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유퀴즈' 84세 김정자 할머니, 최고령 수험생 "손주들과 '프리토킹' 꿈, 영문학과 가고 싶어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11-17 13:31  | 조회 : 1107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방송일시 : 20231117()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출연자 : 일성여자고등학교 김정자 여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 어제 2024학년도 대학 수학능력 시험이 치러졌죠. 오늘은 수능 후기를 들려주실 분과 이야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올해 84세 최고령 수험생으로 수능에 도전하신 분이에요. 한글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수능에 도전하기까지 긴 여정을 달려오셨는데요. 아마 이 분을 이미 아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2019년에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한글을 배우고 수업 받는 게 너무 좋다이렇게 말씀하셨던 분이거든요. 4년이 지나고 최고령자 수험생으로 수능 시험을 보신 건데요. 그분 만나보겠습니다.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김정자 여사님 불러보죠. 여사님 안녕하세요.

 

일성여자고등학교 김정자 여사(이하 김정자) : 안녕하십니까.

 

박귀빈 : 네 안녕하세요. 여사님. 어제 수능 시험 보셨는데 수능 끝나니까 지금 기분 어떠세요?

 

김정자 : 수능은 잘 못 봤지만 기분은 홀가분하고요. 마음이 좋습니다.

 

박귀빈 : 홀가분하시군요. 맞아요. 하루 종일 시험 보는 거니까. 그런데 시험 잘 못 본 것 같으세요 왜요?

 

김정자 : 내가 그렇게 실력은 좋지 않거든요.

 

박귀빈 : 시험을 딱 근데 아침에 810분부터 시작해서 그러면 오후에 한 5시 넘어서까지 계속 시험 보신 거잖아요?

 

김정자 : 우리 만학도들은 조금 시간이 단축되던데요.

 

박귀빈 : 그랬어요? 그럼 언제까지 시험 보셨어요?

 

김정자 : 3시 반까지 봤습니다.

 

박귀빈 : 3시 반까지 보셨어도 오랜 시간 시험을 보셨어요.

 

김정자 : 오래 앉아 있으니까 조금 불편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내 추억으로 삼고 꾸준히 열심히 했습니다.

 

박귀빈 : 그러셨군요. 맞아요. 시험이 문항이 되게 많잖아요. 근데 문제는 다 푸셨어요?

 

김정자 : 하든, 못하든. 문제는 푼다고 풀었는데. 맞지는 않았겠지요.

 

박귀빈 : 대단하십니다.

 

김정자 : 3년 동안 젊은 세대들하고 배우는 거하고 또 다 다르니까. 암만 해도 만학도들은 아무리 잘한다 해도 따라갈 수는 없어요.

 

박귀빈 : 근데 저도 예전에 시험 봤던 거 생각해 보면 저는 그 문항을 다 읽고 끝까지 푸는 것도 좀 힘들더라고요.

 

김정자 : 그렇지요.

 

박귀빈 : 근데 그거 다 푸셨잖아요.

 

김정자 : 알든 모르든.

 

박귀빈 : 모든 수험생이 그렇죠. 다 아는 문제도 있고 모르는 문제도 많잖아요.

 

김정자 : 아는 것도 있고, 모르는 것도 있고.

박귀빈 : 그러면 찍은 것도 있으세요?

 

김정자 : .

 

박귀빈 : 그러면은 찍을 때는 번호를 딱 정하시고 1번 쫙 찍고 막 이렇게 하셨어요?

 

김정자 : 예 번호대로요. 틀린 게 많겠지요.

 

박귀빈 : 주로 몇 번 찍으셨어요?

 

김정자 : 보기 중에 보기 중에 2, 3, 4번을 많이 찍은 것 같아요.

 

박귀빈 : 2, 3번이 정답이 많아요. 보통 그랬던 것 같아요. 많이 맞히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정자 : 예 모르겠어요. 생전 처음이라 나이가 많아서 시험지를 들어보니까 가슴도 울렁울렁하고.

 

박귀빈 : 맞아요.

 

김정자 : 그리고 내가 나이가 많은데 이런 수능 시험을 본다는 것만 해도 마음이 흐뭇했어요.

 

박귀빈 : 맞습니다. 사실 저는 여사님을 그 예전에 2019년에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유재석 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나오셨었잖아요. 저 그때 뵀었거든요. TV 통해서. 근데 그때부터 공부하는 거 너무 재밌다고 하시고 너무 좋다고 하셔가지고 그때도 계속해서 졸업장 따고 싶다 계속 공부해야 되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실제 그대로 하셨잖아요. 지금 수능 시험 보신 거잖아요.

 

김정자 : 졸업장 따려고 열심히 다녔어요. 열심히 다니고 나는 결석도 안 하고 내 의무가 학교 다니는 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다녔습니다.

