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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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한국 여성 35% 저임금... OECD 가입국 중 1위, 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2-25 16:38  | 조회 : 2970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 센터장


[생생경제] “한국 여성 35% 저임금... OECD 가입국 중 1위, 왜?”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예전에는 월요일이 오는 게 싫었는데, 요즘은 월요일이 제일 반갑습니다. 주말 동안 집안일과 육아라는 격무에 시달리다가 방송을 준비하면 오히려 가뿐하고, 보람찬지 모르겠어요. 맞벌이 부부들은 제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 겁니다. 노동은 물론 집안일 하랴, 또 육아하느라 바쁜 여성 노동자지만, 한국 여성 노동자들은 OECD 1위인 최저임금을 받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 오은진 센터장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 센터장(이하 오은진)>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한국 여성 10명 중 4명이 저임금 노동에 시달린다고 오늘 OECD가 발표했습니다. 먼저 어떤 표본으로 어떻게 도출된 결과인지 설명해주시죠?

◆ 오은진> OECD가 계산하는 방식은 한국에서 하고 있는 노동력 조사, 예를 들면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조사 자료를 일반적으로 활용하여 결과를 도출합니다. 이게 아마도 17년 8월 경제활동 인구조사의 근로 형태별 부가 조사에서 임금이 도출되는데, 이 조사 결과를 가지고 OECD에서 임금 계산을 한 것으로 예측되고요. 보통은 국가별 보고서를 내도록 합니다. 각 국가가 조사하고 있거든요. 거기서 자료를 가져와서 국가 간 비교를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각 국에서 보내온 자료를 토대로 OECD에서 통계를 내는 건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통계청의 노동력 조사를 바탕으로 한 조사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 오은진> 네, 그렇습니다. 가구 조사를 표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저임금이라는 것의 기준도 세우고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 같은데요. 저임금이라고 하면, 어느 수준의 임금을 말하는 겁니까?

◆ 오은진> 저임금의 기준은 전체 임금의 중위임금으로부터 하위 2/3에 해당하는 임금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중위임금은 중간값을 말하죠.

◇ 김혜민> 전체 노동자의 임금을 한 줄로 세웠을 때 정 가운데 있는 임금의 하위 2/3를 받지 못하는 것을 저임금이라고 본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여성 노동자의 비율은 굉장히 높단 말이에요. 2017년 통계가 있는 8개의 국가 중 가장 높죠? 그런데 임금 수준은 가장 낮아요.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 오은진> 2017년 8월 경제활동 인구조사 근로 형태별 국가조사 결과를 보시면, 우리나라 여성 취업자 중에서 저임금 비중이 34%고, 남성은 15.7%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남녀의 비중을 봤을 때도 거의 2배 이상의 저임금에 속하는 여성이 많다고 할 수 있겠죠. 이것을 국가별 보고를 했을 때도 우리나라가 가장 높게 잡혀 있는 것이고요. 그게 문제점이라고 하신 것 같은데요. 그것의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 여성들이 종사하고 있는 산업별, 직업별 종사 직군이 상당히 임금이 낮은 직군에 많이 종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사회복지 관련 업종이라든지, 돌봄 서비스 업종에 속하게 되면, 사실 임금 자체가 낮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서비스업 중에 여성들이 많은데, 서비스업의 평균 임금이 상당히 다른 업종에 비해서 낮습니다. 여기에 많은 여성들이 분포해 있기 때문에 거기서 계산을 하다 보면, 당연히 중위임금 아래로 속하는 여성 숫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여성 노동자들이 종사하는 직군 자체가 저임금이군요? 서비스업이라든지, 돌봄이라든지요. 결국, 양질의 일자리에서 여성들이 많이 일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을 말해주는 거잖아요?

◆ 오은진> 그렇습니다.

