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15:10~16:00
  • 진행, PD : 김혜민 / 작가: 정상림 / 조연출: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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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평범한 앞집 소녀, 생리대 3만 300장 후원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23 17:04  | 조회 : 649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정윤아 선유고 3학년 학생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평범한 앞집 소녀, 생리대 3만 300장 후원을?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 경제를 생생하고, 상생하게 만드는 분들을 모시는 생생초대석입니다.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제 눈에는 오늘 온 초대 손님이 고용노동부 장관보다, 공정거래위원장보다, 대통령보다 더 큰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누굴까 궁금하시죠? 직접 본인에게 자기소개를 듣도록 하겠습니다. 

◆ 정윤아 선유고 3학년 학생(이하 정윤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선유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고, 작년에 저희 동아리 ‘페르보르’의 부장이었던 정윤아라고 합니다. 

◇ 김혜민> 반갑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힘든 삶을 살고 있다는 고 3.

◆ 정윤아> 저는 해당 안 되는 것 같아요.

◇ 김혜민> 지금 이 시간에 방송을 하러 나오셨는데요. 선유고등학교의 정윤아 학생, 고 3이고요. 페르보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페르보르 동아리가 어떤 동아리에요?

◆ 정윤아> 일단 페르보르가 스페인어로 열정을 뜻하는데, 저희 동아리는 우선 아이들을 살아하는 마음을 가진 학생들만 들어올 수 있는, 모두 교사를 꿈꾸고 있는 학생들이 모인 동아리에요. 교사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가기 위해서 모의수업, 토론, 역할극, 신문 만들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요. 팀을 이뤄서 매주 4회, 네 곳의 지역 아동센터랑 어린이집에서 교육 봉사활동을 진행합니다. 

◇ 김혜민> 매주 4회요?

◆ 정윤아> 네. 그래서 저 어제도 봉사 갔다 오고, 오늘도 지역아동센터 재롱잔치에 초대 받아서 갈지, 말지는 끝나고 결정하겠습니다.

◇ 김혜민> 대단합니다. 그런데 우리 생생경제가 경제 프로그램이에요. 창업 동아리도 아니고, 경제학자를 꿈꾸는 동아리도 아니고요. 교사가 되기를 바라는 학생들이 활동하는 페르보르 동아리의 부장까지 했던 윤아 씨를 왜 생생경제에 모셨는지 아마 청취자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윤아 학생이요.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보름달을 따다 줄게’라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었는데, 제가 이 프로젝트를 듣고 어머, 우리 생생초대석에 꼭 모셔야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보름달을 따다 줄게’가 어떤 프로젝트에요?

◆ 정윤아> 일단은 뱃지와 열쇠고리를 판매해서 수익금을 기부하는 프로젝트인데요. 뱃지 하나를 구매하면 한 달 치 생리대가 기부되고, 열쇠고리 하나를 구매하면 한 끼 식사를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의 프로젝트에요. 

◇ 김혜민> 뱃지 하나를 사면 한 달 치 생리대를 기부하고, 열쇠고리를 하나 사면 한 끼 식사요. 물론 생리대를 살 수 없고, 밥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거겠죠. 그런데 왜 ‘보름달을 따다 줄게’에요?

◆ 정윤아> 보통 사랑하는 사람한테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서 별까지 따다 줄 수 있어, 이런 말을 많이 하시잖아요. 저는 아이들에게 별 말고 보름달을 따다 주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달에서 월(月)이랑 월경의 월은 같은 한자를 사용하고 있고요. 또 보름달은 영어로 Full Moon이잖아요. Full은 또 배부르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배부름을 선물하고 싶고, 생리대를 선물하고 싶어서 ‘보름달을 따다 줄게’라고 하는 프로젝트 이름을 만들었습니다.

◇ 김혜민> 물론 YTN 라디오에서도 월드비전과 함께 ‘나행쇼’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위기 아동들, 정말 배고픈 친구들을 도와주는 건데요. 배고픈 아이들, 친구들을 도와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고, 제가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런데 생리대를 지원한다는 얘기는 물론 사건도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사람은 처음 봤거든요. 왜 이런 생리대 기부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 정윤아> 2016년에, 제가 중학교 3학년 때인데요. 이때 ‘깔창 생리대’라는 키워드가 대한민국을 뒤흔든 적이 있었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그때 생리대 살 돈이 없는 중학생이 SNS에 생리대 대신 깔창을 사용한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게 크게 화제가 됐었어요. 그 뉴스를 보면서 저는 중학생인데 여태까지 생리대 대신 신문이나 휴지, 이런 것을 사용해 볼 생각조차 못했어요. 그래서 되게 머리가 띵했어요. 과학적, 경제적 발전을 이룩한 21세기, 대한민국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10대 중학생인데, 나는 좋은 생리대를 사용하고, 누구는 신문지나 휴지를 사용한다는 게 되게 불공평하다고 생각했어요. 