 

박귀빈 : 그러니깐요. 지금 학교를 2018년부터 양원주부학교 들어가셔서 그 이후로 5년 동안 단 한 번도 결석 안 하신 거네요. 그러면.

 

김정자 : 한 번도 안 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무리 아파도 학교는 왔어요.

 

박귀빈 : 그러니깐요. 매일매일 공부하신 거 아니에요. 그리고 5년 만에 그때 한글부터 시작하셔서 이번에 수능 시험 보신 거잖아요. 어떤 과목이 제일 어려우셨어요?

 

김정자 : 다 어렵기는 어렵지만은 영어가 문장이 너무 길고 해서 영어가 좀 어려웠습니다.

 

박귀빈 : 맞아요. 영어 너무 어려워요. 왜 이렇게 어렵게 내는지 모르겠어요.

 

김정자 : 젊은 세대들에게 맞추려니 그렇겠지요.

 

박귀빈 : 젊은 친구들도 지금 고3 학생들도 영어 시험 되게 어렵게 봤을 거예요.

 

김정자 : 어려웠을 것 같아요.

 

박귀빈 : 그러니까요. 여사님 수학은 어떠셨어요?

 

김정자 : 수학은 안 보던데요.

 

박귀빈 : 여사님은 수학은 안 보셨군요. 그럼 무슨 과목 보신 거예요?

 

김정자 : 국어, 영어, 한국사요.

 

박귀빈 : 국어, 영어, 한국사. 제일 중요한 거 3개 다 보셨구나. 그렇군요. 근데 이제 좀 시험 못 봤다 하셨지만 그래도 수능 공부 안 해도 돼서 좀 홀가분하시죠?

 

김정자 : 예 홀가분하지만. 여태까지 내가 수능이라는 것은 젊은 세대들이 얼마나 힘들게 공부를 할까 싶은 생각, 느낌도 체험하고 싶어서 수능 시험에 응시를 했고요. 막상 해보니까 젊은 세대들이 참말로 힘들겠더라고요. 평생에 운명이 달린 날이었잖아요. 앞으로 살아갈 길이 다 어제에 결정이 되는 날인데. 내 생각에는 운명의 날이어서 모든 학생들이 자기가 원하는 대학을 가서 이 나라에 짊어지고 나갈 학생들이 새로운 일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내 마음으로 그렇게 다짐을 많이 했습니다.

 

박귀빈 : 그러면 어제 시험 보시면서 우리 여사님 따님도 똑같이 대학 수학능력 시험 보고. 당시에 유퀴즈를 보니까 이화여대 졸업했다고 그때 이야기를 들었는데. 따님 생각도 나셨겠어요. ‘우리 딸도 이 시험 봤겠구나.’ 어떠셨어요?

 

김정자 : 우리 딸이 그때만 해도 내가 어려워서 애들 과외를 못 시켰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가외 공부를 시켰는데. 그래도 다 자기 힘으로 갔으니까. 그래서 우리 애들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어제 해보니까 그렇더라고요.

 

박귀빈 : 네 맞습니다. 근데 아마 지금 젊은 세대들 그리고 따님도 마찬가지고 우리 여사님을 더 대단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김정자 : 우리 애들 그래 우리 엄마 대단하다 그래요.

 

박귀빈 : 그러니까요. 그리고 뭐 아까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고 하셨지만. 사실은 이렇게 직접 본인이 스스로 배우고 이런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 자체가 그 이상으로 너무 큰 배움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되게 감사한 마음으로 지금 여사님과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김정자 : 예 감사합니다.

 

박귀빈 : 아닙니다. 여사님 이제 수능 시험 끝났으니까 이제 학생들은 대학 진학 준비할 거거든요. 여사님은 어떠세요?

 

김정자 : 저도 대학 준비를 마음을 먹고 있어요.

 

박귀빈 : 그러세요? 어떤 과 지금 희망하고 계세요?

 

김정자 : 내가 원하는 과는. 영어 공부는 못하지만 영어 공부를 많이 해 가지고 우리 손자들하고 대화하는 그게 꿈이었어요.

 

박귀빈 : 지금 그러면 손주들이 미국에 가 있나요?

 

김정자 : 예 미국에서 살고 있어요.

 

박귀빈 : 그래서 영어로 전공을 하고 싶으세요?

 

김정자 : . 그런데 그 애들이 한국말을 잘 이해를 못해요. 이제 하는 거는 떠듬떠듬 하는데 잘 못해서. 내가 영어를 배워가지고 걔들하고 소통하고 싶어서 그래서 영어가 어렵지만은 도전하고 싶어요.

 

박귀빈 : 저는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사님 5년 만에 한글부터 시작해서 지금 수능 시험까지 보셨는데. 못 하실 게 뭐 있으시겠어요.

 

김정자 : 그 한 가지만 공부를 하면 좀 잘 되겠지요. 고등학교에서는 과목이 너무 많으니까 이것저것 하다 보니까 다 공부는 안 되지만. 대학에 가가지고 이제 한 과목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아요.

