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기상을 이해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어요" - 정홍상 기상청 차장
앵커:
<만나고 싶었습니다> 시간입니다. 강추위가 시작되면서 어깨 잔뜩 움츠리고 다니는 분들, 많으시죠. 이렇다보니 내일 날씨는 어떨지, 기상청 예보에 귀 기울이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오늘은 날씨에 대한 모든 것을 아우르고 있는 곳, 기상청의 정홍상 차장,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홍상 기상청 차장(이하 정홍상):
네, 안녕하세요.
앵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내일이 올 겨울 들어서 가장 춥다고요?
정홍상:
그렇습니다. 내일하고 모래, 영하 12도 13도 정도 될 것 같고요. 올 겨울 들어서 가장 추운 날씨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오늘 오후 정도에 한파주의보가 발표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날씨가 추워지면 기상청 직원들도 많이 바빠지실 것 같아요.
정홍상:
그렇습니다. 기상청이라는 곳이 사실 24시간 계속 근무하는 체제입니다. 기상 변화를 수시로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서 예보를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위험기상, 대설이나 한파, 이런 것이 발생하게 되면 비상근무에 들어가게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기상청 부임하신 지 오래되진 않으셨죠? 얼마나 되셨나요?
정홍상:
이제 한 7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앵커:
기획재정부에서 오래 근무하셨다고 들었는데요. 그동안은 대부분 기상청 내부에서 승진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차장으로 부임하신 게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요?
정홍상:
네, 그렇습니다만, 정부에서도 민간 분야 경력자나 다른 부처 경력자들한테 문호를 자꾸 개방해 나가는 추세입니다. 그런 일환으로 정부 전 부처에 공모절차를 거쳐서, 제가 이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앵커:
기획재정부에 계실 때에도 기상이나 환경 관련 업무를 맡으신 적도 있으신가요?
정홍상:
제가 오기 직전에 기후변화 관련된 업무를 기획재정부에서 했었습니다.
앵커:
기후변화가 이산화탄소 배출과도 관련이 깊죠?
정홍상:
네, 그렇습니다.
앵커:
환경 분야에서 일을 계속 해 오셨군요. 기상청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상청이 되도록 분위기를 바꾸겠단 이야길 하셨다던데요. 기상청 인사 시스템 개선도 그런 차원이라 봐야겠죠?
정홍상:
네, 그동안 기상청에서 사실 인사나 장비 구입 관련한 잡음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신뢰가 낮아진 측면이 있고요. 또 기상청 직원들의 자부심에도 손상을 입었습니다. 그래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 직원들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지기 위해서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 그런 생각을 했고요. 이런 차원에서 인사 면에서도 스스로 혁신을 한 번 해보자. 그래서 인력 충원 할 때도, 사실 기상이라는 것이 전문분야이다보니까 조직이 폐쇄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방적으로, 민간경력자 채용을 늘이고요. 그리고 이전에는 9급 공채 위주였는데, 거기에 추가해서 7급 공채도 올해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그리고 성과, 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걸 실효성 있게 바꿔보고, 내부적으로 소통하는 문화도,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개방된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잡음이 조금 있었다고 해도, 사실 기상청 같은 곳은 장비 구입을 안 할 수 없단 말이에요. 아무래도 과학적인 기상 관측도 필요하고 할 텐데요. 장비 구입 제도의 개선도 신경써야 할 분야죠?
정홍상:
그렇습니다. 기상청이 예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장비가 필수적입니다. 그런데 그 동안 장비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너무 성급하게 추진하면서 절차 면에서 투명성이 부족하고, 이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장비구입 결정 이전에, 장비가 꼭 필요한 것인지,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이지, 또 시장 조사도 하고, 다른 외국 기상청에서 유사한 장비를 구입했는지, 그런 것도 확인해보고, 가격도 알아보고, 이런 사전조사 절차를 강화했고요. 그리고 기상장비 도입을 전담하는 팀을 새로 구성했습니다. 실제로 장비를 사용하는 과에서 각각 장비 구입을 추진하다보니까 전문성도 떨어지고 문제가 생기는 면이 있어서, 전문 팀을 만들고 팀원들에게 조달 등 전문 교육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상을 관측하는데에 있어서 첨단 장비의 중요성, 어느 정도입니까?
