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인터뷰전문보기

참이상한조합 "'감정의 하수구' 이성 혐오 사이트, 이대로 괜찮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16 09:58  | 조회 : 4433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참 이상한 조합’ 

□ 방송일시 : 2018년 5월 16일 (수요일) 
□ 출연자 : 김태현 변호사,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참 이상한 조합>인가요. 글쎄요,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요. 오늘도 함께 해주실 분들,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폐부를 찌르는 강력한 입담, 법조계의 에이스’ 김태현 변호사,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태현 변호사(이하 김태현): 안녕하세요.

◇ 김호성: ‘범죄자들의 눈빛만 봐도 사건 추리가 가능한 부드러운 카리스마’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백기종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이하 백기종): 안녕하십니까. 백기종입니다.

◇ 김호성: 일주일 늦게 뵙습니다. ‘마음을 읽고 마음으로 대화하는 이 시대의 마음 전문가, 강연계의 전지현’ 심리상담 전문가 이호선 교수, 나와 계십니다.

◆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이하 이호선):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이제 그건 빼야 할 것 같습니다. 욕 먹었어요.

◇ 김호성: 아닌데요. 청취자 여러분, 실제로 한 번 확인해보십시오. 대단하십니다. 오늘 이야기 나눠볼 주제는요. 여성혐오 인터넷 사이트의 도 넘은 인신공격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그냥 놔둬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이 논란이 지금 자칫 성대결 양상으로 흘러가는 듯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어서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보려고 합니다. 일단 논란의 시초가 된 것이요. 최근 ‘워마드’라는 인터넷 사이트에 누드 크로키 수업 중인 남자 모델 사진이 유출된 사건이 있었죠. 청취자 여러분들 많이 아실 겁니다. 일단 백기종 팀장님께서 간단하게 사건개요를 한 번 말씀을 해주실까요? 

◆ 백기종: 굉장히 전국적으로 핫한 뉴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실체를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지난 1일 서울 홍익대에서 누드 크로키 수업 중 쉬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모 씨라는 25세 된 여성 누드 크로키 모델과 남성 모델이 잠시 쉬고 있었죠. 그런데 쉬는 공간에 탁자를 온통 차지하고 남성 모델이 나체 상태로 드러누워서 쉬고 있으니까 같이 쉬고 있는 공간에서 그러지 말라고 아마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남성 모델이 들은 체를 하지 않으니까 이 여성이 아마 거기에 대해서 여성 모델이 좀 기분이 나빴는지 몰래 남성 모델의 신체를 촬영하는데, 문제는 얼굴과 주요 신체부위를 촬영하고 SNS에 게재했는데 이게 일파만파 문제가 됐던 건 거기에 따라서 주요 신체부위를 비하하거나 그 남성 모델의 얼굴이라든가 이런 걸 모욕하는 댓글을 같이 달아줬어요. 결국 이게 전국적으로 평지풍파가 일어나면서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수사해서 결국 1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발부를 했죠. 결국 이렇게 구속돼 있는 상태에서 지금 보완조사를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호성: 이게 워마드라는 인터넷 사이트라고 하는데, 워마드가 무슨 뜻이에요, 이 교수님?

◆ 이호선: 요새는 하도 새로운 말들이 많죠. 이게 사실 일종의 합성어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woman이라면 여성을 뜻하고요. 그리고 woman 중에서도 wom이라는 단어가 자궁을 의미하는데, 거기에 nomad, 유목민이라고 하는 단어가 함께 합쳐져서 워마드라는 일련의 단어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게 아마 그전에 일베 논란이 있을 때 함께 얘기됐던 메갈리아라는 사이트가 있었잖아요. 그 메갈리아에서 파생된 사이트로 지금 알려져 있는데, 적어도 이쪽에서 표방하고 있는 것은 흔히 말하는 극단적 여성우월주의라든지 아니면 남성혐오라든지 이런 것들을 아예 대놓고. 그러니까 한쪽에서는 반(反)여성혐오 사이트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제가 볼 때는 전반적으로 표현이 굉장히 과격하고 분노와 경멸, 혐오 이런 것들이 굉장히 심각한 상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한쪽에서는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마치 일베가 가부장주의를 대표하기 어려운 것처럼 그와 마찬가지로 워마드, 지금 말씀드린 이 사이트도 여성주의, 페미니즘을 대표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이게 구속된 상태라고 하는데 김 변호사님, 어떤 법이 적용되는 거죠?

