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15:10~16:00
  • 진행, PD : 김혜민 / 작가: 정상림 / 조연출: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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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직장인 괴롭힘 방지법 1호인 “MBC 계약직 아나운서” 어떻게 봐야할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24 16:33  | 조회 : 313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직장인 괴롭힘 방지법 1호인 “MBC 계약직 아나운서” 어떻게 봐야할까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첫 날, MBC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직장 내 괴롭힘 진정서를 서울고용청에 제출했습니다. 첫 번째 사례가 된 건데요. 이게 단순히 직장 내에서 우리가 괴롭힘을 당했다는 얘기만은 아닙니다. 우리가 지내온 복잡하고, 또 어려운 시간의 상처가 이 문제에 다 담겨 있어서요. 그리고 또 노동 문제로써도 살펴봐야 할 중요한 쟁점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전문가를 모셨습니다. 웹툰 ‘송곳’의 구고신 소장의 모델로 유명한 분입니다. 노동계의 최고 전문가로 불리는 분인데요.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교수 하종강 교수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교수님?

◆ 하종강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교수(이하 하종강)>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노동계의 최고 전문가라고 제가 소개를 했는데, 노동운동을 몇 년 하신 거예요?

◆ 하종강> 최고 전문가라고 하면 다른 전문가들이 비웃고요. 이 일을 오래한 사람이 없다 보니까 제가 돋보이는 면이 있죠. 상담소 업무를 처음 시작한지 37년 됐습니다.

◇ 김혜민> 37년이요. 37년 전의 한국사회 노동 이슈들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 하종강> 그때는 81년이었으니까요. 전두환 정부가 막 들어섰을 때거든요. 광주 민주항쟁의 상처가 아직 생생히 살아있을 때였고, 노동 상담이라는 간판을 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른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교육하거나, 이런 활동들이 탄압을 심하게 받기 때문에 그냥 순진하게 상담하는 곳이다. 사실 노동상담소라는 간판은 나중에 걸었고요. 노무상담, 근로상담, 이런 간판을 밖에 건 적도 있었습니다.

◇ 김혜민> 37년 전에 상담하셨던 그 내용과 지금 37년이 흐르고 대한민국에서 펼쳐지는 여러 가지 노동 이슈들이 다를 것 같아요. 물론 똑같은 것도 있고요, 본질은. 오늘 다룰 주제가 사실은 제가 보기에는 기존에 없었던 대표적인 노동문제의 현안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게 근로자와 근로자의 싸움이라는 느낌이 들어서요. 어떠세요?

◆ 하종강>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 건데요. 그동안 노-노 갈등이라는 표현을 많이 썼거든요. 그것은 기존 민주노조를 탄압하기 위해서 회사가 어용노조를 만들고, 회사 앞잡이 노릇을 하는 어용노조와 민주노조 사이의 갈등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것은 잘못된 경영진들 때문에 상처를 겪은 과거의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이어서 이것은 다른 사건과 다른 특징이 있는 거죠.

◇ 김혜민> 그래서 사실 이 인터뷰에 질문을 던지는 저도 조심스럽고, 노동문제를 다루는 교수님도 이 주제가 굉장히 조심스러우실 것 같아요. 어떠세요?

◆ 하종강> 부담이 전혀 없지는 않죠. MBC가 파업할 때마다 달려갔던 사람이고, 적극 지지했고, 파업 현장에 같이 앉아 있었고, 최승호 사장이랑 당시 파업 때 지키고 있던, 같이 찍은 사진도 있고 그렇거든요. 알고 있는 사람이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 쓴소리를 해야 하니까 부담이 없지는 않지만, 그게 큰 부담은 아닙니다.

◇ 김혜민> 저는 큰 부담입니다. 왜냐하면 제 동료들이, 선후배들이 MBC에 있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YTN을 통해서 제가 들려드리기도 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도 부담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노동 전문가시고, 저는 생생경제와 상생경제를 부르짖는 진행자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저희의 고뇌를 밝혀드리고요. 이 사안에 대해서 깊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제가 잠시 이 문제를 정리하면요. 2012년, 그리고 2016년 두 차례에 걸쳐서 MBC가 아주 오랜 시간 파업을 했습니다. 그 당시 MBC 사측에서 파업인력을 메꾸기 위해 인력을 뽑았는데, 그때 이들의 신분이 계약직이었죠?

◆ 하종강> 네.

◇ 김혜민> 그런데 보통 아나운서나 PD들은 방송 핵심인력이라고 해서 계약직을 뽑지 않거든요?

