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신율 / PD: 서지훈 / 작가: 강정연, 임은규 / 유튜브AD: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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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인의 영웅 특수진화대 "마스크 하나로 버텼다, 가래를 뱉으면 시커멓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4-08 20:44  | 조회 : 2117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4월 8일 (월요일)
■ 대담 : 임병천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인 조장


88인의 영웅 특수진화대 "마스크 하나로 버텼다, 가래를 뱉으면 시커멓게"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주말과 오늘, SNS를 통해 주목을 받은 사진 한 장이 있었죠. 땀과 물, 연기와 먼지로 새까맣게 변한 마스크 한 장이었습니다. 산림청 특수진화대원이라고 소개한 이분은 이 사진 한 장으로 비정규직 특수진화대원의 열악한 현실을 알렸습니다.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있습니다. 산불의 경우는 소방차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소방관이 아닌 특수진화대원이 수십 킬로그램의 장비를 들고 산으로 올라가서 불을 끈다고 하는데요. 이번 산불도 88명의 특수진화대가 목숨을 걸고 산불 진화에 참여했다고 합니다. 지금 연결할 분은 그 가운데 한분입니다.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인 임병천 조장 연결하겠습니다. 조장님? 
 
◆ 임병천 산림청 소속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인 조장(이하 임병천)> 네, 안녕하세요. 임병천입니다.

◇ 이동형> 고생 많으셨습니다.

◆ 임병천> 감사합니다.

◇ 이동형> 혹시 다치신 데는 없으신가요?

◆ 임병천> 네. 다행히도 동료들을 잘 살펴주고 해서 다친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다만 오랜 시간 경사면을 왔다 갔다 무릎이 조금 그런 측면이 있죠.

◇ 이동형> 당연히 그러시겠죠. 그런데 오늘도 강원 토성면에서 산불이 다시 발생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는데, 지금 진화는 다 된 상태입니까?

◆ 임병천> 네, 지금은 모두 진화가 다 됐고요. 어제까지도 잔불 정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산불이 나기 전 일주일 뒤에도 땅속에 있던 불이 서서히 타고 들어가다가 바람이 세지면 다시 불이 나는 경우도 있고 해서 지금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순찰을 매일 실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동형> 아직까지 안심은 못하는 그런 상황이다, 이런 말씀이었는데요. 잔불은 결국은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그런 문제입니까?

◆ 임병천> 네. 일일이 불씨를 다 찾아내서 흙으로 덮든지, 뿌려서 끄든가, 높이 타고 올라가는 나무에 불이 붙은 경우는 또 베어내서 일일이 불길을 잡는 일을 반복하고, 또 마무리 지어야죠.

◇ 이동형> 우리 조장님, 2006년부터 산불 진화작업을 해오셨다고 하는데, 이번 산불은 그동안 있었던 산불보다 굉장히 큰 산불이었다고 보면 됩니까?

◆ 임병천> 네, 순식간에 이렇게 큰 산불은 저도 처음 봤고요. 바람이 정말 어마어마하더라고요. 마을 전체를 시뻘건 불이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 이동형> 이번 산불 진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바람이었습니까?

◆ 임병천> 네, 항상 그렇다시피 바람이 제일 문제가 되는데요. 바람의 방향이 갑자기 바뀌면 연기하고 불이 갑자기 들이닥치니까요. 맵기도 하고, 눈도 못 뜨고, 열기도 있고 하니까 급히 일단 물을 마십니다.

◇ 이동형> 그러면 그 바람이 위협적으로도 느껴졌겠네요?

◆ 임병천> 그렇죠. 그동안 경험에 비춰보면, 불길에 거의 갑자기 방해받게 되어서 갇힐 뻔한 경우가 있어 가지고 장비 이런 것을 팽개치고 도망 나온 적도 몇 번 있었고요. 위험한 경우도 가끔 발생합니다.

◇ 이동형> 어깨 배낭 안에는 뭐가 들어있는 겁니까?

◆ 임병천> 개인 진화장비라고 해서 방화복이라든가, 방화 텐트, 비상식량, 물, 또 개인 장비 안에 그런 게 들어가 있습니다.

◇ 이동형> 제가 듣기로는 지급되는 장비가 풍족하지 못해서 대원들이 사비로 사서 쓴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 맞나요?

◆ 임병천> 신발 같은 경우는 군화가 편하니까 개인적으로 그것을 쓰는 경우도 있고, 고글도 눈에 맞지 않으니까 자기 눈에 맞게끔 사서 쓰는 경우가 가끔은 있습니다.

◇ 이동형> 이번에 88명의 진화대원들이 투입됐다고 했는데, 언론보도나 인터넷에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너무 소방대원들만 영웅으로 묘사되고, 산불진화대원에 대해서 이야기가 없어서 혹시 섭섭하지는 않으셨습니까?

◆ 임병천> 그게 몇 년 전부터 힘들 때마다 와서 인터뷰를 많이 해갔는데, 고생한다고, 인터뷰를 해갔는데, 뉴스가 많이 되지 않고 해서 서운한 점이 조금 있었죠.

◇ 이동형>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의 처우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많던데, 일단 비정규직이라고요?

◆ 임병천> 네.

◇ 이동형> 그리고 생명수당, 식대, 퇴직금, 이런 것은 어떻습니까?

◆ 임병천> 그런 것은 전혀 없습니다.

◇ 이동형> 일하시는 분들의 연령대는 어때요?

◆ 임병천> 보통 50대 초반에서 중후반, 이렇게 됩니다.

◇ 이동형> 연령이 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런데 산불이 일어나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계속 산을 왔다 갔다 타야하고, 또 위험한 일을 해야 하지 않습니까? 체력적으로 문제는 안 됩니까?