정홍상:
이제는 기상 예측 품질을 높이려면, 첨단장비는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상예보라는 것이 크게 3단계를 거쳐서 나온다고 보면 되는데요. 우선 관측하는 겁니다. 기상이나 기온, 풍향, 풍속, 이런 것을 관측하는 정확한 데이터가 있어야 앞으로 예측이 되는데요. 관측을 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모델을 돌립니다. 요즘은 과거처럼 일기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입력해서 그것으로 아주 정교한 수치모델을 돌려서 그 결과치를 참고해서 예보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모델 결과치가 나오면, 그 모델 결과치가 100%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지역별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서, 예보 전문가들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이런 모든 과정에서 장비가 아주 필수적이고요. 특히 관측에서 관측 장비가 중요하고, 또 모델을 돌리는 데에는 슈퍼 컴퓨터가 필요합니다. 워낙 정교하고 방대한 모델이기 때문에요. 또 판단을 도와주기 위해서는 예보 지원 시스템이라고 해서, 컴퓨터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유사한 기상 상황에서 이후에 기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이런 것을 직전 20년간 사례를 뽑아본다든지, 이런 것이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한 것입니다.
앵커:
지금 장비의 중요성을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상청의 장비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정홍상:
우리나라 장비 수준도 상당 수준에 도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미흡한 수준입니다. 예를 들면 위성 같은 것이 중요한데요. 우리나라도 기상 위성아 하나 있습니다. 천리안 1호라고요. 그렇지만 미국 같은 곳은 24개를 운영하고 있고, 일본은 5개를 운영하고 있죠. 레이더 같은 것도 미국은 160개 정도 되는데, 우리는 10개 정도이고요. 물론 영토 차이가 조금 있지만요.
앵커:
지금 말씀하시는 도중에 청취자 분께서 문자를 주셨어요. 7878 번인데요. “얼마 전에 뉴스에서 올 겨울이 따뜻하다고 했는데, 갑자기 한파가 온다는 것이 어떻게 된 것인가요?”
정홍상:
아주 좋은 질문을 주셨는데요. 저희가 따뜻하다고 한 것이, 실무자들이 표현을 잘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따뜻하다고 할 때에는 과거 30년 평균에 대비해가지고 그 보다 낮은가 아닌가? 그걸로 이야기를 하는데요. 1월 달 경우에 과거 30년 평균 값이 영하 6도 내지 7도입니다. 그래서 그거보다 조금 더 낫다고 해도 여전히 영하권이고요. 그래서 사실 따뜻하다고 하면 사람들은 영상 기온을 생각하시는데, 저희가 이야기 할 때는 과거 30년 평균대비해서 위이냐, 아래냐, 이런 뜻이기 때문에요.
앵커:
그럼 올 겨울 날씨는 과거 30년과 비교해서 조금 온도가 높다는 것이죠.
정홍상:
네, 그렇지만 1월에는 여전히 춥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요즘 기상청에 대해 '날씨를 제대로 못 맞춘다'는 지적이 일부 있었죠. 그런데 사실은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가 과거보다 많이 나아진 거라면서요?
정홍상:
그렇습니다. 2005년에 예보 정확도가 85%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는 91~92% 정도를 왔다갔다 하거든요. 이거는 세계에서도 5위, 6위 정도 수준이 됩니다. 그렇지만 이게 단기 예보를 이야기하는 것이고, 장기 예보, 이런 것은 아직까지 많이 발전시켜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첨단장비의 중요성을 말씀해주셨는데, 예보관들의 경험 역시 무시할 순 없겠죠?