◇ 김혜민> 이게 아무래도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결혼과 출산과 연관이 많단 말이에요. 제가 30대 후반이고, 저도 아이 둘을 낳고, 육아휴직을 보내고 복귀해서 일을 하는 사람인데요. 사실 저는 굉장히 행운아고요. 제 친구들 중에서는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게 사실 그렇다면서요? M자 형태가 나타난다고 하던데요? 30대에 경제활동이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는 형태요.

◆ 오은진> 우리나라 여성 경제활동 참여 형태를 연령대별로 병렬적으로 세워보면,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30대에 저점을 찍게 되는 M 형태를 보입니다. 이 부분을 저희가 정책적으로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20, 30대에 많이 모여 있다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고요. 20대에 취업했던 여성들이 30대에 임신, 출산 등의 이유로 노동시장을 집단적으로 퇴장하는 형태를 이야기합니다. 이게 사실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여서 과거 한 10년 전부터 경력단절 여성 등 여성 경제활동 촉진법이라는 법도 만들어서 법 제도적인 장치를 갖추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M자의 모형이 조금씩 완화되기는 하지만, 완전히 완화되지는 않는, 남성들은 보통 종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올라갔다가 은퇴할 무렵에는 떨어지는 모양으로 되는데, 여성의 경우는 그런 모양으로 가고 있지 않다. 이게 가장 큰 문제인데, 그게 정확하게 임금 수준이 낮은 것과 바로 연결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30대 가장 여성의 인적 자원 활용이 활발해야 하는 시기인데, 보통 5년에서 10년 정도의 경력단절 기간을 여성들이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40대 중후반에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는데, 이때 사실 갈만한 직업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대체로는 숙련 수준이 높지 않은 직군으로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게 보통 사회복지 서비스업이라든지, 또는 돌봄 서비스업이라든지, 그다음에 도소매 판매 서비스업종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거죠. 그러니까 낮은 임금을 받을 수밖에 없고, 중저임금에 많이 모여 있다, 이런 결과가 도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혜민> 제가 센터장님 이야기를 들으면서요. 제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 친구들 얼굴이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이게 굉장한 사회적 이슈라고 생각하고요. 30대 여성 인적 자원을 활용하지 못하는 사회구조가 안타깝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요. 지금 센터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 다 키우고, 다시 사회에 나가면, 본인의 경력과 본인이 일했던 숙련도가 하나도 인정받지 못 하지 않습니까?

◆ 오은진>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까 말씀하셨지만, 그런 촉진법도 있기는 한데요. 대한민국 사회에서 많이 노력은 하고 있죠? 그 노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오은진> 그 노력은 과거 10년 전부터 꾸준히 하고 있고, 특히 작년, 재작년 문재인 정부 들어서부터는 굉장히 강력한 여러 가지 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일과 생활의 균형, 일-가정 양립, 이 부분이 핵심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이 30대 중반에 그전의 경력 기간이 5년 정도 보통 가지게 되는데요. 결혼 시점까지 오면서 결국에는 본인의 경력을 사장시키고, 일자리를 나올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일-가정 양립이 안 된다는 겁니다. 거기에는 장시간 근로가 가장 큰 저해 요인이 되는 것이고요. 그 외에도 본인의 경력 개발에 대한 불투명성, 또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 시설의 부재, 이런 것들이 모두 다 합쳐져서 여성들이 직장을 더 이상 다니지 못하고 퇴장하게 되는 복합적인 요소입니다. 

◇ 김혜민>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복합적 요소인데요. 제가 저희 남편한테 그런 말을 많이 해요. 나도 노동자고, 나도 근로자다. 왜냐하면 아이 일이나 유치원에 무슨 일이 있으면, 남편은 안 가고, 맨날 저만 가거든요. 청취자분들께 말씀을 드릴게요. OECD에서 이번에 전 OECD 국가 중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이 어느 정도 되는지 조사했고요. 한국이 1위입니다. 35.3%. 2위가 미국인데, 29.7%에요. 약 7%가량 차이가 나요. 이건 꽤 큰 차이죠? 

