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 진행: 이성규 / PD: 박준범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잠시만요] 환경운동가 박병상"60살 넘으면 청년들 위해 어슬렁 어슬렁 뒷배운동 해줘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07-04 17:52  | 조회 : 1387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날짜 : 202372(일요일)

진행 : 이성규 교수

대담 : 박병상 60+기후행동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잠시만요] 환경운동가 박병상"60살 넘으면 청년들 위해 어슬렁 어슬렁 뒷배운동 해줘야"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봄이 왔다 간지도 모르게 여름이 왔습니다. 아직 여름은 본격적으로 시작도 안 했는데 기온은 벌써 30도 안팎으로 치솟기도 했습니다. 이상기후로 지구 곳곳에서 신음 소리가 들리고 있습니다. 환경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고민해야 할 때인데요. 오늘은 도시와 생태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 헤매는 박병상 60+기후행동 대표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박병상 60+기후행동 대표(이하 박병상)> , 안녕하세요.

 

이성규> 청취자 여러분께 자기소개를 해주시죠.

 

박병상> 저는 인천을 떠나지 않은 박병상이고요. 인천에서 살다 보니까 어느새 60대 중반이 넘어섰네요. 인천에서 환경운동을 쭉 해왔고요. 환경 관련된 강의도 좀 하고 책도 쓰고, 그러면서 몇몇 사람들하고 이대로 살다가는 큰 죄를 짓는 것 같다 해서 모였죠. 나이 든 사람들이 의기 투합해가지고 60대 넘은 사람들이 발 벗고 잘 수 있는 운동을 좀 하자고 해서 모였습니다. 거기의 대표를 하고 있습니다.

 

이성규> 그래서 60+기후행동이군요.

 

박병상> , 그렇습니다.

 

이성규> 60+기후행동을 한국판 그레이 그린이라고도 하고, 또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계시고 그런데. 60+기후행동, 어떤 단체죠?

 

박병상> 지금 여러 군데에서 얘기도 나오지만 다음 세대에 더 행복하고 편안하고 건강한 환경을 당연히 물려줄 줄 알았는데, 우린 그렇게 애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까 그렇지 않은 거예요. 우리 욕심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젊은 시절에 최선을 다하고 살았더니 그것이 다음 세대에 삶을 위협하게 되는 첨병에 서있더라고요. 그래서 그것에 대한 반성을 좀 해보자 해서 모였고요. 나이가 있으니까 젊은이들처럼 과거에 운동했던 민주화 운동했던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게 운동할 수가 없거든요. 몸도 옛날 같지 않고요. 그래서 어슬렁거리면서라도 얘기하자. 제 나이 또래들이 은퇴하고 그러면서 대접을 잘 못 받는다 하는 생각을 가진 친구들이 노여움도 갖고 그러는데, 그게 아니라는 얘기를 해주고 우리는 노여움을 가질 세대가 아니라 우리 다음 세대, 지금 막 태어나서 밝은 내일을 바라볼 그 세대에게 반성하고 사과하고 그들의 앞날을 위해서 행동해야 되는 세대라는 얘기를 느리게나마 하려는 모임이죠.

 

이성규> 60+기후행동이 어떤 활동들을 주로 하시죠?

 

박병상> 노장청년대라고도 제안하신 분이 계신데요. 젊은이들이 자신의 내일이 분명하지 않다는 사실에 분노하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하고 또는 행동하기도 하는데 저희 때도 과거에 그런 행동을 했죠. 그들에게 때로는 좌충우돌도 하니까 그들을 이해해주고 또 배려해주고 같이 서주고 또 뒤에서 어슬렁거리면서 격려해주고 이런 역할을 하고요. 또 아까도 얘기했지만 우리 세대한테 새로운 시각을 좀 가져보자. 잘 살았지 않냐. 옛날하고 비교해 보면 어느 시대의 어떤 황제보다 지금 잘 살았고 이대로 잘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까지 이해한다면 새로운 내일을 한번 고민해보자라는 얘기를 좀 하고, 이제 많이 가졌잖아요. 아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많이 가졌거든요. 그러면 다음 세대를 위해서 좀 물려주자. 내 거를 좀 떼 주자. 전액을 주자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들의 삶을 위해서 물질적이건 정신적이건 뭐라도 좀 상속하자. 내일을 위한 상속, 그런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성규> 그래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시는 것 중에 좀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으시면 청취자 여러분께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박병상> 사실 오래 되지 않아서 기억에 남는 행동을 해야겠죠. 지금도 진행 중이기는 한데 기억에 남는다면 청년기후긴급행동이라는 단체가 있어요. 구체적인 기업이라면 얘기하지 않겠는데 친환경을 얘기하는 기업인데 실제로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거는 그린워싱이라고들 많이 얘기하잖아요. 회사의 로고에다가 녹색 페인트를 칠한 거죠. 그랬더니 그 회사가 고발을 했어요. 그래서 벌금만 해도 수천만 원, 이거는 터무니없다 생각해가지고 그들과 같이 이해하고 같이 행동해주고 재판정에 같이 서주고 청취해주고 성명서 발표하고 이런 일을 해왔습니다.

