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시간 : [월~금] 1·2부(7:15~8:00), 3·4부(8:10~9:00)
  • 진행: 김호성 / PD: 신아람 / 작가: 황순명, 김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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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Leader] 통일을 꿈꾸는 사람들의 독서와 이야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2-22 10:09  | 조회 : 261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The RLeader 더 리더’

□ 방송일시 : 2019년 2월 22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성신 출판평론가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우리 사회의 리더(Leader)의 책을 통해 독자(Reader)로서 그 사람의 시대정신을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더 리더(The RLeader!)’ 책하면 척! 북 칼럼니스트 김성신 출판평론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성신 출판평론가(이하 김성신): 안녕하세요.

◇ 김호성: 이 프로그램 들으시면서 주말에 읽을 책 뭐 없을까 고민했던 고민이 풀어졌다.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세요.

◆ 김성신: 감사합니다.

◇ 김호성: 오늘은 어떤 책을 또 준비하고 나오셨는지요?

◆ 김성신: 이제 닷새 후입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데. 비핵화라든지 정전, 평화, 공존, 이런 단어들이 어느새 우리 일상 속에서 관념적이거나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이런 변화가 느껴지는데요. 어렴풋이나마 통일이라는 단어도 뭔가 구체적인 상상을 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단어가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준비한 키워드는 ‘통일’이라고요. 그래서 이 키워드로써 소개하고 싶은 두 사람의 리더가 있습니다. 한 분은 ‘탈북민 1호’ 통일학 박사입니다. 주승현 박사. 그리고 북한에서 김씨왕조 붕괴 이후의 북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근미래를 상상한 소설입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 유명한 작품인데요. 이 작품을 펴낸 장강명 작가. 이 두 젊은 리더들의 저술과, 또 이를 통해서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상상을 한 번 해보는 시간을 오늘 가져볼까 합니다.

◇ 김호성: 그러면 탈북민 1호, 통일학 박사이신 주승현 박사 이야기 먼저 시작을 해볼까요?

◆ 김성신: 네. 휴전선을 넘어서 한국에 온 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반대학원에서 통일학으로 석·박사 학위까지 다 받은 분입니다. 현재는 여러 대학에서 정치학, 한반도통일론 이런 학문을 강의하고 있고요. 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는 그런 분입니다.

◇ 김호성: 탈북을 결심하게 된 동기가 어떤 건지 궁금하네요.

◆ 김성신: 예. 10대 후반, 20대 초반을 이분은 북한에서 북한 군대에서 보내게 됐는데요. 그때가 90년대 후반이었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이분의 군대에서의 역할이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의 심리전 방송요원으로 복무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대남방송을 확성기로 하는. 장교가 되기 위해서 군관학교를 준비하고 있던 어느 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고, 또 거의 동시에 군관학교 입학이 보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제 미래에 대한 부분들에 대한 갈등을 하기 시작했고요. 오히려 그 순간에 자신이 봉쇄해야 할 남측의 심리전 방송이 오히려 희망처럼 느껴지더랍니다. 그래서 지난 2002년 2월 19일인데, 주승현 박사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북한군이 비무장지대에 설치한 전기철조망이 있는데요. 1만 볼트의 초고압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철조망을 넘고 탈북을 하게 됩니다.

◇ 김호성: 탈북 이후에 사실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박사까지 받으셨어요.

◆ 김성신: 지금 또 교수로까지 계시는데요. 한국 사회에 온 지 불과 두 달 만에 얼마 안 되는 정착금마저도 사기를 당해서 다 날렸다고 합니다. 정착금을 빼앗아간 사람은 탈북민, 또 그 당시에 불량 휴대전화와 짝퉁 물건을 자신에게 팔아 생계비까지 다 빼앗아간 것은 한국인이었다, 이렇게 표현하는데. 우여곡절 끝에 일식당에 취업했는데 그곳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남들은 8시간 일하는데 자신은 12시간을 일해도 그만큼의 돈을 받지 못하더라는 거죠. 그래서 첫 월급을 받던 날 ‘공부를 더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고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는데요. 대학생활도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워낙 등록금도 비싸고요. 하지만 저자는 한 번의 휴학도 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그래서 또 여러 기업과 국회 같은 곳에서 일하면서 일반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까지 마치고 마침내 통일학 분야의 박사가 되는데요. 대학에 입학한 지 정확하게 10년 만에 해낸 일이었다라고 합니다.

◇ 김호성: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요. 지난해에 <조난자들> 이런 책을 출간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잖아요.

◆ 김성신: 사실 탈북민들이 쓴 책들은 많습니다. 그래서 단지 탈북민의 책이라고 해서 이 책이 화제가 된 것은 아닙니다. 여느 탈북민들처럼 대한민국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그런 탈북민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던 탈북민들의 진짜 삶과 진짜 면모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화제가 됐는데요. 그래서 주승현 박사의 에세이입니다. <조난자들>이라는 책을 정말 끝까지 다 읽으려면 좀 용기가 필요합니다.

◇ 김호성: 왜 용기가 필요할까요?

◆ 김성신: 왜냐면 이 책은 탈북민의 자전적 이야기이긴 하지만, 저자의 시선을 통해 보는 우리의 민낯이 너무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사실 이 부끄러움이 굉장히 불편하고 심지어는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 않습니까. <조난자들>은 바로 그런 책인데요. 이 책은 그냥 저자의 개인사를 풀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흔히 탈북민들 가르쳐서 ‘먼저 온 통일’이다, 라는 이야기도 하는데. 하지만 그와는 다르게 탈북민들이 겪고 있는 힘겹고 고달픈 삶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고달픔, 이분들이 겪는 고달픔 안에는 다름 아닌 우리 사회의 차별과 배제의 시선이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을 확인하게 되죠.

