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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대담 <아이들을 구하라> 아동학대와 체벌 “사랑의 매는 없습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17 09:55  | 조회 : 4100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5월 17일 (금요일)
□ 출연자 :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 아동복지학회장), 고우현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 매니저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5월 가정의 달입니다. 하지만 정작 가정의 달에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참 많잖아요. 특히 스스로를 지킬 힘이 없는 어린이들이 어른들로 인해서 고통 받는 경우 여전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요. 앞으로 4주 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국제아동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우리의 자녀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자녀들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알다시피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았습니다. 민간NGO 가운데 가장 오래된 아동기관이에요. 뜻깊은 시간을 저희들이 준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호성의 출발새아침> 가정의 달 특별대담 ‘아이들의 구하라’ 오늘 첫 시간, ‘사랑의 매’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나눠보겠습니다. 사랑의 매, 맞지 않는 조합인 것 같은데요. 두 분께 말씀을 구하도록 하죠.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하 정익중): 안녕하십니까.

◇ 김호성: 그리고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고우현 매니저, 함께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고우현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 매니저(이하 고우현): 안녕하세요.

◇ 김호성: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볼게요. 사랑의 매, 조금 전에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만 사랑과 매가 어떻게 함께 병존할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교수님, 이게 체벌 흔히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게 과연 사랑이라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요?

◆ 정익중: 체벌에 찬성하시는 분들은 아동이 사리분별이나 사고력이 낮아서 어떻게 보면 체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만약 노인이 돼서 치매에 걸렸을 때, 아니면 교통사고를 통해서 지적장애에 걸렸을 때 만약에 가족이나 보호자가 체벌을 해도 되겠느냐. 이렇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다치고 많이 죽었기 때문에 절대 사랑의 매라는 표현 자체도 해선 안 되는 표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예전에 탤런트 김혜자 씨가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이런 책을 내신 게 있었는데 그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그런데 고 매니저님께서는 직접 관련된 기관 NGO에서 일하시면서 유사한 사례를 많이 접하시지 않으셨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 고우현: 네, 맞습니다. 저희가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계속 있어 왔잖아요, 우리 사회에. 그래서 2014년도하고 2016년도에 이 아이들이 왜 죽음까지 이르도록 우리가 구하지 못했나라는 걸 진상조사를 같이 다른 단체들, 법률가, 국회 같이 위원회를 만들어서 조사를 했어요. 그런데 그때 피해 아동들을 둘러싼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또 부모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부모님들은 한결같이 ‘나는 학대한 적이 없다. 아이들을 훈육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세요. 그런데 꼭 그게 그런 극단적인 사망 사건의 부모님들뿐만 아니고 아동학대 신고를 받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란 곳에서 신고를 당하면 나가서 상담원들이 조사를 하잖아요. 그러면 아동학대라고 판정된 거의 대부분의 부모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 그렇게 말씀하세요, 거의 다.

◇ 김호성: 정말 본인들은 그러면 사랑의 매였다고 생각하신다는 거 아니에요.

◆ 고우현: 그렇죠. 그렇게 믿고 계시는 거죠.

◇ 김호성: 시민들이 정말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는지 저희들이 한 번 인터뷰를 해봤어요. 들어볼까요?

“엄마의 말을 많이 안 듣더라고요. 너무 다들 오냐오냐하고 말로 하니까 점점 그 말을 잘 안 듣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정해진 규칙 안에서라면 어느 정도 필요하지도 않을까”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인데요. 부모님 세대랑 비교했을 때는 체벌이 없어진 거잖아요. 그런데 저는 약간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약간의 손바닥 때리기 이런 정도. 지금은 아예 없어요. 저 맞아본 적도 없고, 맞는 걸 본 적도 없어요. 말로만 해서는 안 되는 게 있잖아요”
“저는 반대예요, 사랑의 매는. 이 아이를 인격체로 생각한다면 굳이 이 아이한테 매를 드는 그 순간부터 이 아이를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랑의 매야 필요한데요. 그렇지만 하나둘 낳아서 키우잖아요. 그러니까 사랑의 매질을 안 하잖아요. 그래서 조금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또 학교에서도 스승이 꾸짖음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것마저도 요즘 사회에서는 먹혀 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것은 또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체벌은 아예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우선 몸으로 어떻게 말하자면 폭력을 가하는 거잖아요, 선생님이 학생한테. 꽃으로도 때리면 안 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트라우마도 될 수도 있고 때리는 것 자체가 좋은 건 아니잖아요”
“교육자라면 매라는 방식이 아니고서도 충분히 학생들을 교육하고 가르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비교육자인 전문가가 아닌 부모님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은 언뜻 언뜻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교육자라는 사람이라면 매를 사용하지 않고 충분히 아이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지금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봤어요. 저는 말로 안 되니까 한다고 하는데 말로 안 되면 말을 하지 말고 마음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 왜 매를 드는지 모르겠네요. 교수님, 어떻게 들으셨어요?

◆ 정익중: 어린왕자의 한 구절인데, “어른들은 모두 아동이었는데 그걸 기억하는 어른이 별로 없다” 본인이 체벌을 경험했을 때 그게 사랑의 매이던가를 반문하고 싶습니다. 아마 무서웠을 거고 아마 반항심만 불러일으켰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이걸 기억하는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 김호성: 네. 매니저님, 어떻게 들으셨어요?