◆ 김태현: 성폭법(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보시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이라는 죄가 있어요. 몰래카메라 처벌하는 거죠. 그러니까 성적 수치감이 있을 수 있는 장면들을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배포하면, 이게 딱 몰카 범죄 아니겠습니까. 그것은 성폭법이 적용되는 거고, 그걸 적용해서 구속된 거죠. 그런데 이걸 구속한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건 아니겠지만 일부 여성계에서는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아니, 몰카범은 남자가 훨씬 많은데 피해자가 여성인 게 많고, 이렇게까지 빨리 경찰이 수사해서 빨리 구속한 적이 있었나’ 하는 이야기들. 남자들 중에서 몰카 찍었는데 구속 안 된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해요, 제가 통계를 본 건 아닌데. 그러니까 이건 너무 피해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신속하게 수사해서 구속한 것 아니냐, 너무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도 해요. 그런데 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로 봐요. 왜 그러냐면 경찰이 좀 이례적으로 빨리 수사한 게 있다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건 왜 그랬느냐면 이게 언론에 크게 보도됐기 때문이거든요. 언론에 크게 왜 보도됐을까요. 피해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그런 거죠. 피해자가 남자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남자를 더 보호해야 한다는 가부장적인 시각에서 언론에 크게 보도되고 그래서 경찰이 빨리 구속수사 했다, 이런 인과관계가 아니라, 몰카 범죄가 피해가 크다, 안 크다는 것은 피해자가 남자냐, 여자냐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게 얼마나 많이 퍼졌냐는 거예요. 예를 들어 여자의 몰카를 찍었어도 그게 만약 많이 퍼져 있지 않았다면 피해가 아주 큰 건 아닌 거죠, 비유를 하자면. 그런데 이 사건은 피해자가 남자여자를 떠나서 어쨌든 언론에 다 보도됐습니다. 언론이 보도한 이유는 ‘어, 여자가 남자 몰카를 찍었네’ 이거 별로 없는 일이거든요. 그러니까 보도가 되고, 보도가 됐으니까 피해는 당연히 커지는 거고. 그러면 경찰 입장에선 신속하게 수사할 수밖에 없는 거고, 법원이 영장 발부를 판단할 때도 다른 몰카 범죄에 대해서 이건 피해가 크고 이 사진을 본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러니까 엄벌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 차이가 있는 거예요.

◇ 김호성: 그런데 사진을 보고 사생대회까지 열었다고 해요. 그림을 그렸다는 거잖아요. 백 팀장님, 이게 무슨 얘기죠?

◆ 백기종: 사실 이게 굉장히 공분을 사고 있죠. 워마드 사이트의 유저가 사실 이번에 홍대 사건의 피해자죠, 남성 모델의 그림을 게재하게 되면 워마드 유저들이 여기에 성희롱, 모욕적인 댓글 이런 걸 달아요. 그래서 이런 사생대회를 했는데 피해자는 이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지난 9일 워마드 유저 2명에 대해서 경찰에 고소했어요. 피해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대한민국에서 살기 싫다. 1차 피해에 이어서 이런 2차 피해를 받음으로 해서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 지인들 얼굴 볼 수가 없다. 그리고 본인이 사실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까지 남성 누드 크로키 모델에 대한 인식이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합니다. 하기 때문에 이런 게 알려지면서 정말로 살아가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해서 2차 피해를 우려하는데, 이것에 아랑곳없이 워마드 유저들이 사생대회까지 열어서 2차적으로 조롱을 하고 비난을 하는 부분이 법적으로 큰 문제도 있고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호성: 피해자의 사진을 그림으로 그리는 심리는 도대체 어떤 거죠?

