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크리스마스를 순삭하게 만드는 방법? 이 책 두 권이면 끝!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23 15:09  | 조회 : 716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크리스마스를 순삭하게 만드는 방법? 이 책 두 권이면 끝!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현관 앞에 펼쳐진 잔디밭이 보였다. 그 너머에서 잡목림이 거세지는 바람에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흔들고 있었다. 짙어져가는 구름사이로 반달이 고개를 내밀었다. 잡목림 너머로 울퉁불퉁한 바위능선과 야트막하게 굽이굽이 이어지는 우울한 황야가 차가운 달빛 아래로 보였다.” 매주 월요일에 문을 여는 <영준책방> 아서 코난 도일의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에 실린 글귀로 시작했습니다. 영준책방의 처방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오늘은 어떤 사연을 가진 분이 영준책방 문을 두드렸는지 궁금하시죠? 얼른, 영준책방의 주치의 만나볼게요.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이하 남영준)>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벌써 내일이 크리스마스이브에요. 저는 괜히 마음이 좀 들뜨던데요. 교수님은 어떠신가요?

◆ 남영준> 아직 철이 덜 들어서인지 그냥 들떠 있습니다.

◇ 조현지> 영준책방, 자 그럼 교수님께는 지난주에 보내드렸던 이번 주 주인공 사연 소개해 드릴게요. “크리스마스가 그리 달갑지 않은 30대 직장인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집에서 있을 것 같은데요. 올해는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기 보다는 알차게 보내려고 합니다. 읽다보면 크리스마스가 가버리는 시간 ‘순삭’ 소설책, 어떤 게 있을까요? 혹시 만화책도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하셨는데요.

◆ 남영준> 크리스마스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는 이번 시청자 사연에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대부분 휴일에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를 보는 것이 우리네 일반적 모습입니다. 그러니 너무 속상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가장 평범한 30대라 생각하고 처방을 생각하면서 크게 고려한 것은 ‘순삭’이라는 단어였습니다. 그냥 크리스마스가 무료하여 그냥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너무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크리스마스가 후다닥 지나가도록 느끼는 책이 필요하신 것 같았습니다.

◇ 조현지> 뉴스FM 조현지입니다, 도 시간 순삭방송으로 유명한데요. 시간 순삭책, 어떤 책이 있을까요?

◆ 남영준> 네, 재미에 방점을 둔 두 권의 책을 처방했습니다. 그 첫 번째 책은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작가.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입니다.  

◇ 조현지> 방금 전, <영준 책방> 문을 열어준 책이기도 하죠.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이니까, 셜록 홈즈 시리즈인거죠?

◆ 남영준> 네, 그렇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셜록 홈즈가 작가인지 코난 도일이 작가인지 항상 헷갈렸습니다. 그 때마다 책의 주인공인 홈즈와 왓슨을 떠올립니다. 왓슨이 바로 셜록홈즈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주인공인지를 기억하는 거죠. 

◇ 조현지> 네, 그럼 다시 책 이야기 해볼까요? 아서 코난 도일의 ‘바스커빌 가문의 사냥개’는 어떤 작품인가요?

◆ 남영준>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를 ‘마지막 문제’라는 단편에서 모리아티 교수와 격투도중 라이헨바흐 폭포 속으로  같이 떨어져 대중에서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그 후 8년 간 절필이 이어지다가 이 책으로 작가는 홈즈를 대중 속으로 다시 데리고 나옵니다. 이 책은 코널 도일의 작품가운데 공포소설의 느낌도 가장 많이 보여주고 있고, 추리소설이지만 문학적 표현도 뛰어나, 결코 일반 소설에 뒤지지 않습니다.

◇ 조현지> 앞서 영준 책방 문을 열었던 글귀도 정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눈앞에 펼쳐진 것 같더라고요.

◆ 남영준> 그렇죠? 사연 보낸 분은 순삭을 원하셨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몰입이 필요합니다. 몰입을 위해서는 내가 주인공 홈즈가 되는 겁니다. 추리소설은 소설 속 장면을 상상하면 몰입도가 극대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폼 나고 멋있어 보이는 구절도 많습니다. 조 아나운서가 그 중 하나를 읽어주시겠어요?

◇ 조현지> “내가 다 해명해주길 바라면서 너무 많은 질문을 퍼붓는 것 아닌가? 내 연구대상은 과거와 현재일세. 미래는 누구라도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 남영준> 의미심장하지 않으세요? 왜냐하면 요즘 미래에 대해 ‘이럴 거야’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중을 현혹하여 혼란과 불안감만 증폭시키는 이상한 사람들이 현실을 소설처럼 만들고 있는데, 정작 소설 속에서 미래를 함부로 추측하지 않겠다는 천재탐정 셜록의 말이 멋지고, 믿음을 확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킬링타임용으로도, 또한 멋져 보이는 문학소설로도 안성맞춤입니다.