◇ 김혜민> 동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내 동년배의 삶이 그 사람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뭔가 불공평한 상황 때문에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게 우리 윤아 씨에게 굉장히 무겁게 다가왔군요?

◆ 정윤아> 네, 그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아니라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크게 와 닿았었어요.

◇ 김혜민> 그리고 특별히 그때 그 사건이 마음에 와 닿았던 본인만의 이유가 있었다면서요?

◆ 정윤아> 네, 이때, 중학교 3학년 때 제가 거식증을 겪고 있었는데요. 밥을 먹고 토하는 그런 아픔을 겪었는데, 그래서 영양결핍이 왔었고, 10개월 동안 월경도 안 했고.

◇ 김혜민> 영양부족으로 생리불순이 왔군요.

◆ 정윤아> 네. 그리고 16살 어린 나이에 탈모도 겪고, 대상포진도 겪고, 저혈압, 저체온증도 달고 살았어요. 저는 거금을 들여서 먹고, 토해서 영양결핍이 와서, 그래서 생리를 안 해서 불안한데, 같은 나이 또래 아이들은 다른 이유 때문에 생리를 불안해하는 게 마음이 아팠고, 죄책감이 들고, 미안하다고 느꼈어요.

◇ 김혜민> 본인이 담담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했지만, 16살 인생 가운데 그게 굉장한 어려움과 고통이었을 텐데요. 그 어려움과 고통 너머에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바라봤다는 게 대단하고요. 생각만 하고 끝난 게 아니라 정말 생리대를 지원하는 일을 했어요, 본인이. 이게 굉장히 궁금해요. 이 과정이요.

◆ 정윤아> 그때 한 생리대를 구매하면 하나의 생리대가 기부되는 시스템의 생리대를 만드는 회사를 보고 감명을 받아서요. 사회적 기업이고, 벤처 기업이었는데, 그거 보고 저도 하나 구매하면 몇 개가 기부된다는 시스템을 생각해냈고, 그래서 2016년부터 준비를 하기 시작했어요. 2017년에 직접 저소득층 아이들의 생활실태를 눈으로 보고, 느끼고 싶어서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를 시작해서 그때부터 봉사를 하면서 보건복지부나 굿네이버스에 생리대 지원사업 같은 것을 직접 연락해서 물어도 보고요. 기부 아이템을 판매해야 하는 건데, 이게 아무리 기부 목적이라도 범법을 제가 할 수가 없어서 혼자 사업자 등록이나 전자상거래법, 이런 것들도 다 찾아보고, 2017년 1년 동안 그렇게 지내다가요.

◇ 김혜민> 2016년에 깔창 생리대 사건 때문에 충격을 받았고, 2017년에는 사업자등록까지 하고요?

◆ 정윤아> 알아보고요.

◇ 김혜민> 알아만 보고, 여러 기업과 또 저소득층 아이들을 직접 만나면서 실태조사를 하고요.

◆ 정윤아> 그런데 그게 혼자서는 너무 힘이 들어서 동아리 친구한테 같이 하자고 하고 싶은데, 학업에 방해될까봐 혼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장문으로 동아리 친구들에게 보냈어요. 페르보르 부원들에게 나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은데, 너희들도 같이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고민을 많이 해서 보냈는데요. 애들이 바로 승낙을 해주더라고요. 

◇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서 그 친구들하고 같이 했는데, 직접 생리대 테스트를 여자 친구들하고 해봤다면서요?

◆ 정윤아> 저희들이 영등포구청에서 동아리 지원사업인 자몽 프로젝트에 지원금을 신청해서 100만 원 지원을 받았고, 그 지원받은 100만 원으로 생리대를 구매해서 체험단을 했는데요. 저희들이 아무리 많은 생리대를 선물해주고 싶은데, 많다고 해서 질이 나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저렴한 생리대 중에서 발암물질이 없다고 알려진 세 개의 회사 제품을 뽑아서 그 세 개 회사 제품을 지원금으로 많이 사서 저희 학교 교내의 여자 학생들 101명을 대상으로 생리대 체험단을 진행했었고요. 그리고 저희끼리도 자체로 블라인드 테스트로 촉감 테스트, 흡수력 테스트를 진행했었어요.

◇ 김혜민> 그래서 뽑은 한 가지 상품이 있었을 거 아니에요?