◆ 고우현: 네, 아까 말씀 중에 사랑의 매가 필요하지 않냐, 라는 말씀이 있었는데 저희도 체벌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다 보니까 한 번 저희한테 이메일을 주신 분이 계셨어요. 굳이 수고까지 들여서 이메일을 주시면서, 이렇게 아이들 때리는 것, 다른 사람이 때리는 건 정말 반대한다. 그런데 아이들도 맞아야 할 때가 있지 않겠냐. 혼나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 나중에 죄짓고 감옥 가면 어떡하냐면서 분노에 가득차서 보내주셨는데, 사실 저는 그 분노 뒤에는 우리가 아이들을 잘못 가르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함, 그런 걸 봤거든요. 그래서 그게 부모가 그렇게 때리는 것만 손가락질하고 부모의 잘못만으로 보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우리 사회가 어떻게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지, 폭력을 쓰지 않고 어떻게 가르칠 수 있는지 이런 것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기회가 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약간 그것도 같이 고민해볼 문제가 아닐까.

◇ 김호성: 제 기억이 맞나 모르겠는데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인가, 그런 시구절도 있잖아요. 그대로 비춰지는 것 같은데. 외국의 경우는 이런 사랑의 매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선진국의 모범적인 사례 같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교수님?

◆ 정익중: 최근 사례는 아니고 굉장히 오래전부터 체벌이 금지돼 있는 나라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53개국이 체벌이 금지돼 있고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아동복지법 내에 아동에게 신체적·정서적 위해를 가하면 안 된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체벌이라고 명시되진 않았지만 법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이 거의 대부분 그러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 아까 전에 고우현 매니저님도 말씀하셨지만 대안적인 방법에 대해서 저희가 고민해본 적도 없고 가르쳐준 적도 없고. 그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실제로 사례 같은 걸 봤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아동들, 또는 그 아동의 주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고우현: 저희가 그런 아동, 체벌하는 가정에서 자란 분들, 성인이 된 분들하고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는데요. 그중에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계속 체벌을 받는 게 내가 익숙해지다 보니까 내가 무슨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만 해소되는 것 같고 해결되는 것 같이 느껴져서 부모님이 안 계실 땐 나 스스로 나를 체벌했다. 무릎 꿇고 손들고 내가 도저히 못 견딜 때까지 견디면서 나를 스스로 괴롭혔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체벌, 뭔가 폭력적인 것으로 내 잘못을 해결할 수 있다라는 이런 게 자기도 모르게 스며드는 그런 경험을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 김호성: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는 생각, 조금 전에 시민들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서도 일부 있었는데 말이죠. 실제로 체벌이 교육적인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연구결과, 아니면 정 반대라는 증명된 결과가 있습니까?

◆ 정익중: 정 반대라는 결과가 제일 많습니다. 체벌이 가장 쉽고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이 체벌을 통해서 깨닫는 게 아니라 겁을 먹는 것일 뿐입니다. 아이들이 크고 나면 거의 대부분 부정적인 효과만 미친다는 것이 많고요. 그리고 체벌을 통해서 아이들이 더 약한 아이들을 공격하거나, 아니면 스스로를 공격해서 자아존중감도 낮거나 우울에 빠지는 아이들도 많고요. PTSD에 걸려서 위축되거나 이렇게 해서 기능 발달에도, 우리 부모님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적 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호성: 구체적인 아이들의 사례, 들으신 내용, 그런 것들 있으세요, 매니저님께서는?

◆ 고우현: 네, 저희 세이브더칠드런이 영국하고 뉴질랜드에서 아이들한테 맴매라고 아이들 말로 해서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 아이들이 ‘맴매가 뭐야?’라고 물었더니 ‘부모님이 때리는 건데 부모님이 때리면 때린다고 안 하고 맴매라고 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러면서 ‘맴매를 맞으면 엄마아빠를 더 이상 좋아할 수가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리고 너무 치사해서 도망가고 싶어질 거고, 많이 아파’ 이런 식으로 대답한 적이 있고요. 또 그때는 어른이 아니고 약간 외계에서 온, 지구를 잘 모르는 가상의 캐릭터가 아이들한테 물어보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그 캐릭터가 다시 한 번 ‘그러면 누가 때리는 거야?’라고 물어봤을 때 ‘엄마나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이런 집에 같이 사는 사람들이 때리고, 큰 사람이 작은 사람을 때리는 거야’라고 했더니 그래서 캐릭터가 다시 이걸 물어봤어요. ‘그러면 작은 사람, 그러니까 아이들은 왜 큰 사람, 어른을 때리지 않아, 맴매하지 않아?’라고 했더니 ‘아이들도 화가 나면 어른을 맴매하고 싶어. 그런데 어른들이 다시 진짜 세게 때릴 거니까’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 김호성: 폭력에 점점 익숙해진다거나 이런 상황까지도 염두에 둘 수 있는 발언들인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이 같은 상황을 접하는 어른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 한 말씀?

◆ 정익중: ‘아니, 체벌이 없으면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자녀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는 부모인데.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때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게 훨씬 더, 예를 들어서 휴대폰도 휴대폰 사용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고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훨씬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은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그리고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고우현 매니저 두 분과 함께했고요.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을 가지고 가정의 달 특집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4회에 걸쳐서 청취자 여러분에게 좋은 내용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말씀, 오늘 고맙습니다.

◆ 정익중, 고우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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