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17일 목요일
□ 출연자 : 송명훈 한중경제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미국과 중국이 지난 10일과 11일,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미국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보류하고, 중국은 미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하는 이른바 '1단계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의 정식 서명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아직 한 달이라는 시간이 더 남았는데요. 오늘은 지난 미중 고위급협상 내용을 분석해보고 또 향후 전망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송명훈 한중경제연구소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송명훈 한중경제연구소 소장(이하 송명훈): 안녕하십니까.
◇ 전진영: 이번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1단계 합의다, 미니딜이다. 이렇게 표현하는 기자들이 굉장히 많던데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합의를 이룬 건가요?
◆ 송명훈: 당초 미국은 관세부가 유예를 조건으로 위안화 절상, 농산물 개방, 그리고 중국긩 미국 기업 기술 강제이전 금지, 지적재산권 절취 금지, 산업보조금 철폐 등 굉장히 많은 사안을 한꺼번에 요구했었는데요. 중국은 환율협정 체결과 미국산 대두 수입 확대에만 동의하고, 미국은 그 반대급부로 중국 관세인상을 보류하는 걸로 합의를 1차적으로 본 겁니다. 그래서 양측 요구사항 중에 일부분만 다뤘다는 의미에서 스몰딜 또는 미니딜이라는 이름이 붙은 거죠.
◇ 전진영: 일부분이 어느 정도 그래도 합의에 이르긴 했으니까 그럼 이번 합의가 지닌 의미를 어느 정도라고 저희가 생각하면 될까요?
◆ 송명훈: 이번 1차 합의를 통해서 최소 올 연말까지는, 물론 중국이 추가 농산물 구입을 원활하게 이행한다고 하는 조건 안에서 양쪽 양국의 미중 간에 소비지수라든지 국제교역은 당분간 당분간 안정세를 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 중에 2차 협상으로 남아있는 산업·통상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충분한 시간을 의미 있게 벌었다라는 면에서 반쪽짜리 협상이라도 진전은 있었다고 봐야겠죠.
◇ 전진영: 반쪽짜리 협상이지만 그래도 아예 성과가 없는 건 아니었다. 어느 정도 진전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군요. 그리고 이렇게 스몰딜, 단계적으로 협상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게, 지금 내년 재선을 앞두고 성과를 내야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나, 아니면 중국의 경제적 상황을 봐서나 여러 가지를 봤을 때 이렇게 스몰딜로 방향을 선회한 게 그런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라고 봐야겠죠?
◆ 송명훈: 네, 1차적으로는 작년부터 계속된 무역전쟁으로 미국 제조업의 실물경기가 10년 만에 최악의 국면을 맞이했다는 보고서가 나왔고요. 또 미국 경제 성장률이 하락세에 하반기에 접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단 스몰딜을 개방 쪽으로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는 분석이 가능한데요. 특히 지금 트럼프는 탄핵정국을 맞이하고 있고, 또 터키와 시리아 접경지역인 쿠르드족 자치 지역에 군사적 갈등 같은 것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만일 이게 노딜로 끝났을 때의 정치적 부담이 굉장히 큰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강경일변도로 갈 수 없는 트럼프의 약점을 공략한 중국이 스몰딜을 던짐으로써 이번 협상을 만들어냈다라고 봐야겠죠.
◇ 전진영: 중국 쪽이 좀 더 이번에 협상을 잘했다, 라고 보시는 건가요?
◆ 송명훈: 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에 기자들하고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던데요. ‘1단계에서 환상적인 협상을 했고, 이미 우리는 2단계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단계, 어느 정도의 협상안일까요?
◆ 송명훈: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원하는 것은 국제 환율시장에서 미국이 충분한 수출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약달러 시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중국 이외에도 EU와 일본의 합의를 같이 끌어내야 하는 거거든요. 지금 미국의 지적재산권 문제나 기술이전 같은 부분은 사실 기업 간에 문제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강제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끌고 갈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요. 중국도 기술굴기를 절대 꺾지 않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명목을 바탕으로 해서 실제로는 환율의 상호 적정성 시비, 그리고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문제, 앞으로 더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앞서 소장님께서도 이번 협상은 중국 쪽이 좀 더 잘한 것 같다,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중국 내 언론들도 이번 협상 이후로 긍정적인 쪽으로 보도를 많이 한 것 같더라고요.
◆ 송명훈: 일단 어차피 필요로 하는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걸로 시간을 충분히 벌었고, 환율에 대한 적정성을 일방적으로 강제한 것이 아니고, IMF 기준이나 G20 전체 환율시장에 비교해서 탄력적으로 운용한다고 하는 느슨한 합의에 동의했기 때문에 중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한 데에서 일단 의미를 찾아야겠고요. 홍콩이나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비난을 자제하는 쪽으로 배후 딜을 얻어낸 듯한 정황이 보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충분히 만족한 합의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그러니까 홍콩이나 대만 같은 지금 중국에게 가장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 미국이 비난을 자제하는 쪽으로 약간, 그쪽에서도 합의를 본 것 같다고 예측하시는 건가요?
