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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진짜 서울' 이야기!" - 임동근 서울대 지리학과 BK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8-03 10:41  | 조회 : 8077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우리가 사는 '진짜 서울' 이야기!" - 임동근 서울대 지리학과 BK 교수



앵커: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이 모인 곳, 바로 인구 천만의 도시 ‘서울’입니다. 오늘은 서울에 살면서도 잘 모르고 있던 서울의 내면을 살펴보는 시간 마련했는데요. 서울대 지리학과 임동근 BK 교수,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임동근 서울대 지리학과 BK 교수 (이하 임동근): 네,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에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이라는 책을 내셨는데, 서울에 대한 책이겠죠? 책 소개좀 해주시죠.

임동근: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예전에 한창 서울이 과잉도시이다. 인구가 너무 많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계도시라고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서울은 계속 변해왔는데, 서울을 보는 잣대가 언제는 제3세계의 슬럼처럼 생각하다가, 언제는 갑자기 세계도시라고 하는 이 연결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다가, 해방 이후 70년을 길게 보면서, 통사적으로 쓴 책입니다.

앵커:
그런데 정부에서 서울을 일부러 키웠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임동근:
네, 맞습니다. 일종의 모순이거든요. 한 때는 서울로 사람들이 몰려오니까 서울로 몰려오지 말라면서 수도권 규제 정책도 했는데요. 한쪽에서는 서울로 많은 인구를 끌어들여야만 대한민국 경제가 발전한다는 이야기를 동시에 했습니다. 그래서 한쪽에서 일부러 키웠다는 것은 정부이고요. 서울시에서는 계속 규제를 했던 거죠.

앵커:
그렇군요. 다른 나라의 메트로폴리스들의 성장과정도 우리와 비슷한가요?

임동근:
네,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특히 수도가 중요하거든요. 한 나라의 수도라고 했을 때는 국가, 중앙정부, 시정부, 각 부처들이 종합적으로 정책을 짜서 발전시키는 전략을 잡는데, 그런 면에서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반면에 다른 점이라고 하면, 굉장히 빨리 발전했다는 점이 특이한 거죠.

앵커:
책의 내용을 보면, 서울을 대표하는 건물이나 문화들이 왜 생겨났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데요. 아파트의 경우 1975년만 해도 국민 대부분이 아파트를 싫어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임동근: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어떻게 아파트가 지배적 주거양식이 될 수 있었나요?

임동근:
도시학자들이나 건축학자, 지리학자들의 경우에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거든요. 일단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습관에 잘 맞지 않았습니다. 간장도 담가 먹어야 하고, 고추장도 담가야 하고, 텃밭도 굉장히 중요한 식생활 중에 하나였는데, 아파트로 들어가면서 그게 많이 힘들었던 점이 있고요. 대가족 제도와 아파트는 맞지 않거든요. 노인들 같은 경우에,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힘든 생활을 하게 되는데요. 그런 면에서 도시화, 쉽게 말하면 상경한 핵가족들이 늘어나는 것과 아파트가 같이 가게 됩니다. 특히 여권신장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앵커:
서울의 청계천 개발이나 한강 르네상스 사업, 또 디자인 서울 등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사업인데요. 이런 것들이 서울시민의 공공성을 위해 만들어 졌다기보다는 기업을 위해서, 또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하셨던데요.

임동근:
네, 부분적으로는 그런 이유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문화산업으로 도시가 크겠다는 것은 전형적으로 말이 안 되는 면이 많습니다. 문화로, 관광으로 도시가 크기 보다는, 도시가 크기 보다는 관광과 문화가 발전하는 겁니다. 그래서 문화관광사업이라는 것은 항상 뒤따라 오는 것이지, 선도적으로 한다는 것은 도시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문화산업을 시 정부들이, 특히 최근에 신자유주의 이후에 대도시들이 많이 하고 있는데요. 그것들은 대부분 해외 본사들을 유치한다든지, 금융으로 도시를 변화시키고 싶다든지, 이런 전략들 때문에 많이 하게 됩니다. 실제로 서울 시민의 입장에서는 서울시의 문화관광 사업이라든지, 이런 것의 혜택을 누린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앵커:
네, 책에 버스전용차로에 대한 이야기도 하셨던데, 버스전용차로가 시행된 게 언제였죠?

임동근: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1970년대부터 계속 말은 많다가, 85년도에 시행됩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확장된 것은 2002년도 이명박 시장 임기 때죠.

