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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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 "강남 추모열기, 사회가 지켜주지 못하니까 우리끼리 지키자는 공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20 20:04  | 조회 : 4086 
"강남 추모열기, 사회가 지켜주지 못하니까 우리끼리 지키자는 공감"

- 여성혐오나 정신분열이 배타적인 것으로 보고 싶어 하는 세력 있어
- 여성혐오 범죄로 단정했을 때, 심각한 사회적 갈등 와
- 정신분열증도 힘센 사람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성만 공격 가능
- 여성에게 거절 당한 것이 정신분열증 악화된 결과인지 원인인지 중요
- 사회가 지켜주지 못하니까 우리끼리 같이 지키자 공감이 번져
- 사람들이 많이 부딪치는 쪽에서의 스트레스 줄여야 해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5월 20일 (금요일)
■ 대담 : 배상훈 서울디지털 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사흘 전 강남역 인근 건물에서 발생한 끔찍한 살인 사건, 참 충격이었죠. 많은 분들이 함께 분노하고 있는데요. 피해 여성에 대한 추모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이번 사건을 여성혐오 살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범행 동기에 대한 수사를 폭넓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범죄심리 전문가, 배상훈 프로파일러 연결해서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배상훈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배상훈 서울디지털 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이하 배상훈)>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프로파일러시니까 이 질문부터 드릴게요. 이번 사건을 여성혐호 범죄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범죄로 봐야 할까요? 의견이 갈리던데, 어떤 견해이십니까?

◆ 배상훈> 저는 이런 이분법적인 두 견해들이 충돌하고 있는 부분을 사실 안타깝게 생각하고요. 저는 핵심적으로 이 두 개가 이분법적으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말하자면 범인의 정신분열증이 왜 시작되었는가? 그리고 그것을 강화시킨 게 무엇인가? 그것이 여성의 어떤 부분이라고 한다면, 이 두 가지는 서로 배타적인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이렇게 보고 싶은 사람들이 사회에 존재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조금 안타깝습니다.

◇ 최영일> 그러면 두 가지 요인이 다 뒤섞여 있다고 보세요?

◆ 배상훈> 네, 그렇습니다.

◇ 최영일> 그러면 이게 여성혐오 범죄로 볼 것이냐?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범죄로 볼 것이냐? 이게 이분법적인 게 안타깝다고 하셨는데, 동기에 따라서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나요?

◆ 배상훈> 아무래도 정신분열증이라고 하면 심신미약으로, 흔히 말하는 재판관들이나 혹시라도 국민참여재판을 하면 조금 더 동정의 여지라든가 이런 게 있을 수는 있지만, 확실히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그렇지만 살인을 한 것은 맞는 거니까, 그 처벌의 수위가 상황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최영일> 흔히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범인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게 사회적인 시각이 안타깝다는 말씀을 하셨지만, 용서하기 어렵다, 용서해선 안 된다, 이런 대중들의 심리를 반영한 것은 아닐까요?

◆ 배상훈> 그렇습니다. 흔히 우리 사회처럼 약한, 소수자를 지켜줄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한 상황에서는 가해하는 특정한 집단이나 사람들에 대한 조금 더 공격적인 부분이 생길 수 있는 것이죠.

◇ 최영일> 그럼 경찰은 ‘여성혐오 범죄는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요. 여성혐오 범죄로 단정했을 때, 어떤 점을 경계해야 할까요?

◆ 배상훈> 여성혐오로 단정한다면 이건 상당히 심각한 사회적 갈등이라든지, 이런 것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죠. 이 이 사람은 여성을 대상으로 했을까? 이 사람을 이렇게 유발시킨 것은 어디서 왔을까? 그런 특정한 배경이 있는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실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확정적으로 여성혐오범죄라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 거죠.

◇ 최영일> 그러면 프로파일러로서, 지금 나와 있는 기사를 참조하면, 공용화장실에 흉기를 가지고 숨어 있었고, 남성이 화장실에 들어왔다가 나갈 때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된 여성이 들어왔을 때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습니까? 왜 그런 겁니까?

◆ 배상훈> 기본적으로 이런 사람들은 자기보다 약한 사람들을 공격하는데, 정신분열증이라고 해도 정신적 판단이 미비한 건 아니고요. 두려움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더 높을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남성에 대한 두려움, 자기보다 힘센 사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남성들은 지나치고 여성만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 거죠. 가능성의 측면에서 볼 때는요.