◆ 송명훈: 네, 지금 흘러나오고 있는 미디어의 경향들이 이 협상 이전에 강경일변도였던 것하고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기에 대한 배후의 딜이 있지 않았나라는 계산이 가능합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칠레 APEC 정상회의가 11월에 예정돼 있는데, 이때 양국 정상이 만나서 공식 서명을 해야만 1차 협의가 서명화, 공식화가 되는 건데 그 전에 세부사항을 한 번 더 협의하기 위해서 만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이번 주에 또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인데, 여기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해제할 가능성, 이 부분은 없을까요?
◆ 송명훈: 사실 지금 중국에 대해서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어차피 딜을 하겠다고 합의가 돼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래서 환율보고서는 중국이 아닌 미국에 수출하는 다른 국가들, EU나 동아시아, 한국도 포함되겠죠. 일본 같은 국가들에 대한 아마 환율보고를 확대할 것으로 보여져요. 그러니까 중국도 이렇게 합의에 들어왔으니 나머지 국가들도 약달러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국화의 절상을 요구하는 계기로 쓰기 위해서 그런 보고서들이 만들어질 거고, 또 한 번 이런 국제적인 환율시장에 변동이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 전진영: 중국보다는 다른 나라를 더 겨냥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고요.
◆ 송명훈: 네, 맞습니다.
◇ 전진영: 상황을 잘 예의주시하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또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번 1차 합의안에 대한 양국 정상의 11월 APEC 정상회의에서의 공식서명이 불발이 만약에 되면, 미국이 12월부터 중국에게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 이 실현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나요?
◆ 송명훈: 이게 므누신 장관의 입에서 나온 얘깁니다. 트럼프 입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고. 이건 무슨 의미냐면 미국의 농산물 시장이 가격변동이 심하고 그동안 계속 가격이 하락세가 계속 있었거든요. 그래서 정치적으로 농민 표가 중요한 트럼프한테 굉장히 많은 반감을 얻고 있는 상황이었단 말이죠. 그래서 트럼프는 여기에 단기적인 수입의 증가보다는 중장기적인 곡물 가격 안정에 대한 희망을 농민들한테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작년 1665만t, 올해 2000만t 될 걸로 예상되는데, 앞으로 여기에 1000만t을 추가해서 3000만t 정도를 매년 구입하겠다라는 약정이 지켜지게 된다고 하면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이행 결과를 구체적으로 내놓으라는 얘기가 되는 거고요. 아마 이것만 연말까지 무사히 이뤄진다고 하면 말 그대로 으름장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말 그대로 그냥 으름장 정도로, 경고 정도로 그냥 끝나는 것이다.
◆ 송명훈: 네, 약속한 걸 꼭 지켜라라고 한 번 더 확인하는 거죠.
◇ 전진영: 최근에 변수가 하나 또 생겼습니다. 앞서 저희가 브리핑 시간에도 이야기했는데, 미국 하원이 15일에 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켰잖아요. 이 일이 혹시 미중무역협상에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까요?
◆ 송명훈: 사실 아시다시피 미국 하원이 지금 현재 민주당이 이걸 다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인권 중심의 태도라든지, 트럼프와 중국의 관계를 어느 정도 경직화시킬 수 있는 태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겁니다. 이건 약간 정치공세에 가까운 거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홍콩 문제나 인권차원의 문제를 거론하거나 시진핑 주석을 비판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이 두 정상 간에 속셈을 알 수 있는 부분이 이건데, 현재 홍콩에서 운영되는 해외 자금들은 100년 전통의 영국계라든지 유태계 자본, 화교계 자본의 지배력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까 아무래도 양국, 미국과 중국 정상이,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적거든요. 그런데 앞으로 향후 있을 트럼프와 시진핑이 원하는 미중간의 금융거래 확대는 홍콩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선전이나 상하이 같은 새로운 지역에서 이게 활성화될 것이 분명하거든요.
◇ 전진영: 두 정상이 원하는 게 그런 방향이란 말씀이시죠.
◆ 송명훈: 그렇죠. 현재 홍콩이 차지하고 있는 국제금융도시로서의 역할과 비중을 약화시켜야 한다라는 데 은밀히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불행한 얘기지만 홍콩의 혼란사태는 미중 두 정상의 집권기에는 더더욱 악화되고 장기화 될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죠.
◇ 전진영: 그러면 홍콩인권법안을 통과시킨 이 상황이 미중 무역협상에 큰 영향은 없는 거네요?
◆ 송명훈: 협상의 딜로 미국이 이용하기는 하겠습니다만 만일 이걸 적극적으로 카드로 활용하게 된다고 하면 중국은 무역전쟁을 더 악화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이러한 딜에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 입장에서도 의회와 행정부의 태도를 구분해서 지어가는 방식으로 적절한 카드로 활용할 뿐이지, 이것을 직접적으로 들고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 전진영: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홍콩 문제에 관해서 언급한다거나 홍콩을 편들거나, 이런 쪽으로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말씀이신 거죠.
◆ 송명훈: 그렇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명훈: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송명훈 한중경제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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