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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트럼프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 인종차별 발언 논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16 13:39  | 조회 : 703 

 

[앵커멘트]

가장 뜨겁고, 궁금한 국제이슈를 분석하는 시간,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늘 논란을 몰고 다니는 트럼프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번엔 미국 내에서도 가장 민감한 인종차별적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민주당의 유색 인종 출신 의원들을 저격한 건데요

 

특정인들을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정황상 누구인지를 알 수 있어서 미국 내부에서 심각한 문제로 불거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시각으로 14“(소위) ‘진보적이라는 민주당 여성 의원들을 지켜보는 게 흥미롭다. 이들은 원래 전 세계적으로 완전히 망가지고 최악인데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 국가 출신들이라며 차라리 원래 그들이 온 곳으로 돌아가 완전히 망가지고 범죄로 물든 것을 바로잡는 게 어떨까. 그리고 나서 우리에게 어떻게 했는지를 보여달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런 그들이)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미국이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 목소리를 높이며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면서 그런 곳들이야말로 당신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지금 당장 떠나면 된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기꺼이 공짜 여행 일정을 짜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2.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이런 내용의 트윗을 올린 건가요?

 

미국 민주당 내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유색인종인 초선 의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는데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불쑥 끼어든 겁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7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붙잡힌 이민자의 보호를 위해 46억 달러(54000억 원)의 긴급 구호 예산을 하원에서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민주당 내에서 갈등이 생겼는데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라시다 틀라입(미시간), 일한 오마르(미네소타), 아이아나 프레슬리(매사추세츠) 의원은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반대 입장을 내세우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대립했습니다.

 

이민자 단속 기관들에 대한 추가 예산 지원은 어떤 명분이 붙더라도 결과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추진을 도와주는 결과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는데요

 

결국 통과됐지만 펠로시 의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고 이를 다시 초선 의원들이 맞받아치면서 논쟁이 된 상태였습니다.

 

 

2-1. 결국 민주당 내 갈등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견하면서 논란이 확산된 거군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10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을 겨냥해 "새로 당선된 유색인종 여성을 노골적으로 지목(single out)한다", "완전히 무례한 지점에 이르렀다"고 주장했고 오마르 의원 등 다른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는데요

 

여기에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수석 보좌관인 사이캇 차크라바티도 펠로시 의장과 당내 보수·중도 성향 의원들을 싸잡아 인종차별적이라고 몰아세우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면서 양자 간의 갈등은 민주당 내 이념 갈등으로 옮겨 붙는 모양새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엄연한 미국 시민권자로서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들에게 '너희들은 미국인이 아니니 부패하고 무능한 너희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고 인종차별적 막말을 한 건데요

 

게다가 당일 밤 "그들의 역겨운 말, 그들이 미국에 대해 말하는 끔찍한 것들을 그대로 놔둬선 안 된다"민주당이 이런 수치스러운 행동을 계속 용인하길 원한다면 2020년 투표소에서 여러분을 만나길 더욱 고대한다는 트윗을 또 올려 말 그대로 미국 정가를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3. 일단 갈등의 당사자였던 민주당 의원들이 가장 황당할 것 같은데 어떤 반응들을 보이고 있나요?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인 혐오 발언을 했다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사실은 "미국을 다시 하얗게"임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비판했고요

 

발언의 표적이 된 의원들은 트위터를 통해 반박에 나섰습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민자 부모를 두고 있는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은 "당신(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우리를 포함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화가 났을 것"이라면서 "나의 '출신지'는 미국"이라고 강조했고요

 

소말리아 이민자 출신인 오마르 의원은 의회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선서를 한 유일한 나라는 미국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민족주의에 불을 지폈다면서 이것이 우리가 최악이며 가장 부패하고 무능한 대통령에게 맞서 미국을 보호하고자 싸우는 이유라고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참고로 이 4명의 의원 중 3명은 미국 태생이고 오마르 의원만이 어릴 적 전쟁으로 황폐해진 소말리아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망명한 최초의 흑인 무슬림 여성의원입니다.

 

 

3-1. 어떻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내 갈등이 일단은 봉합된 상황이겠군요.