◆ 이호선: 일단 사생대회는 열리지 않았고요. 그건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게 마치 열린 걸로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 것 같은데 전혀 열린 건 아니고. 사람들은 여기에 왜 동조할까, 이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적어도 아마 여기에 함께 편승해서 동조하는 분들의 생각은 이랬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여자들한테 남자들이 했던 짓을 생각해보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거든’ 생각해보면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최근에도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롱하거나 여러 성과 관련한 비디오물이라든지 O양 B양 이런 이야기 많이 나왔잖아요. 그런 걸 생각해본다면 그때 남성들이 했던 여러 가지 행태들은 사실상 지금 우리 여성들이 하는 이런 이야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런 이야기를 제가 볼 때는 이런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 정말 사생대회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 ‘우리 지금까지 굉장히 힘들었거든, 우리 여성들도 지금 화났거든. 그리고 우리도 사실 굉장히 오랫동안 피해자들인데 어때, 너희들도 피해를 보니까 화나지?’ 이런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거죠.

◇ 김호성: 그래요? 제가 시오노 나나미인가요. <로마인 이야기> 책 읽다가 읽었던 구절이 생각나네요. ‘상처받은 사람들은 과격해지기 쉽다’ 피해받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에요?

◆ 이호선: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걸 어떻게 해석할 거냐가 되게 중요할 것 같은데. 아까 김 변호사님이 뭐라고 그러셨냐면 이게 과연 남자여자 대결모드로 가는 부분, 이 부분에서 설명하시면서 남자 모델이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자 모델에 대한 누드는 많았지만 사실 지금까지 남자 모델, 더군다나 예술작품으로써의 남자는 어떤 의미지? 이런 것에 대한 희소성에다가 호기심까지 함께 들어간 데다가, 워마드라고 하는 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함께 합쳐지면서 이번에 전파속도가 굉장히 빨랐던 거라고 생각하고 성별 간의 차이의 문제라고는 저는 사실 보지 않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런 양상을 놓고 볼 때에도 여성들이 지금까지 가져왔던, 그게 누드 크로키건 아니면 여성들의 여러 음란물이든지 간에 여성들의 이야기들이 일반적이거나 혹은 사람들에게 새롭지 않은 이야기인 건 워낙 오랫동안 피해가 있었단 이야기기 때문에 이분들의 이야기도 사실 납득이 되죠.

◇ 김호성: 아까 말씀드렸던 워마드 사이트 게시판에서요. 사생대회가 공식 개최된 건 아니고요. 그냥 일종의 사생대회 성격의 이벤트는 있었다고 해요. 청취자분들도 오늘 논의되는 내용과 관련해서 의견 있으시면 주시기 바랍니다. #0945로 메시지 보내주시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 변호사님, 이런 관련된 게 법적 처벌이 강력하게 나오면요. 그래도 좀 덜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떤 생각 가지고 계세요?

◆ 김태현: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일부 여성계에서 하는 이야기가 그런 이야기거든요. 몰카 범죄 처벌 자체가 너무 약하다는 거죠. 모든 이제까지 몰카 문제 전부 다 구속됐으면 모르겠는데 이 건만 왜 이렇게 빨리 구속되느냐, 이런 문제거든요.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게 구속된 게 이상한 게 아니라, 예전의 것이 덜 구속수사가 없었다는 것, 처벌이 약했다는 것, 그런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겠죠. 그래서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이야기 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수사 당국의 수사 관행이 단속을 하더라도 처벌이 강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렇게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아마 제 기억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 이야기를 한 게 세 번째인 것 같아요, 이번이. 몰카 문제 중요하죠. 굉장히 엄하게 처벌해야 하는 건 맞는데 수사기관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그동안 약하게 처벌한 측면이 없지않아 있죠.

◇ 김호성: 왜 약하게 처벌을 했나,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백 팀장님이 한 번 주세요.

