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8일 (목요일)
□ 출연자 :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청춘을 깨워라! "가정폭력, 피해자의 탓이 아닙니다" -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앞서 예고해 드린 대로 오늘은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이하 고미경): 안녕하세요.
◇ 김명숙: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미경: 예.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명숙: 별말씀을요. 스튜디오에 딱 들어오시는 첫 모습이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우리 고 대표님하고 상담하는 분들은 저절로 힘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고미경: 감사합니다.
◇ 김명숙: 여성 인권, 특히 가정폭력 예방과 여성 인권을 위해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정폭력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 왜 그런 걸까요?
◆ 고미경: 일단 이 문제를, 가정폭력을 어떻게 보느냐. 이런 인식의 문제가 되게 큰 것 같습니다. 여전히 가정폭력을 집안일, 개인적인 일, 사생활이라고 여기는 인식이 아직까지도 사회 저변에 많이 있는 것 같고요. 사실 저희는 그렇게 표현하는데 가부장적 사고, 내 마누라와 내 아이는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우리가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한 권리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유독 그것이 가정 내에서, 친밀한 관계에서는 여성한테는 그런 게 없는 거죠.
◇ 김명숙: 세상은 많이 변하고 있고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왜 이런 가정폭력에 대해서는 그런 개선이 빠르게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늘어나고 있는지요?
◆ 고미경: 저희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가정폭력, 올해 워낙 미투운동도 활발했으니까 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여러 가지 폭력의 특징이 성별화되어 있지 않습니까. 성별화되어 있다는 것은 여성에게 많이 일어납니다. 저는 이런 여성에게 일어나는 폭력,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것을 가정폭력이라고 부르는데 그런 원인은 뭘까, 하면 사실 여성과 여성폭력을 보는 관점의 문제. 그런 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사실은 우리가 여성도 인간이다, 이런 것들은 실은 아직도 여전히 외치고 있는 거죠.
◇ 김명숙: 사실 이런 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만 이슈가 되고 또 조금씩 잊히는 게 안타깝거든요. 얼마 전에 10월에 뉴스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잖아요. 강서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전처 살인사건. 가정폭력으로 빚어진 참극이다, 예고된 살인이었다, 이런 말도 많이 하곤 하는데. 제대로 시스템이 갖춰졌다면, 예를 들어 경찰에 신고를 바로 했을 때 바로바로 조치가 이뤄지고 했다면 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거든요.
◆ 고미경: 맞습니다. 저희도 강서구 살인사건과 관련해서는, 우리 단체를 비롯한 많은 단체들이 모여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주요 주장은 이거였습니다. 도대체 국가는 뭘 하고 있었느냐. 사실 가정폭력방지법이 만들어진 지도 올해가 시행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인데 법은 있으나 사실 경찰이 출동해서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니까 이런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일단 너무 분노스럽고. 딸들이 계속 이야기하는 게 너무 무섭다는 거잖아요. 안전할 수 있을까. 그런 걸 생각하면 분노스럽기도 하고,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제발 이런 문제를 사회적으로 같이 인식해서 반드시 가정폭력이 근절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명숙: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우리 옛말이 좋은 의미도 있겠지만 그런 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우리가 사생활 보호라고도 하지만 폭력으로부터는 사생활이 보호돼선 안 된다고 생각을 많이 바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특히 남편의 가정폭력 때문에 고통을 안고 있는 기혼여성들. 자기가 아픈 걸 그냥 참아가면서 견디는 이유 중의 하나는 가정을 지키고 싶어서, 또 나보다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그런 여성들이 많아서 그냥 속으로 숨기고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그게 결국 큰 문제로 불거지는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실제로상담해보시면 어떤가요?
