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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코너명 : 문희정의 외신브리핑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18일(금) 오전 10시 10분 경
-문희정 / 국제정치평론가
참고/ 010 2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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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밤사이 들어온 국제뉴스, 정리해드립니다.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인사)
0. 우선 터키와 미국이 쿠르드 민병대 철수를 조건으로 닷새 간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터키로 날아갔던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5시간 에 걸친 협상을 통해 쿠르드 민병대(YPG)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할 수 있도록 터키 측이 120시간 동안 군사작전을 중단하고, 철수가 완료되면 모든 군사작전은 종료된다는 내용의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미국은 ‘외교적 승리’라며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터키는 "휴전이 아니라 일시적 작전 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내용을 보면 터키가 요구해왔던 대로 결국 쿠르드 민병대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5일 간 주겠다, 그동안은 공격을 잠깐 중단하고 이후 안전지대의 관리는 터키군이 맡겠다이기 때문에 과연 미국이 뭘 승리했다는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쿠르드족은 자신들의 자치지역이던 곳에서 쫓겨나는 것이고 터키는 원하던 걸 얻었을 뿐인 상황을 미국이 공식적으로 만들어 준 건데요
따라서 미국 내에서는 공화당 의원들마저도 거세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쿠르드족은 이제 120시간 이내에 그들의 영토에서 떠나야 한다"며 "게다가 수백 명의 쿠르드족이 살해당하고 수천 명이 쫓겨났으며 1천명의 ISIS(이슬람국가의 옛 이름) 포로가 탈출하는 등 이미 심각한 피해가 초래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 자신들의 운명마저도 다른 나라에 의해 결정되는 쿠르드족의 상황은 알면 알수록 안타까움만 더해가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지난 8월에도 전해드렸는데 일본의 아베 총리가 또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냈다는 얘기가 나왔네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의 가을 제사, 추계 예대제 첫날인 어제 공물의 일종인 '마사카키'를 야스쿠니 신사에 봉납했고 현직 관료들은 직접 참배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지난 2차 대전 패전일에 보낸 것은 '다마구시료'라고 해서 신사, 신관에게 기도에 대한 사례로 전달하는 돈이었고 이번에는 상록수의 일종인 비쭈기나무 화분을 뜻하는 마사카키를 보냈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한 차례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했다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비난을 받은 이후 직접 참배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데요
대신 매년 춘·추계 예대제에는 공물인 마사카키, 8월 15일에는 '다마구시'(玉串)라는 공물료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편 어제 2017년 4월 다카이치 사나에 총무상 이후 2년 6개월만에 현직 각료인 에토 세이이치 오키나와·북방영토 담당상이 직접 참배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지난 8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과거 일본에선 한국을 매춘 관광으로 찾았는데 나는 하기 싫어서 잘 가지 않았다'는 취지의 망언을 했던 대표적 극우 정치인입니다.
1-1. 그런데 매번 일본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주변국들의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아시아 태평양 전쟁 중에는 일왕을 정점으로 한 국가 신도(神道)의 중심으로 전사한 군인들을 신으로 모시며 전쟁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했고, 지금도 전쟁 책임을 부인하는 보수우익 세력들의 ‘성지’로 자리잡고 있는 곳인데요
특히 현직 각료 신분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행위는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일본의 침략전쟁 역사를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부 및 의회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을 보내고 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고요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어제 정례브리핑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의 군국주의가 발동한 대외 침략전쟁의 도구이자 상징"이라면서 "일본 측은 침략의 역사를 대하는 잘못된 태도를 또다시 드러냈다"고 비판하며 일본 정부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현직 각료의 참배에 관해 "사인(私人)으로서 행동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정부가 견해를 말할 성질이 아니다"라며 사생활 영역이라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2. 스가 관방장관은 웬만큼 아실 만한 분인데도 이치에 맞지 않는 얘기들을 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제 기분 탓이겠죠? 일본의 반성 없는 태도에 분노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은 여전히 일본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죠?
그렇습니다. 지난 7월 1일자로 일본 정부는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한국으로의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경제 보복을 단행했는데요
이에 대해 우리 나라 국민들은 일본 제품과 여행에 대한 본격적인 불매 운동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일본 정계와 재계는 이런 불매 움직임이 일본 경제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수출규제에 대한 한국의 비판과 반발에 대해서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입장을 취해 왔는데요
일본의 강력한 바람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맥주, 의류, 화장품, 골프용품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어왔던 일본 제품 거의 대부분의 매출이 급격히 하락했고 특히 일본 여행객이 줄면서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공급을 줄인 일본 노선은 8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6일 일본정부관광국은 9월 한국인 여행객은 전년 동월 대비 58.1% 줄어든 총 20만 12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는데요 참고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폭은 지난 7월 7.6%, 8월 48.0%로 계속 커지는 추셉니다.