◆ 백기종: 사실 먼저 밝혀드릴 게 있습니다. 통계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몰카 남성 피의자가 2만924명이 단속됐어요. 그런데 구속 인원이 538명의 2.6%입니다, 구속률이. 그런데 여성은 좀 특이하죠. 여성 몰카범이 523명, 같은 기간 중에. 그런데 4명밖에 구속이 안 됐어요. 0.8%죠. 이런 수치를 보면 남성 피해자라고 해서 여성 피의자를 신속하게 수사하고 구속하고 포토라인에 세웠더라, 하는 부분은, 제가 남성이라 그런 게 아니라 정확한 통계 수치로 말씀드리는 거고요. 실제로 몰카 범죄는 상습범이나 방금 김태현 번호사 말씀하셨지만 전파력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거의 최고가 집행유예형이고 대부분 벌금형이나 기소유예를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남녀를 불문하고 몰카 범죄에 대한 확산, 기간 이런 걸 가지고 얘기하는 거거든요. 하기 때문에 여성이 남성을 몰카를 찍어서 유포했는데 여성만 더 강하게 처벌받는다, 하는 부분은 결코 아니다. 통계 수치로 보면 훨씬 남성이 많기도 하지만 구속률로 봐서는 남성 구속률이 2.6%로 무려 3배 가까이 된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호성: 이게 보면 여성남성을 다 통칭해서 ‘이성 혐오 인터넷 사이트’ 이것을 표현의 자유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폐쇄하는 것이 옳을까요?   

◆ 이호선: 저는 폐쇄는 반대하고요. 일단 우리가 지금 이런 식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은 아니고 일부이긴 하지만, 결국 익명 뒤에 숨어서 타인에 대해서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일명 이런 걸 우리가 트롤링이라고 부르잖아요. 그래서 사실 사람들이 트롤링을 하는 이유는 뭐냐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내가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약간 의존하는 강한 표현을 하는 사람들. 또 하나는 이런 표현을 하는 이유 자체가 나에게 있어서 억눌린 욕망을 이런 하나의 통로를 통해 흘려 내보내는 거거든요. 저는 이게 일련의 사회적 감정 하수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워마드든 일베든 사람들이 ‘어머,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야기하지만 이것도 사회의 하나의 목소리거든요. 그렇다면 이것을 무조건 없앨 것이 아니라 지금 이런 방식의 혐오나 경멸이라든지 아니면 분노라든지 이런 것은 누른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고요. 오히려 물속에 있는 배구공처럼 누를수록 다시 확 튀어 올라오는 거거든요. 이런 것들은 제가 볼 때는 처벌해야 할 건 처벌해야겠지만, 사회적 읽기를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왜 이런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동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이유는 이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나쁘거나 도덕성이 없거나가 아니라 이렇게 글을 적는 사람들도 이게 비도덕적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편승하는 거거든요. 거기에는 이쪽에 지속적으로 뭔가 계속 버려지는 경험을 했거나 눌린 경험을 했거나 계속 차별을 받고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들,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 안에 깔려 있다는 사회적 읽기를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 김호성: 감정의 하수구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래도 하수구에도 하수종말처리시설도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이것이 법적으로 깨끗하게 잘 좀 조절이 된다면 이런 문제가 덜 나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데. 김 변호사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태현: 어떻게 조절해요?

◇ 김호성: 감정의 하수구를 무차별적으로 용인했을 때 나오는 폐해를 조절하는 게 필요하잖아요.

