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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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미 PD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에 '혼자 싸우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2-18 20:21  | 조회 : 2523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2월 18일 (월요일)
■ 대담 : 김영미 PD


김영미 PD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에 '혼자 싸우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 이렇게 쉽게 빨리 블랙박스 회수할 거라고 예상 못 했어
- VDR 사고 원인 규명에 결정적 증거, 사고 나기 전 12시간 선원들의 육성과 항해기록 저장
- 선교에 있는 브릿지까지 회수돼야 다 수거된 것
- 수색에 2년, 우리나라 역사상 선례가 없어... 가족들이 관료와 국회 설득
- 영상 복원 분석, 짧게는 한 달도 안 돼 분석 가능... 침수된 상황이라고 복구 가능 기술 있어
- 폴라리스쉬핑 수사에 결정적 증거될 것
- 외교부 취재 불허, 남미 3개국 유럽 남아공까지 다녀... 선원 가족들 '혼자 싸우는 것 아니다' 보여주고 싶었다
- 스텔라데이지호, 가족 대표 1명과 과학자 2명 승선
- 선례 만들었다는 데 의의
- 선원들의 탈출 여부와 생사 확인도 중요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지난 2017년 3월 31일이었습니다. 한국인 8명을 포함한 선원 24명과 철광석 26만 톤을 실은 스텔라데이지호가 남대서양 해역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었죠. 외교부는 작년 8월 스텔라데이지호에 대한 심해수색을 결정했고요. 지난 8일 수색선이 사고 인근 해역으로 출항했는데요. 드디어 항해기록 저장 장치 VDR, 일종의 블랙박스가 회수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관련 내용 직접 취재하신 김영미 PD 연결해봅니다. 김 PD님?

◆ 김영미 PD(이하 김영미)> 네, 안녕하세요. 김영미 PD입니다. 

◇ 이동형> 지금 현재 어디세요?

◆ 김영미> 제가 수색선이 사고 해역에 도착하는 것까지 남아공에서 확인하고요. 비행기를 타고, 귀국했는데, 귀국하자마자 블랙박스 회수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국입니다.

◇ 이동형> 2년 전 사고에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만, 그래도 수색 성과는 있었다, 이렇게 봐야겠네요?

◆ 김영미> 아무도 예상치 못했었고, 처음에는 불가능하다고 했었기 때문에 심해 3,000m 밑을 수색할 수 있는 과학기술이 없다. 그게 사실 공식 입장이어서 저희도 처음에는 그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 취재하다 보니까 심해 4,000m 넘게도 블랙박스 수거한 기록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그 부분 때문에 우리도 해달라, 가족들이 요청했었고, 이렇게 쉽게, 빨리 블랙박스를 회수할 것이라고 예상은 못 했습니다.

◇ 이동형> 심해에 있는 것을 어떻게 해서 발견될 수 있었을까요? VDR이 자체적으로 어떤 신호를 보냅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영미> VDR은 블랙박스라고 불리기는 하는데, 사고가 나고 30일밖에 신호를 못 보내요. 이미 사고 나고 한 달 후에 신호는 끝난 것이고요. 회수하게 된 것은 AOV라고 음파탐지기를 하는 수중 로봇이 들어갑니다. 음파를 쏘면서 뭔가 걸리는 게 있다, 뭔가 구조물이 있다고 했을 때는 ROV라고 수중 무인 잠수정이 들어가서 직접 확인하는 겁니다. 그게 사고 해역에 도착하자마자 AOV가 들어갔는데, 뭐가 있어서 ROV가 내려가서 바로 회수한 거죠.

◇ 이동형> 그러면 이제는 회수를 했으니까요. 과연 이 블랙박스 안에 어떤 것들이 들어있느냐. 이게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 김영미> 네, 그게 지금 초미의 관심사인 게 사고 나기 전 12시간 동안 선원들의 육성과 항해 기록, 이런 것들이 다 그 안에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고가 난 원인 규명에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이동형> VDR이 붙어있는 위치가 배에 두 군데 있다고 하는데, 두 개 다 찾은 겁니까? 하나만 찾은 겁니까?

◆ 김영미> 현재는 하나만 찾았고요. 찾은 것은 콤파스데크라고 해서 선체 바깥에 나와 있는 VDR이고요. 또 하나는 수거해야 하는데, 그것은 브릿지라고 해서 선교에 있습니다. 그래서 선교에 진입해서 VDR을 회수하는 것이고, 두 개 다 회수돼야 이 작업에서 블랙박스가 다 수거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이동형> 어쨌든 지금도 수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가족들은 VDR 회수 소식 듣고, 굉장히 좋아하셨겠네요?

◆ 김영미> 굉장히 놀랐고요. 저한테 연락이 왔을 땐 가족들이 그런 소식을 들었는데,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 막 굉장히 불안해하셨고요. 또 블랙박스가 수거됐지만, 이게 혹시나 손상을 입어서 분석 안 될까 봐. 왜냐하면,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VDR을 분석한 전례가 없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도 당장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회수 소식에 놀라기도 했지만, 앞으로 분석을 어떻게 하느냐. 이것에도 굉장히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조금 이해가 안 가는 게 사고는 2년 전에 났잖아요?

◆ 김영미> 네, 그렇습니다.

◇ 이동형> 수색은 왜 이렇게 늦게 시작된 겁니까?