또 일본은행이 석 달에 한 번씩 발간하는 지역경제보고서인 ‘사쿠라보고서’가 지난 15일 나왔는데요 이 보고서에서 일본 숙박업계는 한국인 여행객 비중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예약 취소가 늘면서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일본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없다며 한일 갈등이 쉽게 풀리긴 어려울 것 같네요. 다음 소식은 베트남 관련 내용이라면서요?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의 주요 상수원이 독성 화학물질에 오염돼 상당수 지역에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식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 남서쪽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송다 상수도 주식회사'가 지난 14일 "지난 9일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수로에서 폐유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송다 측은 오염 물질을 제거해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지만 하노이 시는 지난 15일 독성 화학물질인 스티렌 농도가 평소의 1.3배 ~ 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수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는데요
송다는 16일에서야 자체 물탱크와 수도관 청소를 끝낼 때까지 수돗물 공급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하노이에서는 생수 사재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고 별도의 정수 시설을 갖추지 않은 주택과 아파트 단지에는 급수차가 투입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편 원인을 조사한 당국은 하노이시 북서쪽에 있는 호아빈성의 한 마을에서 지난 8일 2.5t 트럭이 폐유를 개울에 몰래 버리는 장면이 목격됐다며 폐유를 무단 투기한 트럭 기사의 행방을 쫒고 있습니다.
4. 하노이시는 우리 교민들도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인데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랍니다. 이번에는 아프리카 기니에서 대통령의 연임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신다고요?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기니는 말리, 시에라리온, 세네갈 등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란데요
지난 14일부터 수도인 코나리크에서 주로 젊은이들로 구성된 시위대 수백 명이 알파 콩데 대통령의 연임 추진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고 경찰이 최루가스와 실탄을 발사하면서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니에서는 헌법상 대통령의 연임은 한 차례로 제한되기 때문에 2010년과 2015년 두 번의 선거에서 승리한 콩데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2월까지인데요
하지만 지난 9월 헌법 개정을 통해 3연임을 시도하면서 야당과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겁니다.
사실 콩데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반대 시위는 2016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짼데요
당시 기니 헌법재판소는 2015년 10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콩데 대통령의 재선을 공식 발표했지만 야당은 선거부정을 주장했고
또 보크사이트나 철광석 등 풍부한 자원 개발을 통해 대통령과 일부 기득권층만 이권을 챙기며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고 국민들에게는 어떤 이득도 없다며 퇴진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1958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기니는 호주와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보크사이트를 생산하고 있음에도 1300만 명의 국민들 대다수가 가난에 허덕이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인데요
농사를 짓던 땅을 정부가 헐값에 강제로 매입해 광산 개발을 하면서 주민들이 일자리와 토지를 잃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에서 환경훼손과 우물 오염이 심각해졌고 알루미늄을 얻기 위해 보크사이트를 전기 분해하느라 전기 부족 상황까지 겪는 등 이권은 정부와 다국적 기업이 독차지하고 주민들은 고통과 희생만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5. 국민들 입장에서는 반정부 시위를 벌일 수밖에 없겠네요. 저희가 폴란드 총선 결과를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 노벨 문학상을 폴란드 출신 작가인 올가 토카르추크가 받았군요.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 '미투' 파문으로 심사위원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선정하지 못했던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와 올해 수상자를 동시에 발표했는데요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 페터 한트케가 올해 수상자로, 폴란드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가 2018년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그런데 토카르추크가 "문학에서 공식적인 검열은 없지만, 나는 일종의 자기검열이 폴란드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해 폴란드의 정치 상황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작가들은 그들이 정말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왜냐면 그들은 정치적 결과를 우려하기 때문"이라면서 집권당인 법과정의당이 재집권에 성공한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습니다.
2015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법과정의당은 강경한 이민정책과 사법부 독립 훼손, 언론 탄압 등 민주주의를 퇴행시킨다는 비판과 더불어 EU와도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난 11일 영국 일간지인 가디언은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직접 통제를 받는 방송이 공산주의 정권 때보다 더 친정권적으로 편향된 방송을 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폴란드 대표작가로 꼽히는 토카르추크는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거론되는 맨부커상(2016년 우리나라 작가인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수상)을 지난해 받았으며, '플라이츠', '태고의 시간들', '야곱의 책들',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등이 대표작인데요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는 토카르추크는 세계 3대 문학상 중 프랑스 콩쿠르상을 제외한 나머지 둘을 석권하면서 거장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6. 가장 자유로워야 할 문학이 억압받는 상황에 대해서 용기있게 비판의 목소리를 낸 토카르추크의 책에 많은 분들의 관심이 쏠릴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남미 베네수엘라 얘긴데 최저임금이 올랐지만 물가상승률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요?
최저임금을 통해 현재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긴데요
정부가 올해 들어서만 세 번 째 최저임금을 인상했지만 한화로 9000원 정도인 15만 볼리바르의 월급으로는 한 마리 가격이 8만 볼리바르인 생닭을 두 마리도 채 사지 못한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일간지인 엘나시오날은 “쌀 1㎏, 옥수숫가루 1㎏, 다진 닭고기 1㎏, 달걀 반 상자, 치즈 250g을 사면 월급이 바닥난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한때 100만%를 넘었던 물가상승률이 최근 연 5만% 수준으로 다소 진정됐지만 연이은 임금 인상에도 구매력은 물가 상승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가져온 근본 원인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시스템 자체가 붕괴됐기 때문인데요
미국의 전방위적인 경제 제재로 인해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원유 수출 자체가 감소했고 일반 상품의 수출과 수입 역시 원활하지 않으면서 생산량과 국내총생산, 소비까지 모두 심각하게 위축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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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사 듣고)
지금까지 문희정 국제정치평론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