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트럼프 탄핵 정국이 북미관계에 미칠 영향, 시진핑 역할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02 13:16  | 조회 : 937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1월 2일 목요일
□ 출연자 :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 송명훈 한중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앞서 오프닝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오늘은 특집으로 2020년 국제무대를 전망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두 분의 전문가를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는데요. 국립외교원 민정훈 교수, 그리고 한중경제연구소 송명훈 소장, 두 분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이하 민정훈): 안녕하세요.

◆ 송명훈 한중경제연구소장(이하 송명훈): 안녕하세요.

◇ 전진영: 두 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새해 첫 날 저희 방송 생방송으로 나와주셔서 감사드립니   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이 지나가고 이제 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국내적으로도 그렇지만 국제적으로도 작년 한 해 정말 이슈들이 많았는데요. 먼저 지난 한 해를 되돌아봤을 때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중, 미중, 한미, 북미관계가 정말 복잡한 시기였습니다. 두 분께서 나와주셨으니까 전문가로서 어떤 부분을 특히 눈여겨봤고 의미를 두고 싶다, 하는 포인트들이 좀 다르실 것 같아요. 먼저 민정훈 교수님부터.

◆ 민정훈: 예, 말씀해주신 것처럼 2019년에 많은 일이 있었죠. 그래서 다사다난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문 대통령께서 2019년 한 해 동안에 50회에 육박하는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고 알려지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빡빡하고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이런 외교행보의 기저에는 아무래도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이 급격한 변화한 것이 주된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북미협상이라든지 한미관계, 한일관계, 한중관계, 한러시아관계 등 굉장히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과의 관계가 급격히 변화해가지고 굉장히 다사다난했는데요. 무엇보다도 일단 북미관계는 2018년부터 시작되고 있고, 그다음에 2019년에 좀 교착상태에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진행형이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알고 계실 건데. 제 입장에서는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아무래도 한미관계와 한일관계에서의 잡음, 마찰이 커졌다는 부분이 굉장히 좀 당혹스러운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일본 같은 경우 우리의 근접국이라고 할까요. 국경을 접하진 않았기 때문에. 근접국이라고 해서 저희와 굉장히 가까운 이웃인데 역사 문제로 인해서 굉장히 의도치 않고 예상치 않았던 경제 마찰이라든지, 그것이 안보에까지 불똥이 튀는, 그리고 지소미아 철회 결정에 이르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미국과 우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왔고요. 그리고 잘 아시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중심적인    동맹관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을 터무니없이 증액해달라는 요구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굉장히 전통적인 안보 개념에서 본다면 한미관계가 굉장히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왔기 때문에 사실은 작년에 그런 부분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지나고 나서 보니까 아무래도 관리를 잘해서 이제는 관리국면으로 들어가고 진정국면이 됐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일들이 이제 끝난 게 아니고 앞으로 올해 어떻게 저희가 외교적으로 섬세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대응하냐에 따라서 또 그러한 평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작년에 굉장히 다사다난했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올 한 해 우리나라가 국제무대에서 해야 할 역할들이나 이런 것들이 더 많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교수님 말씀을 듣고 들고요. 송명훈 소장님께서는 지난 한 해 국제관계 되돌아봤을 때 어떤 부분에 가장 의미를 두고 싶으신가요?

