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뉴스를 품은 음악] 빌보드 '마의 16주'를 깨다! 릴 나스 엑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31 15:46  | 조회 : 800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빌보드 '마의 16주'를 깨다! 릴 나스 엑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여기, 소신 발언을 했다가 아이돌 팬들의 멘션 테러를 받고 있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래봤자 우리 오빠들이 너보다 돈 잘 번다.' '너나 잘해라, 좀 쉬다 와라.' '뭐 있는 척 쩐다.' 제가 아는 이분은 뭐 있는 척이 아니라, 진짜 뭐가 있는 분이고요. 쉬다 오면, 자리 뺏길까 봐 휴가도 안 가는 그런 분입니다. 악플도 관심이라지만, 지난 주말 사이 마음의 상처, 마상이 심했겠어요.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유리 심장 정민재 대 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정민재 평론가. 괜찮은 거예요? 트위터에서 아이돌 팬들로부터 악플멘션을많이 받았다는 건데요.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이하 정민재) : 저는 사실 유리심장 정도는 아니고요. 제가 받은 멘션 하나하나 열심히 읽어보았습니다. 혹시 앞으로 제게 또 도움이 되는 말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조현지 : 어휴, 저는 못 그럴 것 같은데, 대단하네요. 저희와 함께 하는 동안은 또 우리 식구니까, 제가 이렇게 또 변론할 시간도 드리고 할게요. 앞서 뉴스살롱에서도 호날두의 노쇼 이야기했는데요. 그리고 어제 오프닝에서도 앤 마리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어요. 두 스타의 전혀 달랐던 모습이 더 화제가 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음악계 얘기니까, 앤마리 공연이 어떻게 이뤄진건지 이야기 해주시죠.

정민재 : 네, 정확히 말하면 비슷한 상황이긴 하지만 정반대의 결과였습니다. 지난 주말에 인천에서 열린 홀리데이랜드 페스티벌에서 벌어진 일인데요, 7월 28일 일요일에 현장에서 기상 악화로 빈지노, 다니엘 시저, 앤 마리 총 3팀의 무대가 취소됐습니다. 그런데 그 취소 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해요. 관객들은 아티스트의 요청으로 무대가 취소됐다고 안내를 받았는데, 아티스트 쪽에서는 주최 측에서 공연을 취소했다고 발표한 거죠.

조현지 : 말이 엇갈린 거군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그중 앤 마리라는 가수는 최근에 ‘2002’라는 곡이 한국의 종합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이렇게 말이 엇갈리면서 공연이 취소되자 본인도 너무 속상했던 거죠. 그래서 야외 페스티벌 무대는 취소됐지만, 나는 현장에서 멀지 않은 호텔의 작은 공연장을 빌려서 무료로 공연을 하겠다, 티켓도 필요 없으니 근처에 있는 팬들은 모두 와라! 그렇게 공지를 합니다. 이렇게 깜짝 무료 공연을 연 앤 마리는 2시간 가까운 시간 동안 250여 명의 팬들에게 다신 없을 소중한 시간을 선물했습니다. 또, 같은 기간 동안 열릴 예정이었던 지산 록 페스티벌에는 호주 밴드 킹 기저드 앤 더 리저드 위저드가 출연하기로 했었는데, 개최 3일을 앞두고 행사 전체를 취소하는 촌극이 벌어졌죠. 그렇지만 밴드는 예정대로 한국을 찾고 마포구의 작은 클럽에서 공연하며 팬들에게 음악을 들려줬습니다.

조현지 : 팬들 입장에선 정말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겠네요.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는 새로운 차트 기록이 탄생했다면서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바로 어제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999년생 래퍼 릴 나스 엑스의 노래 ‘Old Town Road’가 17주를 연속으로 1위에 오르면서 빌보드 차트에서 최장기간 1위에 오른 노래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노래는 4월 13일 차트부터 1위에 올랐는데, 꼬박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는 거죠. 국내에서는 약간 생소할 수 있는 가수이고 노래인데, 미국에서는 그야말로 인기 돌풍이라고 할 정도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조현지 : 어떤 노래인지 궁금한데, 노래는 오늘 방송 끝에 듣는 거로 하고 빌보드 차트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보죠. 사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에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이제 전보다는 많은 분이 빌보드 차트에 대한 개념을 알고 계실 텐데, 그래도 빌보드 핫100 차트는 어떤 차트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정민재 : 빌보드 차트에는 두 개의 메인 차트가 있습니다. 하나는 핫100, 다른 하나가 빌보드200인데요, 두 차트는 집계 대상이 서로 다릅니다. 핫100은 노래, 빌보드 200은 앨범을 대상으로 하죠. 한 마디로 핫100과 빌보드 200은 각각 노래와 앨범의 종합 인기 차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현지 : 이번 릴 나스 엑스의 신기록은 핫100 차트에서 나왔다고 했는데, 종전 기록은 누가 갖고 있었나요?

정민재 : 이번에 17주로 수립한 신기록 이전 최고 기록은 16주 연속 1위 기록이었습니다. 빌보드 차트 61년 역사상 16주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킨 곡은 딱 2곡뿐인데요, 오늘 그 2곡을 들려드릴 겁니다. 우선 처음으로 16주 연속 1위를 달성한 곡은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이 함께 부른 ‘One Sweet Day’입니다. 이 노래는 1995년에 나왔는데, 당대 최고의 알앤비 가수 머라이어 캐리와 아카펠라 알앤비 그룹 보이즈 투 멘이 뭉쳤으니 파괴력이 어마어마했죠. 이 노래가 나오기 전까지 최장기간 1위의 기록은 14주가 전부였는데, 최초로 15주를 넘고 16주의 고지까지 올랐습니다.

