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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아픈 청춘들 위한 조례안 발의된다!" -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2-05 09:32  | 조회 : 523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서울의 아픈 청춘들 위한 조례안 발의된다!" -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



이정수: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책이 우리 사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었는데요.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낭만, 꿈, 자유, 이런 단어는 남의 나라 이야기 같아요.

김선희:
진짜 그런 것이요. 2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에 여행이나 독서를 하며 여가시간을 갖는 청년들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정수:
글쎄요. 한 15%정도?

김선희:
땡, 2%! 단 2%라고 합니다. 나머지는 스펙 쌓거나 계약직으로 일하거나, 아주 빠듯한 살림살이를 살고 있다는 건데요.

이정수:
서울시에서 청년, 청춘들을 위해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하거든요. 이 내용 좀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분입니다. 민달팽이 유니온 권지웅 대표,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이하 권지웅):
네, 안녕하세요.

김선희:
먼저, 서울시 청년명예부시장이란 게 어떤 자리인가요?

권지웅:
청년명예부시장은 2012년에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여성, 어르신 등 14개 분야에 명예부시장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저는 청년들과 서울시정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정수: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나요?

권지웅:
27입니다.

김선희:
권 대표님도 청년이시네요.

이정수:
어린 나이에 성공하셨다고 봐야 되나요. 그럼 청춘, 청년이라고 하면 보통 몇 살부터 몇 살까지를 말하죠?

권지웅:
통상적으로는, 청년고용특별법에 규정된 나이로 하는데요. 거기에는 만 15세부터 29세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이야기할때는 만 20세에서 34세 정도를 지칭하는 것이 보통이네요.

이정수:
저는 36세이니까, 저는 이제 청춘이 아니네요.

김선희:
저희는 청년은 벗어났죠.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까 청춘들을 위한 멘토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서울시에 있는 청년들, 어느 정도나 되고, 또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이야길 해주세요.

권지웅:
20세에서 34세까지의 청년을 보면, 전국에 1000만명 정도의 청년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240만 명 정도가 서울에 살고 있는데요. 이렇게 살고 있는 청년 중에 22.8%는 최저거주 기준에도 못 미치는 지하방이나 옥탑방, 고시원에서 살고요. 고용율은 계속 떨어져서 40%를 밑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자금 부채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되고 있는 청년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사실 아까 말씀하신 것 처럼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고, 청년 때 아프면, 장년으로서도 아프고, 노년으로서도 가난한 노년을 맞이하게 되는 안 좋은 사이클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정수:
청년층이 난치병을 앓고 있는 것 같네요.

김선희:
네, 요즘 대학 나온다고 해서 취직이 잘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떻습니까?

권지웅:
실제로 많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도 청년이다 보니까 주변에 친구들이 있는데요. 친구들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 졸업을 미루거나, 아니면 취직 준비를 2년째 계속 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자리가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들어가는 생활비용이나, 장래에 결혼이나 출산을 할 생각을 하면, 최소한 필요한 수익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런 수익을 가질 수 있는 직장인 너무 적다 보니까, 계속해서 취직은 미뤄지고, 그러다보니까 비경제활동인구는 계속 증가해서 고용율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김선희:
뭔가 지연되고, 정체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정수:
나이가 27살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저보다 형 같아요. 제가 대표님이 하신 인터뷰를 좀 찾아봤는데,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고 해서 꿈까지 가난해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미래를 그리기 어려운 것이 청년들의 현실이다' 이런 이야길 하신 게 굉장히 와닿더라고요.

권지웅:
말씀드린대로 삶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을 마련하는데에 너무 많은 돈이 드는 것 같습니다. 주거비 4~50만원에, 등록금은 연 1000만원에 달하고, 그러다보니까 이 비용을 스스로 마련하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설사 취직을 한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도움 없이 저축으로 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75년 정도를 저축해야 합니다.

이정수:
75년이요?

권지웅:


김선희:
우리 현실이.. 정말 너무 열악해져 있네요.

권지웅:
그러다보니까 매우 뛰어난 소수의 청년이 아니고서는, 보통의 청년에게는 어떤 부모님에게 태어났느냐로 많은 것이 결정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김선희:
청년들 입장에서는 무기력감이 계속 들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서울시에서 아픈 청춘들을 위한 조례안을 발의했죠? 자치단체에서 청년들을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는 게 처음이라던데,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권지웅: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요. 하나는 이제까지 청년을 정책 대상으로 하는 것은, 2004년에 만들어진 실업해소특별법, 그리고 현재로는 고용촉진특별법으로 되어 있는, 일자리와 관련된 법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청년을 정책 대상으로 할 때, 일자리와 관련되지 않은 영역, 주거라든지, 부채라든지, 이런 것을 다루는 법적 근거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조례가 그런 것들을 다 담은 첫 번째 법령으로서의 의미가 있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 이 조례를 만드는 과정이 청년단체들의 제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정수:
자신의 고민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했네요.

권지웅: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서울시가 청년들과 함께 이 조례를 만들게 된 것 자체가, 어떤 문제에 대해서 정부 기관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이 함께 협업한 결과물이라는 의미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정수:
멋집니다. 다른 자치단체로도 퍼져나갔으면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권지웅:
다른 지자체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고, 관심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리고 아예 정부 차원에서 지금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청년발전기본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예 법 차원에서 통과시키게 되면, 전국적으로 확실히 퍼지게 되겠죠.

김선희:
조례안의 자세한 내용을 좀 살펴볼까 하는데 청년정책위원회를 설치하게 된다고 들었는데요. 그래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내가 참여하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던데요.

권지웅:
네, 조례에 근거해서 위원회를 설치하게 되는데요. 그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시장님이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시장님이 아무래도 역할을 하게 되겠죠.

김선희:
그런데요. 워낙 언론에는 말을 번듯하게 해놓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정책들을 자주 봐온 터라 걱정부터 앞서기도 하는데요. 이번 조례안이 시행되면 청년들에게 정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 보십니까?

권지웅:
그렇게 되야 될텐데요. 사실은 이 조례 자체가 지정되는 것 만으로 당장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시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근거가 생기는 것이다 보니까, 정책적 요구가 계속된다고하면, 바로 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죠.

김선희:
초석이 마련되는 것이네요.

권지웅:
네.

이정수:
본격적인 시행은 언제부터 되는 것인가요?

권지웅:
일단, 올해 12월 19일에 본회의에서 결정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의결이 되면, 20일 이내에 공표를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당장 내년 초부터 이 조례가 효력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권지웅:
알겠습니다. 아무튼 청년을 위한 조례가 발의 되어가지고, 힘이 빠진 청년들이 힘이 부쩍부쩍 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선희:
네, 권 대표님도 큰 역할을 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서울시 권지웅 청년명예부시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권지웅: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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