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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YTN]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종편의 역습" (10/30)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1-03 18:24  | 조회 : 2461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종편의 역습"

YTN라디오(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6년 10월30일(일요일)
□ 진행 : 장원석 아나운서
□ 출연자 : 백병규 시사평론가

장원석: 오늘은 어떤 미디어 이슈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백병규: 오늘은 종편(종합편성채널)의 역습에 대해. 정국을 뿌리 째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바로 종편. 온갖 의혹의 발단이 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비리 의혹을 첫 보도한 곳은 바로 TV조선. 그리고 거기에 화룡점정. 즉 최순실 씨 태블릿PC에 담긴 청와대 파일을 확보해 보도함으로써 결국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이끌어낸 곳이 JTBC. 최순실 의혹의 시작과 끝(?), 정점을 두 종편 채널이 한 셈. 그리고 이 시작에서 정점에 이르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다리를 놓아준 곳이 바로 한겨레. 오늘은 이 두 종편의 최순실 특종 보도의 의미, 그리고 이 세 언론사들의, 기획되지 않은 자연스런 협업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장원석: 박 대통령이 결국 대국민 사과까지 하게 된 것은 지난 24일 JTBC 뉴스룸 보도가 결정적이었죠.

백병규: 그 때까지만 해도 최순실 씨는 권력의 영향력을 활용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통해 사익을 챙기려 했던 권력의 비서 실세, 자기 딸을 대학에 입학시키고 학점을 따는 데 있어 역시 막강한 비선실세의 위세를 과시한 인물...다 박 대통령의 측근 실세이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권력형 비리 사건이었지만, JTBC 보도를 통해 이는 국정농단사건으로 비화. 박 대통령의 연설 원고는 물론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청와대의 여러 보고서를 사전에 받아보고 그것을 고치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 대통령의 그동안의 통치 행위의 정당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충격적.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사과 입장 발표 때 까지 아무런 언급도, 확인도 해주지 않았던 것은 바로 그 충격이 어느 정도였던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

장원석: JTBC가 어떻게 최순실 씨의 태블릿PC를 입수할 수 있었는가, 그러니까 어떻게 이런 대형 특종을 하게 됐을까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백병규: JTBC, 명확한 입수 경위를 밝히지 않아. 다만 최 씨가 거주하던 곳에서 최 씨가 관리인에게 버려달라고 했던 것을 입수했다고 밝혀. 이 태블릿 pc 현재 검찰에 제출된 상태. 검찰에서는 이 태블릿PC가 독일 최 씨 거주지에서 나온 것 같다고 말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어. 그런데 사실 중요한 것은 이 PC를 JTBC가 어디서 어떻게 입수했느냐가 아니라, JTBC가 최 씨의 행적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과정에서 입수했다는 점이 중요. JTBC, 한겨레와 경향 등 극히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 대다수 신문과 방송이 별다른 추적 보도를 하고 있지 않을 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비리 의혹을 계속 추적 보도. 그러면서 최순실 씨가 이 두 재단의 설립과 운영을 사실상 주도했다는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의 인터뷰 증언을 단독 보도하기도. 최순실 씨가 직접 이 두 재단에 깊숙이 관여했고, 청와대와 연관돼 있다는 재단 전 핵심 관계자의 증언이라는 점에서 파괴력이 커. 그러면서 그 후속 및 주변 취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이 PC를 입수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어.(여기에 어떤 누군가의 협조가 있었을 수도)

장원석: 바로 그날은 박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 추진 입장을 밝힌 날이었는데요.

백병규: 그러나 무색하게 돼. 사실상 박 대통령의 개헌 카드, JTBC의 이 보도로 사실상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고 봐야. 그럴 정도로 충격과 파장이 큰 보도.

장원석: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첫 보도는 역시 종편인 TV조선이 했어요.

백병규: 미르·K스포츠재단의 실체를 처음 폭로한 곳은 TV조선. 지난 7월26일 미르재단이 두 달 만에 486억 원을 모았고 여기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한 정황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 그리고 8월 2일에는 K스포츠재단의 문제를 제기하고, 이후 두 재단과 청와대 배후설을 집중 추궁. 그 배후 인물로 최순실 씨도 거론돼. TV조선의 이 같은 추적 취재와 보도는 그러나 8월 18일 이후 중단돼. 우병우 처가 문제를 보도한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송희영 전 주필의 대우조선해양 외유성 특혜 해외 유람 취재가 불거지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조선일보를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라고 몰아붙이기 시작한 때.

