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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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 “스승의 날을 폐지해주십시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13 19:41  | 조회 : 8042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5월 13일 (월요일)
■ 대담 :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


현직 교사 “스승의 날을 폐지해주십시오”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5월 15일이 스승의 날입니다. 교사가 주인공이 되는 날이지만, 오히려 교사들에겐 불편한 날이라고 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런 청원도 올라왔습니다. “스승의 날을 폐지해 주십시오, 폐지가 힘들면, 차라리 ‘교육의 날’로 바꿔 주십시오.” 이 청원을 올린 분이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데요. 정성식 선생님을 연결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선생님?

◆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회장(이하 정성식)>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선생님, 교단 생활하신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 정성식> 올해 19년째입니다.

◇ 이동형> 오래 되셨네요. 19년 됐으면 처음 가르친 제자들은 다들 사회에 진출해있겠습니다?

◆ 정성식> 그렇죠. 결혼도 했고, 제작년에는 첫 제자 결혼 주례도 서본 경험이 있고 그러네요.

◇ 이동형> 제자들이 가끔 전화도 오고, 찾아도 오고 합니까?

◆ 정성식> 네, 가끔 연락도 하면서 보고 지냅니다.

◇ 이동형> 가르친 친구들이 시간이 오래 흘러서 그렇게 선생님, 하고 찾아오면 기분 좋으시겠어요?

◆ 정성식> 그렇죠.

◇ 이동형> 보람도 느끼고요.

◆ 정성식> 네.

◇ 이동형> 그런데 오늘은 그런 보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요. 조금 어두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5월 15일 스승의 날, 축하받아야 하는 날인데, 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고 청원을 올리셨습니다. 이유가 뭔지 들어볼까요?

◆ 정성식> 제가 19년 동안 초등교사로 지내왔는데요. 발령 초임부터 스승의 날이면 항상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들이 그런데요. 그때만 해도 촌지나 이런 것들이 있었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래서 오는 것들을 가정통신문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간곡하게 표현을 해도 보내는 학부모님들도 있었던 시절이었고요. 그때만 해도. 다시 되돌려 보내고 했던 그런 일들이 불편했고, 제 기억으로는 일찌감치 10여 년 전부터 그런 문화가 자리 잡았던 것 같아요. 촌지, 이런 것들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란 법 제정은 아주 긍정적인 사회 변화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는데요. 그런 것들로 인해서 더 사회가 투명해지고 하는 것은 좋은데, 오히려 더 부담스러웠던 것은 이미 현장에 자리 잡은 문화인데, 촌지를 안 주고, 안 받고 이런 것들은 여론에서, 특히 이런 인터뷰도 부담스러워요. 전날만 되면. 

◇ 이동형>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 정성식> 그래서 차라리, 물론 교사만이 스승은 아니죠. 그러나 국가 기념일을 교육부에서 주관하고 있는 행사이고, 스승의 날이 제가 설문도 해보니까 현장의 많은 선생님들이 부담스러워하더라고요. 오죽하면 재량휴업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들도 있고요. 작년에 폐지 청원을 했었는데, 국민 정서상 폐지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고요. 폐지가 어렵다고 하면, 원래 교육기본법에 교육 당사자를 학생, 보호자, 교원, 이렇게 3주체로 두고 있는데, 그러면 같이 교육의 날로, 요즘 교육이 죽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1년에 하루만이라도 교육 당사자들이 교육의 의미를 같이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그런 판단에서 청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동형> 어쨌든 스승의 날이라고 1년에 한 번 정해져 있기 때문에, 촌지나 선물이 없어졌다고 합니다만, 선생님들도 그렇고, 보호자들도, 학생들도 부담이 되니까, 게다가 김영란 법 같은 게 있어서 이거 우리가 이거 받으려고 하는 것처럼, 그런 날인 것처럼 오해도 국민들이 하고 있고.

◆ 정성식> 실제로 언론에서 그런 보도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죠.

◇ 이동형> 그러니까 그렇다면 아예 없애 달라, 이런 말씀이시네요?

◆ 정성식> 없애는 것은 서운해 하기 때문에 다른 과학의 날, 법의 날, 철도의 날, 이러는 것처럼 교육의 날이라고 하는 의미라면 그런 부담은 사라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죠.

◇ 이동형> 다른 동료 교사들은 이 청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 정성식> 주로 젊은 교사들은 많이 찬성 입장이고요. 그다음에 조금 경력이 되시는 선생님들 중에서는 그래도 있어야 하는 날. 교권도 많이 추락했는데, 스승의 날마저 없으면 교권이 더 추락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 이동형> 교권 추락 말씀하셨으니까 자연스럽게 교권 이야기 좀 해보죠. 지금 교육 현장에서는 꽤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들리더라고요. 학생을 전혀 지도할 수가 없다, 이런 이야기도 들리고요?