 

박귀빈 : 그러니까요. 그럼 여사님께서는 영문학과 지금 희망하고 계신 거네요. 그럼 학교도 좀 생각해 둔 것도 있으시겠네요?

 

김정자 : 학교를 마음에 두고 있는 데가 있어요.

 

박귀빈 : 그래서 지금 거기 뭐 어떤 학생들 뽑나 이런 거. 입학 현황 같은 거 이런 거 잘 보고 계시겠네요. 그러면.

 

김정자 : .

 

박귀빈 : 그러면 그 준비는 옆에서 좀 도와주시는 분이 계신가요? 지금 학교 다니고 계시잖아요.

 

김정자 : . 우리 애들이 다 멀리 살아서 내 주변에서는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선생님 도움을 받아야지요.

 

박귀빈 : 아 그렇죠. 지금 일성여자중고등학교 3학년이신 거죠?

 

김정자 : 3학년이에요

 

박귀빈 : 그러면 이제 졸업을 앞두신 거예요?

 

김정자 : . 졸업을 앞두고 있지요.

 

박귀빈 : 언제 졸업인가요?

 

김정자 : 627일 아니면 8일이라 그러던데요.

 

박귀빈 : 그러면 좀 많이 아쉬우시겠어요.

 

김정자 : 예 아쉬워요. 1년만 좀 더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귀빈 : 그래요 거기 만약에 1년 더 다니고 막 이럴 수는 없는 거래요? 그러면 여사님이 공부를 좀 많이 안 하시면 1년 더 다녀야 되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혹시?

 

김정자 : 아니요. 여기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딱 졸업을 해야 되더라고요.

 

박귀빈 : 졸업을 해요. 그렇군요. 그러면 이제 몇 달 안 남았네요?

 

김정자 : 몇 달 안 남았지요.

 

박귀빈 : 학교 다니시면서 한 번도 결석 안 하셨는데 이제는 졸업을 앞두고 계시네요. 친구 분들도 많으시잖아요.

 

김정자 : 학교 친구 분들이 많지요.

 

박귀빈 : 이번에 그럼 친구 분들은 수능 안 보셨어요?

 

김정자 : 보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박귀빈 : 그러시군요. 여사님 제가 여사님이 얼마나 이 졸업을 앞두고 마음이 좀 아쉬우실까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특히 도와주시는 학교 선생님에게 좀 한 말씀 해 주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한번 해보시겠어요?

 

김정자 : 우리 선생님한테요? 우리 담임 선생님. 이정숙 선생님입니다. 내가 모든 것이 다 부족하니까 선생님이 나를 많이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귀빈 : . 이정숙 선생님 듣고 계시겠네요.

 

김정자 : 이정숙 선생님 지금 옆에 없네요.

 

박귀빈 : 옆에 안 계시니까 더 말씀하시기가 좋으시죠? 직접 말씀하기 조금 부끄럽잖아요.

 

김정자 : 예 부끄럽지요.

 

박귀빈 : 나중에 방송 들으시면 될 것 같아요. 여사님. 아마 여사님이 이렇게 늘 도전하고 배우시는 이 모습 자체로도 우리 후배들, 젊은 친구들, 여사님 자녀분들도 그렇고요.굉장히 존경하면서 바라볼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젊은 세대 중에서 도전하지 못하고 배우는 거 망설이는 분들 많으실 거거든요. 그런 분들게 한 말씀 조언 좀 해주세요.

 

김정자 : 예 우리 주변에서도 그래요. ‘아이고 허리가 저리 꾸부러져서 저거를 배워서 무엇에 써먹나하고 그런 분들이 많아요. 우리 동네 분들이. 그러면 내가 그래요.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우러 가는데. 내가 뭐 이 나이에 써먹으려고 배우나.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우려고 하는데 당신들도 나와 같이 학교 좀 다녀보자고. 그러면 싫다는 사람도 있지만 또 환경이 맞지 않아서 다음에 간다는 사람 분들도 있고 그런 분들한테 내가 좋은 말을 만날 해줍니다. 기회가 나면 우리 일성여자고등학교로 한번 발을 디뎌보라고 거기 오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배운 게 많다고 그러고 선전을 하지요. 입으로만.

 

박귀빈 : 아니죠.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시는데요. 뭐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다. 한번 해보라 이런 말씀을 해 주셨고요. 여사님 말씀 중에 지금 교무실에서 전화 통화하시는군요. 학교 종소리가 멋지게 배경 음악으로 깔렸었습니다. 여사님 이제 수험표 갖고 계시잖아요. 수능 끝나면 여기저기 할인되는 곳들 많대요. 호프집 이런 데 가셔서 같이 친구 분들이랑 시간 보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정자 :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박귀빈 : 오늘 소중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정자 : 감사합니다.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박귀빈 :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일성여자중고등학교 김정자 여사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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