◆ 하종강> 방송사마다 스팟 뉴스를 담당하거나 야간 뉴스만 담당하는 계약직 아나운서도 많이 만났거든요. 문제가 뭐냐면, 지금 비정규직 계약직은요. 업종 제한이 전혀 없습니다. 파견은 업종 제한이 있어요. 그런데 어떤 업무든지 단기 계약직은 제한 없이 채용할 수 있다는 게 문제죠. 예전에는 이게 불가능했습니다. 왜냐하면 근로기준법에 차별적 처우 금지 조항이 있어서 한 회사 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할 수 없도록 했거든요. 이 조항이 무력화된 것이죠.

◇ 김혜민> 그렇게 해서 비정규직을 많이 뽑았는데, 제가 앞에 설명을 드린 것처럼 사실 언론사는 그래도 사회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핵심 인력 같은 경우는 이렇게 계약직으로 많이 뽑지는 않았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야간이나 일시적인 일을 감당하는 사람들은 계약직으로 뽑았어도요. 그런데 MBC가 파업 인력을 메꾸기 위해서 계약직을 뽑은 거란 말이에요.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된 거죠?

◆ 하종강> 그렇죠. 만약 정규직을 뽑았으면요. 그 사람들이 파업에 참여해도 불이익을 주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계약직은 계약 기간이 있기 때문에 예전에는 비정규직이라는 용어도 없었어요. 그냥 계약직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규직도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왜 비정규직만 계약직이라고 불렀을까? 저 사람 계약직이야, 그러면 비정규직을 뜻하는 거거든요. 정규직도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인데, 정규직은 정상적인 근로계약이고, 비정규직은 기간을 정해놓은 아주 특별한 근로계약을 한 사람이라고 해서 계약직이라고 부른 겁니다. 1년 계약직으로 보통 체결하잖아요. 1년 지난 뒤에 계속 고용이 갱신될지, 아닐지는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정하니까 그 1년 동안의 삶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계속 반복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실제 만나 보면 화장실 마음대로 못 가면서 1년 동안 일했어요. 부모님 제삿날에 못 가봤어요. 휴가 신청했다가 계약 연장 안 될까 봐요. 이게 계약직들의 처지거든요.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데, 사실 파업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용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계약직이라는 꼼수를 부린 거죠.

◇ 김혜민> 회사에서는 그런 의도를 가지고 뽑았습니다. 하지만 이때 지원한 사람들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저는 제가 언론인을 꿈꿨고, 언론인이 된 사람의 입장으로서 그들의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에요. 왜냐하면 들어오기 굉장히 힘든 자리고, 나기 힘든 자리고, 본인들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지원했었다는 개인적인, 인간적인 이해는 합니다.

◆ 하종강> 당시에 이것은 파업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응하지 않겠어,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죠. 그러면 그 사람이 훌륭한 거예요. 그렇지만 나는 너무 간절히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어, 그래서 채용에 응한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 아니고, 그것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는 거죠.

◇ 김혜민> MBC 파업이 끝나고 새로운 대표가 왔습니다. 2012년에 뽑힌 유 모 아나운서가 2017년 12월에 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고요. 2016년에서 2018년 전문 계약직으로 채용된 아나운서 8명도 MBC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사측에서는 회사는 계약 만료된 계약직 아나운서고, 당사자들은 부당해고된 아나운서라고 주장을 해요. 이렇게 입장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 하종강> 2012년에 채용된 아나운서는 약간 경우가 다릅니다. 그리고 바로 며칠 전에 1심 판결이 나왔어요. 어떤 다른 점이 있냐면, 근무 기간이 길었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 비정규직 법이라고 보통 우리가 부르지만, 비정규직 법이라는 명칭의 법은 없습니다. 보통 파견법, 기간제법을 합쳐서 비정규직법이라고 부르는데, 기간제법을 보면 2년 이상 비정규직 계약직이었던 사람은 2년 지난 다음부터는 무기 계약직화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계약 기간이 끝났다는 것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다는 거죠. 2012년에 채용된 아나운서는 여기에도 해당되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을 조금 더 쉽게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보통 계약직이면 계약기간이 끝나서 계약이 종료된 것이지, 해고가 아니다. 이렇게 주장하는 회사의 주장이 맞을 수 있어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 계약직을 뽑은 거니까.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그동안 회사 고위직 간부들이 정규직이다, 당신들은. 계약 갱신될 것이다, 이런 확언을 계속 했다는 거죠. 당시 편성제작본부장이나 아나운서 국장이 계약직의 ‘계’ 자도 꺼내지 마라, 당신들은 정규직이다, 내가 끝까지 책임진다, 이런 약속을 했다는 거죠. 물론 그 약속은 과거 경영진일 때 한 약속이에요. 