 

이성규> 청년기후긴급행동 분들과 함께요.

 

박병상> , 그랬더니 우리의 성명서가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지만 상고까지 했는데 그 회사에서상고를 포기했어요. 그건 좀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규> 그 기업에서요. 그 뒤에는 진정한 친환경 행보를 하고 있나요?

 

박병상> 그렇지는 않고요. 두고 봐야 되겠지만 그래도 상고까지 한 기업에서 상고를 포기했다는 것은 그만한 진전이 있고 성명서를 읽지 않았을까. 좀 찔리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성규> 그런데 아까 이공계 분들이 조금 더 오셨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을 하셨는데, 그래도 지금 다양한 분들이 모이시다 보니까 좀 융합되는 장점도 있겠네요?

 

박병상> 그렇죠. 지금 와서 새로운 걸 배우기는 어려워요. 저는 이 단체 만드는데 청년이면 한 이틀이면 될 일을 한 두 달 했습니다. 그러니까 청년들이 같이 좀 자문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오면 다양한 시각들이 노출이 되고 또 배우기도 하고 또 여기 온 분들이 고맙게도 나이 들면 고집들이 생길 수 있는데 그렇지 않거든요. 여러 가지 얘기를 하면서 어떤 방향을 찾아가고 서로 도움이 되죠.

 

이성규> 원래 생물학을 전공하셨다고 어느 기록에서 봤어요. 그런데 어떤 계기로 환경운동을 하시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박병상> 저는 현장에서 생물 채집도 하고 실험실에 가져와서 실험하고 하는 일을 많이 했는데 점점 달라지는 거예요. 그전에 한 번 가면 한 군데에서 필요한 걸 충분히 채집하고 왔는데 다음에 또 조사 가면 강이 직선이 돼가지고 잡히는 게 없다든가, 단조로워진다든가, 개구리들이 그전에는 발가락으로 눌러도 나올 정도로 많았는데 지금은 헤매도 소리조차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오히려 매캐한 냄새가 나는 것이죠. 논이나 들이나 밭이나 산이나 들이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물학 중에서도 진화 쪽을 했는데 치명적인 게 생태계가 단조로운 거거든요. 옛날에 그 숱한 생물들 속에서 우리 푸근했는데, 이 단조로워졌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그것이 우리의 삶도 결국 힘들게 하는데 과학 기술로 우격다짐을 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GMO라든가 뭐 이런 걸로 농작물이나 생태계의 다양성을 억지로 유지시키는데 수많은 에너지를 보여야지만 이게 가능한 거거든요. 그래서 기후는 더 힘들어지고 사막화는 더 심해지고 이런 거를 보면서 관심을 가졌는데 중요한 건 현장이었어요. 현장에 가서 수많은 생물들이 어우러졌던 곳에 골프장을 만들고 이게 아름다워졌다고 얘기하는 것에 대해 어이없고 거기에 희생되는 농민들, 또 사라지는 생물들, 거기서 근사한 차를 타고 와서 날씨 좋다면서 노는 사람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 이런 게 좀 들어서 그런 쪽에 가게 됐죠.

 

이성규> 그런 활동을 하시면서 환경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어디라고 생각하셨습니까?

 

박병상> 지금은 안타까움이에요.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아는데 지금과 같은 삶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의 모습. 자전거에서 내려야 되는데도 계속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니까 눈 바로 앞에 낭떠러지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마구 페달을 밟아가는 모습을 보고 이렇지 않다는 걸 얘기해야 되겠다. 그래서 그런 사람이 있는데 사실 많지 않아요. 눈 앞만 바라보기 때문에, 최소한 그런 목소리도 내야 되겠다. 나중에 다음 세대가 이런 사회를 물려줄 수 밖에 없었냐고 항의하듯 바라보고 물을 때 그래도 우리들은 이렇게 얘기하고 문제 삼은 사람들이 있지 않냐고 얘기하고 싶어서 저는 목소리를 줄일 수는 없네요.