◆ 임병천> 시험 볼 때 기본 체력을 다 보고 계약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크게 발생하지 않고, 부상만 있지 않으면 일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 이동형> 제가 일당이 10만 원이라고 들었는데, 비오는 날은 출근을 안 하기 때문에 일당도 못 받는다면서요?

◆ 임병천> 네, 당연히 일당제니까 출근을 안 하면 일당이 없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하면 산불 위험이 현저히 낮아지고 하니까 출근을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동형> 안타까운 일인데요. 여기에 대해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이런 이야기는 전혀 없나요? 어떻습니까? 

◆ 임병천> 그전에 몇 번 얘기가 나오기는 했는데, 현실적으로 확정됐다는 얘기는 아직 없고요. 앞으로 추진을 한다고 하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기약도 없는 상황이고, 물론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상당히 큽니다.

◇ 이동형> 그러면 삼림청 소속 비정규직 특수진화대원,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임병천> 그렇죠.

◇ 이동형> 지금 산불진화대원들이 가장 바라는 점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문제일까요? 어떤 게 있을까요?

◆ 임병천> 당연히 그 문제가 가장 큰 바람일 겁니다. 책임감도 높아질 테고, 자긍심을 가지고, 자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현장에서도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 이동형> 이번에 언론에서 보니까 잔불 작업하면서 우리 진화대원들, 당연히 열심히 하셨지만, 후에 보니까 군인들도 잔불 제거 작업에 나서는 것 같은데요?

◆ 임병천> 네.

◇ 이동형> 일단 진화대원들이 먼저 투입된 이후에 다시 군인들이 투입되는 겁니까?

◆ 임병천> 군인들은 제일 마지막에 확인 차원에서 많은 병력이 투입되다 보니까 전체 면적의 잔불 정리를 하고, 작은 불씨가 있는지, 없는지, 그것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단계로 알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가장 위험한 작업은 지금 진화대원들이 맡고 있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 임병천> 그렇죠. 제일 처음에 투입되는 것도 진화대원들이고, 거기에서 제일 전방까지 가서 작업을 하고, 최종적인 잔불 정리까지 마무리하고, 다음 날 뒷불 정리하면서 미처 꺼지지 않은 그런 불씨까지 다 찾으면서 제거하고, 일차적으로 그렇게 마무리하고요. 

◇ 이동형> 아까 잔불 작업하면서 바람이 가장 두려웠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유독가스 같은 것은 어떻습니까?

◆ 임병천> 연기가 순식간에 확 몰려오면, 매워서 눈을 못 뜹니다. 눈물이 막 나오고, 열기도 있고요. 눈을 제대로 못 뜨니까 급하게 이동하다 보면 다치는 일도 있고요. 그러니까 바람 방향을 잘 살피고 해서 조원들한테 알려서 빨리 빠질 수 있는 상황이면 퇴각시키고, 이렇게 하고요.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조금 매워도 연기를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죠.

◇ 이동형> SNS에 올라온 마스크 사진이 화제가 됐는데, 그 연기가 그렇게 많이 나는데, 마스크 한 장으로 버티시는 거예요?

◆ 임병천> 일단 마스크를 차고 올라가면, 하단부가 내려오기 전까지는 그거 하나 가지고 거의 쓰는 상황이죠. 보면 아시겠지만, 산불 현장에는 엄청난 재가루가 날리고, 호흡을 하게 되면, 폐까지 많이 들어가게 되죠. 하루나 이틀 뒤에도 가래를 뱉으면 그게 시커멓게 나오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이동형> 평상시에는 어떤 준비를 하십니까? 산불이 나지 않았을 때는요?

◆ 임병천> 산불이 나지 않을 때는 주로 산불 진화 훈련을 실시하고요. 그다음에 기동 순찰을 하면서 주민 계도 활동도 하고, 산불 염려가 적을 때는 체력 훈련도 틈틈이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죠.

◇ 이동형> 저희가 지금 계속 산불특수진화대원의 처우가 열악하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데, 어쨌든 이번에 대처를 다 잘해주셔서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도 없이 빨리 진화돼서 보람도 느끼시겠습니다?

◆ 임병천> 네, 당연히 큰 보람을 느끼죠. 우리 같은 경우는 새벽에도 큰불이 났다고 하면 자다가도 연락받고 출동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이 나면 어차피 우리 일이고 하니까 가서 열심히 꺼야겠다, 더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진화겠다, 이런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 이동형> 이 일에도 정년이 있습니까?

◆ 임병천> 그런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고, 최대 60 정도까지는 가능하다고 합니다.

◇ 이동형> 이 일이 힘든 게 출근, 퇴근, 이런 게 없지 않습니까? 계속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죠? 새벽에 주무시다가도 불이 났다고 하면 일어나서 나오셔야 하니까요.

◆ 임병천> 그렇죠. 항상 대기상태죠. 24시간 대기상태죠.

◇ 이동형> 그게 가장 힘드시겠네요?

◆ 임병천> 네. 

◇ 이동형> 이번에는 3일 동안 한숨도 못 주무셨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 임병천> 잠깐 쪽잠을 자기는 잤는데, 제대로 잠잤다고 할 수는 없는 거죠.

◇ 이동형> 네, 알겠습니다. 우리 임 조장님, 어떻습니까?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 일을 계속하실 생각이세요?

◆ 임병천> 네, 지금까지 보람을 느껴왔고, 또 나름 재미도 있고, 재미라고 하기는 뭐한데, 산을 제가 또 좋아하고, 국민 여러분한테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니까 내년에도 된다면, 지원해서 또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며칠 동안 너무 수고하셨고요. 앞으로 잔불도 주의 깊게 살펴봐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임병천>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임병천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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