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5일 (금요일)
□ 출연자 :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당신의 주치의 “청력, 난청, 이명” -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예고해 드린 대로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와 함께 오늘은 청력, 그 가운데 난청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변재용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이하 변재용): 안녕하십니까. 경희대학교 변재용입니다.
◇ 김명숙: 반갑습니다. 오시는 길에 비까지. 빗길에 운전하고 오시느라 애쓰셨어요.
◆ 변재용: 즐겁게 잘 왔습니다.
◇ 김명숙: 그러셨어요, 감사합니다. 강동구에서 여기까지 좀 멀잖아요. 바쁘신 가운에 오셔서 감사하고요. 오늘 많은 분들이 예고해 드렸더니 질문을 참 많이 보내주고 계세요. 요즘 난청 때문에 고민이신 분들이 많으신가 봐요. 나이 들어가면서 시력도 자연스럽게 나빠지잖아요. 청력도 마찬가지로 많이들 나빠진다고 하는데요. 연령대가 시력은 50대 전후로 해서, 특히 요즘은 컴퓨터 스마트폰 때문에 이른 나이부터 좀 안 좋아진다고 하는데, 청력도 마찬가지인가요? 어느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나빠지나요?
◆ 변재용: 먼저 아까 말씀하신 대로 요즘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난청인이 증가하면서 난청에 대해서 관심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연령이 증가하면서 청력이 감소하는 것을 노인성 난청이라고 합니다. 이런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청각 세포가 퇴행하면서 발생하는데 30대 이후부터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만 초기에는 고음 영역부터 난청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개인들은 처음에는 인지를 못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고음 난청이 진행되면서 중저음 영역대에 회화영역, 지금 우리가 실생활에서 대화하는 영역 주파수까지 난청이 되면 그때 난청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렇게 자기가 인지하는 난청은 보통 40~50대 이후에 인지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연구에 따르면 대개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약 37% 정도가 어느 정도 난청을 보이니까 상당히 많은 수가 난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저도 사실 예전에 저희 어머님 아버님 연배 되시는 어르신들이 TV 볼륨을 크게 틀어놓으시면 왜 저렇게 TV를 크게 틀어놓고 보시지, 생각했거든요. 제가 이제 우리 아이들한테 그런 소리를 들어요. ‘엄마, 볼륨 좀 낮춰’ 이러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틀어야 좀 들리고. 그리고 집에서 가끔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는 경우 있잖아요. 전화 온 줄 모르는데 애들이 ‘엄마, 전화 왔어’ 애들은 듣는데 저는 안 들리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바로 난청인 건가요?
◆ 변재용: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음악이나 핸드폰 벨소리, 진동소리 같은 건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고음 영역대의 주파수 소리를 많이 냅니다. 어른들은 고음부터 난청이 시작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못 듣는데 젊은 친구들은 그것을 인지해서 알려주게 되는 거죠.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노인성 난청은 연령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보면 막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퇴행성 변화를 가속시키는 것이 있는데요. 소음에 노출되거나 이독성, 귀에 해를 끼치는 약물을 복용한다거나 심혈관질환, 흡연, 음주, 가족력. 이런 것들이 있는 분들은 같은 연령대에서 보다 더 빠른 진행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심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청력에도 음주와 흡연, 가족력 등이 영향을 미치는 건가요? 처음 알았어요.
◆ 변재용: 네. 청각 세포들도 결국 우리 피를 먹고 살기 때문에, 흡연이나 음주는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아무래도 청각 세포의 파괴나 퇴화가 더 빨리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가족력도 영향을 미치고요. 시력도 서서히 나빠지는 경우, 물론 갑자기 눈이 너무 안 좋아졌다는 경우도 있지만 청력은 별로 잘 안 들린다는 이야기 안 하다가 어느 날 나 너무 안 들려, 이러는 경우를 종종 봤거든요. 갑자기 잘 안 들린다고. 돌발성 난청이라고 하는 건가요, 그런 걸?
◆ 변재용: 예, 돌발성 난청이 있습니다. 특이한 질병이고, 말 그대로 갑작스럽게 특별한 원인 없이 잘 듣던 분들이 하루아침에 귀가 어두워지는 거죠. 보통 하루나 3일 정도 기간에 걸쳐서 귀가 꽉 막힌 느낌이 들면서 이명이나 어지럼증 같은 귀울림 현상 같은 것들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저희는 사전적인 정의로는 3일 이내에 3개 이상의 주파수에 걸쳐서 30dB이라고 하는 일정 범위 이상의 난청이 발생하면 그걸 돌발성 난청이라고 부릅니다.
◇ 김명숙: 돌발성 난청도 치료 가능한 거죠?