◆ 김태현: 그렇다고 해서 저도 이호선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사이트 자체를 폐쇄하는 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고, 그러면 사이트 또 만들죠. 이걸 폐쇄할 수 있는 근거가 조금 애매하기도 하고. 왜냐면 예전에 음란 사이트 같은 것은 폐쇄됐는데 이게 과연 거기에 해당하느냐는 문제도 있었고. 우리가 폐쇄된 사이트가 음란 사이트하고 소위 말해 종북 사이트들이거든요. 그래서 워마드도 그렇고 일베도 그렇고 저는 폐쇄할 근거 자체는 조금 빈약해 보이고 다만 개별적으로 처벌하면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이번에도 보면 제가 봤을 때는 아주 좋게 표현하면 아까 이호선 교수님 말씀하시기를 예전 피해자였던 사람이 이번에는 오히려 공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측면도 있지만, 아주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냥 들어가고 싶으신 분이 많은 것 같아요.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죠. 본인이 이런 행위를 했을 때 처벌받는 건 알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바보가 아닌데 내가 이 사진들을 퍼나르고 여기에 대해서 조롱댓글 같은 걸 달았을 경우 자기한테 법적인 제재가 들어온다는 걸 모르겠습니까. 다 압니다. 짐작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도 했잖아요. 그러면 어떡하면 될까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개별적으로 사람들 찾아다 처벌하면 됩니다. 자꾸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이야기들 많이 하는데 그건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고요. 처벌이 능사인 경우들이 굉장히 많아요. 처벌의 효과가 일반 예방 효과하고 특별 예방 효과가 있는데, 특별 예방 효과라는 것은 한 번 들어갔다 오면 또 안 한다, 이게 특별 예방이고. 일반 예방이라는 것은 일종의 사회에 대한 위화적 효과죠. 이것 봐, 너희들 이거 하면 다 봤지? 하지 마, 이 얘기거든요. 이런 조롱댓글이나 명예훼손적인 것들, 몰래카메라, 이것만큼 일반 예방적 효과가 큰 게 없어요. ‘나는 지하철에서 그냥 장난으로 호기심으로 찍었는데 이거 찍으니까 구속되네, 큰일 나겠는걸’, ‘나는 그냥 장난으로 그 사람 재밌어서 히히 하고 글 쓴 건데 이거 전과자 되네’ 그러면 안 하죠. 그게 처벌이 능사인 경우도 있어요. 저는 전형적으로 이번 케이스가 그런 케이스라고 봐요.

◇ 김호성: 이게 보여주기에서 엿보기를 통해서 확대재생산되는 과정에서 아까 백 팀장님 말씀에 의하면 피해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처벌의 정도는 낫다, 이렇게 이해해도 되나요?

◆ 백기종: 네. 그런데요. 제가 지금 워마드하고 일베 사이트에 대한 의견도 사실 폐쇄 자체는 저는 반대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가 있죠. 지금 거기에서 생성되는, 물론 인터넷에서 생성되는 게 있지만 김치녀, 한남충, 젓갈남, 굉장히 많죠. 맘충, 된장녀, 개저씨. 이런 소위 말하면 성적으로 이성을 비하하거나 하는 부분들이 남혐 여혐 이런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데, 사실 실제 사례가 있죠. 2016년 5월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사고 아시죠. 이때 이분이 19세 된 소년입니다. 성년이 아니었죠. 여기에 대해 사람을 마치 엄청나게 모독하는 글을 올렸단 말이죠. 또 있죠. 어떤 거냐면 김주혁 씨가 작년 10월에 서울 강남대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에 ‘주혁하다, 전복요정’ 이런 형태로 사망한 사람까지 남혐, 여혐 나뉘어져서 상대방 이성을 비하하는 댓글을 올렸단 말이죠. 그렇다면 이런 사이트에 대해서 폐쇄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김태현 변호사 말처럼 저는 굉장히 많은 서치를 해서 정말로 해당 문제는 해당 사이트가 안 되면 어떤 국가기관이 개입해서 처벌하고 삭제하고, 이런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조장하는 이런 부분들을 좀 더 줄여나가는 방법이 훨씬 바람직하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 이호선: 양자를 같이 쓰셔야 할 거예요. 이게 처벌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 결국 이런 것들로 처벌하는 것은 일부를 막을 수는 있을 거예요. 그러나 이런 거대한 흐름이 발생하게 된 데에는 그만한 사유가 있는 거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린, 처벌은 처벌대로 모욕이나 이런 것들은 당연히 처벌해야죠. 그러나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사회적 읽기가 필요한 이유는 전반적인 차별의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사회적 성숙을 위해서는 굉장히 중요한 필터링이 필요해요. 이런 필터링이 우리에게 처벌이란 방식만은 아니라는 거죠.

◇ 김호성: 처벌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의견을 정리해주셨습니다. 이번주는 이 주제, 여기서 마치도록 하고요. 다음 주에 더 재미난 주제로 만나뵙도록 하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태현, 백기종, 이호선: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 김태현 변호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