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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생계수단 1톤 트럭, 안전성은 4등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1-05 07:30  | 조회 : 601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1월 4일(수요일)
□ 출연자 : 전용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팀장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차인데 안전성은 떨어진다면 모순일 수 있죠. 서민의 발로 불리는 1톤 트럭 이야기입니다. 1톤 트럭 하면 포터와 봉고가 거의 독점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위험해도 어쩔 수 없이 탄다는 얘긴데요. 어떤 점이 문제인지, 오늘 투데이 포커스에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의 전용범 팀장 전화 연결해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전용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팀장(이하 전용범): 네, 안녕하세요.

◇ 장원석: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경차와 소형 화물차, 지난해에 포터는 가장 많이 팔린 차이기도 한데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2009년에 안전성 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실험 내용이 어떤 것이었나요?

◆ 전용범: 당시에는 유가 상승 및 경차에 대한 등록세, 취득세 면세 등 각종 혜택에 따라서 경차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였습니다. 또한 화물차의 경우에는 경찰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에서 치사율이 승용, 승합차량에 비해서 높은 것으로 파악돼서, 해당 차량에 대한 안전성 연구를 실시하게 된 것입니다. 평가 시험은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미국의 고속도로 안전보험연구소 IIHS가 정립한 고속충돌실험 방법에 따라 실시했고요. 이 방법은 시속 약 64km의 속도로 자동차 정면의 운전석 쪽 40%를 겹치도록 충돌 벽에 충돌하고 인체 상해 위험도와 차체 안전도 등을 평가해서, 탑승자 보호 성능을 1등급에서 4등급으로 평가한 내용입니다. 1등급이라는 의미는 탑승자 보호 성능이 우수하다는 의미이고, 4등급은 탑승자 보호 성능이 미흡하다는 의미입니다.

◇ 장원석: 64km 정도의 속도로 실험한 거고, 우리가 보통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에서는 시속 80km 제한이 있고, 일부 기간은 60, 70km 이기 때문에, 평소에 우리가 모는 수준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실험을 했는데, 포터와 봉고가 대표 트럭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4등급이 나왔어요. 4등급이면 어느 정도라고 봐야 할까요?

◆ 전용범: 2009년 당시를 기준으로 설명 드리면, 대부분의 승용자동차는 탑승자 보호 성능이 1등급 내지 2등급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이를 감안해서 생각해보면 소형 화물차가 4등급으로 평가된 것은 탑승자 보호 성능이 상당히 미흡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당시 충돌 실험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소형화물차의 경우에는 탑승자를 대신해서 착석을 시킨 더미라고 하는 장치가 충돌실험을 하는 동안에 운전대 등의 내부 물체와 2차 충돌을 하는 움직임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서 머리나 하체 등에 큰 충격을 받았고, 그로 인해서 대부분 4등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머리 상해가 4등급이라고 하는 것은 6시간에서 24시간 사이의 의식불명을 경험할 수 있는 상해를 입을 확률이 1등급에 비해서 4배 정도 높다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 장원석: 아유, 아찔한데요. TV에서 종종 나오잖아요. 안전성을 확인하는 장면, 더미가 안에서 휘청휘청 하면 ‘아유, 저게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승용차는 보통 1, 2등급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거기에는 경차, 소형차, 준중형차도 다 포함된 건가요?

◆ 전용범: 그렇습니다.

◇ 장원석: 포터와 봉고는 택배 차량으로도 많이 쓰이고, 푸드 트럭으로도 많이 쓰이는데요. 소형화물차가 이렇게 등급이 낮은 이유, 일단 앞부분이 다른 차량에 비해서 짧은 것도 이유가 될 것 같고요. 또 하나가 에어백 미장착이라고 하던데, 이게 실제로 그렇습니까?

