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피플
  • 방송시간 : [월-금] 19:15~20:00
  • PD : 주현정 작가 : 안향주

2010.11.05 (금) 이슈진단 '문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11-05 15:06  | 조회 : 2294 

문화관련 소식을 짚어보는 금요일 이슈진단입니다.
중앙일보 문화부 강혜란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복원한지 석 달도 안 된 광화문 현판에 금이 가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어찌된 일인가?

= 지난 8월15일 새 단장을 마친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 현판에 균열이 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복원 공사와 함께 새로 걸린, 한자로 된 광화문 현판이지요. 맨 왼쪽 글씨인 ‘광’ 자 바로 옆으로 세로 금이 갔습니다. 50m 근방에서 올려다봐도 뚜렷이 보일 정도의 균열입니다. 이 사실은 민주당 최문순 의원이 3일 사진과 함께 보도자료를 내면서 세간에 알려졌습니다. 최 의원은 이를 통해 "복원 3개월도 되지 않은 광화문 현판이 심하게 손상됐다는 점은 복원 과정이 얼마나 날림으로 진행됐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 어제 오후 문화재청에서 자문회의가 열렸죠. 어떤 논의들이 오갔나?

= 네, 문화재청은 신응수 대목장, 오옥진 각자장, 김동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었습니다. 결론은 현판이 나뭇결을 따라 균열된 것은 우리나라 고유 수종인 육송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광화문 현판의 나무를 제공한 신응수 대목장은 “현판 재료가 지름 60㎝의 금강소나무를 직접 3년 이상 건조한 목재였다”며 “올 가을 가물었고 정남향으로 햇빛을 받으며 수축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구조적인 문제는 없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고궁에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종종 건축물의 기둥이나 보가 갈라진 것을 보셨지요. 경복궁 근정전 기둥 중엔 틈이 3㎝ 이상 벌어진 것도 있다고 합니다. 광화문도 현판만이 아니라 홍예문 천장화의 판재, 문, 문루의 보 등에도 이미 눈에 띄게 금이 가 있는 상태입니다. 현판은 다른 곳의 균열에 비하자면 약한 편이지만, 광화문의 얼굴인데다 새하얀 바탕에 나타난 것이라 특히 눈에 띈 것으로 보입니다. 문화재청은 덕수궁 대한문 현판에도 열두 줄 금이 간 것을 예로 들면서 광화문 현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3. 그렇다고 해도 100년 이상 된 대한문 현판과 복원 석달 밖에 안 된 광화문 현판을 나란히 생각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복원과정에서 공사 기간을 단축한 게 부실 원인이 아닌가 하는 시각이 있는 것 같은데요?

= 바로 이 공기 단축 부분이 쟁점이 되고 있는데요. 원래 광화문의 완공 시점은 올 연말이었습니다. 그런데 11월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게 되면서 완공을 9월 말로 앞당겼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8월15일로 완공 기일을 당긴 것입니다. 올해가 경술국치, 즉 한일합방 100년으로 광복절이 여느 때와 남다른 의미라는 이유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공기를 앞당기면서 현판 목재가 덜 마른 상태에서 각자 작업을 한 것이 원인이 아니냐는 의구심입니다. 이와 관련 한 목재 전문가는 "두꺼운 금강송은 몇 년이 지나도 속까지 완전히 마르기는 힘들다. 원통목을 3년 이상 건조했어도 판재를 만든 후에 재건조 작업을 충분히 해야 한다"며 "석 달도 안 돼 갈라졌다는 것은 수분 함량이 채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썼다는 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현판에 글씨를 새긴 오옥진 각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바깥에 비가 쏟아지는 장마철에, (나무가) 완전히 말랐다고 해서 했다"고 말하면서 파장이 커졌습니다. 오 각자장은 어제 회견에선 “당황하고 정신이 없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며 “나무가 완전히 안 말랐다면 칼을 댈 이유가 없다”고 자신의 발언을 취소했습니다.

4. 현재로선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인데, 어떤 대책이 나왔습니까.

= 당장은 현판에 손을 대지는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톱밥이나 아교로 틈새를 메우는 응급 복원을 하다가는 또 다른 균열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다 내년 봄쯤 현판이 안정화된 뒤 손을 본다는 것입니다. 문화재청 김원기 궁능문화재과장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 전문가를 비롯한 국내 최고 목재전문가를 통해 균열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고 예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5. 이번 사태가 어쩌면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 전시 행정하고도 관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문화재 복원 공사를 G20이나 광복절 같은 행사에 맞춰, 무리하게 진행한 것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구요.

= "베어진 나무가 재목이 되기 위해서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광화문 복원을 진두지휘했던 대목장 신응수씨가 자신의 목수 인생 50년을 돌아보는 책에서 한 말입니다. 이런 말도 했지요. "일이 급하다고 해서 인위적으로 건조하면 나무가 뒤틀어지게 된다. 나무 말리는 일은 아이 재우듯 해야 한다."
누구보다 나무를 잘 아는 신씨의 눈에 광화문 현판의 균열이 어떻게 읽힐지, 그 본심이 정말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아마도 이번 사태가 더욱 파장을 키운 것은 앞서 말한 무리한 공기 단축 때문일 것입니다. 수순대로 잘 진행되고 현판에 금이 갔다면야 “우리나라 소나무가 원래 그렇다”는 문화재청 해명을 누가 납득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미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터라 미세한 실금도 대쪽 갈라진 것처럼 크게 보이는 것입니다. 지금도 국민들과 충분히 합의되지 않은 정책이 여럿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까. 대표적으로 4대강 사업이 그렇고요. 아무리 국가 미래를 내다보는 국책사업이라 해도 공사 과정에서 잡음과 부작용이 나타나고 부실공사 논란이 불거진다면 결국은 ‘광화문 현판’과 같이 될 수 있기에 정부가 더욱 완벽에 신중을 기해야겠습니다.

6. 이번에는 새로나온 음반 소식 들어볼까요?

= 한국계 가수로선 최초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힙합그룹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가 새앨범 ‘프리 와이어드(Free Wired)’를 발매했습니다. 파 이스트 무브먼트는 재미교포인 제이 스플리프와 프로그레스를 주축으로 일본ㆍ중국계 미국인 케브 니시, 필리핀계 미국인 디제이 버맨 등으로 이뤄진 팀으로 2003년 결성됐습니다. 2006년 영화 ‘패스트&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의 OST에 참여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요, 특히 지난달 ‘라이크 어 지 식스(Like A G6)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이번 앨범엔 2주째 싱글차트 1위를 달리고 있는 ‘라이크 어 지 식스’를 비롯해 10곡이 수록됐습니다.
지난 11월 1일은 20년 전 간경화를 앓던 가수 김현식이 흙으로 돌아간 날이지요. 이날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김장훈의 헌정 앨범 ‘레터 투(Letter to) 김현식’이 발매됐습니다. ‘하늘에 있는 김현식에게 보내는 편지’란 뜻에서 자켓 한 가운데 붙은 우표가 인상적인 앨범입니다. ‘사랑했어요’‘비처럼 음악처럼’‘여름밤의 꿈’‘사랑사랑사랑’등 김현식의 히트곡 11곡이 김장훈의 목소리로 실렸습니다.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