◆ 정윤아> 네, 그 모든 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기업의 생리대가 선정됐고, 제가 그때 A4 용지 가득 채워서 그 생리대 회사 대표님께 편지를 보냈었어요. 

◇ 김혜민> 손편지를요. 그래서 후원을 해주셨어요?

◆ 정윤아> 네, 바로 편지 보내자마자 스캔해서 메일로 보낸 건데, 바로 읽으시고, 연락이 닿아서 1200장을 후원해주셨어요.

◇ 김혜민> 대단하네요. 그러면 1200장을 기업에서 후원을 받았고, 아까 말한 뱃지와 열쇠고리를 팔았잖아요? 그건 어디서 팔았어요?

◆ 정윤아> 그거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에서 진행을 했었어요.

◇ 김혜민> 팔아서 몇 분이나 함께 해줬어요?

◆ 정윤아> 온라인 프로젝트만 한 게 1280명이 함께 해주셨어요.

◇ 김혜민> 그래서 얼마가 기부가 됐나요?

◆ 정윤아> 총 1800만 원이 기부가 됐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한 명의 평범한 학생이 깔창 생리대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았고, 나와 동시대에 사는 친구들이 이렇게 불합리한 일을, 불공평한 일을 당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움직여서 기업도 움직였고, 12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거예요. 그래서 생리대를 몇 장을 후원했습니까?

◆ 정윤아> 생리대 총 3만 300장과 결식아동 식사지원금 175만 5000원을 지난 2월에 굿네이버스로 기부를 했습니다. 

◇ 김혜민> 제가 정말 마음을 다해 박수를 드릴게요. 정말 한국 경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고등학교 학생들이 이렇게 도왔습니다. 참 대단하고요. 생리대를 선물 받은 친구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 정윤아> 동생들하고 친구들이잖아요. 반말에 양해를 부탁드리고요. 우선 이 생리대를 후원 받고 부끄럽거나 속상하다는 생각은 되도록 짧게, 되도록 안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이 생리대가 너희에게 오기까지 2000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해주었고, 그중에서는 일본에서까지 너희들을 생각해 준 교민이 있었어. 그만큼 너희들을 귀하고, 아끼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거든. 그러니까 너희들이 너희 자신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어. 그리고 그렇게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서 타인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일 것 같아.

◇ 김혜민> 이 프로젝트를 올해도 계속 한다고요? 굿네이버스와 같이. 제가 여러분한테 비밀을 알려드리면요. 이 윤아 학생이 제 앞집에 사는 소녀에요. 제가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요. 이런 학생들이 굉장히 특별하고, 특이할 것 같잖아요. 아니요. 우리 주변에 있는 학생들이 바로 이렇습니다. 저도 우연히 알게 됐어요. 제 앞집에 사는 친구가 이런 훌륭한 일을 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고, 그전에는 그냥 인사만 하면서 지나가는 친구였는데, 제가 불러서 물어봤어요. 왜냐하면 여러 언론에 이게 나오기도 했었거든요. 우리 주변에 이렇게 좋은, 건강한 생각을 하는 청소년들과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우리가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제가 이 비밀을 말씀드리고요. 마지막으로 우리 프로그램이 생생경제, 상생 경제를 꿈꿔요. 윤아 학생이 생각하는 생생경제, 상생 경제는 어떤 거예요?

◆ 정윤아> 한 학생의 SNS 글이 저 정윤아라는 학생의 마음을 흔들었고, 이 프로젝트가 동아리, 학교, 지역주민으로 점점 확장되어서 방송국, 생리대 회사, 대한민국을 뭉치게 했고, 그 뭉침의 결과는 다시 깔창 생리대 소녀들에게 돌아갔어요. 제가 생각하는 생생경제, 상생 경제는 한 아이의, 한 약자의 한 마디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귀를 기울이는 사회가 만들어낸 관심이 다시 그 아이, 그 약자에게 돌아가는 것. 약자가 뭘 바라고 말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 한 마디에 관심을 갖고, 의미를 부여해서 사회가 귀를 기울여서 관심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생생경제, 상생 경제라고 생각해요.

◇ 김혜민> 윤아 씨 20년 후에 그냥 제 자리에 앉아요. 제가 자리 내드릴게요. 정말 생생경제, 상생경제를 외치는 YTN 생생경제의 진행자의 자질이 충분한 분입니다. 오늘 정말 함께해주셔서 고맙고요. 우리 윤아 학생이 꿈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서 다른 사람도 꿈꾸는 꿈의 사슬이 이루어지기는 바랍니다. 오늘 왜 제가 생생초대석에 온 초대 손님이 대통령보다 귀하다고 얘기했는지 아시겠죠? 지금까지 선유고의 정윤아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윤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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