 돌리는 겁니까?

◆ 박승> 아니죠. 그러면 중국 제조업이 수출이 막히니까 성장 못 하죠. 그래서 중국 경제성장이 꺾인다고 봅니다. 6% 이상 성장하던 것이 올해부터는 중국 경제가 꺾이고, 중국 경제가 수출이 안 돼서 꺾이면, 한국에 직접 영향이 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수출에, 홍콩을 중국으로 포함할 때는 34%가 중국으로 갑니다. 그러니까 중국 경제가 나빠지면 당장 우리가 타격을 받죠. 그래서 지금 한국 경제의 주름살이 일본에서도 오지만, 중국에서도 같이 지금 오고 있는 겁니다.

◇ 김혜민>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미중 무역갈등, 이 가운데에서요.

◆ 박승> 정신 바짝 차려야죠.

◇ 김혜민> 그러면 또 하나의 악재는 일본의 수출규제입니다. 이거 역시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써는 굉장히 큰 압박인데요. 어제 저희가 박재근 반도체 학회장을 인터뷰했어요. 그때 학회장께서 국산화를 2월이면 우리가 완전히 이룰 수 있고, 일본의 피해가 훨씬 클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거든요. 사실 저는 이 이야기를 초반에 들었을 때는 희망이 섞인 말일 거라고 했는데, 두 달이 지나고 나니까 일견 설득이 돼요. 총재님은 어떻게 보세요?

◆ 박승> 이게요. 참 일본 사람들이 나는 조금 서운한 점이 있어요. 그건 뭐냐면, 아까 이야기하다시피 미국은 그동안 중국에 호랑이를 키우는 밥을 준 거예요. 그러니까 못 주게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일본은 지금까지 커온 것이 한국 덕택입니다. 첫째요. 결정적인 것은 6.25 전쟁 때, 일본이 그 특수를 누리고 일본 경제가 그때 바짝 컸던 겁니다. 그때 한국이 결정적으로 일본에 큰 밥을 주고, 그다음부터는 계속 일본에 무역 적자를 한국이 봤어요. 적자를 봐서 1965년 국교 정상화 한 이후에 지금까지요. 한국이 6000억 달러의 적자를 봤습니다. 지난 한해만 하더라도 250억 달러의 적자를 봤어요. 그러니까 한국은 일본한테 계속 식민지로써 수탈당하고, 해방해서는 일본 때문에 국토가 분단되고, 그리고 전쟁 터져서 일본한테 특수로 한국은 그냥 고통을 받고, 일본은 그때 경제가 일어나고. 그 뒤부터는 무역 적자를 계속 보고. 그런 식으로 일본을 커왔는데, 일본이 지금 한국에 대해서 보복을 하는 거예요. 미국하고 반대입니다. 미국은 밥을 줬기 때문에 그런데, 우리가 미국한테 뭘 한다고 하면 모르지만, 그렇게 덕을 본 일본이 지금 한국에 이러는 거예요. 그러면 왜 그러느냐? 일본이 왜 이렇게 적반하장으로 나오느냐?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3~40년 전만 해도 한국은 상대가 안 되는 후진국이었어요. 그때 일본은 한국 경제 규모의 17배입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비교가 안 되죠. 그런데 이게 지금 달라진 거예요. 지금 3배로 좁혀졌어요. 좁혀졌을 뿐 아니라 현재 IMF에서 추계한 것으로는 앞으로 4년 이내에 구매력 평가에 의한 실질 국민소득이 1인당, 이거는 생활수준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1인당 실질소득이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얼마 안 있어서 경제 규모도 한국한테 추월당한다, 이렇게 전망이 되는 거예요. 여기다가 결정적인 것은 현재 일본의 산업의 장래성이 대단히 어둡습니다. 일본의 제조업은요. 현재 자동차 산업에, 구시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전통산업에 머물러 있어요. 그러니까 가령 제철이라든가, 하향산업, 여기에 모두 있어요. 반도체 같은 것은 40년 전에는 세계에서 일본이 1위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완전히 밀려나고 한국이 74% 차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뿐만 아니라 지금 디스플레이, 5G, OLED, 전부 다 한국이 1등입니다. 일본은 지금 쳐져 있고. 여기다가 4차 산업, 가령 인공지능이라든가, 바이오라든가, 이거는 한국보다 멀찍이 뒤떨어져 있습니다. 한국이 치고 앞으로 나가서. 이렇게 되고 보니까 안 되겠다. 한국을 이 이상 키울 수 없다. 키운다고 하면 말이 안 되지만. 자기네들이 득을 보고도. 문제는 한국 산업을 죽여야겠다. 뭐? 첨단산업을 죽이자, 이겁니다. 그래서 한국 반도체에 대해서 불화수소 등 핵심 3개를 수출금지를 시켜서 한국 첨단산업 죽어봐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웬걸, 한국 반도체는 죽습니까? 한국은 지금 앞으로 1년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합니다. 1년 이내에 해결을 할 뿐 아니라 그래서 반도체 생산이 줄지도 않지만, 줄면 한국은 더 좋습니다. 왜냐하면 반도체 생산을 10% 줄이면, 반도체 값은 20%가 오르고, 반도체 생산을 30% 줄이면, 반도체 값은 50%가 올라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오히려 득을 보고, 세계 수요자만 불평하는 거예요. 이렇게 돼서 단기적으로도 우리가 크게 문제가 안 되고, 더군다나 문제는 중장기적입니다. 한국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대단히 이것은 전화위복이 되고, 일본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한국은 이번 기회에 부품소재 산업이 자립을 할 것입니다. 