◆ 고미경: 그러니까 아까 제가 처음 도입 부분에 사실 이 문제를 보는 사회적 인식, 이런 말씀을 드렸는데 우리 여성들한테 강요되는 것은 이런 거잖아요. 아내, 어머니로서의 그런 것들이 많이 강요되면서, 저는 상담현장에서 이런 장면도 있었죠. 제가 가정폭력 상담소장을 할 때 피해자가 오셨는데 언어폭력, 정서적 폭력, 여러 가지 폭력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한마디로 말씀드려서 가정폭력이었죠. 가정폭력이었는데 이 문제를 저는 상담하면서 벗어날 방법이 뭘까를 한 번 찾아보자.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그분이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이가 대학 가면 다시 찾아오겠다. 그런데 사실 아이가 대학 가면 또 뭐라고 말씀하시겠습니까. 아이가 결혼하면. 그래서 저희가 말씀드렸죠. 선생님의 인생은 뭘까요. 사실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뭘까요. 선생님이 존엄하고, 그렇게 돼야 아이들도 행복할 텐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자. 이런 게 있었는데 여전히 사회적으로 사실 강요된 거죠. 가정폭력은 네가 뭔가 맞을 짓을 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맞더라도 가정을 지켜야 해. 이런 잘못된 게 있는데 사실 가정의 평화는 서로가 동등한 힘을 가질 때, 평등할 때 행복이 지켜지는 거잖아요.
◇ 김명숙: 결국 부부간에 일어나는 가정폭력이라 할지라도 그게 자녀들한테 영향을 미치게 되잖아요. 자녀들이 자라나면서 보게 되고, 그 아이들의 생활습관에도 그게 배어있을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그래서 그건 빨리, 우리가 흔한 말로 초기에 잡아야 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그게 쉽지가 않은가 봐요. 그러니까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아이들 생각해서, 아이들 클 때까지, 결혼할 때까지 이런 것 때문에 참아야 하는데 그것 이전에 엄마도 엄마지만 여성인 나, 개인 나로서의 존재감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여성들이.
◆ 고미경: 그렇죠. 사실 포커싱이 여성들의 탓이다, 이렇게 가는 것은 약간 핀트가 그런 것 같은데. 사실 그게 우리 한국 사회에서 계속 강요된 거죠. 여자는 이래야 한다. 너는 어머니니까, 너는 아내니까 가정을 지켜야 한다. 이런 의식이 굉장히 아직도 저변에 깔렸고, 그것에 톡톡히 일조하는 데에는 사실 저는, 지금 가정폭력방지법이 만들어진 지 20년이 됐다고 말씀드렸는데 법에 아직까지도 가정폭력에 관한 처벌법의 목적조항, 정확한 명칭은 특례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 목적조항이 여전히 피해자 인권보다는 ‘가정을 보호하고’ 이렇게 돼 있거든요.
◇ 김명숙: 가해자 처벌에 관한 규정도 좀 강화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고미경: 그렇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일단 법의 목적조항을 바꿔서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고, 이게 우선시돼야 하는데 사실 가정을 보호하고, 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여성들이 가정폭력 피해를 호소하고 이렇게 한다 하더라도 가정으로 돌아가. 이런 게 있는데 법조차도 그렇게 돼 있으니까 사실 사회적 인식이 그렇게 되는 것들이 또 연동되고, 우리 여성들한테 그게 강요되고. 이렇게 하니까 벗어나는 방법에 많이 어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결국 가정을 우선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한 인간으로서의 여성이 희생당한다고 할까요. 그래선 안 될 것 같아요.
◆ 고미경: 맞아요. 강요된 희생으로 이뤄지는 평화, 그게 과연 평화일까요?
