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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트럼프 반대에도 러시아제 S400 구입한 터키, 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18 11:32  | 조회 : 947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터키가 러시아판 사드라고 불리는 S-400을 들여오면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현지시각으로 12일 터키 국방부는 러시아 S-400 지대공 미사일의 일부분이 수도 앙카라 인근 공군기지에 도착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다음날 2차 인도분을 실은 러시아 수송기 사진을 공개한 데 이어 120발 이상의 다양한 유도미사일을 포함하는 3차 인도분은 올 여름 말 해상으로 들여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터키가 S-400을 도입할 경우 이 시스템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민감한 군사 정보가 러시아로 유출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왔고요

 

NATO 역시 러시아의 미사일 시스템은 F-35 전투기는 물론 NATO의 다른 무기체계와도 호환되지 않는다며 터키에 지속적으로 경고했지만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방 무기의 구매 선택은 국가 주권에 관한 문제라며 러시아 무기 도입을 강행한 겁니다.

 

 

2. 미국과 나토가 강력하게 러시아산 무기의 도입을 반대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뭔가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항해 함께 방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회원국인 터키에서 러시아산 무기 체계를 도입하게 되면 이 미사일 시스템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민감한 군사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F-35와 관련해 동체와 착륙장치, 조종석 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을 맡은 제작 참여국인 터키도 미국으로부터 100여 대를 들여오기로 되어 있어 기밀 정보가 새어 나갈 것을 미국 측은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동안 러시아는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술을 빼내려 온갖 방법들을 동원해 왔는데요

 

예전에 이 시간에 잠깐 전해드렸는데 지난 49일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35A 전투기 1대가 태평양 해상 훈련 중 추락하자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에게 잔해가 흘러들어가지 않도록 극도로 경계한 사실도 이를 잘 방증해주고 있습니다.

 

 

3. 미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한데도 터키는 왜 굳이 러시아 S-400을 들여온 건가요?

 

터키는 지난 201712월 안보 강화와 저렴한 가격, 우리한 구매 조건 등을 이유로 러시아와 S-400 미사일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27천억 원)에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터키)의 현대사에서 S-400 거래(협정)는 가장 중요한 협정이라며 "방공미사일 시스템은 우리나라의 평화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터키는 S-400NATO 시스템에 통합하지 않으면 동맹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적 문제를 명확히 하기 위해 미국에 위원회 구성을 촉구했지만 미국이 이에 응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는 없다고 직접 말했다"며 도입을 강행할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참고로 S-400은 미국의 패트리어트 지대공 미사일과 같은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으로,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F-35 스텔스 전투기와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도 포착할 수 있다고 러시아는 주장하고 있는데요

 

터키는 단순히 구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S-400을 공동 생산할 계획과 함께 S-400 후속 기종인 S-500 개발에도 참여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 이렇게 되면 미국이 그동안 경고해왔던 제재를 바로 실행할 가능성이 커진 거죠?

 

일단은 미국 측에서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6터키가 러시아산 S-400 시스템을 도입한 데 따라 우리는 그들에게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F-35 전투기를 팔지 못하게 됐다"록히드의 기분이 안 좋을 것이다. (F-35 판매에) 많은 일자리가 달려 있었다"고 제조사인 록히드 마틴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지명자도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터키는 S-400F-35 전투기 둘 모두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터키 군 당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미 지난달에 터키가 S-400을 도입할 경우 F-35 개발 프로젝트 배제는 물론 경제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는 F-35 개발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제외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자 발급 금지, 터키의 거의 모든 무기 수출을 제한하는 것부터 미국 금융기관에의 접근 금지까지 포함하는 '적대세력에 대한 통합 제재법'(CAATSA)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는데요

 

미국 국방부는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 기지에서 F-35 훈련 중이던 터키 조종사들의 훈련을 중단시킨 상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이상의 제재로 이어질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사실 지난해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통해 터키 제재에 나서서 한동안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고 경제 위기를 겪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얘긴가요?

 

그렇습니다. 2016년 터키 정부가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터키의 반국가단체 쿠르드 노동자당(PKK) 지원과 간첩 활동 혐의로 구속하자, 미국은 지난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의 관세를 큰 폭으로 올렸는데요

 

그 당시와 비교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살짝 달라졌습니다.