◆ 오은진>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다음에 체코, 일본, 슬로바키아, 캐나다, 멕시코, 뉴질랜드, 이렇게 됩니다. 오늘 관련 이야기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 오은진 센터장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센터장님, 그러면 아까 전에 말씀해주셨지만,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의 개선들, 이런 것이 있어야 할 것 같고요. 우리가 모범 사례로 삼을 만한 해외의 법과 제도 같은 것이 있을까요?

◆ 오은진> 일단은 여성을 타겟 해서 하는 해외의 사례는 사실은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미국형은 굉장히 자유 방임주의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개인의 선택과 기업의 선택에 맡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신에 미국은 노동시장이 상당히 유연하죠. 그래서 그만두고 나오고, 다시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그사이에 시간제 일자리라든지, 이런 것들로 본인의 경력을 채워갈 만한 소소한 직업들이 많습니다. 미국은 2/3 잡이라든지, 1/2 잡, 이런 것이 굉장히 발달되어 있는 나라여서 제도적인 것이 특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완전히 경력이 단절되는 일은 없도록 하는 노동시장 내 다이내믹이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보다는 그게 높게 나오는 거죠.

◇ 김혜민> 그래서 미국이 2위군요?

◆ 오은진> 그렇습니다. 미국은 이런 제도적 장치가 충분히 되어 있는 나라라고 판단할 수 없는 나라입니다. 그 외에 유럽 국가들은, 특히 북유럽 국가들, 스웨덴, 노르웨이, 이런 유럽 국가들이나 프랑스, 독일, 특히 네덜란드의 사례를 보면, 시간을 상당히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제도가 많이 되어 있습니다. 전환형이라든지, 풀타임으로 하다가 육아기가 되면, 전환형으로 파트타임 일자리로 바꿨다가 다시 아이를 키우고 나면, 전환형으로 해서 풀타임으로 돌아오는 것이라든지, 아이 유치원을 가야 할 일이 생겼을 때 왜 우리는 꼭 엄마만 가는가, 이게 남성이나 여성이나 부모. 부권, 모권이 다 협력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그런 제도적인 환경들이 유럽에는 비교적 잘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특히 남성들도 자식을 키울 수 있는 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장치를 조금 더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그래서 아마 최근에는 아빠 휴직을 권장하고 있고, 그것과 관련해서 소득 대체 비율도 높이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 김혜민> 제도적 장치도 있어야 하고요. 또 문화의 변화도 있어야 하고, 인식의 제고도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되어야 일하는 엄마들이 많아지고, 그러다 보면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도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센터장님, 여성 노동 연구 많이 하시니까요. 이런 질문 많이 들으실 것 같아요. 남자가 벌면 되지, 아니면 본인들이 아이 낳으려고 선택한 것 아니야? 여성 노동자 임금이 그렇게 중요해? 이렇게 내뱉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요?

◆ 오은진> 그것은 바로 저출산하고 연결되어 있습니다. 

◇ 김혜민> 사회의 존립과 연관이 있습니다.

◆ 오은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고등교육 수준은 거의 완전 평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여성들이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물론 아이를 돌보는 일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을 사회화하지 못하고, 가정 내에서 소비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굉장히 손해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여성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또 결혼을 한다고 할지라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거든요. 우리나라가 초저출산 국가로 지금 들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문제의 해결은 여성들이 일과 생활을 양립하면서 건강한 본인의 생애 설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 환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더 이상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저출산하고 연결됩니다, 이게 협박이 아니고요. 정말로 제가 오늘 저와 해당되는 문제라고 자꾸 말씀을 드리는데,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정말 이것 때문에 아이 낳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단순히 놓는 으름장이 아니라는 것, 여러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여성 35%가 저임금을 받고 있고, OECD 1위라는 사실, 오늘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 오은진 센터장과 인터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은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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