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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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의견

대한민국이 국민을 향해 벌인 사기
작성자 : d2*** 날짜 : 2016-12-27 21:04  | 조회 : 1337 
초겨울 어느날, 오후 4시가 훌쩍 넘어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무렵, 노신사는 집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갓 지어낸 저녁밥과 추위를 녹일 보글보글 뚝배기에 끓고 있을 된장찌개를 생각하며 길을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2시간 후 다음날 이른 새벽, 노신사는 된장찌개를 끓여야 했던 부인의 옆에서 결혼 만 47년이 되던날 새벽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인도를 덮친 차에 부딪쳐 사고 12시간만인 결혼 기념일 새벽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노신사는 바로 저의 아버지이십니다.

그런데, 이 일을 통해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잃은 저는 황망한 슬픔만큼 어이없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아마 거의 모든 국민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사기입니다. 누구나 인도를 걸어갈때 스스로가 법적으로 보호된 안전한 지역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차도를 향해 달려갈 때 아이의 부모는 아이에게 인도에 머물라하며 꾸짖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인도위를 종횡무진 달려갈때 아이가 인도에 머물러만 있다면 부모는 안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사고를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는 인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가 횡단보도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보다 가볍게 취급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횡단보도는 법으로 차가 멈추라고 되어있지만, 인도는 그러한 보행자 보호를 위한 조항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심지어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일어나는 사고보다도 가볍게 처벌되는 경우조차 있었다는 것이 현실이랍니다. 인도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보행자의 보호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선행하는 곳" 일 것이라고 대부분의 사람이 믿고 있겠지만, 실상은 아무런 보호조항이 없는 무법지역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저의 아버지께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법조차 보호해주지 않는 위험지역을 보호지역이라 철썩같이 믿고 평생을 사셨고, 그 위에서 법이 별 의미없다고 규정한 죽음을 당하셨으니 대한민국으로부터 사기를 당하신 것입니다.

두번째 사실은 대한민국의 법은 인간의 가치를 생명의 존귀함에 두지 않고, 그 사람의 생산성에 두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대한민국은 60세 이상이 되면 노령자로 구분되고, 노령자는 비생산적이라는 이유로 그 생명의 존귀함을 낮게 취급한다는 것입니다. 한 생명이 탄생하면 나이, 성별, 장애 등과 관련없이 그 생명은 무조건 존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중 노령인구는 현재는 생산성이 없더라도 오늘의 우리가 있게끔한 우리 모두 감사해야 하고, 더욱 보호, 보답해야하는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사회적 지위고하와 직업을 막론하고, 모든 한분한분의 땀방울이 모여 오늘의 우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효라는 정신도 그에 근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저희들의 믿음과 달리, 저의 아버지께서는 "생산성이 없는" 노령인구에 속하기 때문에 아버지의 죽음은 법적으로 크게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는 힘들었지만 열심히 일한 젊은 시절을 자랑스러워 하셨고, 그로인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루졌다고 믿으셨으며, 저희들에게도 언제나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런 저의 아버지의 믿음은 당신이 온 몸을 바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셨던 그 나라로부터 이렇게 내쳐졌습니다. 많은 기업들을, 정치인들을 향해 토사구팽을 이야기하며 사람들이 손가락질 합니다. 하지만, 이제보니 토사구팽, 배은망덕은 바로 대한민국의 법이었던 것입니다.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할 것이라는 것, 나의 생명의 존귀함을 국가가 법이라는 것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는 것은 국민들의 환상일 뿐 사실 국민들은 대한민국으로부터 그 가치를 저울질 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을때 대한민국은 그것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고 가식적인 박수를 쳤고, 그들은 그것에 뿌듯함을 느끼며 몸이 부서져라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나이가 들고 더이상 대한민국이라는 거대기업을 위해 일을 할 수 없게 되었을때, 그들은 이처럼 헌신짝처럼 내쳐지는 것이 현실이었던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그리고 당신의 부모도 예외일 수는 없겠지요. 대한민국의 법이 당신을 저울에 올려놓고 그러하다고 하니까 말입니다. 마치 저의 아버지가 그렇게 된 것처럼 결국 수많은 열심히 일하던, 혹은 일하고 있는 국민들은 대한민국으로부터 또 다른 사기를 당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인도 위에서 교통사고사라는 이름으로 살해 되었고, 많은 노령 인구가 사고로 사망하였을 것 임에도 불구하고, 법이 이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현재 한국은 정치 비리로 시끄러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기본가치와 보호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불평등하게 유린되고 있는 한 아무리 정치비리를 온갖 방법으로 청산하고자 한 들 한국의 미래는 어두울 뿐 일 것입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시고, 당신의 평생의 믿음과 노력은 이렇게 처참하게 짓밟혔지만, 이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현재 도로법과 법이 규정한 인간 가치에 대한 부당한 현실을 깨닫고, 추후 법이 개정 보완되어 보행자들이 제대로 보호받고, 모든 개개인의 생명이 "절대적으로" 평등하게 그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이 오도록 하는 작은 씨앗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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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아버지께서는 저축상(1973), 교육감상(1976), 치안본부상(1987), 내무부 장관상(1988), 그리고, 대통령 표창장(1998)을 받으셨으면서도 한번도 그것을 자랑하지 않으시고 이를 유품을 통해 알게 될 정도로 그저 평생을 묵묵히 열심히 사셨던 분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노력이 국가로부터 토사구팽, 배은망덕이라는 결과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통탄을 금치 못합니다. 이제 저의 심장은 태극기를 향해 뛰지도 않을 것이며, 애국가를 부르며 흘리던 눈물은 이제 냉소로 바뀔 것입니다.

호주에서 한국이 진정한 국민의 평등과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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