정홍상:
네, 예보관들의 전문가로서의 판단이 결정적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편서풍 지역인데요. 주로 바람이 서쪽에서 많이 붑니다. 그러면 중국에서 서해안을 거쳐 오면서 바다를 지나면서 습기를 많이 머금께 됩니다. 그리고 국토의 약 70%가 산지이기 때문에 지형의 굴곡 때문에 바람의 변화가 많고요. 이렇게 습도가 높고 산지가 많은 특징 때문에 변동성이 상당히 많아집니다. 미국의 대 평원 지역은 참 안정적으로 기상 예측이 가능한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변동성이 많기 때문에 모델로서도 한계가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예보관들이 지역적 특성에 대해 경험을 쌓는 것이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앵커:
앞서도 잠깐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만, 날씨가 추워지면 기상청도 더 바빠지죠?
정홍상:
그렇습니다. 겨울에는 위험 기상, 폭설이라든지 이런 것이 많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24시간 근무체제이긴 하지만, 이렇게 위험 기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거나 하면 방재기관들, 시청, 군청, 국민안전처, 이런 곳과 긴밀하게 협조해나가면서 언론하고도 소통해야 하고, 그런 면에서 업무가 많이 늘어나게 됩니다.
앵커:
위험기상이라면 폭설 같은 것을 이야기하나요?
정홍상:
겨울의 위험기상이라면 폭설과 한파입니다. 두 가지를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 위험기상 피해 예방을 위해 기상청에서 준비하고 있는 게 있을까요?
정홍상:
저희가 겨울 위험기상 대비를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많이 해 오고 있습니다. 우선 과거에 대설이나 한파, 이런 것이 발생했을 때 일기도 분석을 해서, 과거 경험을 다시 돌아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그런 분석하고 관련해서 예보관들이 모여서 의견 교환하는 세미나도 가지고요. 이런 것을 통해서 저희 예보관들의 역량을 올리는 노력들을 해 오고 있고요. 이런 위험 기상이 발생하면 결국 국민들의 재산이나 생명을 최대한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방재기관과 소통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정확한 예보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걸 적기에 방재기관들과 협조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런 면에서 방재기관과 소통을 강조하고, 연락망이 문제 없이 작동하는지도 점검하고요. 그리고 위험기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면 한 사흘 전 쯤에 국민들게 알려드리는게 좋습니다. 그런 준비도 하고요. 위험기상이 실제로 발생하면 비상근무체제로 들어갑니다.
앵커:
그런 위험기상과 관련해서 국민들도 알아두면 좋을 상식 같은 게 있을까요?
정홍상:
대설이나 한파주의보, 경보 같은 기상 예보에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더 구체적인 정보는 기상청 홈페이지나 날씨 관련 앱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기상청 것도 있지만 민간 사업자들이 만든 것들도 있고요. 그런 것을 활용해주시고요. 또 131번을 누르시면 기상콜센터를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문자가 들어왔는데요. “저는 직장이 김포인데, 중부지방에 눈이 온다고 하더니 비가 오고 있네요. 내일 한파라고 하던데, 혹시 중부지방도 포함 됩니까?” 포함되겠죠?
정홍상:
사실 어제부터 중부지방중심으로 눈이 많이 왔습니다. 서울 경우에도 북쪽에는 3~10cm 정도 눈이 쌓였습니다. 대게 한강 이남쪽은 비로 바뀌어서 내렸는데요. 이게 눈이냐, 비냐, 이 경계점 언저리에서 기온이 왔다갔다 하다 보니까 서울 북쪽은 눈으로 내리고, 강남쪽은 비로 바뀌고, 수원 지역 일부는 또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YTN 라디오에서도 수도권 기상 정보를 계속해서 들으실 수 있으시니까요. 계속해서 우리 방송 열심히 들으셔도 날씨는 파악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 덧 마칠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요. 끝으로 청취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시죠.
정홍상:
저희 기상청에서 기상 예보를 더 정확하게 국민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정보를 생산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의 장비나 기술 수준 가지고 100%까지는 할 수 없는 한계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 부분은 이해를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지금 방금 문자가 하나 더 왔는데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우리나라도 4계절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정말 없어진다면 언제쯤 없어지나요?”
정홍상:
기후 변화 관련해서 저희 기상청에서 미래 예측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50년 정도 되면 남한 지역의 상당부분이 아열대 지역으로 바뀌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기상청 정홍상 차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정홍상: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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