◇ 김혜민> 오늘도 대통령이 부품소재 산업 육성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셨죠.

◆ 박승> 그래서 이것을 자립하면 아까 이야기한 것과 같이 해방 이래 지금까지 계속 누적되고 있는 대일 적자, 이게 싹 없어지고, 한국 산업이 비로소 자립하는 단계로 업그레이드 되고, 국내 투자 시장이 커져서 그래서 일본이 오히려 저는 고맙다. 이거 가만히 있었으면 우리가 그냥 갈 텐데, 너희가 우리를 일깨워줘서 우리가 이렇게 단합하는 계기 아닙니까? 정부도 깨닫고요. 우리 기업도 깨달아서 그렇게 될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혜민> 네. 사실은 일본 무역갈등이 가장 첨예할 때, 제가 불안해서 우리 총재님께 전화 드렸거든요. 총재님, 어떡해요, 일본하고 싸우면 우리 지는 거 아니에요? 그랬더니 총재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그렇게 안심을 시켜주시고, 그러면 저희가 스튜디오 모셔서 왜 제가 안심해도 되는지를 말씀해주세요, 라고 제가 설명을 드렸어요.

◆ 박승> 한 가지만 말씀드리면 그래서 우리나라에, 제 친구도 그런 사람이 있지만, 일본은 강국이다. 우리가 일본하고 싸우는 것은 돌에 머리를 부딪치는 거다, 그러니 일본에 순응해서 적정선에 타협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사실은 이완용이 한일 합방을 할 때 논리가 그거였습니다. 우리 국민을 위해서 합방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조금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아니올시다, 입니다. 상황이 그렇지 않다.

◇ 김혜민> 경제 상황도 달라졌고, 국격도 달라졌고요. 오늘 YTN라디오 생생경제, 한국 경제 맥 짚기. 정말 한국 경제의 원로십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총재님, 그런데 갑자기 든 생각인데 총재님 친구들은 총재님하고 다른 생각인 분들 많으시죠?

◆ 박승> 네.

◇ 김혜민> 어떻게, 친구들하고 얘기 안 하세요? 요즘 의견 다르다고 싸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요. 어떻게 해야 해요, 이럴 때?

◆ 박승> 그런데 사실은 내 친구들하고도 의견이 안 맞는 경우가 많아요. 대개 내가 80대가 되고 보니까 내 친구들은 나보다 다 보수적이에요. 내가 친구들 보고 그러죠. 친구들아, 내가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젊은이들하고 대화해라. 내가 늘 그래요. 생각을 조금 젊게 하자, 내가 그렇게 말하죠.

