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한국 경제는 졸부, 국가주도 아니어도 경제성장 가능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03 16:25  | 조회 : 2126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박상인 서울대 교수


[생생경제] 한국 경제는 졸부, 국가주도 아니어도 경제성장 가능했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 달에 한 번 함께하는 시간입니다. ‘신박세상.’ 숙명여대 신세돈 교수님, 서울대 박상인 교수님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 박상인 서울대 교수(이하 박상인)> 네, 안녕하세요.

◆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이하 신세돈)> 안녕하세요.

◇ 김혜민> 한국 경제 이야기를 해볼게요. 한국 경제, 정말 압축 성장 100년을 서울신문 1월 3일에서 썼길래 정리한 것을 제가 읽어볼게요. 두 분 공감하는 부분과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수탈의 경제였던 일제강점기의 여파로 대한민국은 광복 직후 식량이 없어서 무상 원조를 받던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정부 주도 정책으로 현재는 국내총생산 세계 12위로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유일한 나라가 됐다. 그러나 초고속 압축성장의 부작용도 컸다. 정부 주도 경제 발전의 열매가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집중돼 소득 불평등이 심화됐다. 최근에는 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이 고꾸라지고 반도체를 이을 미래 먹거리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내수 침체는 악화될 가능성이 큰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경제를 견인했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돌파구로 ‘혁신성장’과 ‘남북 경제협력’을 꼽는다. ‘한강의 기적’을 미래 100년간 ‘한반도의 기적’으로 이어 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신 교수님, 어떻게 들으셨어요?

◆ 신세돈> 맞는 말이긴 한데, 제가 71년도, 72년도 대학에 막 들어갔을 때 1인당 소득이 200불 그 정도? 물론 그 때 200불이 지금으로 따지면 몇 천 불 되겠지만요. 그런 상황에서 지금 3만 불까지 왔는데, 압축성장이라는 게 저는 지난 30년 동안의 성장에는 정신이 없었다고 보는 거죠. 그러니까 부자도 졸부가 있고, 정말 성숙한 부자가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졸부에 가깝다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소울(Soul)이 없다? 정신이라는 게 영혼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 신세돈>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내가 이만큼 회사가 크게 되는 데는 정말 근로자의 공이 크다. 근로자가 없었으면 나라가 설 수 없었다. 이런 인식이 없는 거예요. 결실을 따는 사람들이 그 결실을 따게 된 원인에 대해서 자만한 것이죠. 자기가 잘나서. 더 가관인 것은 정부의 5개년 계획이 좋아서, 물론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에요. 정부의 5개년 계획을 우리가 일곱 번 했는데, 다 들여다보니까 그게 아니라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게 있었다는 것이죠. 너무 졸부에 가깝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제가 비판하는 것은 뭐냐면, 길거리에 나가보면 외제차가 너무 많거든요? 외제차가 너무 많으면서 현대자동차는 공장이 쪼그라들고 있잖아요. 그러면서도 본인은 외제차를 타고 다니는 것에 대한 의미를 전혀 모르는 거예요. 지난 10여 년 동안 계속 쌍용자동차만 탔거든요? 쌍용자동차가 문제가 많아요. 문도 잘 안 닫히고, 클락션도 막 작동 안 하고, 백미러도 내려오고 그래요. 그러나 나는 내가 한국 사람들의 일자리를 안 챙겨주면, 도대체 누가 일자리를 챙겨주나, 이런 생각으로 쌍용자동차를 사왔고, 그리고 최근에 쌍용자동차가 잘 팔려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부자도 소울이 있는 부자가 있고, 소울이 없는 부자가 있다. 가난해도 가난을 가난으로 보지 않는, 그야말로 대쪽 같은 가난이 있고, 정말 비참한 가난이 있는데요. 저는 그런 면에서 우리 지난 30년의 성장은 우리 지도층들이, 교수를 포함해서, 관료들을 포함해서,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부분. 소위 가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너무 가볍게 해왔기 때문에 지금 양극화 문제, 이런 문제들이 생겨났다고 보고요. 그렇게 성숙한 부자가 되려면 한반도의 기적? 글쎄요. 저는 만만치 않은 작업일 거라고 봅니다.

◇ 김혜민> 교수님 말씀을 정리해보면, 지난 30년의 성장이 정부나 개인이 잘한 역량이 물론 있었지만, 그것만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협력과 희생이 함께했다는 것을 우리가 너무 간과하고 있다. 그 말씀이신 것 같아요. 