◆ 정성식> 네,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텐데요. 실질적으로 설문조사나 이런 것들을 보면 통계적으로 그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교권이 많이 추락하고 있는 것으로.

◇ 이동형> 과거에는 체벌이라는 것이 존재했잖아요?

◆ 정성식> 그렇죠. 체벌이 있었죠.

◇ 이동형> 지금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도 없는 문제고.

◆ 정성식> 아니 꼭 체벌을 살린다고 해서 교권이 살아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 이동형> 그래서 제가 여쭤보는 건데, 혹시 이게 사교육이 많아졌기 때문에 공교육 선생님들을 무시하거나 그렇지는 않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 정성식> 그런 영향도 없지 않아 있겠죠. 그런데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 요인이 있는데요. 선생님들의 직무 만족도도 47% 정도로 오늘자 통계를 보니까 나오더라고요. 절반 이상의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많이 떨어져 가고 있다는 상황인 거잖아요. 이게 가장 심각한 것이고. 실제로 교권 침해에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는데, 학부모나 학생들로 인한 교권 침해. 그리고 교육 당국으로 받고 있는 교권 침해. 여러 가지 유형들로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선생님들이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아이들도 제대로 가르칠 텐데요?

◆ 정성식> 그렇죠. 많은 선생님들이 또 자부심을 느끼고, 현장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한 번쯤 누구나 겪게 되잖아요. 사회생활하시는 직장인들도 마찬가지고, 정말 힘든 일 한 번 겪고 나면 때로는 트라우마로 각인되고 그러기도 하잖아요. 또 선생님들은 한 반에 30명 정도라고 하면, 다양한 학생들을 겪게 되는 거고, 거기에 맞춰서 그 학생의 학부모들도 다양한 층이 있잖아요. 좋은 일들이 평소에는 많은데, 가끔 한 번씩 그렇게 속상한 일을 겪게 되면 그런 것들이 오래 가죠.

◇ 이동형> 업무가중도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 정성식> 네. 선생님들의 본연의 임무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을 상담하고, 학생들과  더불어 생활하면서 성장하는 거잖아요. 그러려고 교사가 되는 것이고요. 저도 예비교사 때는 당연히 교사가 되면 그럴 줄 알았는데, 실질적으로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에서 부담해야 하는 행정업무 부담이 상당하거든요. 일례로 공문서의 양이 동사무소하고 비슷하다는 통계도 나오고 그래요. 교육기관인 학교에서 이렇게 많은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본질하고는 많이 벗어난 것이죠. 그런 부분은 교육 당국, 그리고 정부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더불어서 성장하면서 행복해질 수 있도록 그런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 이동형> 오늘 YTN 뉴스를 보니까 학부모들이 교사들 개인 전화번호를 알아가지고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서 우리 아이 어떻느냐, 성적은 왜 이렇느냐, 이렇게 질문한다고 한다고 그러던데, 사실 그렇습니까?

◆ 정성식> 학부모와의 소통은 저는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데 제가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겪게 되는 사례들을 보면 대다수의 학부모님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나 한 번쯤 그런 일을 겪고요. 저도 조직생활하면서 겪어봤던 적도 있고, 그런 일들이 조금 힘들게 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아이를 조금 더 가르치고 싶어서, 조금 한글이 더디고 이런 아이들. 선생님 욕심이잖아요. 어떻게든 한글을 깨쳐야 하는데, 그러면 왜 내 새끼 기죽이냐, 하지 마라. 그러면 과연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난감함. 단편적으로 제가 겪었던 일인데, 이것보다 훨씬 더 심한 예는 많은데, 방송에 하기에는 조금 적합하지 않은 것 같네요.

◇ 이동형> 그런 일을 겪으면 어떻습니까? 주위 선생님들하고 상담하거나 이야기도 하고 합니까?

◆ 정성식> 그러죠. 사기가 일단 뚝 떨어지기 때문에. 특히 초임 교사들이요. 요즘 젊은 교사들이 정말 많이 똑똑하잖아요. 내신 1등급 정도는 받아야 선생님이 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인데, 자존감이 뚝 떨어져요. 그런 일을 한 번쯤 겪고 나면. 그래서 후배 선생님들 같은 경우에 그런 일로 힘들어할 때 선배 선생님들이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하는지, 이런 조직생활에서의 경험, 이런 것들로 인해서 도움을 주고 있는 상황이죠.

◇ 이동형> 그러면 어렵게 교단에 들어와서 이런 여러 가지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서 그만두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

◆ 정성식> 그렇죠. 최근에 명예퇴직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죠. 20년 이상이면 정년을 다 채우지 않고, 명예퇴직을 할 수 있는데요. 아마 처음에 명예퇴직을 하려고 교단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 일을 몇 차례 겪고 나면 버틸 힘을 잃는 거죠.

