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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민호 군 사망사고 이후 직업계고 현장실습 안전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20 14:37  | 조회 : 1830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이상현 특성화고 권리연합회 회장


제주 이민호 군 사망사고 이후 직업계고 현장실습 안전은?
- 근속기간 6개월 이내 사망사고 40% 집중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지난 2016년이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부터 이듬해 제주에서 일어난 현장실습생 사망사고까지 연이은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와 제도개선 논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꿈과 적성을 찾아 전문화된 교육을 받는 학교로 설립됐는데요. 현장 실습을 나간 학생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의 현장 실습 상황과 문제점들,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특성화고 권리연합회 이상현 회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상현 특성화고 권리연합회 회장(이하 이상현)>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특성화고등학교 권리연합회. 청취자분들이 생소하신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단체인가요?

◆ 이상현> 많은 국민들이 안타깝게 여겼던 2016년의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가 있었죠. 그 사고를 당했던 김 군이 특성화고 출신 청년 노동자였는데, 그 사고를 계기로 저희도 문제의식이 생기고, 활동을 하고자 하는 분들이 모여서 2017년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김양원> 참 안타까운 사고를 만들어졌는데, 지금 전국에서 현장실습에 나가있는 이런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의 숫자가 얼마나 되나요?

◆ 이상현> 직업계고 학생들 전체적으로는 약 27만 명 정도가 되고요. 3학년이 1/3 되는데, 실습이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지금 나가있는 학생들이 많지는 않고요. 실습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보면, 2만 2000명 정도. 이 규모가 굉장히 많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2016년에는 6만 명 정도 했고요. 2017년에는 4만 3000명 정도 했는데, 굉장히 많이 줄었죠.

◇ 김양원> 16년과 비교하면 1/3 정도에 가깝게 규모가 줄어들었는데, 이게 아무래도 앞서 말씀하셨던 연이은 사고와도 관련이 있는 건가요?

◆ 이상현> 네. 제주 이민호 군 사고 이후에 정부가 현장실습 정책을 꽤 바꾸게 되었고, 그러면서 현상실습 기업이라든가, 수도 많이 줄었고, 참여하고자 하는 학생들에 있어서도 조건도 학생들이 생각했을 때는 수당도 낮아지고 하면서 전반적으로 실습의 기회들이 많이 줄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양원> 대부분 어떤 현장에서 실습하게 되나요? 전공에 따라 실습현장을 선택하게 되는 건가요?

◆ 이상현> 제주 이민호 군 사건 전에는 전공과 무관한 곳에서 실습을 하는 것이 굉장히 문제가 컸었습니다.  

◇ 김양원> 본인의 전공도 아닌 곳에서 했군요.

◆ 이상현> 네, 그 이유는 학교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 거의 아르바이트 수준으로 실습을 보내고, 그것도 취업을 한 것이라고 체크하는 경우가 있었고요. 그런 문제들은 정책이 바뀌면서 해결이 됐다고 보는데, 그럼에도 통계적으로 전공 적합도가 많이 올랐다, 이렇게 보이고요. 현실에서도 변화는 있겠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자기가 배웠던 것들을 가지고 실제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전공과 실질적 연계는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본인들이 공부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을 사회현장에 나가서 한 번 체험해보고자 하는 것이 현장실습인데, 전공과도 무관한 이런 현장에 나가는 경우가 많았군요. 그리고 그게 사고로도 이어졌고, 그런 문제점 때문에 최근에는 이런 것들이 개선되고 있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전공을 살리지 못한 현장실습은 직업교육이라는 취지에도 배치되는 것 같고요. 또 학교 교육현장과 기업을 잇는 의미도 퇴색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학생들도 전혀 접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것들을 다시 배워야 하다 보니까 익숙하지 않은 일을 배우다가 생기는 안전 문제도 있을 것 같아요.