◆ 송명훈: 미중 무역마찰, 그러니까 무역전쟁의 발발 영향에 대해서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일단 미중 간에 무역전쟁 발발은 시대적 조류였다고 이해해야 하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2001년도에 중국이 WTO에 가입했을 때 약속했던 내용이 불공정 무역하고 그와 관련해서 지재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는데, 18~19년 동안 이걸 시행을 안 했기 때문에 그 과정 중에 중국의 경제력은 성장했고 미국은 많이 쇠퇴하는 지경에 다다랐단 말이죠. 그래서 이미 힐러리도 마찬가지고 트럼프도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을 공약사항에 넣었기 때문에 이것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어떤 변화의 시작이었다고 보이는데. 이런 치열한 전쟁 속에서 그나마 대한민국이, 사실은 이 전쟁 속에서 양국이 얻은 게 없는데 주변국들이 피해를 많이 봤거든요. 일본이나 EU라든지 개도국들이 피해를 많이 봤는데, 대한민국이 그 사이에서 큰 피해 없이 잘 헤쳐나온 데 어떤 우리 외교라든지 경제 전문 관료들의 노력을 칭찬해야 하지 않나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계속 두 분의 언급에서도 나왔습니다만 올해 새해 국제무대 전망을 했을 때요.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를 우선적으로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미국 대선이라는 가장 큰일이 올해 있기 때문에 지금 탄핵심판이 진행 중입니다만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서 탄핵 여부가 아니라 재선을 과연 하느냐, 마느냐. 이 부분에 더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는데요. 지금 상태로 봤을 때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 민정훈: 일단 탄핵 문제는 언론에서 많은 보도가 된 것처럼 부결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보고요. 우리와는 탄핵 절차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은 연방하원에서 발의안이 통과되면 연방상원에서 2/3 찬성이 있어야만 탄핵안이 가결되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고 부통령이 승계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지금 연방상원은 공화당이 100명 중에 53명, 과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번에 탄핵 이슈가 전개되면서 우리나라말로 한다면 진영논리로 빠져버렸어요, 미국도 양극화가 굉장히 심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이 굉장히 똘똘 뭉쳐서 하원의 경우에 연방하원에서 탄핵안을 통과시킬 때 공화당 의원들 이탈표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걸 보면 굉장히 공화당 의원들의 결집도가 높고, 이런 상황이 연방상원에서도 재현될 거라 보고 있기 때문에 탄핵은 아무래도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과연 이러한 탄핵결정이 민주당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공화당이 어디에 더 악재로 작용할 것인가가 가장 관심이 되고 있는데요.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국면을 지지층 결집하는 것으로 해서 교묘하게 정치적으로 이용을 잘해가지고 빠져나가고 있는 국면이고요. 이제 민주당은 어떻게 출구전략을 취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펠로시 하원의장이 언제 이것을 상원으로 넘겨가지고 탄핵정국을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 같고요. 조만간 상원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별개로 미국 대선을 예측해보자면 사실 2016년에 대선 예측에 있어서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실패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한데요. 그래도 저희가 대선을 예측할 때 고려하는 게 대통령 지지율하고 경제상황 두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데, 잘 아시는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견고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죠.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해서 40%에 육박하는 지지율이,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잘하든 못하든 못해도 35% 밑으로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게 콘크리트 지지율이라고 하거든요. 그런 지지층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고, 그리고 미국 경제 상황이 잘 아시는 것처럼 굉장히 좋기 때문에 만약에 올해도 경제 상황이 완만하게 성장한다면, 좋다면 그래서 유권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작년 못지않게 괜찮다면,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높은 것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예측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올해 본격적으로 선거가 진행되면 또 다른 변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런데 사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랄 것이다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그동안 북한의 최고 권력자와 1:1로 대화를 나눈 미국 대통령도 없었고, 또 지금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보면 북한이 예고했던 성탄절 도발도 없었고, 북한이 제시했던 연말 시한도 사실 지났는데 좀 약간 조용한 상황이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 민정훈: 아무래도 북한도 말씀해주신 것처럼 좋은 기회를 잡은 거죠. 미국과 협상에 있어가지고 말씀해주신 것처럼 미국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만나가지고 정상회담을 한다는 것은 사실 그 자체만으로 북한에게는 굉장히 대내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메시지가 크거든요. 몇십 년 동안 적국이라고 생각했던 미국의 수장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만나가지고 함께 동등한 지도자로서 협상을 했다, 회담을 했다는 것 자체가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적 지위, 위상을 높여준다라고 대내적 홍보, 대외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이미지 정치에서는 굉장히 큰 부분이 있고요.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여전히 김정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도 이번에 실시된 전원회의에서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 이런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했거든요. 그런 부분이 없었거든요. 그 이야기는 여전히 대화의 여지를 남겨두었다. 대결로 가지만 그래도 대화의 여지는 남겨두었다. 이렇게 보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본다면 올해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국면에서 탄핵정국을 넘어간다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북한 문제를 관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북한에서도 고려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머지않아 어떤 핵능력이라든지 전략적인 무기의 그런 걸 보여줄 것이다. 이렇게 한 것은 머지않아라는 말이 아무래도 구성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새로운 전략무기가 완성되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하나 군사적 측면이 있고요. 정치적으로 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국면을 넘어간다면 다시 대화의 장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때까지는 기다려보는 게 좋지 않겠나. 이런 여지를 남기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도 반드시 저희가 짚어봐야 할 부분 가운데 하나입니다. 북한이 강조하는 자력경제 부분, 사실상 중국의 도움 없이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요. 소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송명훈: 중국이 북한 경제를 90% 이상을 담당해온 건 맞습니다만, 항상 북한이 원하는 만큼 풍족하게 줘본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북미 간에 대화를 통해서 뭔가 북한이 자력갱생 이상을 바랄 수 있는,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의 개방을 바랐던 것인데 이게 트럼프의 반대세력인 의회라든지 매파 세력도 국무부 매파 세력에 의해서 저지당하고 1년 이상 유지되는 상황인 거예요. 여기서 새롭게 끼어든 게 중국과 러시아이고, 또 이런 다자간 협상이 진행될수록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싫지만, 북한 입장에서 싫지만 커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금은 말씀하신 대로 탄핵안이 정리되는 아마 2월까지는 잠잠하게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 왜냐하면 중국과 미국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쓰기 위해서는 지금 이 모든 상황을 원점으로 돌리는 아주 극한의 군사도발은 벌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2월까지는 계속해서 국지적 도발이라든지 과격한 성명 같은 것들이 이어지게 될 가능성은 훨씬 더 높아 보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그러면 시진핑 주석의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랄까요, 아니면 권력이 바뀌기를 바랄까요?

