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뉴스를 품은 음악] 말 많은 <퀸덤>, 그들의 무대가 돋보이는 이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9-25 16:05  | 조회 : 761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말 많은 <퀸덤>, 그들의 무대가 돋보이는 이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 시선을 사로잡는 퍼포먼스! 우리가 ‘스타’라고 부르는 이들이 무대에 서면 객석에서는 뜨거운 환호성이 쏟아집니다! 별들의 화려한 컴백! 다스베이더가 없어도 치열한, 스타워즈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이번 주 컴백 소식으로 얘기를 시작해볼까요? 어제 트와이스가 신곡을 냈죠?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이하 정민재) : 그렇습니다. 트와이스가 지난 4월 ‘Fancy’에 이어 5개월 만에 여덟 번째 EP를 발표했는데요, 타이틀 곡 제목이 ‘Feel special’입니다. 노래 들어보셨어요?

조현지 : 네, 들어봤어요. 예전에는 귀에 확확 꽂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부분은 없는 것 같더라고요. 민재 씨는 어떻게 들으셨어요?

정민재 : 개인적으로는 근래 들은 트와이스의 노래 중 가장 흡족하게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지난번 ‘Fancy’를 다소 가혹하게 평가했는데, 이번 노래는 많은 면에서 만족스러웠어요. 우선은 멤버들의 음역에 잘 맞는 범위 내에서 매끄럽게 흘러가는 멜로디가 좋았고, 특정 프레이즈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곡의 전반적인 밀도를 높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사가 참 좋았어요. 후렴에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 같다가도, 사라져도 모를 사람 같다가도 날 부르는 네 목소리에 I feel loved I feel so special You make everything alright”. 박진영 씨의 가사인데, 약간 예전에 듣던 god의 희망가 같은 느낌도 들고, 트와이스의 목소리로 들으니 새로웠습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트와이스의 신곡 ‘Feel special’은 잠시 뒤에 들려드리는 거로 하고요, 또 다른 컴백 소식들도 있죠?

정민재 : 우선은 악동뮤지션이 바로 오늘 저녁 6시에 3집 앨범을 발표합니다. 멤버 이찬혁 씨의 군 복무로 2년여의 공백을 보낸 끝에, 드디어 10곡의 신곡이 담긴 새 앨범 [항해]를 발표하는 건데요, 특이하게도 앨범과 함께 이찬혁 씨의 소설이 나온다고 합니다. 앨범 중 ‘물 만난 물고기’라는 곡이 있는데, 같은 제목의 소설이 내일 나온다고 해요. 앨범과 소설이 연계된 악동뮤지션의 세계관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일지 궁금합니다. 다음 주 월요일인 30일에는 지코 씨가 솔로 앨범을 냅니다. 데뷔 8년 만에 내는 정규 앨범인 만큼 많은 관심을 끌고 있죠.

조현지 : 한동안 선곡 걱정은 없겠는데요. 그럼 트와이스의 신곡 한 번 들어볼까요?

M. ‘Feel Special’ - 트와이스

조현지 : 트와이스의 새 노래 ‘Feel Special’ 들어봤습니다. 확실히 이전과는 다른 느낌의 곡이네요. 그런가 하면, 최근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죠. 엠넷의 <퀸덤>이요.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정민재 : 모든 방송을 보진 못했고요, 최근에는 무대와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봤습니다. 어떤 방송인지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하면요, 엠넷에서 지난 8월 말부터 방송 중인 프로그램인데, 쉽게 말하면 박봄, AOA, 마마무, 러블리즈, 오마이걸, (여자) 아이들 이렇게 6팀이 출연해서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입니다. 각자 자신의 곡을 부르기도 하고, 서로의 곡을 커버해서 부르기도 하면서 자체 평가, 청중 평가 등으로 순위를 매겨 꼴찌 팀은 탈락하는 방식이죠.

조현지 : 어떻게 보면 <나는 가수다>의 여자 아이돌 그룹 버전이라고 볼 수도 있겠어요.

정민재 :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아무래도 경연에 참여하는 가수들이 아이돌 그룹이다 보니 가수뿐만이 아니라 막강한 팬덤들이 맞붙는 것 같은 양상도 보입니다. 솔직히 저는 이런 방송이 나온다는 얘기를 처음에 듣고 참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신인을 발굴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아니고, 기성 가수들을 데리고 경쟁을 연출하는 방송이 잔인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3대 대형 기획사의 그룹은 없고 방송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온 회사들이 주로 참여했습니다. 1회 방송을 보면 출연하게 된 가수들도 경쟁 방식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는 듯한 모습이 담겼거든요. 자극적인 연출 과정에서 행여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됐습니다. 게다가 엠넷은 현재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 학교>의 조작 논란 당사자이기도 하잖아요. 그 와중에도 또 경연, 경쟁 프로그램을 만들다니 다른 의미로 대단하다고 생각했죠.

조현지 : 시작부터 강하게 나오시는데요. 그렇지만 우려와 달리 방송의 반응은 매우 좋습니다.