 

이성규> 저도 대학에 있지만 요즘 학생들, 그리고 2030 세대에 보면 인류 건강이나 동물 복지나 지구 환경, 가치 소비 이런 부분에 대해서 관심들이 좀 있더라고요. 이런 움직임은 그래도 좀 좋게 봐야 되는 거죠?

 

박병상> 물론 좋게 보고요. 그런데 그게 주요 트렌드이기는 한 것 같은데 주요한 트렌드인지는 아직 확신은 안 생깁니다. 우리 때하고 하고 비교하면 분명히 달라졌죠. 우리는 그냥 열심히 공부해서 대기업 들어가는 이런 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는데 지금은 자기를 먼저 생각하고, 자기가 생각할 때는 남을 무시한다는 게 아니라 내 개성, 남의 개성을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좀 보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일에 대한 걱정은 기대하는 것만큼 크지 않은 것 같아서 좀 더 문제의식을 강하게 가졌으면 어떨까. 그런 안타까움도 좀 있습니다.

 

이성규> 또 기업 영역에서도 보면 ESG 경영 쪽에 관심들이 조금씩 일어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환경운동 현장에서 기업들 움직임이 피부에 와 닿긴 하나요?

 

박병상>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기업에서 환경단체의 일을 도와주고 또는 장비 같은 것도 지원해주고, 이런 일이 있긴 있지만 저는 조금 근본적입니다. ESG라고 하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게 에너지 쪽에서 수소 에너지를 앞세워 가지고 친환경인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관 끝만 보면 안 됩니다. 관 끝에서 이산화탄소가 안 나온다고 해도 관 앞에서 이산화탄소 잔뜩 내뿜으면 결국 더 나쁜 걸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기술로 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과연 이게 필요한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있어야 되는 게 아닌가. 자동차를 수소로 바꾸면 좋지가 아니라 자동차가 정말 필요한가라는 생각부터 해야 되고,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에 대한 고민. 대중교통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라든가 자전거라든가, 이걸 위해서 기업이 할 수 있는 게 뭘까. 기업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땅이 있으면 그 땅을 시민들한테 텃밭으로 제공해 줄 용의는 없는가. 이런 게 오히려 ESG 경영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기업이 스스로 나는 친환경적인 경영을 합니다고 자랑할 게 아니라 시민들하고 같이 봐가면서 대안을 찾아가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싶네요.

 

이성규> 지금 어떤 분은 환경 위기를 넘어서서 환경 재난이라고도 말씀하시는데 여러 가지 환경 문제 중에 지금 가장 심각한 영역은 어디라고 생각하세요?

 

박병상> 멸종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잖아요. 멸종 저항까지 해야 된다고 하는데, 코로나19는 바로 그 현상으로 나타난 거죠. 코로나19 때 새로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했는데 새로운 삶이 뭘까? 코로나 같은 게 나타나지 않는 삶은 백신을 개발하는 삶이 아니라 생태계가 좀 더 안정적이고 다양성이 있는 쪽이거든요. 저는 기후위기보다 심각한 것이 생태위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에요. 기후위기는 어떻게 해서라도 극복할 것 같거든요. 극복이 어렵겠지만 하려고 노력할 수 있지만 생태 위기가 한 번 닥치면 돌이킬 방법은 없거든요.

 

이성규> 우리 지구가 회복이 안 된다는 거죠.

 

박병상> 그렇죠. 지금까지 지구는 다섯 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는데 지금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성규> 60+기후행동의 박병상 대표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님, 우리가 이쯤에서 노래 하나 듣거든요. 어떤 노래를 추천해 주시겠어요?

 

박병상> 저도 어렸을 때 들었던 노래인데, 그 가수를 흉내내가지고 봉봉 4중창단이라고 있었어요. 브라더스 포(The Brothers Four)라는 네 명의 남자 가수가 불렀던 옛날 팝송입니다. ‘그린필즈(Greenfields)’라고 옛날에 좋았던 풍경이 이렇게 황막해졌구나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희망을 얘기하죠.

 

이성규> 활동하시는 영역이랑 좀 매치가 되는 노래 같네요.

 

박병상> 그렇긴 한데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더라고요.

 

이성규> 그러면 박병상 대표께서 추천하신 The Brothers Four‘Greenfields’ 듣고 오겠습니다.