◇ 김호성: 저도 과거에 통일부 출입기자로 일하면서 많은 탈북민들 인터뷰도 하고 리포트도 했습니다만, 결국에는 <조난자들>은 통일을 꿈꿔보는 지금 이 시점에서 한 번 꼭 읽어볼 가치가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 김성신: 그렇습니다. <조난자들>을 읽다 보면 북한 출신 한국인들의 삶을 놓고 우리는 또 하나의 빈곤 포르노, 이렇게 소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그런 뼈아픈 성찰을 하게 되는데요. 나아가서 정말 지금의 우리에게 통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느냐, 라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탈북민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그 삶을 살기 위해서, 그 선택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본 사람들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이런 과정들을 지켜보면 인간이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사실 우리에게 가르쳐준 부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분들은 그런 면을 생각한다면 차별의 대상이거나 배제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존중과 존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 훨씬 옳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대상화하고 차별하고 배제하고, 이방인이니까 그런 삶이 마땅하다라고 여기는 그런 다는 것, 사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어떻게 보면 병들어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라는 겁니다.

◇ 김호성: 탈북자, 북한이탈주민, 또는 새터민 여러 가지 호칭이 있었습니다만 결국에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일부로서 우리가 함께 가야 할 사람들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또 한 분의 리더를 한 번 만나볼까요. 장강명 작가는 어떤 분이신지요?

◆ 김성신: 재밌는 것이, 주승현 박사와 장강명 작가가 아주 긴밀한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장강명 작가가 북한의 사회를 그린 소설을 썼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라는 아주 유명한 작품인데요. 이 작품을 쓸 때 장강명 작가는 북한 사회를 직접 다 들여다볼 수 없으니까 이 작품의 원고를 주승현 교수가 감수를 했답니다.

◇ 김호성: 주승현 교수는요. <한뼘차이>라고 주말에 나오는 저희 통일 관련 프로그램이 있어요. 거기에도 나오시고 그러세요. 3월 2일 날 나오십니다.

◆ 김성신: 그렇군요. 그래서 앞서 소개해드렸던 <조난자들>이란 책을 또 주승현 교수가 낼 때는 장강명 작가가 추천사를 썼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 통일의 리더들답게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서로를 돕고 있는 이런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우리의 소원은 전쟁> 참 제목이. 과거에 보면 윤영호 서울대병원 교수님께서 <나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의사입니다> 하면서 안락사 이슈를 제기하셨는데. <우리의 소원은 전쟁> 이게 물론 역설적인 제목에서 뭔가 의미가 있겠죠?

◆ 김성신: 예,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하면서 그야말로 한국 문학의 새 얼굴이자 대표주자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가 장강명 작가입니다. 그런데 장강명 작가가 바로 2016년 펴낸 최고의 화제작이 바로 <우리의 소원은 전쟁>이라는 책인데. 재미있는 것은 이 소설은 여러 가지를 예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근미래, 가까운 미래를 예견하는 소설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소설이 예견하고 있는 것들은 이미 상당 부분 틀렸고요. 그런데 틀릴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장강명 작가도 분명히 이 소설을 쓰면서 자신의 예견들이 정말 반드시 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바로 그런 소설입니다.

◇ 김호성: 실제로 줄거리가 어떤 내용이에요?

◆ 김성신: 가까운 미래에 갑작스럽게 북한 정권이 붕괴하는 상황을 가상한 겁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유엔과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요. 북한에는 통일과도정부라는 것이 세워집니다. 북한의 통일과도정부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요. 실제로는 마약밀매조직이 실권을 장악하게 되는 이런 상황인 겁니다.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는 건데요. 이 상태에서 남북한 청년들이 극도의 혼란상태에 빠지는 이런 정황을 그리고 있는 소설입니다.

◇ 김호성: 틀릴수록 진짜 좋은 거네요, 그렇게 따지니까.

◆ 김성신: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어설픈 현실인식이라든지 조악한 상상력, 이렇게 절대 오해할 수가 없는 것이요.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가의 작품답게 엄청나게 정교한 현실인식, 또 뛰어난 문학적 상상력 이런 것들을 바탕으로 집필한 한국 문학의 수작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메시지는 한마디로 ‘우리 정말 이대로 가서 이런 꼴까지 볼래?’하고 묻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갑작스러운 북한의 권력붕괴라는 가정 하에, 북한의 경제적 빈곤이라는 그 현실적인 부분과, 또 남한의 천박하고 속물적인 자본의 속성. 이것이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만나면 얼마나 파멸적이고 지옥 같은 세상이 만들어질지, 그것을 한 번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이런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 김호성: 결국 핵전쟁 시나리오 같은 것이 현실화되는, 이런 걸 상상할 수도 있겠어요.

◆ 김성신: 그렇습니다. 일어나면 절대로 안 되는 일이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지 않습니까. 다시 말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이 소설은 통일에 대해서 우리 모두의 인식의 수준과 자격을 묻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이 점이 장강명 작가가 이 소설을 이런 방식으로 쓴 목적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다음 주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요. 북미정상회담은 결국 남북 간에 아주 긴밀한 연관된 이슈로 이어져 있는데, <조난자들>, <우리의 소원은 전쟁> 두 작가 리더를 만나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는 Leader들을, 책 읽는 Reader로 정의해주신다면요?

◆ 김성신: <조난자들>을 쓴 주승현 박사는 “통일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리더”다, 라고 말하고 싶고요.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쓴 장강명 작가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우리에게 통일의 자격을 묻는 리더”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 김호성: 좋습니다. 영어로 오늘 평론가님의 내용을 번역해서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두 정상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히 읽어보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김성신: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김성신 출판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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