◆ 전용범: 네, 정확히 보신 겁니다. 소형 화물차의 탑승자 보호 성능이 미흡한 원인을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첫 째는 말씀하신 것처럼 엔진룸 공간이 없는 차량 구조 때문이고요. 둘째는 에어백 등 안전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것입니다. 대부분의 자동차는 탑승자 앞 쪽으로 엔진 등이 장착되는 엔진룸 공간이 있습니다. 이 엔진룸 공간이 정면 사고에서 발생하는 충돌 에너지를 줄여주는 충격 흡수 공간의 역할을 하는데요. 그에 따라서 탑승자가 보호 받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국내 소형 화물차의 경우에는 엔진룸 공간이 별도로 없어서, 탑승자의 위치가 자동차 앞부분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정면 사고에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탑승자 보호 성능이 낮아집니다. 여기에 더해, 당시 평가 차량에는 에어백, 그리고 벨트 프리텐셔너 같은 안전장치가 장착되어 있지 않아서 탑승자 보호 성능이 더 낮게 나타났습니다.

◇ 장원석: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1종 보통 운전면허를 딸 때 트럭을 가지고 시험보지 않습니까? 대부분 그때 처음 접해보실 텐데, 저도 트럭을 타보면 앞에 공간이 없어서 무섭기도 해요. 그런데 에어백도 없다고 하니까 좀 놀라운데요. 에어백의 유무가 탑승자 안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나요?

◆ 전용범: 일단 탑승자가 유념해야 할 사안이 있습니다. 충돌 사고에서 탑승자를 보호해주는 1순위 안전장치는 안전벨트라는 사실입니다. 출동사고에서 안전벨트가 탑승자의 몸을 움직이지 않게 구속해서 탑승자가 운전대 등과 같은 차량 내부물체와 충돌하지 않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에어백이라고 하는 것은 고속충돌사고와 같이 안전벨트만으로 탑승자의 몸을 구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에어백이 부풀도록 작동해서 탑승자의 몸이 직접적으로 차량 내부 물체에 부딪치는 것을 예방해주는 보조 구속 장치입니다. 따라서 고속사고와 같은 경우에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함께 작동해서 탑승자를 보호하게 되는데, 만약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래도 탑승자 보호 성능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1차적으로는 안전벨트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더 위험한 순간에는 에어백이 성능을 발휘하면서 생명을 지켜주는데, 요즘 나오는 자동차는 대부분 에어백은 기본으로 장착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시는데요. 그런데 중국 화물차의 경우에는 일부 모델에 에어백이 있고, 또 국산차 중에도 2017년형 일부 신차에 에어백이 달려 있다고 하는데, 제조사에서는 또 아예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왜 에어백이 없을까요? 그 이유가 있나요?

◆ 전용범: 일단 자동차사고라는 것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합니다. 그래서 이처럼 순식간에 발생하는 사고에서 에어백이 정상적으로 작동해서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에어백은 0.1초 미만에 완전히 정지되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사고를 감지하고 에어백을 전개시키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한데요.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소형 화물차는 엔진룸 공간이 없기 때문에 충돌 방지부터 에어백 전개까지 시간이 너무 짧아서 에어백 개발이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고무적인 것은 최근에는 기술 개발 노력을 해서, 소형 화물차에도 일부 에어백이 장착되고 있고, 탑승자 보호 성능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에어백 장착이 의무는 아닌가 보네요?

◆ 전용범: 네.

◇ 장원석: 화물차와 승용차 교통사고 치사율도 알아봐야 할 텐데, 단순 비교는 어렵겠습니다만, 1톤 트럭과 승용차의 교통사고 치사율을 보면 어떻습니까?

◆ 전용범: 2015년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화물차의 사망자가 996명, 부상자가 4만 4,847명으로, 승용차의 사망자 2,329명, 부상자 24만 395명에 비하면 절대 사망자 수는 적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말하는 치사율, 사망자와 부상자 합 분에 사망자로 표현되는 치사율을 분석해보면, 화물차가 2.2%, 승용차가 1.0%, 승합차가 1.4%로 나타나서, 소형 화물차의 치사율이 타 차종에 비해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장원석: 일단 절대적인 수에서, 도로에 돌아다니는 양은 승용차가 많으니까 절대적인 숫자는 화물차가 적지만, 확률을 보면 화물차의 치사율이 높았다는 이야긴데요. 지금 트럭을 운전하시면서 라디오 들으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 이런 안전장치도 앞으로 개선이 되어야 하겠다고 보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전용범: 네, 많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도 안전운전을 하시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장원석: 네, 안전운전하다가도 불가피한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에어백 문제는 자동차 제작사와 정부 당국에서 집중적으로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용범: 네,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전용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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