 

The Brothers Four - Greenfields

 

이성규>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도시와 생태 문제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 있는 60+기후행동의 박병상 대표입니다. 박 대표님, 인천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소장도 역임하고 계신데요. 도시생태환경연구소, 이건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박병상> 간단하게 얘기하면 제 공부방이라고 보면 좋겠고요. 여기서 책 읽고 글 쓰고 강의 준비도 하는 곳인데 도시는 생태적이지 않잖아요. 콘크리트만 ,있고 거기서도 다양성을 한번 모색해보자는 고민을 해보려고 이름을 그렇게 지었습니다. 농촌과 도시가 연결을 해서 도시에서는 자급자족이 불가능하지만 작업자족하는 농촌을 도와주면서 그들에게 용기를 불어주고 우리가 건강한 음식을 먹고, 더 크고 높고 빠른 걸 자랑하지 말고 다정한 이웃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자꾸 만들어 보려고 노력해 보자. 이런 요즘 15분 도시 얘기도 나오는데 그런 차원이겠죠.

 

이성규> 그런 일환으로 추진하는 일도 계신가요?

 

박병상> 그쪽에서 따로 연구 프로젝트를 하거나 그런 건 아닌데 그냥 글만 열심히 쓰고 책도 발간하려고 노력하고 그럽니다.

 

이성규> 아까 말씀 중에 어슬렁이라는 단어가 몇 번 나왔어요. 그리고 뒷배 운동, 이런 활동들을 하시는 것 같은데. 다시 한 번 자세히 설명 해주시죠.

 

박병상> 일단 60살이 넘은 사람들에게 집회 나가자 그러면 안 나타나요. 그냥 우리 뒤에 가서 어슬렁거리면서 격려해주자. 그러면 그래볼까 하고 나오거든요. 끝나고 저녁도 같이 먹고 얘기도 좀 하자 하는 식으로, 거기서 우리가 이렇게 만들어 놨으니까 우리가 그들에게 빚도 좀 갚아야 될 거 아니냐는 식의 얘기를 하면서 그들을 지원해주는, 그들이 힘들 때. 예를 들면 벌금이 왕창 나왔다 그러면 우리가 좀 대신 내주자 이러든가, 그런 뒷배 운동을 얘기하는 거죠. 어슬렁거리자고 얘기해서 제 또래들을 불러모으고 마음을 같이 맞춘 다음에 그들을 도와주자 이런 쪽으로 해보려고 노력하는 거죠.

 

이성규> 아까 개발과 발전을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얼핏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지금은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이 되어야 번영 같은 이야기 등등이 같이 맞물려 돌아가는데 이런 부분들을 총체적으로 좀 다른 시각으로 보신다는 거죠?

 

박병상> 그렇죠. 충분히 번영돼 있어요.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에너지 노예라는 말이에요. 내가 에너지의 노예가 됐다는 뜻이 아니고 몇 명의 노예가 나를 위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있는가. 이제 내가 다니는 게 노예들이 태워주고 다 해주는 거니까, 미국인 평균 250명이랍니다. 우리도 꽤 많을 거예요. 이게 화석 연료가 대신하는 거거든요. 앞으로 기술이 진전될수록 그 노예는 점점 더 많아질 거고, 지금 인구가 지금 80억이 되는데 그것보다 10, 20배 많다면 이 지구는 견딜 수가 없죠.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넘치는 기계, 도구들을 쓰고 있어요. 내가 스스로 만지지도 못하고 만들지도 못하고 수선할지도 못하고 왜 쓰는지도 모르고 이거 안 쓰면 소외되니까 쓰고, 이거보다는 공동체 같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이 뭘까에 대한 고민을 좀 해봤으면 좋겠다. 충분히 잘 살고 있지 않는가.

 

이성규> 근데 말씀 듣다 보니까 얼핏 제가 얼마 전에 읽은 책이 생각이 나네요. 제레미 리프킨의 <회복력 시대>, 좀 맥이 좀 비슷하신 것 같네요.

 

박병상> , 여러 권의 책을 쓰셨는데 간디가 얘기한 중간 기술. 내가 만들고 고칠 수 있는 공동체를 융합해 줄 수 있는 기술, 사막에다가 생수기를 탁 던져주는 것보다는 나무를 같이 심고 숲이 살아나가지고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이렇게 해줄 수 있는 기술. 이것이겠죠. 저는 그 과정이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런 걸 만드는 과정이요.

 

이성규> 박 대표님도 책을 쓰셨는데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야기> 이 책 안에도 그런 내용들이 좀 담겨있나요?