◇ 최영일> 만약에 이게 여성혐오로 사회적인 기류가 쏠려가고 있다면 그 원인은 경찰의 1차면담에 투입되었던 프로파일러가 김 씨의 심리상태에 대해서, 피의자의 여성에 대한 반감이나 피해망상이 정신분열증으로 인한 것일 소지가 높다, 이런 소견을 냈어요. 이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습니까?

◆ 배상훈> 그러니까 1차면담에 투입된 프로파일러는 이 사람의 지금의 심리상태로 봤을 때, 헛소리도 하고, 망상적인 상태로 봤을 때, 그러한 반감이라는 것이 뿌리 깊은 증오심이라기보다는 과거에 삽화, 그러니까 여성한테 욕을 먹었던가, 이런 삽화가 바로 들어왔을 가능성, 그걸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깊은 분석보다는 1차적인 소견이라는 것이죠.

◇ 최영일> 네, 그래서인가요. 경찰이 프로파일러를 추가로 투입해서 수사 중이라고 알려졌는데요. 오원춘 사건과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사건 등 국내의 주요 흉악범죄 피의자의 심리를 분석해온 전문가다, 이렇게 전해집니다. 그러면 조사 방향은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십니까?

◆ 배상훈> 네, 가장 유명하신 분이죠. 권 모 경감님인데요. 우리나라에서 그걸 최초로 하셨던 분이고 하니까요. 그분은 그런 겁니다. 이 사람이 주장하는 바와, 주장의 이면에 범인의 다른 어떤 감정상태가 숨어 있느냐? 이걸 분석하려고 하시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범인이 주장하는 것과 감정 상태가 다르면 그 말 자체가 거짓일 수 있으니까, 2차 부분은 그런 쪽으로 진행될 거라고 봅니다. 진부 여부를 파악하고 심리 상태를 깊이 보려고 하는 거죠.

◇ 최영일> 그러면 1차 정도는 앞서 말씀하신대로 삽화라고 표현하셨죠? 스케치를 한 형태라면, 2차에서는 심층적인 심리를 파 들어가면서, 거짓은 거짓으로 진위 구분을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프로파일러가 수사에 들어가게 되면, 보통 어느 정도의 기간이 있어야 원인 분석이 나오게 되나요.

◆ 배상훈> 보통 권 경감님 같이 아주 전문가인 경우에는 2차 정도면 웬만큼 나올 거고요. 사실 프로파일러도 경력이 좀 짧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은 한 3차 정도 갈 거고, 보통 2~3차 정도, 그러니까 매일 한다고 치면 2~3일 정도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최영일> 그렇군요. 배상훈 교수께서는 개인적으로 피의자의 태도와 관련해서 이번 사건에서 주목하시는 부분이 있으십니까?

◆ 배상훈> 그 사람이 왜 특정하게 정신분열증이 악화되었는가가 저는 가장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보거든요. 그리고 제가 어떤 분한테 넘겨받은 것은, 특정 사이트에 그분이 썼다고 하는 댓글이 있는데요. 그 부분 때문에 사실 논란이 조금 더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것이 원인인지 아니면 결과인지, 그러니까 이분이 정신분열증이 악화된 게 결과인지, 원인인지를 사실 면밀히 봐야 하거든요. 그 부분이 사실 이 범죄의 핵심적인 포인트라고 봅니다.

◇ 최영일> 네, 이번 사건이 좀 이례적인 점이, 전례 없는 추모와 애도 열기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십니까?

◆ 배상훈> 저는 단적으로 봅니다. 안전하지 않은 사회죠. 그러니까 특히 소수자, 여성이라든가 장애인, 이런 분들이 안전하게 살 수 없는 사회라는 것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 같습니다. 사회가 지켜주지 못하고 있으니까 우리끼리 같이 지키자, 공감, 이런 것 때문에 더 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최영일> 지금 짚어주신 불안, 사회적 불안인데요. 불특정인, 누구든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 그러면 어떤 대비가 필요하겠습니까?

◆ 배상훈> 기본적으로 이건 개인의 문제와 제도의 문제가 따로 나와야 하는데요. 개인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믿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일정 정도, 최소한 사람들이 많이 부딪치는 쪽에서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부분이고요. 제도적인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강남이라든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쪽에, 가시적인 형태의 지역보안관 같은 형태, 이런 부분, 그리고 남녀 분리된 화장실을 제도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이런 부분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최영일>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배상훈>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배상훈 서울디지털 대학교 경찰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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