◆ 송명훈: 중국이란 국가는요. 대통령에 의존해서 보는 게 아니라 들어서는 정권의 어떤 정치적 향방을 많이 보는 타입이거든요. 그래서 그동안의 경험을 봐서는 좌파, 매파 쪽보다는 우파의 보수파들이 집권하는 게 유리하다라는 것을 겪어왔기 때문에 트럼프에 대한 재선을 일단 기대할 겁니다만, 문제는 뭐냐면 트럼프가 외교적인 정책을 꺼내놨을 때 자기 지지율이 떨어지고 대선에 위협이 있다고 하면 말로라도 더 강경하게 중국을 대우하겠다라는 방식으로 얘기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그러한 정책들을 사전에 약간 우호적으로 조정하기 위해서 내심 가지고 있는 카드로 활용할 겁니다. 이게 농산물 수입 카드인데, 이번에 1차 무역회담으로 해서 500억 달러 이상의 농산물을 사주는 걸로 믿고 있고 그게 이뤄질 걸로 국민들한테 공표하고 있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이 카드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트럼프 이후의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있어서, 또 표심을 얻는 데 있어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라는 걸 어필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과 발언들을 해나갈 걸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1차 합의안이 15일 날 협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게 100% 지켜진다라는 것보다는 탄력적으로 중국에 의해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는 거죠.