◇ 이동형> 선생님이 생각하는 교권을 조금 보호할 수 있는,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정성식>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교육기본법에는 교육 당사자로 해서 학생, 학부모, 교원, 이렇게 3주체를 언급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러나 지금 현행 모든 교육 정책이나 이런 것들은 교원에게만 많은 책임이 다 주어지고 있거든요.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 모든 것들을 다 선생님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실질적으로 제가 아까 예를 든 상황만 해도 학생 보충 지도를 하거나 뭐를 하더라도 다 보호자 동의를 받아야 할 수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보호자도 교육기본법에서 교육의 책임을 부여했고, 교원은 당연한 거고, 학생에게도 교육기본법에서 책임을 부여했기 때문에 서로 그 책임을 3주체가 같이해간다고 하는 그런 정책적 합의가 필요한 것 같아요.

◇ 이동형> 선생님, 19년 전에 교사가 되셨다고 하셨으니까. 그때보다 지금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굉장히 줄어들었잖아요?

◆ 정성식> 그렇죠. 학생 수는 그때보다는 많이 줄었죠.

◇ 이동형> 그런데 업무량은 늘어났습니까?

◆ 정성식> 그렇죠. 정부가 바뀐다거나 또 사회가 변화하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예전에는 방과후 학교나 돌봄교실, 이런 것들을 학교에서 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또 새로운 사업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그렇다고 하면 기존에 있던 사업들이 없어지고 그게 생기는 게 아니고, 기존에 있던 것들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계속 새로운 것들이 더해지기 때문에 업무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죠.

◇ 이동형> 아까 우리가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 안건을 가지고 교육부 장관에게 간담회를 요청한 상태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 정성식> 네, 제가 같이 교육부 당국자하고 이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요청해놓은 상황인데요. 어찌 되었든 큰 부담. 폐지는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인데, 교육의 날로 바꾼다고 하면 교육 당사자들 모두에게 해당이 되고, 꼭 교직에 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평생교육도 있잖아요. 그렇게 바꾼다고 하면, 현 정부에서 의지를 가지고 명칭을 교육의 날로 바꾸는 것을 추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할 예정입니다.

◇ 이동형> 그런데 저도 해마다 스승의 날 때 은사님들한테 전화 한 번씩 돌리거든요.

◆ 정성식> 평소에 해요. 평소에. 그날만 하지 말고.

◇ 이동형> 그래야겠네요. 제 말은 스승의 날이 없어지면 1년의 한 번도 안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 정성식> 교육의 날이라고 한다면, 그런 이름이 있다면, 스승의 날이 예전 역사를 보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없애기도 하고, 박정희 정권 때는 국민교육헌장 선포일로 맞춰서 싹 없앴다가 또 전두환 정권 때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서 또 만들기도 하고, 또 스승의 날이 세종대왕 생일을 따와서 만들었거든요. 그런 유래도 있고, 그런데, 어찌 보면 교육의 날로 바꾸면 저는 더 의미가 커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굳이 학교라는 곳에 국한하지 않고요.

◇ 이동형> 저희 선생님들은 제 방송을 다 듣고 계시니까 올해 인사는 이 방송으로 대신하도록 하죠. 

◆ 정성식> 제 은사님들도 아마 들을 텐데, 선생님들 사랑합니다. 

◇ 이동형> 마지막으로요. 방송을 듣고 있던 학부모들이나 혹은 동료 교사, 혹은 정부 관계자.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하십시오.

◆ 정성식> 그래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교육 당사자로서 한 사람이잖아요. 교사. 제가 기운이 있는 한 우리 아이들과 학교에서 열심히. 저는 아이들이 저를 성장시킨 게 많이 있거든요. 때로는 스승의 날을 맞아서 아이들이 내 마음의 스승이다, 그런 마음가짐도 해보면서 살아가는데, 우리 교원들 아마 이런 마음으로 다 살아가고 있을 거라고 봐요. 저도 부족한 것이 있으면 선생님들도 더 노력할 테니까 학부모님들, 그리고 학생들도 같이 교육 당사자로서 우리 교육이 그렇게 많이 형편없지 않다, 우리 살려갈 수 있고,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 그런 자긍심을 같이 가지고 했으면 좋겠고요. 우리 교육 당국들, 그리고 정부에서도 이 모든 책임을 학교에만 지우지 말고 교육의 책임은 반절은, 학부모는 교육의 수요자가 아니라 같은 교육자거든요. 그래서 같이 교육을 해나간다,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여러 가지 교육 정책들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해봅니다.

◇ 이동형> 선생님, 20년 가까이 교단에서 이야기하셔서 그런지 말씀이 청산유수입니다.

◆ 정성식> 아이고, 아닙니다.

◇ 이동형>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 정성식> 네, 고맙습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초등학교 교사인 정성식 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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