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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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듯 언론아닌 언론같은 너? '포털뉴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1-07-05 10:48  | 조회 : 1029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7월 2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언론인듯 언론아닌 언론같은 너? '포털뉴스'

- 한국인 포털뉴스 이용률 72% 압도적 세계 1위
- 여론수렴 기능 '댓글', '토론방'은 점차 사라지고, 
  뉴스배열 편향성 논란에 자극적인 제목 장사로 언론 생태계 교란
- '국민이 신뢰하는 언론'에 포털도 등장, 하지만 법적으론 언론사에 해당안돼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전화 연결 되었는데요,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송경재 교수(이하 송경재)>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미디어 비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내용이 포털뉴스입니다. 얼마 전, 영국의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서 한국의 포털뉴스와 관련해 흥미로운 보고서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 송경재> 네, 영국의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매년 전 세계 46개국을 대상으로 뉴스이용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데요. 올해 1월 13일부터 2월 9일까지 한국의 뉴스 이용 조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응답자는 한국인 2,006명인데, 여기서 한국인의 뉴스 이용 패턴의 특징이 나왔습니다.
바로 한국인은 온라인 뉴스를 볼 때 검색 엔진과 뉴스 수집 사이트, 그러니까 포털인데, 이 포털뉴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72%로 나왔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면 성인 4명중의 3명이 포털에서 뉴스를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영국이 19%, 미국이 30% 인 것을 보면 한국 국민들의 포털뉴스 사랑이라고 할까요? 뉴스 이용 상의 특징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이기도 하고요. 참고로 46개국 전체 답변자 중 포털 사이트를 이용한다고 답변한 평균은 33%였으니 2배 이상 높습니다. 

◇ 김양원> 한국인의 72%가 그리고 성인 중 4명 중 3명은 포털로 뉴스를 본다... 그러고 보니, 저 역시 포털로 뉴스를 보는데요. 한국인들은 왜 이렇게 포털뉴스를 많이 보는 거죠?

◆ 송경재>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 하루에도 4,000여개 정도 되는 뉴스가 나오는데, 이것을 한눈에 보기 편한 장점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한국 뉴스이용자가 초기에는 한 두 언론사가 아니라, 다양한 언론사의 뉴스를 비교하면서 보기를 즐겼습니다. 포털뉴스를 보면서 뉴스를 비교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포털뉴스 서비스 초기에는 여론의 용광로다.. 이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 김양원> 여론의 용광로=포털, 포털뉴스를 보는 이유 중에 하나가 저 같은 경우 기사 아래에 달린 댓글을 보는 재미도 사실 크거든요. 이런 댓글의 영향도 있을 것 같아요?

◆ 송경재> 네, 바로 뉴스 댓글이나 토론방도 시민들이 포털로 뉴스를 보는데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연예나 스포츠 뉴스 등에서는 사라졌지만, 뉴스 댓글을 통해서 세상의 여론을 시민들이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그리고 또 다른 장점으로 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매우 많아요. 단지 뉴스만이 아니라 이메일, 블로그, 동영상, 경제정보, 상거래, 정보검색 등 인터넷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해결되니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종합정보서비스형 포털을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인데.. 흥미로운 것은 일본도 이번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조사 결과 한국 다음으로 69%가 포털에서 뉴스를 본다고 나왔습니다. 

◇ 김양원> 종합정보를 제공하는 형식의 포털을 운영하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상황, 그런데 문제는 포털 뉴스가 이런 순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에요? 

◆ 송경재> 네, 역시 가장 많은 지적은 한국 포털뉴스가 언론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것입니다. 포털 쪽에선 언론사에 기사 전재료를 정당하게 지불하고 광고 수익을 분배하는 착한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오히려 포털뉴스는 인터넷 언론 생태계의 교란종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 김양원> 언론사들은 ‘왜 우리 콘텐츠를 가지고, 포털이 돈을 버냐’ 이런 불만이 꾸준히 제기해왔고, 심지어 포털뉴스는 언론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지적이시네요.

◆ 송경재> 포털뉴스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점 중 하나는, 다양한 언론을 한 곳으로 모아 볼 수 있고 여러 시각의 이야기를 댓글이나 토론방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최근엔 이런 기능은 점차 축소되고 사실 거의 사라진다는 표현이 맞겠습니다.
악성 뉴스 댓글이나 실시간 검색어 조작, 토론이 아닌 선전의 공간으로 변하는 등 비판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이런 문제가 생기면 개선하기보다는 아예 차단하고 없애는 것이 네이버와 다음의 최근 방식입니다. 전 약간 폭력적이라고 봐요. 포털뉴스나 공론장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용자들에게는 일언반구도 없고, 자신들에게 유불리만을 따져서 다양한 미디어와 토론 서비스를 없애고 늘리는 것이고요. 당장 최근 1년 동안 인터넷 여론의 표현의 자유 공간이 위축된 것만 봐도 연예와 스포츠면의 뉴스 댓글, 실시간 검색어 등이 있고요. ‘아고라’라고 정말 유명했던 다음의 토론방도 3년 전에 폐지됐고, 네이버는 토론방을 이미 오래 전에 없앴습니다.
 
◇ 김양원> 논란이 좀 되면 서비스를 닫아버리는 포털의 행태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최근에는 뉴스 배열의 편향성이 지적을 받자, 포털의 뉴스편집 알고리즘을 둘러싼 논란도 확산되면서 '언론개혁'으로 옮겨가는 모양새에요?