◇ 전진영: 말씀해주신 그런 미중 무역분쟁 관련해서 시진핑 주석이 올 한 해 해야 할 과제들이 있지만, 또 하나의 경우가 바로 그겁니다. 과연 중국몽, 일대일로를 꾸준히 잘 올해도 트러블 없이 이어갈 수 있느냐. 지난해에는 정말 걸림돌이 많았어요. 홍콩 시위 문제 여전히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 또 올해 곧 대만 총통 선거가 있는데. 차이잉원 총통 같은 경우는 완전히 반중 정치인이기 때문에 차이잉원 총통의 재선도 확실시되는 분위기라 시진핑 주석이 사실 중국몽이나 일대일로 부분에서는 상처를 받았다. 국제사회에서 궁지로 몰리게 됐다. 올 한 해는 이 부분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별도로 할 거다. 이런 이야기도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송명훈: 시진핑 주석은 격대지정 원칙을 무시하고 장기집권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어요. 이것을 완성하기 위한 최고의 성과는 대만의 평화적인 통일이거든요. 일국양제를 쓰든 무슨 방법을 쓰든지 간에 본인의 임기 안에 그걸 이뤄내겠다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여기에 가장 반기를 들고 있는, 또는 곤란한 처지에 처해있는 상황이 지금 홍콩 사태인 거거든요. 그런데 홍콩 사태는 이미 중국 내의 내부, 국내 내부 소요 정도라고 치면, 대만하고 나눠야 할 협상의 폭은 굉장히 넓고 깊어지거든요. 그런데 현재 카드로 발의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만일 말씀하신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과 대만 독립에 대한 정치적 기조가 이뤄진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강경노선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강경노선의 실례로, 이른바 본보기로 홍콩 사태를 더 강력하게 억압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죠. 그렇기 때문에 홍콩의 문제는 홍콩이 누리고 있던 그동안의 국제적·경제적 지위를 일부 박탈하거나 분산하고, 또 물론 좋지 않은 상황이긴 합니다만 폭력 시위나 이런 부분에 대한 엄단 같은 것들, 그리고 내부적인 여러 가지 행정지원 같은 당근과 채찍을 교차해가면서 대만에게 일종의 샘플을 보여주는 형태로 나아갈 거기 때문에 대만에게는 유화정책을, 홍콩에게는 굉장히 강한 억압을 올해에는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이 됩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얼마 전에 독일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여론조사가 있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러시아 푸틴 대통령,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란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중에 누가 가장 세계평화를 위협하는가, 라는 여론조사가 있었는데요. 혹시 1위가 예상이 가능하십니까, 교수님?

◆ 민정훈: 저는 그걸 봤기 때문에 말씀을 드리기 좀 그렇습니다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죠.

◇ 전진영: 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24%의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할까요?

◆ 민정훈: 글쎄요, 연연하시겠습니까, 그분 스타일에. 그렇기는 하지만 의외의 결과였죠. 어쨌든 간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2차대전 이후에 전후 세계질서를 이끌어온 리더십을 표방하고 그리고 전후 세계를 이끌어서 지금까지 반세기 이상을 이끌어온 초강대국이고 리더십을 발휘한 국가인데 이제 세계질서라고 할까요. 평화를 위협하는 그러한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체는 그 자체만 가지고도 굉장히 큰 미국이 가지고 있는 어떤 이미지에 있어서 타격을 주겠죠. 저희가 국력을 비교할 때 하드파워 소프트파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하드파워라고 해서 군사력·경제력이 있고요. 소프트파워라는 것이 문화라든지 가치, 신념, 이런 부분이 있는데 아무래도 미국이 세계 리더로서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양자에 있어서 굉장히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했었는데 소프트파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한 부분에서 굉장히 미국의 위신을 떨어뜨린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물론 유럽에서 실시된, 독일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안보위협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본다면 방위비 분담을 가지고 나토라든지 독일을 굉장히 괴롭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 봤을 때 미국의 오랜 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나토, 그중에서도 독일의 여론조사가 이렇게 나왔다는 것은 좀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은 아무래도 말씀드린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표방하고 있는 미국우선주의, 그리고 거래 중심적인 동맹관이 독일이나 어떤 세계 사람들, 여론이 생각했을 때 세계가 협력해서 보다 더 안전한 공존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질서를 위협하는 가장 중요한, 즉 기존의 판을 흔드는 것이 미국이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흔들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서 독일 여론이라든지 유권자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해봅니다.

◇ 전진영: 독일에서 보는, 누가 가장 세계평화를 위협하는가라는 지도자 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과연 몇 위를 했을 거라고 소장님께서는 예상하십니까?

◆ 송명훈: 끝에서 한두 번째 정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 전진영: 네, 가장 최하위를 기록했더라고요.

◆ 송명훈: 그렇게까진 아닌데. 

◇ 전진영: 이중에서 아까 언급했던 여러 나라의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위협적이지 않은 존재다. 이렇게 독일 내부에서는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소장님께서도, 동의 안 하시는 거죠?
 
