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7 (목) 이슈진단 '국제'

국제 관련 이슈를 알아보는
목요일 <이슈진단> 시간입니다.

천안함 사태를 놓고
우리나라와 미국 대 북한과 중국의
대결 구도 양상으로 전개가 되고 있는데요.
이런 대결구도가 앞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죠.

오늘은 천안함 사태에 따른
동아시아의 국제질서 변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장훈> 국제문제 애널리스트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질문1) 미국과 중국이 천안함 사태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천안함 사태의 당사국이 아닌
양국의 입장이 왜 중요한지부터 짚어봤으면 합니다.

답)천안함 사태는 좁혀서 본다면 남북한의 문제인데요..하지만 큰 틀에서 볼 때 미국과 중국이 천안함 사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습니다...미국과 중국은 한국전쟁의 정전 협정을 체결한 당사국들이고...또 북핵 문제를 다루고 있는 6자 회담의 참가국들인데다...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인데요...미국은 우리나라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고...중국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미국은 우리나라와 상호방위조약을.. 중국은 북한과 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한 국가들인데요..이 때문에 양국은 모두 군사적으로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는 국가들입니다...특히 미국이 지난해부터 중국을 G2(주요 2개국)의 한 축으로 대우하면서부터 양국이 주요 국제 현안을 서로 논의해왔는데요...천안함 사태는 지역적인 문제이지만 우리나라와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과 중국으로선 자국의 국익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천안함 사태에 대해 양국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가 무엇 보다 중요한데요...양국이 베이징에서 지난 24.25일 양일 간 열린 제 2차 전략 경제 대화에서 천안함 사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질문2) 양국이 전략 경제 대화에서 북한 제재 문제를 놓고
상당한 이견을 표출했다지요?

답)그렇습니다...양국은 제2차 전략 경제대화에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북한 제재 문제를 논의했지만 아무론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측은 회담 내내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발사로 침몰했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반면 중국은 정확한 원인을 자체적으로 조사중이라면서 안보리 제재 문제에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양국의 입장은 폐막 기자회견에서 명확히 드러났는데요... 미국 대표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천안함 사태는 지역안정에 심각한 도전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미국과 중국 공동의 책임이라면서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반면 중국 대표인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유관국들이 냉정과 절제를 통해 유관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다이 국무위원은 북한이라는 말도 꺼내지 않았습니다,.,결국 이번 회담에서 미중 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원칙론만 확인했습니다.

질문3) 중국이 북한을 보호하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인데요.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답)그 이유는 중국의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전략의 지렛대는 북한이기 때문인데요..무엇보다 중국으로선 북한과 기존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국익에서 긴요하기 때문에 북한의 편을 드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중국은 그동안 북한 문제와 관련,󰡐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란다󰡑는 발언을 되풀이 해왔는데요...이 말은 한반도의 현상 유지를 원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만약 천안함 사태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제재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북한의 반발로..자칫하면 한반도에 위기 국면이 도래할 수 있는데요...중국으로선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2006년 10월과 2009년 5월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중국은 안보리에서 제재 결의안에 찬성했었는데요. 중국은 당시에도 북한 체제를 붕괴시킬 정도의 제재에는 반대했었습니다.

질문4) 그렇다면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북한 체제의 붕괴라고 볼 수 있는 겁니까?

답)그렇습니다..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현재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핵 보유가 아니라 북한 체제의 붕괴입니다....중국은 북한이 붕괴돼 수많은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오고, 남한 주도로 통일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요...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은 미국을 저지할 수 있는 완충지역이며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때문에 중국은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기점으로 북한을 적극 포용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는데요,,,..특히 중국은 지난해 북한의 제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결의 1874호의 이행도 느슨하게 하고 있습니다....만약 천안함 사건으로 1874호 보다 더욱 강력한 제재 조치가 취해질 경우 북한 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는 만큼 중국으로선 반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중국은 천안함 사태가 유엔 안보리에 회부되더라도 물타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데요..중국은 지난 1996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이 안보리에서 논의될 때도 안보리 제재 결의 대신 실효성 없는 안보리 의장 성명이 채택되도록 영향력을 발휘한 적이 있습니다.

질문5) 중국이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북한 편을 들고 있다고 분석도 있는데요.

답)중국의 대북 전략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경제 협력인데요....중국은 북한 경제의 80%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요...중국과 북한간 교역규모는 지난해 26억8000만 달러로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중 무역의 확대는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데요.. 중국은 북한의 에너지 수입량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고...북한 소비재의 약 80%, 식량의 45%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중국으로선 김정일 체제 이후, 또는 한반도 통일 이후까지도 한반도에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북한 경제를 자국에 종속시키는 것이 가장 실용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만약 북한에 대한 제재에 중국이 동참할 경우, 이런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6) 미국이 천안함 사태에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데요.
미국도 중국처럼 어떤 의도가 있지 않을까요?

답).미국도 중국처럼 이번 사태를 통해 노림수를 갖고 있는데요...미국은 이번 사태를 통해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이번 기회에 중국을 견제하려는 속셈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실제로 미국 그동안 중국이 동북아에서 해군력을 비롯해 군사력을 계속 강화해온 것에 상당한 우려를 표시해왔는데요..미국이 우리나라와 공동으로 대 잠수함 훈련을 비롯해 군사적 대응을 하는 것도 물론 북한을 겨냥한 것이지만, 중국을 간접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미국은 이와 함께 중국 쪽으로 기울려는 움직임을 보여온 일본과의 관계 복원도 노리고 있는데요...실제로 미국과 일본의 관계는 지난 8개월 간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상당히 악화됐었는데...지난 23일 하토야마 일본 총리가 미군기지 문제를 원래 미국과 합의한 대로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하토야마 총리의 입장이 유턴 한 것은 천안함 사태가 크게 작용했습니다....하토야마 총리는 "한반도의 긴장 상황이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일깨웠고 후텐마 문제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