◆ 변재용: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아직 잘 알 수 없습니다. 대략적으로 70% 정도는 저희가 원인을 알 수 없어서 이를 특발성 돌발성 난청으로 부르고요. 대개 원인을 알 수 있는 경우는 3% 정도에서는 뇌종양 같은 뇌질환이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추후에 반복하거나 이런 경우를 거치게 되면 저희가 자가면역질환이나 메니에르 같은 병이 돌발성 난청을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고, 또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직 뾰족한 치료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하신 대로 우리가 부신피질 호르몬제라고 하는 스테로이드 약 고용량을 쓰고, 혈액순환 개선제 같은 것을 투여하게 되면 그래도 투여하지 않은 경우보다는 훨씬 더 많은 회복을 보이기 때문에 빠른 투여가 필요한데요. 약을 쓴다고 해서 다 회복되는 건 아니어서 대개 30~40%만 완전히 회복되고 나머지 30%는 일부만 회복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회복되는 경우의 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의 시작시기. 얼마나 빨리 약을 투여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갑자기 안 들리는 경우, 그게 2~3일 정도 지속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가보는 게 제일 중요하겠네요.
◆ 변재용: 부연설명을 하자면 한국 사람들의 특징일지 모르겠는데 피곤해서 그런 거니까 좀 쉬어라, 이렇게 얘기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건 꼭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명숙: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 중의 하나로 난청을 얘기할 수 있는데, 요즘에는 노화보다도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많이 사용하잖아요. 음악을 듣거나, 핸드폰도 이어폰을 끼고 사용하고. 그래서 이런 것들이 청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청력이 나빠지는 시기가 점점 빨라진다, 이런 이야기도 있어요.
◆ 변재용: 네,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서 학령기 학생들의 난청이 생각보다 심하다는 것이 지금 많이 드러나고 있고요. 그러한 원인으로는 최근에 많이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MP3 같은 것들, 또 그것을 듣기 위해서 쓰는 이어폰. 이런 것들이 생각보다 빠른 난청을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이어폰도 있고 헤드폰도 있고, 약간 다르잖아요. 이어폰은 귀속에 꼽는 건데, 그러면 청력에는 헤드폰이 좀 더 나은가요?
◆ 변재용: 네. 이어폰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래도 귀 안쪽에 쇠를 삽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막 가까이서 소리를 내게 됩니다. 그리고 헤드폰은 귀를 덮어쓰는 것이기 때문에 귀의 바깥쪽에서 소리를 내게 되고, 스피커의 위치가 밖에 있기 때문에 헤드폰이 좀 더 유리하고요. 그다음에 헤드폰이라는 것은 귀를 완전히 막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조용한 환경을 조성해서 우리가 음악이나 이런 걸 들을 때 볼륨을 낮출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소리로부터 귀를 보호하는 데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이어폰보다는 헤드폰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그러나 둘 다 사용하지 않는 게 더 좋은 건가요?
◆ 변재용: 예. 둘 다 귀에 소리를 전달하는 것은 같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크든 작든 어느 정도의 난청은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런데 시대가 시대니만큼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써야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는 해요. 그렇다면 청력에 무리가 가지 않게 사용하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드는데 가능한가요?
◆ 변재용: 소리가 귀에 영향을 미쳐서 난청을 일으키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리의 크기, 즉 볼륨입니다. 소리의 크기가 작을수록 난청의 위험도는 적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이어폰이나 이런 걸 사용해서 소리를 들을 때는 볼륨을 최대한 작게 해서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고요. 소리를 연속해서 듣는 시간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한 시간 이상 큰 소리를 들었을 경우 20분 정도씩은 휴식을 취해서 귀를 쉬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특히 학생들은 밤에 자기 전에 이어폰을 듣다가 무심코 그걸 끄지 않은 상태에서 잠을 자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은 절대 삼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조용한 곳에서 음악을 들을 때는 볼륨을 낮추게 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지하철, 버스, 아니면 길거리 같은 데서, 시끄러운 소음환경하에서 음악을 듣는 습관을 가지게 되면 소음을 이기고서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볼륨을 높여야 하니까 그런 장소에서는 이어폰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지하철 타고 가면서 자동으로 이어폰을 꼽게 되고 말씀하신 것처럼 점점 크게 듣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소리를 되도록 작게 듣고 짧게 듣는 습관을 들여야겠습니다. 이어폰과 헤드폰을 사용할 때 이런 점을 유의하시면 그나마 조금 덜 청력에 무리가 가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나이 들면서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노화과정 중의 하나라고 말씀하셨지만, 청력이 약해지면 치매확률도 높다는 이야기도 들었거든요. 실제로 그런가요?