◆ 이상현> 문제 중에 큰 것이 실습을 가게 되는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 중에서도 규모가 작거나 아예 소규모 기업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전공과 연계된 업종이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제 자기가 배운 것을 해볼 수 없는 경우가 많고요. 학생들의 말을 들어보면, 기업에 갔을 때 학교에서 배운 게 전혀 소용이 없었다. 완전히 일을 새롭게 배워야 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단순 노동만 하게 돼서 내가 학교에서 그것을 왜 배웠나, 이런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고요. 문제는 숙련도가 굉장히 떨어지고, 새로운 일을 배우면서 야기될 수 있는 사고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들이 같이 맞물려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 김양원>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사고 문제가 미숙련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 이런 언론 보도들이 많이 나왔어요. 지난 17년 제주에서 일어났던 故 이민호 군 사고. 이 사고가 사실 대표적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만, 저희가 알지 못하는, 언론에서 미처 보도되지 못한 크고 작은 사고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셨어요.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 이상현> 과거 문제가 많았을 때 상황을 보면, 2017년에 이민호 군 사고가 11월에 있었는데, 1월에는 콜센터에서 일하던 현장실습생이 여러 가지 업무 스트레스라든가, 이런 이유로 인해서 자살을 하는 문제도 있었고요. 그전에 보면 야근을 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야근을 시키다가, 겨울철이었는데 눈이 많이 왔어요. 공장 지붕이 무너지면서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고요. 연장 근무라든가, 과로와 여러 스트레스로 인해서 뇌졸중, 이런 것들이 오는 경우도 있고요.

◇ 김양원> 그 어린 학생들한테요?

◆ 이상현> 네. 그리고 괴롭힘, 이런 문제도 심각하게 있는데요. 그런 괴롭힘으로 인해서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실은 사망사고 정도 돼야 언론에 보도가 되는데, 공업 전공, 이쪽으로 보면 기계에 끼이거나 심각한 사고로는 절단사고, 이런 것도 일어나기도 하고요. 완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아서 그렇게 상처가 나거나 이런 사고들이 많이 있다고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이렇게 사고나 문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아까 말씀하셨듯이 영세 기업 중심으로 많이 실습 현장에 투입되다 보니까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사례가 많다고 들었어요?

◆ 이상현> 네, 일단 실습생이 을 중의 을이기 때문에 책임을 전가하면 그것의 맞서서 정당하게 권리를 얻어내기가 어렵고, 사고가 발생하면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고, 학교나 이런 곳에서 책임을 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최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더라고요. 이민호 군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보이고요. 그 사건 초기에 산재보험 신청서를 기업이 작성하면서 정신이 없던 상황에서 가족분들께 신청서에 사인을 하게 했는데요. 그게 재해 원인과 발생 상황에 이민호 군이 업무 중에 갑자기 조작반 스위치를 작동하지 않고, 기계에 들어가서 조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이렇게 적은 거죠.

◇ 김양원> 그러니까 본인의 실수인 것처럼 적은 거군요.

◆ 이상현> 그런 게 대표적이고요. 제가 봤을 때는 알려진 사건들에서 기업이 먼저 나서서 우리의 책임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 김양원> 그래요. 이게 참 안타까운 사고들인데요. 그렇다면 아까 을 중의 을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실습현장에 나가기 전에 노동자로서 체계적인 안전교육도 필요할 것 같은데요. 이런 것들은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 이상현> 네, 산재 관련해서 통계도 근속기간 6개월 이내 사망사고가 40%가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는 것처럼 실습기간이야말로 안전교육이 굉장히 중요한 기간이죠. 그런데 학교에서는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고요. 기업에 가도 사실은 안전보다는 이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문화가 만연해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는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는데, 했다고 사인을 해라,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게 됐을 때는 거부하기가 힘들죠. 그리고 비상탈출문이 있잖아요? 그 앞을 짐으로 쌓아둬서 사실은 쓸모가 없게 만든다든가, 아니면 장비를 착용하라고 학교에서 배웠는데, 가서는 그것을 왜 하느냐, 그럴 시간이 어딨느냐, 이렇게 하는 문화가 있다는 거죠. 그렇다 보니까 교육은 말할 것도 없는 상황이고요. 조금 더 체계적인 교육이 엄격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양원> 교육도 문제지만, 안전교육뿐만 아니라 안전교육을 받고 나가도 실습현장, 기업, 현장에서 안전을 도외시하는 문화 자체가 문제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안전 관련 문제와 함께 또 얘기되는 게 있는데, 노동 환경이나 조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습을 빙자한 저임금의 노동 착취가 아니냐, 이런 지적이에요. 비슷한 일을 하는데, 임금이나 처우는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심각하다고요?