◆ 송명훈: 네, 그게 옆동네에 있는 깡패 두목보다는 옆집에 시끄러운 건달 아저씨가 더 무서운 것 아니겠습니까. 쉽게 표현하자면 그런 건데. 이게 서구적 시각에서는 시진핑을 그렇게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는 중국의 확장주의나 패권주의는 굉장히 위협적입니다. 일단 동아시아 국가들 자체는 남중국해에서 지금 전부 영유권 분쟁을 제소해놓고 있는 상태이고 군사적인 충돌도 마다 않겠다고 나오고 있는 상황인 거고요. 또 중국이 주도하려고 하는 동아시아 전체 다자간 무역협상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다만 우리나라는 이런 중국의 어떤 강경노선에 힘입어서 동아시아 아세안 국가들하고 굉장히 좋은 관계를 열어가는 틈새의 이득을 얻고 있습니다만, 궁극적으로 통일 한반도가 국력이 강성해지고 또 외교적·경제적으로 비중이 커지게 되면 중국하고는 어차피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사드 사태 이후에 중국이 우리한테 보여줬던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죠.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제재들 같은 경우에 이게 중국의 속내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양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정부가 중도적이고 실용적인 외교를 통해서 적절하게 중국을 잘 이용할 건 이용하고, 경계할 건 경계하는 태세를 갖춰야 하고요. 시진핑을 그렇게 평화적인 지도자로 보기는 힘들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이러다 중국 못 가게 되는 거 아닌지.

◇ 전진영: 어디까지나 독일 내부의 여론조사고 시각이니까요. 그런 부분이 좀 반영됐다는 것 유념해주시면 될 것 같고요. 아까 미중 무역분쟁 관련해서는 두 분이 말씀하시는 중에 내용이 나왔으니까요.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지난 연말에 러시아와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안을 냈습니다. 물론 통과는 안 됐습니다만. 중국 정부, 시진핑 주석이 북미관계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의지를 보인 것 같아요. 소장님께서는 어떻게 보셨는지요?

◆ 송명훈: 일단 중국이 주도해서 제재 완화안을 낼 때 그 부대조건으로 6자회담을 걸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미국이 거부권 행사만 안 한다고 하면 이 제재안이 풀려서 북한이 원하는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게 고스란히 중국의 공이 되는 것이고. 그다음에 6자회담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의장국인 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문제는 지금 러시아 중국 북한은 굉장히 긴밀한 동맹관계를 18년도 후반부터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 한미일 같은 경우에는 최악의 동맹관계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진영으로 나서게 되면 6자회담에 이게 본격적인 시작이 들어가게 되면 우리 쪽 진영이 훨씬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그 다음에 6자회담으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됐을 경우에는 비핵화 진행에 관한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지금의 경색된 관계가.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중국의 태도를 비롯한 일본과의 변화를 신중하게 준비해야 한다라는 게 제 예상입니다.

◇ 전진영: 이 부분에 대해서 교수님 의견도 궁금한데요. 시진핑 주석의 역할 확대가 북미관계를, 지금 약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이 부분을 해결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시는지요?

◆ 민정훈: 아무래도 지금의 북미협상의 굉장히 어려운 국면을 진정시키는 데는 좀 효과가 있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아까 모두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이야기했지만 그런 선물이 없었는데, 그런 크리스마스 선물, 도발을 하지 않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 중의 하나가 이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으로 하여금 숨통을 틀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하는 거죠. 그것이 제재완화안이고 그런 부분에서 북한에게 보다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준 거죠. 좀 더 기다려봐라, 우리가 이렇게 노력하고 있으니 북한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지 않겠느냐. 그래서 계속 대화의 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겠다. 이런 측면에서. 물론 소장님 말씀해주신 것처럼 미국이 그걸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기 때문에 제재완화안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고 보지만 그래도 북한으로 하여금 연말 시한을 정해놓은 상태에서 그 시한을 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한데 그런 명분을 중국과 러시아가 제공해준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고요. 일단 그러한 부분에서 본다면 올해 중국의 역할이 보다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서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북한의 뒤에서 아무래도 북한으로 하여금 북미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설득도 하고 압박도 하는 그러한 모양새를 취할 것 같고요. 북한 입장에서도 아무래도 신년사는 하지 않았지만 전원회의에서 나온 것이 기본적으로 자력갱생하고 국방력 강화인데 자력갱생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국의 요구를 완고하게 뿌리치기는 어려울 거란 말이에요. 그런 걸 본다면 아무래도 중국의 역할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북미협상에 있어서 보다 더 커지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이제 마칠 시간이 다 되어갑니다. 저희 프로그램이 지난해 3월에 시작했는데 저희 기획의도가 항상 다양한 국제뉴스를 다루면서 청취자 여러분에게 뭔가 틀에 박히거나 특정 국가나 특정 시각에서 국제뉴스를 보는 게 아니라 색다른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해드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두 분의 전문가를 오늘 이 자리에 모신 만큼 올 한 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외교관계를 바라볼 때 어떤 부분에 특히 주목했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에서 색다른 분석을 전해주신다면요?