◇ 조현지> 셜롬 홈즈 시리즈는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던데요. 이렇게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된 작품일 경우, 어떤 기준으로 골라서 봐야할까요?

◆ 남영준> 코난 도일의 작품처럼 출판이 된지 70년이 지난 책들은 저작권이 소멸됩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책들은 여러 사람이 번역을 하기 때문에 번역자에 따라서 번역문장이 조금씩 다릅니다. 내가 읽기 좋은 책이 있는 반면에 읽는 내내 읽기 힘든 책도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읽기 편한 번역자를 찾아보세요. 번역자로 책을 선택하여도 의외로 내가 몰랐던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조현지> 나에게 잘 맞는 책과 번역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겠네요. 교수님 오늘 책 두 권을 처방하셨죠? 두 번째 책은 뭔가요?

◆ 남영준> 두 번째 책은 청취자들이 평소에 알고 있었던 일반 소설 포맷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9명의 저자가 집필한 ‘아가씨 아카입’입니다. 원래 아가씨 아카이브였는데 제목의 운율을 맞추기 위해 아카입으로 제목을 정하였답니다. 조 아나운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 보셨나요?

◇ 조현지> 네, 봤죠. 이 영화 내용인가요?

◆ 남영준> 이 책은 영화 내용이라기보다 ‘아가씨’라는 영화에 제작 전 과정을 기록한 기록물이자 영화 평론집이고, 아주 수려한 사진첩입니다. 원래 영국작가 사라 워터스(Sarah Waters)의 핑거스미스라는 소설을 한국화한 영화입니다. 그러다보니 영국에서 판권을 확보하는 과정부터 배우의 의상과 헤어 협찬에 참여한 내용까지 모든 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보이는 라디오’와 포맷이 아주 비슷합니다. 라디오는 원래 듣는 것이지만 보여주는 라디오가 되면서 청취자들에게 글로 표현되지 못하는 무언가를 보여주잖아요. 영화에서는 무심히 지나가버린 그리고 의미 있고 치명적으로 아름다운 순간을 정지시켜 그 순간을, 그 의미를 천천히 완전하게 음미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 조현지> 비하인드 스토리, 감독판의 느낌도 들 것 같은데요. 이 책을 어떤 이유로 추천하셨나요? 

◆ 남영준> 아까 말씀하신 대로 “만화책은 없나요?” 라는 한 청취자분의 요청을 고려하였습니다. 만화책처럼 보기 편한 책이면서 재미있는 책을 찾아주려고 엄청 도서관을 뒤졌습니다. 우리 영준책방은 청취자의 모든 사연을 다 들어주는 것이 모토니까요.

◇ 조현지> 네, 그렇죠. 청취자 일대일 맞춤 처방이니까요. 이 책의 매력은 뭘까요?

◆ 남영준> 이 책은 만화 컷 대신 수려한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페이지가 술술 잘 넘어 갑니다. 그렇지만 평론도 아주 예리해서 평론을 통해 영화의 숨겨진 보물찾기가 가능합니다. 영화에서 감독은 의도하였지만 관객들이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글로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그 덕분에 독자들은 이 책을 읽고 영화를 다시 보면 ‘우와 이 장면에서 이런 심오한 뜻이 있었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래서 사진과 글을 조금만 천천히 읽어보면 이 책의 무게가 생각보다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중 한 구절입니다. 조현지 아나운서가 읽어주면 감사하겠습니다.

◇ 조현지> “상대방을 잘 알고 있다고 믿으면 믿을수록 우리는 점점 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간다.”

◆ 남영준> 청취자 분 어떠세요. 이 말이 여러 가지를 생각나게 하지 않나요? 이 책을 보고나면 아가씨에서 나온 민망한 장면들은 실제로는 사회적 이슈를 신랄하게 표현한 장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또한 인간관계에서 서로를 알면 알수록 우리는 더 조심해서 상대방에게 배려해야 함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두 권의 책은 재미와 멋져지기를 모두 바라는 처방이었습니다. ‘갑툭튀’지만 저도 만화책을 아주 좋아합니다. 언제 기회 되면 만화특집을 한번 마련하겠습니다. 끝으로 청취자분과 조현지 아나운서님도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네, 저도 만화책 좋아하는데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교수님, 내일 모레가 크리스마스에요. 청취자 분들께 한 말씀해주실까요?

◆ 남영준> 네, 날도 미세먼지가 많다고 하는데요. 그렇지만 행복하고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모든 청취자 분들이 같이 저와 함께 보내셨으면 하고요. 그리고 늘 도와주시는 조현지 아나운서님도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조현지> 네, 고맙습니다. <영준책방>, 오늘도 중앙대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도 감사합니다.

◆ 남영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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