장원석: 잠시 주춤했던 두 재단 관련 보도, 한겨레가 다시 불을 붙였다고 볼 수 있죠.

백병규: 한겨레가 미르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집중 추적 취재에 나서. TV조선 보도가 계기가 됐다고. 한 달여의 취재 끝에 9월 21일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최순실 단골 스포츠마사지센터장" 보도부터 두 재단과 최순실 씨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나서. “K스포츠, 총회 회의록도 정관도 위조”(9.21) “최순실, K스포츠 설립 수개월 전 기획 단계부터 주도”(9.23) “안종범 수석이 전경련에 얘기해 기업들에 미르·K 모금 일괄할당”(9.28) “최순실이 세운 ‘블루K’, K재단 돈 빼돌린 창구”(10.19) 등으로 두 재단 의혹 배후로 최순실 씨를 정조준. 여기에 경향신문, 그리고 JTBC 등이 적극적으로 가세해 추적 보도를 이어가.

장원석: 이들 신문 방송 간에 일종의 자연스러운 협업이 이뤄진 게 아닐까 싶은데요.

백병규: TV조선이 물꼬를 트고, 한겨레가 그것을 받아 그 윤곽을 드러내고, 거기에 JTBC 등이 합세해 그 전모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JTBC가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해 보도했다, 이렇게 볼 수 있어. 사실 이런 패턴은 언론계의 매우 자연스런 취재 보도 패턴. 한 언론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 특종을 하면 다른 언론들도 그 뒤를 이어 추적 보도에 나서면서 열띤 경쟁을 벌이게 되고, 그런 가운데 대형 특종이 터져 나오는 이런 과정을 밟는 경우 많아. 그러나 이번에 이들 몇 몇 언론사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최순실 의혹 보도를 이어간 것이 주목되는 것은 다수의 언론들이 이 같은 ‘취재 경쟁의 법칙’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 한겨레 등 극히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TV조선의 미르 K스포츠재단 의혹 보도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한겨레가 연이어 최순실 의혹 보도를 이어갈 때도 적극 나선 언론들 그리 많지 않아.

장원석: 이번 최순실 의혹 보도에서 두 종편 채널, 어쨌든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특히 TV조선이 처음에 바로 치고 나간 것에 대해선 의외라는 평가도 많았잖아요.

백병규: JTBC의 손석희 표 ‘뉴스룸’은 세월호 참사 보도 등을 통해 지속적인 추적 보도에 있어서 강점이 있다는 점이 이미 확인된 바 있어. 그런 점에서 TV조선이 이런 보도를 해나가는 것은 조금 의외다, 언론계 안팎에서 이런 평가들이 있었던 게 사실. JTBC 뉴스룸이 손석희를 지휘자로 하는 뉴스룸 체제라는 시스템으로 움직여 이번에 또 다시 대형 특종을 해냈다고 한다면, TV조선 같은 경우는 TV조선 기자들의 헝그리정신, 맨 땅에 헤딩하는 식의 좌충우돌 발로 뛴 취재로 이번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말하자면 종편에 대한 불편한 시각, 종편은 한 수 아래라는 식의 언론계 안팎의 따가운 시선, 이런 것들을 툭 털어버리고자 하는 각고의 노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장원석: 어쨌든 JTBC, 이 보도로 시청률도 크게 높아졌다고 하죠.

백병규: 최순실 씨 PC 대통령 연설문 파일을 첫 보도한 24일 JTBC 시청률(닐슨코리아), 전날 보다 1.62% 상승한 4.28%를 기록하면서 종편 뉴스 시청률 최고를 기록. 다음날과 그 다음날엔 8% 대의 시청률을 기록해 MBC 뉴스데스크와 SBS 8시뉴스 시청률을 3% 포인트 이상 앞질러. KBS, MBC, SBS 등 지상파 보도국에서는 “그동안 도대체 우리가 뭐했냐”라는 자성과 자괴의 목소리 적지 않다고. 뉴스 보도에서는 결국 제대로 된 뉴스가 곧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재확인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장원석: 어떤 점에서 시청률이야말로 시청자들의 가장 정직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좋은 뉴스로 시청률까지 높일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죠.

지금까지 백병규 시사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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