◆ 송명훈: 네, 일단 한반도 주변환경이 6개국에 의한 집단협의 안에서 이뤄지게 된다는 점을 전제로 했을 때 가장 압박을 받고 소외돼 있는 국가가 사실 일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태도 변화를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국이 나서서 일본에게 경제제재를 비롯한 그동안에 우리한테, 대한민국에 했던 무리한 요구들을 되돌리게끔 압박을 넣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실제로는. 그런데 이제 아베 정권은 이걸 아집으로 버텨나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미국에 의한 개입으로 아베 정권에 심대한 변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만일 올림픽까지, 7월에 있는 올림픽까지 실패하게 된다고 하면 아베가 그동안 끌어왔던 8년간의 자민당 정권의 붕괴에 가까운 수준, 아니면 내부적으로 아베의 계파가 완전히 축출되게 되는 일종의 정계개편도 일어날 수 있다고 보이고요. 누가 들어오든지 간에 차기에 들어오는 일본 지도자들은 그동안의 한일관계 경색을 풀고 역사 문제라든지 전향적인 부분 안에서, 독도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개선되는 외교 방향을 내세워야 할 거예요. 그래서 일단 그 문제가 해결되고 한미일의 연합이 다시 공고해진 상태에서 한반도 집단체제로 넘어간다고 보게 되면 일본의 정치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올해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전진영: 일본의 정치변화를 올해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

◆ 민정훈: 색다른 뭔가를 해달라고 하셔서 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럴 경우에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필요할 것 같아서. 작년에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다사다난한 한 해였어요, 외교안보에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이제 우리나라가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에게, 주변국들에게 고립되는 것 아니냐, 외교적으로 고립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좀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 부분에 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는 게 색다르지 않을까 생각해서 준비해봤습니다. 물론 그러한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냉철하게 상황 판단을 하고 분석을 통해서 긴밀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은 맞고요.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런 현상을 돌려보고 그 바탕을 보면 아무래도 우리의 국력이 신장된 것이 아무래도 미국이라든지 일본 등의 대응을 다르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그런 부분도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 간의 관계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 간의 관계에 있어서 과거와는 다른 힘의 어떤 균형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도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에게 부유하기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라. 그리고 일본이 우리에게 경제적 압박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것을 들여다본다면 이제 한국이 과거와는 다르게 보다 더 그들에게 경쟁력 있는 파트너가 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대국들이 변화되고 확대된 우리의 기회와 역할을 기대한다면 그것에 우리가 대응하면서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그러면 상대국들도 우리가 보다 더 기회와 역할을 하는 것만큼 우리에게 보다 더 많은 것을 줘야 한다는 부분,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좀 명확히 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올 한 해 동안에 국가별 사안별로 우리의 국익이, 청취자들 보실 때 국익이 어떻게 정해지고 어떻게 반영돼야 하는가에 대해서 국가별 사안별로 하나하나 나름대로 설정해보시고요. 그러한 예상과 얼마나 부합하게 실제로 협상이라든지 관계가 진행돼가는 걸 보시면 우리의 국력이, 우리의 능력이 과거에 비해서 얼마나 신장되었는가를 아마 가늠하는 그런 계기가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두 분 오늘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민정훈, 송명훈: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한중경제연구소 송명훈 소장, 국립외교원 민정훈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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