◇ 김명숙: 이런 상황에 처한 여성들이 많다고 상담을 많이 하시잖아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주변에서도 도움을 요청하면 물론 도와줘야 하죠. 그리고 도와줄 마음도 충분히 있는데, 아까 초반에 말씀하신 것처럼 사생활이고, 부부간의 문제가, 남의 집안싸움 부부싸움에 내가 괜히 끼어들면 되나.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 고미경: 네. 그러니까 저희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저희가 계속 외치고 있는 구호는 뭐냐면 가정폭력은 범죄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인권에 관한 문제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사실은 우리 한국 사회에서 가정폭력방지법이 만들어졌지 않았습니까. 법이 있다는 건 뭐냐면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해서 법이 만들어진 거고, 법이 있다는 것은 이 문제를 국가의 책무상 차원에서 다룬다는 이야기거든요. 물론 집행과정에서 여전히 아직까지 저희들이 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제가 굳이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저도 상담소를 찾는 많은 분들한테 첫 번째 메시지로 이런 말씀을 드리죠. 당신 탓이 아니다. 사실 우리가 미투 국면에서 계속 외친 것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한국 사회에서 강요되는 것은 네가 뭔가 맞을 짓을 했겠지, 네가 몸가짐이 그래서 그래, 네가 옷차림이 그래서 그래. 사실 피해자를 탓하는 거잖아요. 원래 어떤 범죄가 발생하면 가해자의 잘못이지, 그건 피해자의 잘못이 아닌데 우리 한국사회는 여전히 여성에게 일어나는 가정폭력·성폭력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피해자의 탓을 하는 것. 이런 것들이 굉장히 저는 문제라고 보거든요. 저는 이게 피해자의 탓이 아니다, 가해자의 잘못이다. 이런 이야기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고, 상담현장에서 그런 관점에서 내담자들이 오시면 당신 탓이 아니다, 말하자, 그리고 우리가 살아나자. 그런 이야기를 첫 번째 메시지로 드리고요. 두 번째 메시지는 당신 탓이 아니라는 것들은 사실 법이 있다. 법에 의해서 당신 피해자는 보호받을 수 있고 가해자는 처벌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드립니다.
◇ 김명숙: 실제로 상담하실 때 여성들 스스로가 내가 잘못한 게 있으니까,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혹시 계세요?
◆ 고미경: 예. 그런 상담은 한국 사회 저변에 깔린 인식이 있고, 그런 게 있으니까 내가 뭔가 잘못해서 그런 것 아닌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 김명숙: 우리 남편은 다 좋은데 나를 가끔씩 때리는 것만 빼면 다 괜찮아요. 그래서 그냥 참고 살아요. 이런 분들도 혹시 계세요?
◆ 고미경: 제가 상담현장에서 제일 처음 말씀드리는 건 뭐냐면 상담으로 말씀드리면 직면이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서 이게 가정폭력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 자체가 힘들죠. 저도 상담할 때 보면 사실 되게 언어적 폭력, 정서적 폭력, 성적 폭력 이런 게 다 나타날 때 선생님, 이건 가정폭력입니다. 우리가 사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는 이 문제다. 이렇게 규정하는 게 되게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왜냐면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가정폭력은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야. 법이 있고 국가의 책무상 차원에서 그렇게 다뤄짐에도 불구하고 그런 강요된, 미디어도 그런 걸 굉장히.
◇ 김명숙: 그 안에서만 해결하고. 그런데 사실 그런 게 계속되다 보면 매 맞는 사람도 내가 이걸 지금 얼마나 맞고 있는지 모르게 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지금 누군지도 모를 정도가 되고.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저항해봤자 안 되니까 그냥 여기서 내가 포기해야지, 실제로 이런 심리도 많은 것 같아요.
◆ 고미경: 그렇죠. 제가 제일 안타까운 경우는 이런 경우입니다. 보도에서도 한 번씩 종종 나는데 가정폭력 피해자가 오랜 기간 폭력에 시달리다가 가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이런 것들이 발생하죠. 참 되게 안타까운 상황이잖아요. 결혼을 하고 계속 가정폭력을 당하고 끝끝내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밖에 없는, 그리고 그런 폭력적 가정에서 벗어나서 감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런 것을 저희들은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사건으로 정당방위 사건이라고 규정해서 그런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요.