◇ 김혜민> 박승 총재님의 젊음의 비결과 아직까지 영민하신 이런 발언들을 저희에게 주시는 것을 보면, 젊은이들과 계속해서 소통하려는 총재님의 얼마나 높은지가 보입니다. 제가 한국 경제의 원로이면서 한국 사회의 어른인 총재님을 모시고 싶었던 이유가요. 요즘 한국 사회가 너무 혼란스럽고, 특히 지도층에 대한 기대와 현실, 거기에서 오는 괴리 때문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는데요. 제가 총재님한테 어른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모셨고요. 제가 총재님에 대한 기사가 있어서 읽어보겠습니다. 박 전 총재는 지금도 운전기사가 있는 차가 아닌 아반떼 승용차를 본인이 직접 몬다. 한은총재에서 물러난 이후 재취업한 적도 없다. 건설부 장관 재직 시 1기 신도시 개발을 주도했지만, 정작 본인은 40년 동안 변두리인 서울 은평구 단독 주택에 살았다. 생전에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현재 진행 중이다. 2010년 모교인 전북 김제의 백석초등학교에 5억 원을 내서 도서관을 지어줬고, 지난해에는 김대중 평화센터에 3억 원을, 그리고 올 3월에는 모교인 이리공고 장학재단에 7억 원을 쾌척했다. 팩트 아닌 거 있습니까, 총재님? 다 맞는 말이죠?

◆ 박승> 네.

◇ 김혜민> 제가 왜 이 얘기를 드렸냐면, 총재님 어떻게 보세요? 국민들이 지도층에 대한 도덕적인 기대가 점점 높아지거든요.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고요. 요즘 우리 사회의 혼란은 어떻게 보세요?

◆ 박승> 이제 얼마 전에요. 미국의 181명의 최대 기업의 CEO들이 이제 자본주의에서 기업 경영자들이 포용적 기업 정책을 써야 한다, 포용적 성장을 해야 한다, 그런 이야기에요. 그러니까 기업 이익만 극대화하려고, 과거에는 그랬는데, 그게 아니고. 사회와 이웃에 어떻게 하면 도움을 주느냐는 그것이 기업의 경영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성명을 한 거예요. 저는 사실 쇼크를 받았습니다. 훌륭하다. 미국의 그 최대 기업들이죠. 우리나라의 기업가들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포인트는요. 우리가 나만 잘살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이웃과 함께 더불어서 사는 소위 공동체적 생활. 공동체적 가치관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혜민> 총재님은 그렇게 잘 살아오셨고, 지금도 실천하고 계신데, 저 같은 30대 후반, 40대, 50대 막 달려가는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 박승> 힘이 없죠. 그거는 내가 볼 때는 나이든 우리 기성세대가 잘못입니다. 소위 기득권 세대가 잘못이에요. 힘이 있는 기득권 세대가 그것을 실천해야 합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집도 없는데, 그 사람들 보고 어떻게 큰 사회적 가치관을 가지라고 하겠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그런 큰 것은 어렵지만, 모든 사람이 갖춰야 할 것은 예를 들어서 뷔페 같은 곳에 갈 때 계란이 삶아서 나오잖아요? 그러면 툭툭 터진 것이 있습니다. 툭툭 터진 게 섞여 나오잖아요? 이런 말을 할 수 없이 제가 하는데, 저는 그것부터 먼저 골라 먹습니다. 그러니까 내 친구들이 그것을 보고 다 따라서 해요. 어디 가서든지 계란이 나오면 터진 것부터 고릅니다. 가령 대중목욕탕에 가면요. 수건이 널려 있어요. 보통 때는 안 그러지만 너무 많이 널려 있으면 수건을 걷어서 놓고. 예를 들면, 이런 젊은 세대도 이런 일부터는 함께하자, 그렇게 제의를 합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기성세대들이 아주 작은 삶의 실천이라도 보여준다면, 그게 결국 젊은 세대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게 행동으로 반영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진짜 계란 이야기에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저도 아이들하고 있으면 제가 먼저 깨진 것을 먹는데, 그건 엄마의 마음인 거잖아요?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게 어른의 마음일 거고요. 사실 총재님이 본인 이야기하시는 거 쑥스러워하시는데, 제가 우리 청취자 분들한테 자랑하고 싶었어요. 이런 어른도 있다는 것. 생생경제에 오늘 모신 큰 이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점검해보려고 모셨습니다. 총재님께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멘토, 이른바 재이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큰 역할을 하셨는데요. 대통령 토론회도 많이 하셨죠? 몇 개월 되셨죠? 그때 무슨 말씀 주로 하셨어요?

