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수) 중국의 3월은 정치의 달, ‘정치협상회의’

안녕하세요. 중국은 공산당 일당이 독재를 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독재’라는 말을 ‘민주’와 반대되는 부정적인 말로 쓰는데요, 중국인 입장에서는 꼭 나쁜 말은 아닙니다. ‘인민민주독재’라는 말도 흔하게 쓰는데, 이건 오직 인민만이 민주적으로 통치한다는 뜻이거든요. 그렇다면 중국에는 공산당 말고 다른 정당은 없을까요? 네 중국에도 공산당 말고 다른 정당이 있습니다.

흔히 ‘민주당파’ 이렇게 많이 부르는데요. 중국국민당혁명위원회, 중국민주동맹, 중국민주건국회, 중국민주촉진회, 중국농공민주당, 중국치공당, 구삼학사, 대만민주자치동맹 등과 같은 정당 또는 그런 성격의 단체가 있습니다. 이런 단체하고 당적이 없는 무당파 민주인사나 인민 단체, 소수민족 대표, 대만/홍콩/마카오 동포, 귀국한 화교 대표, 그리고 특별히 초청된 인사들이 모여서 여는 회의가 있습니다. 바로 ‘인민정치협상회의’인데요, 줄여서 ‘인민정협’, ‘정협’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이 회의가 매년 3월 초에 열립니다. 그래서 중국의 3월은 정치의 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전국인민대표대회도 열리고 있잖아요. 이 두 가지 회의가 같이 열린다고 해서 ‘양회’라고 합니다. ‘양회’라는 말 언론에서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인민정치협상회의는 1946년에 시작되어 그 역사가 오래됐습니다. 사실 이 회의는 중국이 사회주의 혁명을 하면서 통일전선 일환으로 만들어 온 겁니다. 바로 공산당이 혁명을 주도하지만 공산당 이외의 다른 조직이나 세력도 함께 끌어들여 혁명에 활용하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정치협상회의도 공산당이 주도를 하게 됩니다. 매년 3월 초에 모여서 각 정파 대표자들이 회의를 하는데, 올해는 13대 2차 회의가 됩니다. 전체 대표는 2158명입니다. 대표는 공산당과 조직이 추천해서 결정니다. 직능별 대표도 있습니다. 회의는 경제, 농업, 인구, 환경, 과학, 교육, 사회, 민족, 종교, 외무, 문화 등 전문 분야로 나눠서 토론을 펼칩니다. 예를 들면 잘 아시는 배우 겸 감독 성룡이나 <야연>, <대지진> 같은 영화를 연출한 펑샤오강 감독은 문화계를 대표하는 정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조직인데요, 굳이 우리식으로 이야기하자면 국정 자문기구, 또는 사회적 대타협기구 정도라고 할까요. 그러나 중국에서는 전인대와 정협, 양회가 그해의 국정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의 3월, 정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