◇ 김명숙: 그런데 정당방위의 요건도 상당한 것 같아요. 얼마 전에 그 비슷한 사례로 하나 제가 기억나는 게,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여성분이 오히려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
◆ 고미경: 그렇죠. 그런 정당방위 사건이 일어날 때 외국에는 정당방위로 인정해서 무죄 판결이 난 경우가 있는데, 한국 사회는 여전히, 저희들이 계속 싸우고 있습니다만 그런 판례가 없죠. 이 문제에서 핵심은 뭐냐면 제가 이런 사건을 지원하면서 사실 이 사건은 여성이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말하자면 공적 체계가 제대로작동하지 않으니까 사적 구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거잖아요. 그래서 외국의 판례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판결문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이 사실 나라에서 법이 있지만 피해 여성이 공적 구제를 요청할 수 없는, 그리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저 여성이 벗어나기 위해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걸로정당방위를 인정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나 아직까지 인정이 안 되고. 또 분통 터뜨릴 일은 뭐냐면 얼마 전에도 저희들이 그런 논평도 냈는데, 가정폭력 피해여성이 남편한테 맞아 죽으면 살인죄 명이 치사입니다. 과실치사, 상해치사 이렇게 되는데 반대의 경우, 제가 금방 말씀드린 이런 경우는 여지없이 죄명이 살인이죠. 그런 게 뭐냐면 한국 사회에서 가정폭력이 일어났을 때 대하는 젠더로 방식이 다르다. 남성과 여성한테 적용되는 방식이 다르다, 이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됩니다.
◇ 김명숙: 가정폭력에 관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여기까지 이야기 듣고 노래 한 곡 듣고 나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Babyface와 Stevie Wonder가 함께합니다. ‘How Come How Long’
(음악: Babyface, Stevie Wonder - ‘How Come How Long’)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오늘은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와 함께 가정폭력에 관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말씀을 듣다 보니까 가족을 위해서 참고, 흔히 버틴다. 그런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사실 가정폭력의 피해자 하면 대부분 여성인 경우가 좀 더 많겠죠. 그래서 결국 여성이 모성애도 있고 하다 보니까 나 자신보다는 우리 가족을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참고 있다가 결국 심해지고. 그래서 결국 그게 가정의 붕괴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고미경: 네. 저는 말씀 드리고 싶은 게 이런 거죠. 당신의 존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실 가정의 평화는 없다. 그리고 폭력은 당신의 탓이 아니다. 그리고 폭력은 벗어날 수 있다. 당신이 존엄해야 우리 자녀들도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명숙: 가정을 위해서라는 게 결국은 나를 몰아넣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살아야 가정을 지킬 수 있다는 관점으로도 볼 수 있는 건가요?
◆ 고미경: 저는 이것은 인권의 문제거든요. 그래서 이게 가정을 지킨다는 프레임으로 자꾸 가는 게 좀 그렇기는 한데.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까. 당신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사상누각이다. 이런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명숙: 그러려면 일단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이 좀 더 강화되고, 그러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현실적으로 미흡한 부분이라든가 보강돼야 한다는 부분이 어떤 거라고 생각하세요?
◆ 고미경: 가정폭력에 관한 법은 피해자 보호에 관한 것, 가해자 처벌에 관한 것이 있는데 예를 들어서 국가가 이 문제를 인권의 문제로 접근하고 그다음에 국가의 책무상 차원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고 했을 때 피해자는 완벽하게 인권이 보장돼야 하고, 가해자는 사실 분명히 처벌돼야 하잖아요. 저희 입장은 이게 범죄니까 범죄에 걸맞게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정폭력 가해자는 지금 이 프레임 자체가 상담과 치료로써 교정할 수 있다. 이런 프레임을 지금 가지고 있습니다, 법 자체가. 저희 한국여성의전화 입장은 가정폭력 범죄는 사실 상담과 치료로써 교정할 수 없는 거다, 이런 걸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피해자 보호법도 물론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저희들이 지금 한창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건 뭐냐면 법에는 목적조항이 굉장히 중요한데 제가 계속 말씀드리는 메시지가 사실은 가정보호가 우선이 아니라 피해자의 안전, 인권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 하는 걸로 목적조항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상담조건부기소유예제도라고, 사실은 저희들이 보면 이 문제가 경찰·검찰·법원으로 가면서 집행되잖아요. 그런데 그 부분에서 검찰이 가지고 있는 상담조건부 기소유예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제도가 없어졌으면 좋겠다.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는 뭐냐면 제대로 가해자가 처벌되고, 피해자는 완벽하게 안전을 보장받았으면 좋겠다. 그런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그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다면 그런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일단 경찰에도 요청하지만 그밖에 제대로된 도움을 받으려면 도움을 청할 곳이 여러 군데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몰라서 못하는 분들도 많으시잖아요.