◆ 송경재> 포털은 이미 3년 전부터 인공지능을 이용해 뉴스 기사 배열을 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에어스, 다음은 루빅스라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인데요. 일정한 가중치를 부여한 알고리즘에 의해서 뉴스 기사를 스마트폰이나 PC에 서비스합니다. 이때 뉴스 알고리즘을 결정하는 것은 주로 이용자들의 추천이나,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글, 그리고 언론사 평판 이런 것일텐데요. 포털에서 직접 공개를 하지 않아서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인공지능으로 기사 배열을 하다 보니 일부 보수 성향 언론사가 유리하다는 MBC 스트레이트 분석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포털의 편파성 논란이 생긴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 민주당 미디어 특위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의한 포털 추천 기능을 삭제하자고 하는 거구요.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김양원> 대다수의 이용자들이 포털을 통해서 뉴스를 보는 게 일반화되다보니, 포털 메인에 뉴스가 걸리느냐 여부에 언론사들은 사활을 걸기도 합니다. 클릭을 해서 들어올 수록 수익을 올리는 구조잖아요? 

◆ 송경재> 맞습니다. 작년부터 네이버가 언론사마다 구독 시스템으로 전환하면서, 광고 이익을 분배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론사별로 얼마 전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외신 보도나 선정적인 뉴스 제목 달기가 늘어나고 있는 겁니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던 사건이 하나 있는데...사건의 본질보다 언론 기사의 제목이 더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두 가지만 보면, “나체시신 몸무게는 34kg였다… 오피스텔에 친구 가둔 악마들”, “수술대 위 마취 여환자 회음부 만진 그놈”, "숙소서 성폭행 당한 女… 에어비앤비 ‘비밀합의금 79억’ 줬다” 이 정도로 정말 문제가 큽니다. 최근 실종 7일 만에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교생의 보도를 다루는 기사는 발견 당시 복장, 사망 당시의 추정 행동들을 그대로 담아내 극단적 선택 추정 기사에 자세한 묘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보도윤리 위반에 가까운 거거든요. 

◇ 김양원> 기사 보도준칙에 위반되는 그야말로 선정적인 제목들, 낚시성 제목들이 보는 이의 낯을 뜨겁게 하기도 하던데요. 

◆ 송경재> 과거에는 포털사가 뉴스 기사를 배열하던 때라 포털사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언론사가 그런 기사를 스스로 작성해서 포털에 송고한다는 거죠. 심지어 국제뉴스는 더 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해외 외신으로부터 받은 뉴스일테지만 제목이 너무 자극적입니다.
인도의 코로나상황에서 "갠지즈강에 시체가 떠다닌다",“널린 시신, 들개들 먹이가 됐다… ” (뉴스1, 6월1일) , “8년간 ‘인육 케밥 판매’ 30대女 체포… 아이 납치·남성 유혹 후 살해” (머니투데이, 6월14일) 이런 정도로 인권유린적 내용도 있습니다.
당초 포털 뉴스가 자체 뉴스 편집을 안 한 이유가 일부 언론사의 관심을 끄는 방해꾼들나 반복적으로 뉴스를 송고해서 메인에 오르게 하는 어뷰징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거든요. 결국 돌고돌아 편집권을 다시 언론사에 부여하니깐 다시 클릭을 유도한 수익 올리기에 혈안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김양원> 포털에서 뉴스소비자들이 클릭을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언론사 수익이 달려있으니  이럴 수 밖에 없지 않냐... 이런 볼멘 소리도 들리던데요. 언론이나 포털의 자정노력에만 기대야할까요? 시청자단체나 학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 송경재> 물론 개별적인 책임은 언론사나 포털사 각각의 책임이 있을 겁니다. 언론사에서 이런 자극적인 제목 달기 장사를 하는 것은 언론사가 비판을 받아야 하고요. 포털이 기사 배열의 편향성이나 이를 방관하는 것도 모두 문제라고 봅니다. 서로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겁니다. 
전 근본적으로 현재의 한국 인터넷 언론 생태계가 포털이라는 기형적인 플랫폼을 통해서 여론의 관심도에 수익까지 좌지우지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즉 언론사와 포털사의 이해관계가 다르고 여기에 광고 수익 배분이나 전재료 인상 등 비즈니스가 걸려 있으니 좋은 결과보다는 나쁜 결과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결국 포털뉴스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 김양원>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싶은데요. 무엇보다 뉴스 소비가 포털서비스에 의존하는 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은 개선이 쉽지 않겠다 싶어요.

◆ 송경재> 현상을 보려하지 말고, 본질을 봐야할 것 같아요. 결국은 포털뉴스 제도에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 포털뉴스의 법적인 규정이 약간 모호한데요, 포털뉴스는 <신문법> 제2조 1에 의해서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로 되어 있습니다. 정규 언론사가 아니라 뉴스를 전달하는 서비스사인 건데요. 그런데 사실 포털이 언론사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은 대다수입니다. 실제로 네이버는 포털이면서도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으로 꼽혔습니다. 언론으로서 역할은 하는데, 법적으로는 단지 뉴스전달기능만 한다는 모호한 지위에 있다는 것이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제 포털뉴스도 정상적인 언론의 법체계로 들어와서 제대로 국민의 감시도 받고 이용자 입장의 공공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강화하는 법적 정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 기준으로는 기존 신문이나 방송에서 하고 있는 시청자나 독자위원회 상설화, 매년 투명성 보고서 제출 등의 공공적인 기능을 고민하면 충분히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런 근본적인 제도개혁이 없다면 앞으로도 포털뉴스와 관련한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 김양원> 포털도 언론의 법체계, 언론이라는 링 위로 올라와라.. 이런 말씀이시네요. 오늘 큰 주제를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송경재>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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