 

민주당 내 대선 주자들뿐만 아니라 반트럼프 진영에서도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민주당 내부의 끓어오르는 긴장감을 이용하려는 의도였던 트윗들은 오히려 하원 민주당이 맞서 단결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줬다. 바로 대통령 그 자신"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건 분명히 하자"면서 "인종차별주의와 외국인 혐오증은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고 주장했고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 나라(미국)가 그들의 나라이며, 그들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대통령이 되면 난 이를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도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칭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정의와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는데요

 

의회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현재 소셜미디어(SNS) 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저항한다는 뜻이 담긴 '#RacistInChief'(인종차별주의자 우두머리), '#TrumpIsARacist'(트럼프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 그런데 이처럼 파문이 커지는 상황인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면서요?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 논란을 더 확산시킬 의도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데요

 

현지시각으로 15일 오전 또다시 트위터에 "급진적 좌파 여성 하원의원들은 언제 우리나라와 이스라엘인, 그리고 대통령실에 사과하려는가, 그들이 사용한 더러운 언어와 끔찍한 말들에 대해서 말이다"라며 그동안 특정 의원들이 했던 말에 대해 공격하는 내용을 올린 겁니다.

 

이어 백악관에서 열린 '연례 미국산제품 전시회' 연설에서도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불평뿐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얘기는, 떠나고 싶으면 떠나라는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나라를 열정적으로 증오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는데요

 

그러면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내가) 미국을 다시 하얗게 만든다고 하는데 아주 인종차별적 발언"이라고 오히려 비판하면서 자신의 주요 지지 세력인 백인층 유권자들을 의식한 발언도 했습니다.

 

 

5. 상당히 감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분명 이런 막말을 하며 논란에 불을 지핀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꽤 오랜 동안 TV 리얼리티쇼도 진행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어떤 사안에서건 본인이 이슈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데요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일까지 어떻게든 자신에게 유권자들의 이목을 잡아두고 선명성을 높여 지지자들을 계속 결집시키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2016년에 있었던 지난 대선 과정을 떠올려 보면 바로 이해가 되실 텐데요

 

당시 많은 언론들이 트럼프의 막말을 비판하는 데 거의 대부분의 지면과 방송 시간을 할애하게 만듦으로써 당시 상대적으로 힐러리 후보에 비해 열세였던 자신의 인지도를 급상승시켰고

 

대통령 당선으로 확인됐듯 샤이 트럼프라고 하는 지지 세력의 결집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발표된 여론 조사 결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과의 양자 대결에서 모두 열세인 것으로 나타나 분위기를 환기시킬 만한 이슈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요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는 주류 언론과 민주당이 똘똘 뭉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자신을 공격하는 모양새를 만들어 확실한 전선을 구축하는 데 그 목적이 있어 보입니다.

 

 

6.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 주류 언론들에서도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죠?

 

뉴욕타임스는 "이번 트럼프의 트윗은 그가 극렬한 인종차별주의자임을 증명한다""인종 문제를 의도적으로 건드림으로써 2020년 대선에서 투표자의 70% 이상인 백인 유권자들에게 집중하려는 의도된 전략"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우리 대 그들'(us-against-them)의 편가르기 정치 전략에 부합한다며 "트럼프는 2020 대선 유권자들에게 어느 편에 설지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인 혐오증은 그가 낙후지역 백인층과 다른 인종의 분열을 통해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려는 계획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면서 "많은 공화당 지지자와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동에 불편해하지만, 정책의 이념적 방향에는 만족하기 때문에 일부러 모른척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민주당에서는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90여명이 비난 세례에 동참했으나 공화당은 대체로 일단 침묵하는 모양새였습니다.

 

CNN방송은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인종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반()미국적"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인종·사회적 분열을 이용하기 위해 고안된 선거 전략의 논리적인 확장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을 유용한 '정치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6-1.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면서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사회를 양분시키며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은 취임 직후부터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불법 이민뿐 아니라 합법적 이민 1·2세대인 이들 의원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은 교육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미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존 조저스 교수가 지난해 전미 약 500개교 교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의 변화 중 하나로 89%정치 세계의 품성 결여나 호전적 풍조가 교내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는데요

 

조저스 교수는 실제로 교내에서 이민자 자녀에게 자기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하고, ()트럼프와 반()트럼프 학생 간 폭력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고 히스패닉계 판사를 비판하고, 인디언계 라는 이유로 민주당의 워런 상원의원을 포카혼타스라 칭하며 조롱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내에서는 자신이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폭탄 테러나 총기 테러 등 혐오 범죄가 끊임없이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주의적 태도와 막말 등 책임이 막중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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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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