◆ 박상인> 서울신문 기사 내용이 압축적으로 표현을 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몇 가지 우리 성장에 대해서는 압축적인 표현들이 어느 정도 컨센서스가 있기 때문에 이루어졌다고 보이는데요. 현재 문제에 대해서는 약간 동의할 수 없거나 조금 잘못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오류들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압축 성장과 관련해서 한 말씀을 드리면, 신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박정희 개발 체제로 성장을 했는데요. 정부 주도, 재벌 중심 발전 전략이었죠. 정부 관료라든지, 또는 재벌 대기업의 경제 성장에 대한 기여 이야기는 많이 합니다. 많은 부분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거기서 숨은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게 우리 노동자였다는 거죠. 노동자들의 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해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런 부분들이 재평가되고, 제대로 평가될 필요가 있는데요. 아직까지 조금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얼마 전에 노동절이었잖습니까? 우리가 노동을 존중하는 사회, 이런 이야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노동자를 존중하는 사회는 아닌 것 같아요. 노동이라는 것이 사실 인간이 하는 생산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는 노동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노동을 존중하는 것이 인간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노동자, 그러면 낮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저는 교육자이면서도 교육 노동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 교수 노조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노동에 대한, 또는 노동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들, 이런 것들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하나 들었고요. 그러면 기사 관련해서 현재 문제를 볼 때 기본적으로 정부 주도, 재벌 중심 전략이 과거에는 성공적이었는데, 그게 결국은 경제 발전을 가져왔지만, 경제가 발전함에 의해서 그런 과거의 박정희 개발 체제가 더 이상 작동이 안 된다. 제조업이 고도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든지요. 혁신이 더 이상 안 된다든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된다든지, 그런 제도적인, 구조적인 문제점들을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그런 성찰이 조금 부족해보였다. 그리고 우리가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근본적인 개혁들이 필요하다는 게 부족하다는 거고요. 그다음에 미·중 문제 때문에 수출 감소가 있다, 맞는 말이기도 한데 그게 본질적인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제조업 경쟁력 상실이 가장 본질적인 문제고, 제조업의 진화가 단절됨으로 인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나타나지 않는 데서 생기는 문제다. 그 부분이 조금 간과됐고요. 미래의 먹거리 문제 관련해서 남북 혁신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과 같은 경제구조로는 진정한 혁신형 경제로 갈 수 없다는 부분도 조금 간과되어 있고요. 남북문제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적인 측면에서는 맞습니다만, 그것이 어떤 ‘통일 대박,’ ‘경협 대박,’ 같은 잘못된 환상을 심어줘서는 안 된다. 오히려 경제가 견실해야 남북문제도 견인할 수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 신세돈> 노동의 가치 이야기를 하셨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여기서 말하는 노동이 소위 육체 노동자의 노동만 의미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우리가 노동의 가치를 존중한다는 말의 뜻은 예를 들어서 YTN 라디오에서 어떤 작가가, 어떤 PD가 굉장히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을 때 그것이 회사에서 아무런 무리 없이 수용되고, 방송에 반영되고 하는 이런 체제. 또 변호사나 검사가, 판사가, 자기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때 이것이 정말 가치라고 생각을 하고, 그것에 의해서 판결을 내렸을 때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는 사회. 이런 전문직이나 이런 모든 사회에 그야말로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가치나 진위가 충분히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야만 그것이 방송의 발전, 법조의 발전, 교육의 발전, 이렇게 간단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한국은 그냥 결실만 잘 맺으면 뭐든 용서가 되는 이런 사회는 천박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한국이 진짜 선진국다운 선진국으로 가려고 하면 길거리에서 막 이렇게 주먹을 휘두르는 그런 노동의 가치가 아니고, 방송국이면 방송국, 학교면 학교, 교회면 교회, 이 모든 사회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의견이 존중되고, 존엄성이 인정되는 이런 사회로 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저는 노동 존중을 100% 지지하는 거죠.

◇ 김혜민> 무인과 문인과 상인과 그 모든 사람들의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 맞습니다. 

◆ 박상인> 그리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게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게 시장경제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노동 3권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노동 3권을 보호하는 것은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의 근본적인 원칙입니다. 맥아더 군정이 일본에 전후에 가서 일본을 민주국가, 시장경제 자본주의 국가로 만드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해서 한 게 경제민주화 정책입니다. 세 가지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가 토지 개혁을 했고요. 두 번째가 재벌을 해체했습니다. 세 번째가 노동 3권을 입법했어요. 그리고 나중에 공정거래법을 입법한 겁니다. 정확하게 시장경제의 제도적 기반이 무엇이고, 이런 제도적 기반이 있어야만 이기심에 기초하는 활동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인될 수 있다는 것이죠.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가 정부주도 재벌 중심 발전을 하다 보니까 저개발 상태에서는 효과적이었죠. 그런데 지금 와서는 그런 제도적인 기반들이 오히려 치워지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가 있고, 그런 제도적인 기반을 만드는 것이 정부주도 재벌 중심 발전에서 형성된 기독권의 이익과 부합되지 않는 측면에서 갈등이 있다는 이야기를 제가 드리고 싶고요. 노동 3권을 보호하는 것과 공정거래법을 하는 것들이 어떻게 보면 기업의 이익추구가 노동 착취라든지, 시장에서 불공정 행위가 아닌 오로지 경영 혁신과 기술 혁신만으로 하는, 그래서 결국은 부에 대한 정당성을 사회적 인정을 받는 것이죠.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노동 3권, 단결권, 파업권이라든지, 단체 교섭권, 이런 것들을 부정적으로 봐서는 절대 안 된다는 말입니다. 

◇ 김혜민> 저희는 2부에서 다시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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