정민재 : 물론 그건 그렇죠. 현재 인기 있는 가수들이 대거 나와서 평소에 볼 수 없던 무대들을 꾸미고 경쟁을 하는 모습에 많은 대중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집계된 텔레비전 시청률은 낮지만, 유튜브나 네이버TV 등에서 수백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고, 프로그램 화제성 순위에서도 최상위 순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요즘 <퀸덤> 인기 양상에서 재밌는 건, 자극적인 경쟁, 순위 같은 것들보다 가수들의 무대와 음악 자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겁니다. 아이돌 가수라고 해서 회사에서 정해주는 대로 옷을 입고 노래하고 춤추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뛰어난 안목과 감각으로 자신들의 방향을 설정하고 무대를 꾸미더라는 거죠. 최근 가장 화제였던 AOA의 ‘너나 해’ 무대 보셨죠?

조현지 : 네, 제도 비디오 클립으로 봤는데요. 인지도가 있긴 하지만 그룹 자체보다는 개개인 멤버들이 더 유명한 것 같다고 생각해 왔었거든요. 그런데 이 무대를 보고 이 친구들, 이렇게 잘했었나 싶더라고요. 민재 씨는 무대 어떻게 보셨어요?

정민재 : 다른 분들처럼 저도 감탄하며 봤습니다. <퀸덤>에서 재밌는 무대들이 여러 개 나왔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압도적이었어요. 음원으로만 들어도 AOA의 ‘너나 해’는 참 뛰어났습니다. 원곡과 다르게 시작부터 강렬한 랩이 들어간 것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고음역인 AOA의 음역대에 맞춰 좀 더 경쾌하게 바뀐 편곡도 재밌었어요. 원곡과는 또 다른 매력이랄까요. 자세한 내용은 노래를 듣고 나서 이어가 보죠.

조현지 : AOA의 노래입니다. ‘너나 해’.

M. ‘너나 해’ - AOA

조현지 : AOA가 부른 ‘너나 해’ 듣고 왔습니다. 말씀대로 마마무의 원곡과는 느낌이 매우 다르네요. AOA가 <퀸덤>에서 보여준 ‘너나 해’ 무대는 방송 직후부터 반응이 뜨거웠는데요, 유튜브에서 조회 수 천만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유를 설명해주시죠.

정민재 : 무대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기본적으로 공연을 참 잘했습니다. 춤도 잘 췄고 댄서들과의 호흡도 좋았어요. 여기에 연출이 정말 뛰어났죠. AOA가 기존에 섹시한 콘셉트,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바지 정장을 입고 단화를 신고 나왔어요. 함께 나온 여성 댄서들도 그랬죠. 반면 무대의 중반 이후에 등장한 남자 댄서들은 짙은 화장과 화려한 액세서리를 하고 노출이 심한 의상, 하이힐 차림으로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 사회가 갖고 있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었다고 할까요? AOA의 멤버 지민이 노래 처음에 내뱉는 랩에는 이런 가사가 있었습니다.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 흔히 여성에 대해 조직의 꽃이다, 이런 얘기를 하곤 하잖아요. 무심결에 말하는 성차별적 표현인데, 이를 따끔하게 꼬집으면서 나는 나무라고 하는 거죠. 즉, 단순히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충족한 것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페미니즘 메시지를 녹였다는 겁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퀸덤>에서 또 눈여겨보신 그룹이 있을까요?

정민재 : 우선 (여자) 아이들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특히 리더 소연 씨의 활약이 상당합니다. 이 팀은 데뷔곡부터 최근 활동 곡까지 소연 씨가 작사, 작곡, 편곡을 주도했는데, <퀸덤>에서도 소연 씨의 리드로 멤버들이 무대를 구상하고 만들어가는 모습들이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대중 사이에서 아이돌 그룹은 전문가들의 도움만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편견이 아직도 남아있는데, 이를 실시간으로 깨주고 있는 것이죠. 오마이걸, 러블리즈 다들 좋은 무대를 보여줬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즐겁게 본 팀은 역시 마마무입니다. 멤버 개개인의 역량이 워낙 탁월해서 무대 보는 재미가 매우 커요. 노래면 노래, 랩이면 랩, 댄스면 댄스 빠지는 게 없고, 각 멤버의 퍼포먼스와 네 명의 조화가 모두 근사합니다. 그래서 오늘 마지막 곡으로도 마마무의 노래 ‘데칼코마니’를 준비했습니다. <퀸덤> 첫 번째 라운드에서 멋진 편곡으로 들려주기도 했죠.

조현지 : 알겠습니다. 마마무의 노래 마지막 곡으로 준비해두겠고요, 끝으로 <퀸덤>에 대해 덧붙이실 말씀이 있다면서요.

정민재 : 며칠 전에 기사를 보니 <퀸덤>의 인기몰이에 고무된 제작진 측에서 <퀸덤>이 끝나면 보이그룹을 모아서 <킹덤>을 만들겠다는 그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제가 이런 얘기를 한다고 반영이 되진 않겠지만, 소모적이고 자극적인 경쟁 포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말고, 모쪼록 좋은 노래와 무대를 많이 볼 수 있는 순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십사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일각에선 경쟁 방식이 아니면 재미가 없어서 안 본다, 그런 얘기를 하기도 하던데 경쟁을 빼고는 재미있게 못 만든다면 그건 그거대로 기획과 연출력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조현지 : 네, 그럼 정민재 평론가 보내드리면서, 노래 들을게요. 지금까지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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