 

박병상> , 그렇죠. 저는 환경운동 하면서 저는 거리에 나가는 환경운동보다도 현장에 나가는 환경운동을 많이 하고, 거기서 느꼈던 것 중에 안타까운 점들과 그래도 안타까운 걸로 마칠 수는 없으니까 기대를 같이 해보자는 쪽의 이야기를요. 다양한 현장에서 봤던 형태라든가, 에너지 문제, 과학기술 문제 이런 걸 얘기했는데 사실은 그 책은 시중에 별로 없어요. 그거보다는 그 뒤에 쓴 책 <어쩌면 가장 위험한 이야기>라는 책도 썼습니다. 그거는 핵이라고 하는 걸 주목했습니다. 세포에도 핵이 있고 물질에도 핵이 있어요. 저는 과학자로서 그 핵은 깨뜨려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과 자연이 감당할 수 없어요. 그런데 거기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이익을 생각할지 몰라도 부작용도 대단하거든요. 돌이킬 수가 없을 수 있는데, 그런데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답답해서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느냐 하는 책을 하나 썼는데 잘 팔리진 않네요.

 

이성규> 하시고 계신 일을 환경운동이라고 통칭을 해서 말씀을 하신 것 같은데, 좀 힘드신 일은 어떤 거예요? 그리고 보람을 느꼈던 건 어떤 것이고요.

 

박병상> 그러니까 산에 갈 때 힘들어서 내가 더 이상 올라가기 싫을 때 갑자기 뒤를 돌아보면 내가 이렇게 올라왔구나하는 걸 느낄 때가 있거든요. 뿌듯함 같은 것, 환경 운동도 그랬습니다. 주위에 반대 운동할 때 벽 대고 얘기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 싶었어요. 사람들 다 뭐야?’ 하고 지나가는 모습, 한참 힘들어 했을 때 어깨를 두드려주는 이웃이 있고 같은 단체가 있고 세상이 많이 바뀌어 있고 참여하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때 보람을 느낍니다. 지금 지금 60+기후행동도 아직 벽 대고 얘기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어요. 하지만 시각들이 많이 달라졌어요. 따뜻해졌고, 나이 든 사람들이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이 집에나 있지 왜 저러시나 하고 생각하지 않고 고마워하고 관심도 표현해 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럴 때 좀 보람도 느낍니다.

 

이성규> 그 제도와 운동, 이게 어떤 연관성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지금 환경운동하시면서 제도적인 절벽감, 또 어떻게 바뀌어야 되겠다라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박병상> 저는 기준을 다음 세대, 인디언들은 일곱 세대를 생각한다고 하는데 일곱 세대는 아니라도 적어도 두 세대까지는 좀 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생물학을 전공한 사람인데 몇 번 강조하지만 그런 말이 있거든요. 생식 능력을 잃어버린, 60대 같은 사람들이죠.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죠. 그런 사람들은 생식 능력이 생길 손자들, 손주들 세대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려는 준비를 합니다. 생태계에 있는 모든 생물들이 그렇습니다. 우리 법도, 우리 제도도, 정책도 기준을 지금 돈 많이 갖고 있는 사람, 권력자, 기득권, 진영 논리도 아니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 봤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 최근에는 올빼미를 위한 소송이 있어요. ‘길을 쫙 내면가올빼미를 어떻게 살죠?’하고 질문했을 때 올빼미의 눈높이에서 판결을 하는 거죠. ‘새만금은 다음 세대의 자산인데 저렇게 매립하면 어떡하죠?’하고 미래세대가 20년 전에 고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우리 법원은 너네들은 20대가 안 됐기 때문에 법원에 올 자격이 없다해서 문턱에도 못 들어오게 했거든요. 이게 바뀌어야 된다는 거죠. 그들을 최소한 배려해줘야 되고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줘야 되고 법이고 제도가 정책이고, 하다 못해 국방까지도 저는 그렇게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규> 여러 활동하고 계시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것도 있을 겁니다.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박병상> 이룬 것이 없죠. 이루려고 하는 것이고요. 저는 아까도 잠깐 얘기했지만 지금 당장은 눈앞의 기후위기가 이제 심각할 거예요. 에어컨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양성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가. 그런데 내 발은 현실에 있으니까 이상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되겠지만 행동은 현실에서, 내 발이 있는 곳에서 밖에 할 수가 없겠죠. 거기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그래서 우리가 일단 위기의식부터 좀 갖고, 긴급한 마음을 갖고, 내가 직접 행동할 수 있는 것 행동하지만 정말 열심히 행동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주고 격려해주고, 그게 뒷배 운동이었으면 좋겠고, 또 어슬렁거리는 것도 좋겠고, 사회적 상승이었으면 좋겠고, 60대 되는 분들이 정 어려우니까 감성적인 운동을 하려고도 노력합니다. 합창단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여기저기서 이제 나이 드신 분들이 노래도 같이 해주면 참 반가워하고 고마워하더라고요. 그 이유는 이런 이유 때문에 그렇다는 걸 얘기해주면 공감을 하니까, 그래서 좀 더 60대들의 많은 참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성규>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60+기후행동의 박병상 대표님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박 대표님, 좋은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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