 

터키가 러시아의 지대공미사일을 도입한 것은 전임 오바마 정권이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터키에 매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오바마 정권이 공정하지 않았고 양국 갈등의 원인을 오바마 정권 탓으로 돌리는 등 에르도안 대통령을 옹호하는 모양새를 취했는데요

 

그러면서 에르도안 대통령과의 관계가 좋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하위 인사들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철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양국 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6.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달라진 이유는 뭔가요?

 

현실적으로 터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인데요

 

우선은 이란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터키마저 적으로 돌리는 것이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해서는 터키군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나토군의 핵심 전력인 터키가 미국과 틀어져서 계속 러시아나 중국에서 무기를 구매하게 내버려두는 것도 내키지 않을 텐데요

 

실제로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지난 4“F-35를 받지 못한다면 필요한 전투기를 다른 데서 구매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미국을 압박한 바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터키에 F-35를 인도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와의 무기 수출 경쟁에서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F-35는 미국의 주력 수출품으로, F-35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의 전체 매출에서 F-35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7. 그런데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터키가 현재 EU와도 부딪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이유인가요?

 

터키가 접하고 있는 지중해에 키프로스라는 섬나라가 있는데요

 

그리스정교를 믿는 남부 그리스계와 이슬람교인 북부 터키계의 갈등이 지속되다가 현재는 남쪽의 키프로스공화국과 1974년 터키가 불법으로 점령한 북키프로스로 분단된 상탭니다.

 

국제법적으로는 키프로스공화국만 정식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데요

 

분단된 북키프로스는 오직 터키만이 인정하는 독립국가로, 터키군 35000명이 주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키프로스섬 연안 대륙붕에서 천연가스가 발견돼 키프로스공화국은 다국적 에너지기업과 함께 자원 개발을 추진 중이었는데요

 

지난 3월 미국의 엑손모빌과 카타르의 국영석유기업 페트롤륨이 키프로스의 배타적경제수역 내에서 최대 2265규모, 경제적으로는 300~400억 달러(354,300억원 ~ 472,400억원) 규모의 천연가스를 발견했습니다.

 

이에 대해 터키가 북키프로스도 권리가 있다며 2011년 북키프로스와의 합의에 따라 터키 석유공사(TPAO)가 키프로스 해상 자원 채굴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올해 5월 시추선 '파티흐'로 천연가스 탐사·시추를 시작했고 이달 들어서는 '야우즈'호를 추가 투입하면서 키프로스공화국과 그리스 등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7-1. 키프로스섬 내부의 문제가 EU 차원으로 확대된 거군요.

 

그렇습니다. EU 회원국인 키프로스공화국은 터키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하는 등 국제법을 어겼다고 항의했는데요

 

터키는 키프로스공화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키프로스의 배타적 경제구역의 44%를 자국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터키계 주민보호를 위해 가스 매장 지역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고 터키는 주장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키프로스공화국은 터키가 키프로스 섬 전체를 터키령으로 삼고자 하는 야욕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유럽연합 외무장관들은 이를 유럽연합과 터키의 관계에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여파를 미치는 행동"으로 규정하고, 터키 정부에게 국제법에 따라 키프로스의 주권을 존중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는데요

 

이와 함께 종합항공운송협정 체결 협상 중단과 유럽투자은행(EIB)의 터키 대출 재검토, 내년에 터키 내 정치 개혁과 농업 등의 프로젝트에 배정한 14480만 유로(1920억 원)의 지원금도 삭감키로 하는 등 터키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니다.

 

 

8. EU의 제재 결정에 터키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터키 외교부는 현지시각으로 16"EU 외교위원회가 어제 채택한 결론은 동지중해에서 시추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터키의 결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EU는 키프로스 섬의 천연자원에 대해 동등한 권리를 가진 북키프로스 튀르크 공화국(북키프로스)의 존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이는 EU가 얼마나 편향되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키프로스 정부는 13일 키프로스 정부와 유엔, EU유엔 감독하에 자원 개발을 위한 공동위원회를 설립하자고 공식 제안한 상태인데요

 

터키는 키프로스가 북키프로스의 협력 제안을 받아들일 때까지 (독자적인) 시추작업을 계속하겠다며 후퇴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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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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