◆ 김영미> 심해 3,000m 밑에서 수색을 했다는 자체를 처음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었고요. 그리고 이 부분이 선례가 없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그렇다 보니까 관료들을 설득해야 하고, 국회를 설득해야 하고, 가족들이 정말 열심히 다녔거든요. 이 부분을 관철시키는데 그만큼 시간이 걸렸고, 결정적으로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작년에 심해수색 전문가 중에 타이타닉을 심해 수색해서 성공한 우즈홀 연구소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두 박사님이 오셔서 충분히 블랙박스 수거가 가능하다는 공청회를 국회에서 열었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돼서 공개 입찰을 통해서 미국에 있는 오션 인피니티라는 세계 최고의 수색 업체입니다. 저번에 아르헨티나 잠수정도 찾아냈고요. 말레이시아기 실종 사건 때 수색도 했던 세계적인 수색 업체였기 때문에 그 업체가 입찰에 응하면서 본격적으로 블랙박스 회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 이동형> 이 VDR을 수거해서 영상 복원 분석하는 일이 남았을 텐데요. 기간이 조금 걸리겠죠? 

◆ 김영미> 이것도 알아보니까 짧게는 한 달도 안 돼서 분석이 가능하고요. 설사 물에 젖어서 이게 완전 침수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복구가 가능한 기술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복구하는 것은 어떤 식이든지 가능한 기술이 있다는 것은 확인했습니다.

◇ 이동형> 현재 검찰도 스텔라데이지호 선장인 폴라리스쉬핑 김완중 회장 등 관계자들을 기소하고, 침몰 원인에 대해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 이 블랙박스를 복원하면, 수사에 상당히 도움이 될 테고요. 지금까지 수사 내용을 보면, 스텔라데이지호에 철광석을 특정 화물칸에만 실었다, 또 선체 보강이 필요하다는 한국선급의 회신을 선사 측이 무시했다. 결국은 인재 아니냐, 이런 얘기가 많은데요. 블랙박스가 다 해결해줄 수 있을까요?

◆ 김영미> 가장 결정적인 증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데요. 사실 그동안 선박 사고가 났어도 블랙박스를 수거하는 경우는 없었고요. 또 이것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잘못된 점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사건이 계기가 돼서 앞으로도 선원들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고요. 검찰 측에서도 블랙박스, VDR에 대한 증거를 기다리고 있고, 그 이후에 폴라리스쉬핑에 대한 침몰 원인, 수사, 이런 곳에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김 PD님, 직접 수색선 위에 올라서 취재하려고 했었는데, 그게 안 됐다고 하던데요. 이유가 뭡니까?

◆ 김영미> 외교부에서 저의 안전을 걱정하셔서 안전을 이유로 취재를 불허한다는 통보를 해왔습니다. 그렇지만 취재진이기 때문에 남아공 현지에서 배 떠나는 부둣가까지는 취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요. 제가 스텔라데이지호 취재하면서 다닌 나라가 남미 3개국, 유럽, 남아공까지 굉장히 여러 나라를 다녔는데요. 가족들이 언론에 대한 불신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는 언론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고 싶었고, 또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남아공까지 취재를 갔었는데, 승선 취재를 직접 하지 못해서 제가 굉장히 아쉬웠고, 제 건강이 걱정돼서 불허했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빨리 발견될 줄 알았으면, 그렇게 건강에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그러면 지금 수색선에는 우리나라 기자단이나 취재원이 한 명도 없습니까?

◆ 김영미> 취재진도 없고, 외교부 직원도 승선하지 않았고요. 지금 가족 대표로 한 명이 승선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가족들은 2명 승선을 요구했는데, 한 명밖에 허가를 안 내줬고요. 이전에 아르헨티나 잠수정 수색할 때는 업체에서 10명까지 언론인과 가족을 허락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스텔라데이지호 수색할 때는 가족 대표 1명하고 과학자 2명이 승선한 상황입니다.

◇ 이동형> 취재진도 같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게 결국은 국가의 세금으로 수색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겠어요?

◆ 김영미> 저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국가의 세금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꼭 승선 취재를 하고 싶었느나 그렇게 되지 않아서 저도 굉장히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지금 이정희 님께서 댓글로 “국가가 나서서 수색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왜 선원 가족들이 국가와 관료를 설득해야 합니까?” 이런 질문을 주셨는데요. 아까 PD님 말처럼 당시 정부에서는 어차피 안 된다, 이렇게 지레짐작으로 포기했던 거예요?

◆ 김영미>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례가 없었다는 것이거든요. 국가의 일이 진행되려면 예산이라든지, 그전에 어떤 관행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이 필요한데, 남대서양까지 가서 국민의 생사를 확인하는 과정들이 전례가 없었던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던 것이고, 가족들도 그것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 결국은 선례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다시 침몰 원인으로 가서요. 지금 선사인 폴라리스쉬핑은 인재가 아니고, 자연재해가 원인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 김영미> 자연재해라고 하려고 하면, 그것에 대한 증거가 나와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현재 나온 증거들은 인재에 대한 증거들만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어떤 것이든지 침몰할 당시에 누구도 목격한 사람은 검찰이라든지, 수사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나온 증거들로 이것을 판단할 수밖에 없고요. 자연재해라는 증거보다는 인재라는 증거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블랙박스 수거를 통해서 이것을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 그것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지금 실종자 가족들은 결국은 기대하는 게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 이거죠?

◆ 김영미> 그리고 선원들의 탈출 여부하고 생사 확인. 이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금 현재 실종자 가족으로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선원들 사망 신고나 이런 것도 전혀 하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그리고 가족의 생사를 확인한다는 것. 그것은 인륜이자 천륜이기 때문에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김 PD님, 오늘 이야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김영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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