◆ 박승> 주로 그분이 바쁘고 하니까 자주 만나고 하지는 못 합니다. 어쩌다 서로 연락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저는 대통령을 만날 때마다 하는 것은 똑같은 말입니다. 그건 경제 정책을 실사구시로, 실용주의적으로 해야 한다. 이념, 원리주의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까 실사구시로 하라는 이야기는 경제 정책을 할 때 방향도 중요하지만, 시장 중심으로 해라.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리고 국민의 현장 중심. 현장을 생각해서 이렇게 하라. 그래서 제가 늘 이야기하는 게 소득주도 성장은 꿋꿋하게 밀고 가라. 그러나 이것은 분배 정책이다. 이것은 가계에 소득을 주자는 정책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그것과 동시에 필요한 것은 기업이 생산을 하고, 투자를 잘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 투자를 늘리는 정책하고 같이 가야 한다. 소득주도 정책하고, 기업 투자 증진 정책을 같이 가야 한다. 그래서 정책 기조는 친 시장, 친 서민, 친 기업 정책.

◇ 김혜민> 친 시장, 친 기업, 친 서민 정책. 그런데 이게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실사구시 안에서는 이게 가능한데, 우리는 시장과 기업을 배치된 것으로 생각들을 하잖아요? 그게 이념이라는 거죠?

◆ 박승> 네, 그래서는 안 되죠. 기업이 시장을 떠나서는 있을 수 없고, 경제가 시장을 떠나서 굴러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시장 법칙을 존중해야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뒤에서도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가령 최저임금을 조금 올렸으면 상관없는데, 많이 올렸더니 오히려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의 실직이 늘어나더라. 그건 시장이에요. 시장에서는 아파트 경비원들 월급 올리니까 주민들이 안 준다고 하면 경비원 줄이고. 청소 기계, 세탁 기계 도입하자. 경비원 줄이고, CCTV 증설하자, 이렇게 된단 말이에요. 이게 시장입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감안해서 정책을 해야 한다, 그런 뜻입니다.

◇ 김혜민> 방향도 중요하지만, 시장이라는 큰 시스템 안에서 굴러가는 거기 때문에.

◆ 박승> 그렇죠. 거기서 받아들여야 하죠.

◇ 김혜민> 그렇다면 지금 최저임금 얘기하셨으니까요.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제도,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이런 정책이 결국은 속도 조절에 실패했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 박승> 그렇죠. 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소득주도 성장의 방향은 맞습니다. 방향은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수출로 경제 성장을 못 하니까 내수로 할 수밖에 없고, 내수를 키우려고 하면 소비하는 게 가계니까 가계에 소득을 줘서 그 소득으로 소비하도록 하자는 거고, 그러기 위해서 소득주도 성장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그것은 맞지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 하는 것은 실용주의적으로 하라는 이야기에요. 그건 무슨 이야기냐면, 지금 소득주도 성장에 대해서 국민들이 여러 가지 잘못됐다는 의견도 있고, 많잖아요? 그 원인이 어디에 있냐면, 소득주도 정책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 아니고, 그 실천 방법이 실용적으로 안 됐다. 약은 제대로 줬는데, 약의 복용 방법. 몇 시에 먹고, 얼마를 먹고, 이게 잘못됐다는 거예요.

◇ 김혜민> 용량과 방법이 잘못됐다?

