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국가비상사태 선포 나라들 外”

[앵커멘트]

밤사이 들어온 국제뉴스, 정리해드립니다.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1.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함에 따라 국경을 걸어 잠그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가비상사태까지 선포하고 있는데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지난 11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유럽발 입국 금지를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 후인 13일에 국가비상사태 선포

- 이에 따라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420억 달러(약 51조원)의 재난기금을 주정부 등에 지원할 수 있게 됐고 미 연방하원은 국가비상사태 선포 후 무료 코로나19 검진과 노동자의 2주 유급병가를 보장하는 내용 등을 핵심으로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 한국의 모범적인 검사 방식을 따라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도입할 의사를 밝히기도

- 대규모 집회와 각종 스포츠 경기, 공연 등이 중지됐고 휴교령도 잇따라 / 미국 전역에서 생필품 사재기 광풍 / 미국인들의 미국 국내 여행 제한도 검토되고 있어

- 지난 14일 세계보건기구(WHO)는 공식적으로 유럽이 세계 코로나19 발병의 중심지라고 발표

- 4700만 인구의 스페인에서는 최근 한 달간 6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고 엿새 만에 10배 이상 폭증하자 15일 자정부터 2주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 스페인 전역에서 모든 국민은 2주간 생필품, 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자택에 머물러야 /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체코, 헝가리, 라트비아도 각국의 정부가 비슷한 조치를 내린 상태

- 스페인 정부는 사람과 물자의 이동제한을 위해 필요하면 군대도 투입하겠다고 밝혀

1-1. 말 그대로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사람은 없는 상황인데 각국의 정상들이나 그 주변인들 중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고요?

- 가장 심각한 피해로 국가 기능이 마비된 이란의 경우 전체 국회의원 290명 중 약 8%에 해당하는 2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부통령과 최고지도자 고문, 의원 2명 등 고위층의 사망도 이어지고 있어

- 보수단체 행사와 플로리다 개인 리조트 등에서 감염자와 잇따라 접촉한 사실이 확인돼 관련 검사를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음성 판정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역시 지난 13일 음성 결과가 나왔지만 보건 당국의 권고에 따라 다시 검사를 받기로

-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각각 배우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자가격리에 돌입

- 마르셀루 헤벨루 드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는데도 국민들에게 모범을 보이겠다며 지난 8일부터 자가격리 중

- 호주에서는 피터 더튼 내무장관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만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 이탈리아에서는 보건부 차관, 야당 대표, 주지사, 군 참모총장, 교육부 차관 등 고위 관료들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아

- 프랑스에선 의원과 문화부 장관, 국무장관 등 정치인 4명이 확진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감염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기도

2.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프랑스의 경우 의원들과 장관까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프랑스 정부가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죠?

- 현지시각으로 15일 자정부터 프랑스 정부는 감염병 경계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격상하고 전국의 슈퍼마켓과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과 음식점, 카페, 영화관 등 다중시설의 영업중지를 결정

- 에펠탑도 폐쇄됐고 100명 이상 모이는 집회와 행사도 금지된 데다 모든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회사원들은 재택근무를 해야

- 가톨릭 성당과 이슬람 사원 등 종교시설은 폐쇄되지 않지만 여러 사람이 모이는 형태의 종교의식은 전면 중단

- 대중교통은 계속 운용하기로 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불필요한 이동과 여행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물러달라고 촉구

- 한편 15일 예정됐던 지방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져 / 단 전국의 투표소에서는 전례 없이 강도 높은 수준의 소독과 방역절차가 사전에 진행

- 과반의 득표자가 없으면 10% 이상 득표자들만을 상대로 일주일 뒤인 오는 22일 2차 투표가 진행될 예정

- 이번 선거는 지난 2017년 5월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의 임기 중간에 치러지기 때문에 마크롱 벙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3. 중국 다음으로 유럽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요?

- 그동안 국경의 의미가 강하지 않았던 유럽에서 코로나19의 빠른 확산 속도에 놀라 각국이 문을 걸어 잠그며 국가 격리에 나서는 분위기

- 지난 11일 오스트리아가 이탈리아에서 오는 사람의 입국 조건으로 건강증명서을 지참할 것을 명령하면서 사실상 국경봉쇄를 단행

- 스위스 역시 지난 11일 이탈리아와의 소규모 국경 검문소 9곳을 폐쇄했다며 고용 허가증을 제출해야 입국이 가능하다고 밝혔고 긴급 사안이 아닐 경우 입국이 금지될 수도 있음을 고지

- 이후 체코와 라트비아, 폴란드 등이 자국 거주 자격이 없는 외국인 입국을 전면적으로 금지

- 슬로바키아는 아예 국가봉쇄령을 발동했는데 외국인의 입국뿐 아니라 자국민의 해외여행도 금지

- 독일도 통근과 화물운송 목적만 예외로 하고 16일 오전부터 오스트리아, 스위스, 프랑스 국경을 모두 차단

- 덴마크와 불가리아는 14일부터 한 달 간 국경을 봉쇄한다고 밝혔고 노르웨이도 16일부터 공항 문을 닫는다고 밝혀 사실상 국경을 폐쇄

- 유럽연합 측은 이에 대해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며 긴급한 상황에서의 이동마저도 차단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

-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코로나19 위기가 금융위기와 난민사태에 이어 EU의 한계를 명백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

4. 유럽 공동체가 코로나19로 인해 해체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국민 이동제한령인 내려진 이탈이아에서는 서로를 격려하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죠?

-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래 매일 평균 60명이 넘게 사망하고 있고 지난 1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내려진 전국 이동제한령으로 인해 6천만 명의 이탈리아 국민은 업무나 건강 등 불가피한 이유를 제외하곤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

-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탈리아 내에서는 국민들 사이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희망을 잃지 말자는 취지로 '떨어져서 함께'(#unitimalontani),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다'(Andra tutto bene)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어

- 집과 많은 건물 외벽에는 무지개 바탕에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다'(Andra tutto bene)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 있어

- 각자의 집에서 시민들이 일정한 시간에 집 창가나 발코니에서 노래와 박수로 서로를 응원하며 연대감을 높이고 있어 / 가정집 곳곳에서 이탈리아 민요 ‘볼라레’와 ‘새벽이 밝으면 승리하리라’는 마지막 가사를 담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유명 아리아 ‘네순 도르마’ 등이 울려 퍼져

- 지난 14일 정오에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의미로 각자의 집에서 일제히 손뼉을 치기도

- 뉴욕타임스(NYT)는 이탈리아의 ‘떨어져서 함께’ 캠페인을 소개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이탈리아인들이 정신력과 회복력, 낙천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

- 한편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인층이나 환자들의 생필품 구매 등을 대신해 주는 ‘#네이버후드 챌린지(neighborhood challenge)’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룩셈부르크도 스카우트연맹 회원 등이 중심이 돼 사회적 약자들의 식품과 약품 구매를 대신해주고 심지어 반려견 산책 등의 봉사활동까지 제공하는 등 연대를 통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는 희망적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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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