◆ 고미경: 제가 그것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벗어나지 못하고 이게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가 가정폭력이 일반적으로 관계에서 발생하잖아요. 그리고 가정폭력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그것은 뭐냐면 이런 표현도 쓰거든요. 커튼 뒤에서 일어난 일은 아무도 모른다. 밖에 나와서는 그렇게 호인이었던 사람이 사실 가정 안에서는 폭력을 행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 않습니까. 제가 폐쇄성을 말씀드린 이유는 뭐냐면 외부적 개입을 반드시 요청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내가 어떻게 해결되겠지, 이게 아니라 외부적 개입을 요청해야 하니까 외부적 개입을 요청하는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신고하실 수 있죠. 112에 신고하면 법에 의해서, 경찰이 물론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출동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뭐냐면 ☎1366이라고 24시간 운영되는 여성긴급전화가 있고요. 그리고 저희 같은 상담소를 찾으실 수 있습니다. 상담소를 보통 어떤 경우 많이 찾으시느냐면 이게 가정폭력인지 뭔지 모르겠다. 혹은 내가 이전에 폭력을 당했는데 이걸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지, 이런 것들도 많이 문의하시는데요. 저희 상담번호를 한 번 알려 드리겠습니다. ☎02-2263-****~6465로 전화하시면 가정폭력뿐만 아니라 성폭력 문제, 이런 것들도 다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꼭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폭력은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반드시 외부적 개입, 상담소를 찾는다든지 아니면 경찰에 신고한다든지, 이런 걸 좀 하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명숙: 지금 방송을 듣고 계신 우리 청취자분들께, 혹시 가정폭력 때문에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께 꼭 하시고 싶은 말씀 다시 한 번 정리해주시죠. 방금 말씀해주셨지만.
◆ 고미경: 첫 번째 메시지. 가정폭력은 당신의 탓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 존엄한 존재입니다. 그런 걸 말씀드리고 싶고, 폭력은 벗어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외부적 개입을 요청하십시오. 그리고 주변에 가정폭력이 발생한 상황을 목격하거나 이웃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냥 무관심으로 우리가 집안일이니까 그냥 지나치자, 그렇게 하지 말고 예를 들어 이런 정보를 드린다든지, 아니면 경찰에 신고한다든지. 이렇게 해서 가정폭력에 대한 무관심에서 벗어나야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사건들 보면서 아마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가슴이 아프고 분노스럽고 이렇게 많이 하셨을 건데 이 문제를 좀 해결할 수 있도록 이웃에 대한 관심도 가지고, 그리고 나도 만약 폭력을 당하고 있다면 그 문제를 벗어나기 위해서 같이 저희 같은 상담소도 찾아주시고. 그리고 사실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도 함께해주시면 참 좋겠습니다.
◇ 김명숙: 분명히 벗어날 수 있고, 가정폭력으로부터. 그러니까 가만히 있지 말고 도움을 얼마든지 청하라. 그리고 당신 곁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좋겠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야 하는 거잖아요. 내가 살아야 하는 거잖아요. 혹시 지금 아파하시는 분들, 고민하시는 분들 계신다면 바로바로 도움을 청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여성긴급전화 ☎1366, 그리고 여성의전화 ☎02-2263-****~6465로 전화하셔서 좋은 상담 받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이렇게 말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고미경: 고맙습니다.
◇ 김명숙: 고맙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상임대표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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