◇ 김혜민> 그게 지금 말하는 갱신 기대권입니까?

◆ 하종강> 네, 그렇죠. 갱신 기대권이라는 게 예전 판결문에는 뭐라고 표현이 됐냐면요. 노사가 기대되는 상황, 이렇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노동자나 회사가 기대하는 상황이 뭐냐고 하면 계속 당신들은 정규직이다, 계약 갱신될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약속을 했으니까 계약직 아나운서는 당연히 계약 기간이 끝나면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다, 기대할 수 있잖아요.

◇ 김혜민> 다른 회사 갈 생각도 안 하고요.

◆ 하종강> 네. 회사로써도 약속을 했으니까 계약기간 끝나도 우리가 계속 고용할 것이다, 이렇게 기대할 수 있잖아요. 노사가 이것을 다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을 갱신 기대권이라고 표현한 거죠. 갱신될 것을 기대하는 상황이었다, 이게 다른 계약직 사건과 다른 겁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러면 노동 전문가인 교수님이 보실 때 갱신 기대권이라는 게 법적으로 충분히 효력이 있고, 계약직 아나운서들이 믿을 만한 이야기라고 보시는 거죠?

◆ 하종강> 네, 굉장히 중요한 법리입니다. 심지어는 3개월짜리 근로계약이 한 서너 번 반복되잖아요? 그 사람도 해고할 수 없다는 게 법원의 해석이에요. 왜냐하면 3개월짜리 근로계약이 몇 번 계속되면 세 번째 계약 끝났을 때 네 번째도 갱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잖아요. 이게 기대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갱신 기대권이라고 표현하는 거죠. 심지어 어떤 해석도 있었냐면, 식당에서 주로 힘든 일 하는 사람들 있죠? 허드렛일 하는 사람들. 매일 출근하지도 않았습니다. 한 달에 열흘 정도 출근했어요. 그런데 한 달 열흘 정도 출근하는 것이 석 달쯤 되풀이 되면 넉 달째도 일할 수 있다고 기대할 수 있잖아요. 그런 경우에는 석 달 끝나고 계약 끝났으니까 나오지 마십시오, 이러면 부당해고다, 이렇게까지 해석할 수 있는 게 갱신 기대권의 엄격함입니다.

◇ 김혜민> 어떻게 보면 비정규직들이 너무 많고, 계약직들이 많다 보니까 하나의 그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 지켜져야 하는 거고요. 그런데 아까 우리가 앞서 전제했지만 MBC 사태는 조금 특이하고, 여러 가지 사회적인 맥락이 있는 사건이라서 사측의 논리를 제가 조금 소개하면, MBC 사측의 이야기입니다. 언론 탄압 기간에 인력을 대체하기 위해 뽑은 사람에게 이 갱신 기대권을 인정하면,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사측은 대체 인력을 구할 거고, 그러면 파업은 힘을 잃을 것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파업 대체해야 한다, 나경원 대표가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이 논리는 어떻게 보세요?

◆ 하종강> 그게 이 사건이 조금 다른 갱신 기대권 사건과 다른 점이에요. 비슷한 사건이 KTX 승무원 사건입니다. KTX 승무원들은 채용될 당시에 정규직이다, 당신들은. 약속을 했어요. 철도공사 경영진이 나와서. 그리고 지상 위의 스튜어디스, 이런 화려한 캐치 프레이즈 속에서 채용을 했잖아요. 그리고 교육과정 내에서 계속 당신들은 계약이 갱신될 것이고, 정규직이다, 1년만 참아라, 이런 약속이 있었던 거거든요. 그 사건도 1심, 2심 승소했습니다. 대법원에서 패소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밝혀졌지만, 당시 대법원장이 청와대와 거래한 사건 속에 이게 포함되어 있었다는 거 아니에요? 그것은 우리가 적폐라고 부르는 과거 정권에 있었던 일이고, 이 사건은 갱신 기대권이 너무 확실하기 때문에 상급심에서 이게 번복될 가능성이 제가 볼 때 거의 없거든요.

◇ 김혜민> 그런데 지금 MBC에서 결국 법원의 판단까지 갔죠?

◆ 하종강> 그게 KTX 승무원 사건과 다른 점이 얼마 전에 KTX 승무원들이 MBC 계약직 아나운서 복직시켜라, 이런 요구를 하는 사진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어요. 당시 KTX 승무원들은 파업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용된 것은 아니었던 거죠. 그런데 이 경우는 파업이라는 묘한 상황이 있는 겁니다. 그게 다른 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노동자의 기본적인 노동권을 침해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있느냐? 이건 그렇지 않다고 보는 거죠, 많은 사람들이.