◆ 이상현> 네, 맞습니다. 작년에 실습수당을 20만 원 이상이라는 기준으로 바꿨거든요.

◇ 김양원> 월 20만 원이요?

◆ 이상현> 네, 조금 말이 안 되죠. 재작년에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책정이 되었어야 했는데, 학습형 현장실습으로 바꾸다 보니까 이것은 노동이 아니고, 학습이다. 그러니까 임금이 아니라 배우는 데에 따른 일정 정도의 수당만 있으면 된다고 하는 개념으로 정리가 된 거죠. 그런데 문제는 그게 실습 현장에서는 크게 그 정도로 바뀌지 않았고, 생산 노동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기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다 보니까 현실은 그렇기 때문에 거의 작년에는 학생들의 불만과 문제제기가 이 부분에 엄청났습니다. 그래서 올해 교육부가 개선 방향을 발표하면서 현실적인 실습 수단을 마련하겠다고 발표를 한 거고요.

◇ 김양원> 실제로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모르는 건가요?

◆ 이상현> 올해 어떻게 되었는지는 새롭게 발표를 할 예정이고요. 저희 생각으로는 당연히 최저임금 이상으로 받는 게 맞다는 생각이 되고요. 왜냐하면 현장에서 노동하고 분리가 전혀 되지 않거든요. 그게 현실이고요. 

◇ 김양원> 말씀 듣다 보니까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특성화고, 직업계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에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업 전선에 나가겠다고 생각하고 진학한 케이스인데요. 우리 사회에 구조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학력차별, 이런 것과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요?

◆ 이상현> 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말씀해주셨다고 생각하고요. 사실 실습만이 문제가 아니라 실습이 결국은 그 이후의 삶과 연관되어 있고, 졸업 이후에 실습한 직장에서 계속 일하는 경우도 있고, 옮기는 경우도 있지만, 겪어야 하는 상황과 환경은 비슷하게 있습니다. 어떤 지원도 없이 스스로 구할 수 있는 일의 범위 자체가 실습을 했던 소규모 업체, 그런 정도가 대부분이고, 또 한 번 고졸로 입사를 하면 그 이후에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그 기업에서는 고졸로 낙인이 찍혀서 그런 대우를 받게 된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요. 또 2018년에 구리 쪽 이마트에서 무빙워크를 수리하다가 숨진 청년 노동자도 있었고, 얼마 전에는 수원 건설공사 현장에서 추락사한 청년 노동자도 있었습니다. 이분들 공통점이 특성화고 졸업생이었고요.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보면 한국 사회가 이런 고졸은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것을 용인하고,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회적으로 부와 권력, 이런 것들을 가진 사람의 자녀들이 만약에 같은 환경과 현실에 놓여 있었다면 어떻게든 해결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전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삶을 사는 수만 명의 학생들이 매년 사회로 진출하고, 비슷한 환경에서 노동을 하기도 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 살고 있는 게 지금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양원> 네, 앞서 27만 명이라고 하셨어요. 현장에 있는 학생들의 숫자를 그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이 학생들은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직업계고등학교를 선택한 겁니다. 그리고 일찍 현장에 나선 학생들은 이렇게 위험한 환경에서 어쩌면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서 값싼 노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환경에서 우리 학생들이 직업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요? 값진 노동, 꿈의 실현,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기 전에 안전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대가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해야 할 역할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이 문제, 고민해 볼 생각이고요.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이상현> 네, 고맙습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특성화고 권리연합회의 이상현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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