앵커:
강남 지역의 경우도 단순히 돈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기 보다, 돈을 쓰는 사람이 모여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는 이야길 하셨어요?

임동근:
네, 돈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기 보다는, 돈이 발생되는 곳은 도심이 많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재벌, 정치권력, 이런 것들의 본사들이 대부분 도심에 있고, 돈을 어떻게 발생시킬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 즉 헤드쿼터는 여전히 도심에 있는데, 그렇게 만들어진 돈들이 주로 강남권에서 돈다. 이런 취지로 이야기를 했던 겁니다.

앵커:
책을 보면 고건 시장의 시정에 대해 '행정 능력을 엄청나게 늘려서 본격적인 지자체의 틀을 갖출 수 있었다'고 평가하셨던데요. 박원순 현 시장의 시정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임동근:
아직 임기 중이니까요. 크게 뭐라고 말씀드리긴 그런데요. 아무래도 이전 시장의 스타일하고는 좀 다른 새로운 스타일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긍정적인 방향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되겠죠.

앵커:
그렇다면 서울시를 가장 잘 이끈 시장을 꼽아본다면 고건 시장인가요?

임동근:
네, 그때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앵커:
그 외에도 잘 한 시장을 뽑을 수 있을까요?

임동근:
글쎄요. 딱히 생각나지는 않는데요.

앵커:
그렇다면 반대로는 누굴 꼽을 수 있을까요?

임동근:
그건 더 어려운 질문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무지구 중 하나가 테헤란로인데요. 이 테헤란로가 대표적인 사무지구가 된 것이 연구원들이 계를 들면서 만들어진 거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임동근:
네, 70~80년대에 연구원들이 테헤란로에 많이 투자하게 되는데요. 그 사람들 때문에 테헤란로가 발전 했다기 보다는, 70년대 같은 경우에는 정부가 판 땅이 7~80%가 다 강남에 모여 있었어요. 그러다보니까 당시에 큰 땅을 좀 사고 싶다고 하면 대부분 강남 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죠. 특히 테헤란로 주변으로 논현동이나 역삼, 이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샀는데, 그때 샀던 사람들이 주로 3~40대 연구원들이 많았다. 이런 말을 책에 썼습니다.

앵커:
네, 청취자 1548번님이 질문을 주셨는데요. “서울에 대한 책을 쓰셨는데, 저는 일산에 살고 있습니다. 서울 주변에 개발한 일산, 분당, 평촌 개발은 결과적으로 잘 한 정책인가요?” 이렇게 질문하셨네요.

임동근: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서는 우리나라가 거의 독보적으로, 사회적으로, 기술적으로, 세계적 우위에 있습니다. 그래서 일산, 분당 일대에 너무 빨리 도시를 건설해야 하니까, 정부의 각종 기술 인력이라든지 행정 인력들이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향으로 만들었던 사례가 됩니다. 그래서 지금도 신도시에 살아보시면, 아이들 키우거나 교육하거나, 도시 안에서만 생활한다면 굉장히 쾌적한 환경에서 사실 수 있는데, 반면에 안 좋은 면이라고 한다면, 신도시 개발 때문에 주변에 난개발이 된 것들, 이런 것들이 안 좋은 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결국 신도시 정책 자체는 굉장히 좋았는데, 신도시 이후의 후속 정책이 계획적으로 집행이 안 되다 보니까, 단점들이 부각되는 상황에 처한 거죠.

앵커:
5508번님, “최근 고가도로들이 철거되어서 시원하고 좋은데, 예전에는 지금보다 교통량도 적었는데 왜 고가도로를 많이 만들었을까요?”

임동근:
예전보다 지금이 교통량은 더 많습니다. 그런데 교통정책에서 큰 패러다임의 전환이 있는 게 뭐냐면, 도로를 만들면 차도 늘어나서 더 막힌다는 이야기를 한창 하면서, 앞으로는 도로를 건설하는 게 아니라 도로는 관리하는 거다. 이런 패러다임으로 바뀐 적이 있습니다. 이게 1980년대 후반인데, 그러면서 나온 이야기가 신규도로를 확장하기보다는, 신호체계를 바꾸고, 차선을 바꾸고, 도로망을 전반적으로 조정하고, 그래서 나온 게 일방통행, 가변차선, 이런 것들이 나왔었거든요. 그런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점점 더 많은 차들을 부드럽게 운행시킬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 겁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대 지리학과 임동근 BK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임동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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