◇ 김혜민> 그래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그리고 중앙노동위원회조차도 사실은 계약직 아나운서들의 손을 들어준 거죠. 그런데 이게 재판까지 MBC에서 끌고 가는 거니까요. 그런 데에서 아까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어쨌건 노동자들인데 여기까지 하지, 재판까지 가는 것에 대한 그런 정서적인 거부감들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하종강> 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이것은 부당해고다, 이런 결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법원에 가서도 번복되기 어려운 사건이거든요. 아마 MBC를 자문하는 노무사나 변호사가 이것을 몰랐을 리가 없을 거예요. 저도 아는데. 저는 노동법을 현장에서 싸움하면서 익힌 사람이고, 노무사도, 변호사도 아니지만 확실히 알 수 있거든요. 이것은 너무나 확실한 사건이다. 개인의 조심스러운 추측인데요. 지금 MBC 경영진 입장으로써는 파업하며 상처 입었던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아요. 그 상처는 사실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상처거든요. 예를 들어서 지금 가처분 신청으로 임시 복직된 아나운서들은 건물 다른 층에 사무공간을 마련해줬다고 했잖아요. 당시 탄압 당했던 MBC 직원들은 아예 다른 건물에 모아 놨었잖아요. 그래서 아예 직원들과 접촉을 할 수 없도록. 제가 아는 많은 MBC 기자, PD들이 가끔 문자를 보내더라고요. 저도 오늘 이곳으로 발령받았습니다. 제가 안다는 것은 노동문제가 관심이 있었던 사람들이거나 저를 인터뷰했던 사람들이라는 거죠. 파업하면서 겪은 상처도 굉장히 크고, 이름 석 자만으로도 목 메이는 이용마 기자 사건도 있었고, 이러니까 경영진으로서는 상처 입었던 파업 참여 노동자들에게 우리가 할 만큼 했다, 이것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닌가, 이게 제 개인적인 추측이에요. 우리가 쉽게 이 사람들을 받은 것은 아니다.

◇ 김혜민> 그렇죠. 아마 36년간 노동 전문가로 사신 교수님께서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되고, 이쪽 노동자, 저쪽 노동자가 아닌 한 그룹의 노동자로 화합될 때 이 사건이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으니까 오늘 이런 절박한 심정으로 인터뷰를 하시는 것 같아요. 한 가지 이슈만 더 여쭤볼게요. 지금 직장인 괴롭힘 방지법으로 진정서를 냈단 말이에요. 이거는 원칙적으로 한다면 직장인 괴롭힘에 해당합니까?

◆ 하종강>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잖아요. 그것도 새로운 법이 생긴 게 아니고, 기존 근로기준법에 두 개의 조항이 신설된 거죠. 그런데 거기에 해당하는 노동부가 예시한 대표적인 경우에 나와요. 본래의 업무를 주지 않고, 고립된 곳의 괴롭힘에 해당한다. 이 예시에 나오는 대표적인 경우고요. 보통 괴롭힘에 해당하는 판단 기준이 세 가지를 제시하고 있어요. 직장 내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서 업무의 정상적 법위를 넘어서는 지시를 함으로써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이 세 가지가 판단 기준인데 거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김혜민>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 약간 을과 을의 싸움이 최근 더 많아진 것 같고, 이것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하종강> 사실 대한민국 국민은 대부분 노동자와 그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기업과 노동자가 갈등을 빚을 때 우리 사회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는 시각이 지나치게 낙후되어 있습니다. 왜곡된 역사발전 과정과도 관련이 있는 것을 쉽게 설명하기는 어려운데요. 노동조합, 민주노총, 파업, 이런 단어를 들을 때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이게 틀린 생각일지 모르겠다. 오랜 기간 동안 주입된 잘못된 생각일지 모른다. 이런 의심을 해보는 것이 진실을 보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 김혜민> 의심을 해보는 것이 진실을 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사실은 예민한 주제인데, 그래서 우리가 꼭 생각해봐야 하는,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들이 더 많이 벌어질 것 같아요, 안타깝지만. 우리가 많은 상처와 아픔의 시간들을 겪어 왔기 때문에 저는 그 잔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 한 번 가져봅니다.

◆ 하종강> 오히려 화가 복이 될 수 있어요. 아무 일도 없었다면 이 사건이 알려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 사건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런 내부의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이것을 MBC 노사가 아주 지혜롭게 잘 처리하면 저렇게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이구나, 이렇게 많이 알게 되겠죠. 시민들도 이 사건을 볼 때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규탄하지 말고, 이게 다른 해고 사건과 달리 그런 아픔이 있는 사건이라는 따뜻한 시각으로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네,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하종강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하종강>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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