조현지 : 그럼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의 ‘One Sweet Day’ 들어보겠습니다.

M. ‘One Sweet Day’ - 머라이어 캐리 & 보이즈 투 멘 (Mariah Carey, Boyz II Men)

조현지 : 머라이어 캐리와 보이즈 투 멘의 ‘One Sweet Day’ 들어봤습니다. 빌보드 차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방금 들은 이 곡이 16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는 거죠.

정민재 : 그렇습니다. 이 노래가 1995년 12월 초부터 1996년 3월 초까지 1위를 차지했으니 3달 정도 차트 정상이 바뀌지 않았다는 거죠. 재밌는 건, 이 노래 이후 거의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르는 동안 16주 1위 곡이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심지어 15주 1위 곡도 안 나와서, ‘마의 16주’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어요. 마치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기록처럼 보였죠.

조현지 : 그럼 그동안은 장기간 1위를 차지한 곡이 없는 건가요?

정민재 : 그렇지는 않아요. 2005년 머라이어 캐리의 ‘We Belong Together’, 2009년 블랙 아이드 피스의 ‘I Gotta Feeling’, 2015년 마크 론슨과 브루노 마스의 ‘Uptown Funk’ 이런 노래들이 14주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었죠. 난공불락처럼 여겨지던 이 기록에 드디어 근접한 노래가 나왔던 건 2017년이었습니다.

조현지 : 불과 2년 전이군요.

정민재 : 아마 이 노래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거예요. 저스틴 비버가 노래 부른 ‘데시파시토’요. 이 노래는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라는 푸에르토리코 가수들이 부른 곡인데, 여기에 저스틴 비버가 피처링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죠. 이 노래가 2017년에 16주 동안 1위를 차지하면서 마침내 머라이어 캐리, 보이즈 투 멘과 같은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이 노래의 엄청난 인기로 음악계에는 또 한 번 라틴 팝 열풍이 불었죠.

조현지 : 노래 들어보시죠.

M.  ‘Despacito’ - 루이스 폰시 & 대디 양키 & 저스틴 비버 (Luis Fonsi & Daddy yankee & Justin Bieber)

조현지 : 루이스 폰시, 대디 양키, 저스틴 비버가 함께한 ‘Despacito’ 들어봤습니다. 자, 이렇게 2곡이 기존에 빌보드 차트 최장기 1위곡이었는데, 이번에 17주 1위를 달성하며 신기록을 세운 노래는 어떤 노래인가요?

정민재 :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릴 나스 엑스라는 스물한 살 래퍼의 ‘Old Town Road’라는 노래입니다. 힙합에 컨트리의 요소를 매치한 노래인데, 곡 자체는 그렇게 복잡하지도 않고 길이도 2분 정도로 짧아요. 앞서 들어본 머라이어 캐리, 저스틴 비버에 비하면 가수의 이름이 낯설어서 어떻게 17주 동안이나 1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실 텐데, 이 노래가 1위를 한 배경에는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조현지 : 노래의 인기를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었다고요?

정민재 : 네, 바로 틱톡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인데요, 사용자가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서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입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에서 이 노래를 배경 음악 삼아서 카우보이 흉내를 내는 영상을 올리는 게 미국에서 유행을 하면서 이 노래가 덩달아 인기를 얻은 건데요, 릴 나스 엑스라는 래퍼는 이러한 모바일, 인터넷 유행의 흐름을 잘 아는 인물이었어요. 처음부터 하나의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한 거죠. 대중 사이에서의 유행, 놀이를 의도하고 곡의 콘셉트를 잡고, 전파 방식과 형태까지 사전에 계획한 겁니다. 여기에 컨트리 가수 빌리 레이 사이러스가 참여한 리믹스 버전을 내서 신선함을 더하고, 나아가 디플로, 영 써그, 심지어는 방탄소년단의 RM이 참여한 리믹스 버전까지 내면서 다채로운 재미를 추구했어요. 단순히 하나의 인기곡이라고 보기엔 인기 양상이 복합적입니다.

조현지 : 한마디로 말하면 과거와는 다르게 노래가 하나의 놀이 수단으로 작용하면서 인기를 얻었다는 거군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이렇게 한 곡을 두고 하나의 놀이처럼 만들어서 소셜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것을 ‘ㅇㅇ챌린지’라고 부르는데, 드레이크의 ‘In my feelings’ 챌린지, 래 스래머드의 ‘Black Beatles 챌린지 같은 것들이 동일한 양상으로 인기를 얻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인공 릴 나스 엑스는 이 노래로 데뷔를 한 가수란 말이죠. 음악 자체로 승부를 보기보단 처음부터 이 패턴을 간파하고 의도했다는 점에서 영악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현재 인기 추세로는 20주까지도 1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앞으로 릴 나스 엑스의 사례가 히트를 노리는 제작자들에게 좋은 참고 사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조현지 : 네, 그럼 정민재 평론가 보내드리면서, 빌보드의 역사를 새로 쓴 화제의 그 노래. 릴 나스 엑스의 ‘Old Town Road’ 들을게요. 지금까지 대중음악 속 우리가 몰랐던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보는 시간! <뉴스를 품은 음악>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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