◆ 박승> 네. 가령 예를 들어서 잠이 안 와서 고통 받는 사람에게 의사가 수면제를 처방하는 것은 옳은 일 아니에요? 그런데 수면제를 하나 알 먹을 것을 다섯 알 먹도록 했다든지, 그거는 실용성이 없는 거죠. 잘못된 거죠. 

◇ 김혜민> 총재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언제 이것을 해야 하냐. 그게 무슨 말이냐면,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시점이 아니다, 사실은 그렇게 많은 정권들이 이야기를 해 와서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라든지, 노동시간 단축이라든지, 이런 것을 못해왔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거는 어떤 기반이 마련됐을 때 이것을 해야 적합한 겁니까?

◆ 박승> 그게 그러니까 시장이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속도로 할 필요가 있다, 이런 거죠. 내가 사실은 주장하는 것은 1년에 7%씩 꾸준히 올리자. 한두 해 바짝 올리고, 그러지 말고 7%씩 올리는 것은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기업도 받아들일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것을 지금 2년 동안 30%를 올렸단 말입니다? 이거는 받아들일 수가 없죠. 그러니까 정부도 그것을 뒤늦게 알고 내년에는 3%만 올리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보면 시행착오입니다. 그리고 주 52시간 제도도 마찬가지에요. 우리나라가 지금 1인당 소득이 3만 달러가 돼서 선진국이 되었는데,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인이 주 68시간으로 제일 일을 많이 합니다. 이러면서 저녁에 식사를 가족하고 못 해요. 한국 노동자들은. 그러니까 아까 내가 질 이야기를 했는데, 경제의 질. 이제 일하는 노동자도 가족하고 저녁을 먹어야 한다, 이제 그런 단계에 왔다, 이런 이야기에요. 

◇ 김혜민> 방향성은 맞다.

◆ 박승> 그러니까 노동 시간을 줄이는 것은 맞아요. 맞는데, 이런 말씀을 대통령께도 드렸습니다만, 주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은 맞다. 맞는데, 일을 줄이는 동시에 탄력근로제를 같이 도입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만드는 회사에서는 겨울에는 할 일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일을 집중해서 여름에 하고, 겨울에는 놀고 한다면, 이게 52시간이 그런 기업에는 가혹하기 때문에 그것을 같이 했어야 하고요. 또 하나는 52시간으로 줄이면, 노동자 소득이 줄어듭니다. 시간이 줄어드니까. 그러니까 이것을 강행하면, 노동자의 소득이 줄어드는 거예요. 3년 동안은 주 60시간 범위 내에서 본인이 희망할 때는 더 일해도 좋다, 이런 단서가 있었어야 해요.

◇ 김혜민> 지금 고용노동부나 여러 부처에서 이런 생각지 못했던 것이나 예상했던 부작용들을 메꾸기 위해서 많은 정책들과 대안들을 연구하고 있으니까요. 오늘 총재님의 말을 잘 새겨듣고 그런 정책들을 많이 실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듣고 싶은 말은 많은데, 시간 때문에요. 이건 여쭤봐야 해요. 전 한국은행 총재를 모셔놓고 금리 이야기 안 할 수 없잖아요? 지금도 저금리라고 하는데, 내려야 합니까? 올려야 합니까?

◆ 박승> 지금도 저금리죠.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 정도의 금리는 아닙니다. 지금도 저금리인데, 다만 이것을 더 내리자는 의견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이것을 고민하는 것은 더 내리면 경기 부양에는 도움이 됩니다. 도움이 되는데,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부동산을 움직일 가능성이 있고, 또 하나는 외화가 유출됩니다. 외화가 유출되면 환율이 오르고, 이것이 잘못하면, 그렇게까지는 안 가겠지만, 외환위기로 갈 우려도 있고요. 그런 점에서 걱정을 하는데요. 제가 볼 때는 연내에 한 번 정도는 내릴 여유가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입니다.

◇ 김혜민> 연내 한 번 정도는 내릴 여유가 있다고 하셨고요. 감사하고요. 더 건강하시고, 추석 연휴 잘 보내시고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더 여러 가지 말씀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였습니다.

◆ 박승>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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