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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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문재인 대통령, 탈원전 번복한건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3-07 10:53  | 조회 : 2838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3월 5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영훈 뉴스톱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팩트체크] 문재인 대통령, 탈원전을 번복했다?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지난 한주간 있었던 뉴스들 가운데 사실 확인이 필요한 뉴스를 팩트체크해 보는 시간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미디어 뉴스톱의 송영훈 팩트체커와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송영훈 기자(이하 송영훈)>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오늘은 첫 번째 팩트체크 내용은 무엇인가요?

◆ 송영훈> 네, 대선 후보들이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지난 주엔 문재인 대통령의 원전 관련 발언이 화제와 논란이 됐습니다.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을 번복했다”며 공격에 나섰는데요,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 팩트체크 해봤습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내용이 공개됐는데, 논란이 된 발언은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는 문 정부가 기존 원전 정책을 뒤집었다는 취지로 논평을 내고 기사를 냈습니다. 제목을 보면, <탈원전 밀더니 대선 직전 원전이 주력, 입장 바꾼 문에 야 분노> <탈원전 외치다 "원전이 주력"…말 바꾼 文 대통령에 野 "어안 벙벙"> <임기 끝나서야 탈원전 오류 시인> <우크라發 에너지 위기에…탈원전 꺾은 文> 등입니다.

◇ 김양원>“향후 60년 동안 원전이 주력 기저 전원” 그 문장만 보면, 야당과 일부 언론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전체 맥락도 그런가요?

◆ 송영훈> 서면 브리핑에서 소개한 문 대통령의 발언 전체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이 지닌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밀집도가 세계 최고이고, 특정 지역에 밀집되어 있어 사고가 나면 그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믹스 전환은 불가피하다”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등을 2084년까지 장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다만 적절한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원전의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 달라”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는 포항과 경주의 지진, 공극 발생, 국내자립기술 적용 등에 따라 건설이 지연되었는데, 그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강화와 선제적 투자가 충분하게 이루어진 만큼,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 달라”

“원전에 있어 세계적인 선도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원전해체 기술, SMR 연구, 핵융합 연구도 속도를 내는 한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침도 조기에 검토하여 결론을 내 달라”

“각국은 자국의 사정에 따라 에너지믹스를 선택하고 있으며, 원전이 필요한 국가들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높이 사서 우리 원전의 수입을 희망하고 있으므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렇게가 전부입니다.

◇ 김양원> 내용을 쭉 들어봤는데, 문재인 정부가 집권기간 동안 추진했던 탈원전 정책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 송영훈> 크게 차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의 핵심은 원전을 새로 짓지 않고, 한계 수명에 도달한 노후 원전의 수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입니다.
결국 이런 식으로 현재 쓰고 있는 원전은 폐쇄될 때까지 쓰도록 한다는 거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이에 기반해 작성된 전력 수급 계획 등에는 이미 원전이 반영돼 있습니다.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통해 보면 2034년까지 새로 준공되는 원전은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6호기입니다. 이 기간 동안 수명을 다한 원전 11기가 가동 중단됩니다. 가장 늦게 가동되는 신고리 5,6호기가 수명을 다하고 가동 중단되는 2084년에야 탈원전이 완성되는 것이죠.
“가동 중단될 때까지는 쓴다. 최선을 다해 안전을 점검해가면서 쓴다.” 이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고, 그러다보니 신고리 6호기가 준공되는 시점까지는 원전 비중은 오히려 늘어날 예정입니다. 

◇ 김양원> 그런데 언론도 그렇고, 야당이 지적하는 부분은 이것인 것 같아요. “60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사용하겠다”, 그동안 탈원전이라는 표현 때문에 정치적인 논란이 계속됐고 이번 대선에서도 후보들간에 논쟁이 있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갑자기 원전이 주력전원이다, 이렇게 발표하니까 오해하기 딱 좋은 것 같은데요?

◆ 송영훈> 네. 맞습니다. 원전의 발전량이 지속적으로 줄게 되면, 나중에는 기저 전원으로는 사용할 수 있어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 21%를 차지했던 원전의 발전 비중은 2034년이면 15.5%로 낮아집니다. 2084년까지 ‘주력’ 기저 전원의 역할을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탈원전 뒤집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진화에 나섰습니다. 박 수석은 2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주력 기저 전원이라는 것은 전력 수요가 가장 낮은 시간 때에 발전되는 가동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기저 전원을 강조했는데, 일부 언론들이 ‘주력’이라는 말에 불필요하게 집중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굳이 ‘주력’이라는 말을 쓰지 않아도 기저 전원은 전력 수요가 가장 낮은 시간에도 가동하는 발전기입니다. 대부분 국가들은 전력 수요량에 대응하기 위해 값싼 발전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원전은 가동이나 중단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특성도 갖고 있어 그동안 석탄 발전과 함께 기저 부하를 담당해왔습니다. 2083년 마지막으로 가동될 원전은 신고리 6호기이고 큰 문제가 없다면 기저 전원용으로 돌아가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게 주력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는거죠.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에는 원전의 발전비중이 6~7%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정도면 주력 기저 전원의 역할을 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김양원> 그럼 당초 청와대 발표에 주력이라는 말은 왜 들어갔을까요?

◆ 송영훈> 청와대에서 별도로 해명을 하지 않아서 정확한 확인이 되지는 않았는데, 해석은‘기저’라는 말을 강조하기 위해 쓴 단순 실수, 해프닝이다라는 해석과 대선을 앞두고 원전지지세력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같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의 발언이 실제 육성으로 나온 게 아니라 서면 브리핑 즉, 글로 전해진 것을 감안하면 선거용이 아니냐는 해석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 김양원> 정리하면, 원전은 계속 기저 전원의 역할을 할 확률이 높지만, 2083년까지 주력으로 운영되기는 어렵다. ‘주력’이라는 단어에 대한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원전이 계속 ‘주력 기저 전원’이 될지는 판단보류, 이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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