◆ 변재용: 네. 실제로 저희가 진료하면서 그런 경우를 많이 보고 있고요.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연구해서 정리했는데 난청이 있는 환자분들을 적절하게 재활치료를 하지 않고 그냥 방치하는 경우 치매 발생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무려 5배가 높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우리 뇌라는 것은 활동하는 것이 바깥 정보를 받아들여서 그것을 분석하고 그것에 대해 반응을 하는 것인데 바깥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관은 우리 눈과 귀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중에서 청각에 관계된 정보가 들어가지 않으면 뇌는 그만큼 활동을 안 하게 되고, 따라서 뇌세포의 퇴화가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한 대화한다는 것은 사람과의 사이에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난청이 있으면 대인관계에 지장을 초래하고, 대인관계가 단절되면서 우울증 같은 정신증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치매가 더 가속화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연세 드신 분들 보면 무슨 얘기를 하면 ‘뭐라고?’ 자꾸 되묻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잘 안 들리셔서 그런 거잖아요. 그런데 안 들리다 보면 목소리도 커지나 봐요. 실제로 환자들 가운데 많이 그래요?
◆ 변재용: 네, 그렇습니다. 목소리 커집니다. 싸운 듯한 목소리를 한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이 화내는 경우도 있죠.
◇ 김명숙: 그게 다 연결돼 있군요. 그러면 내가 난청인지, 정말 나의 청력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그걸 자가진단할 방법은 뭘까요? 내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아니면 TV, 라디오 볼륨을 점점 크게 튼다? 이런 경우 가능한 건가요?
◆ 변재용: 물론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권고하는 자가진단법이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소개를 드리면, 먼저 전화통화를 하는 데에 있어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는 TV 음량을 너무 크게 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시끄러운 곳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듣기 어렵다. 네 번째는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이 이해가 잘되지 않은 적이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한테 말할 때 웅얼거리거나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 적이 있다. 그다음에 길거리에서 자동차 같은 것들이 지나갈 때 소리가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 방향성을 구분하기 어려운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여자나 아이가 말하는 고음 영역대의 소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더 느낀다. 이 7가지 중에서 3개 이상이면 난청을 의심하고 이에 따른 진료를 받아보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군요. 우리 청취자분들 가운데는 지금 들으면서 ‘나 저래. 맞아, 나도 저래’ 아마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조금 계실 것 같은데요. 6번에 길에서 자동차가 지나갈 때 소리가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는 것을 구분하기 어렵다. 이래도 참 위험하잖아요. 난청이어서 이런 것도 위험하지만, 요즘 젊은이들 가운데는 이어폰을 끼고 핸드폰을 보면서 길을 가서 이것도 위험한 것 같아요. 난청 아니어도.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그럴 경우 어떻게 말씀하시나요?
◆ 변재용: 저희 애들도 이러는데 아주 불안합니다. 그럴 경우에는 아무래도 이어폰이나 헤드폰 같은 것을 길거리에서 쓰는 것, 그리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것, 이런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걱정하고 저희가 주의를 주죠. 젊은 친구들한테는. 그리고 연세 드신 분들한테는 청각재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려서 그런 위험도가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저희 오늘 청력 가운데 난청과 관련한 이야기를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와 나누고 있는데요. 노래 한 곡 듣고 나서 여러분의 문자 사연으로 풀어보겠습니다. Paul McCartney의 ‘Silly Love Songs’
(음악: Paul McCartney - ‘Silly Love Songs’)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당신의 주치의> 오늘은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와 함께 청력에 관한 이야기, 난청 관련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문자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서 우선 5874번 청취자분, ‘저는 왼쪽 귀에 이명이 있는데 이어폰을 왼쪽에 계속 끼고 라디오를 듣습니다. 오른쪽에 끼면 오른쪽도 나빠질까 봐 안 끼거든요. 라디오 없이는 살 수 없고 형편상 이어폰으로 들을 수밖에 없는데 이대로 괜찮을까요?’ 한쪽 귀에 계속 무리가 가지 않나 싶은데 어떤가요, 선생님?
◆ 변재용: 아마 왼쪽 귀에 습관이 드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서 본인이 이명이 있어서 귀에 대해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오른쪽 귀라도 보전하고 싶어서 오른쪽은 아끼고 계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분의 가장 큰 문제는 이명이 있다는 것 같아요. 이명이라는 것이 있을 때 바깥쪽에서 소리가 들어가면 우리가 라디오 소리나 이런 것은 평소에 많이 들었던 소리고 의미가 있는 소리이기 때문에 의미도 없고 불쾌하게 하는 이명이라는 것을 가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이분은 왼쪽 귀에 라디오를 들음으로써 라디오 소리가 이명을 상쇄시켜서 이명으로부터 고통을 줄이는 효과까지 겸해서 왼쪽으로 끼시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우리가 한쪽으로만 듣게 되면 볼륨을 조금 높여야 똑똑히 들립니다. 양청, 귀 두 개가 있는데 두 개로 듣는 것과 하나로 듣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아예 양쪽으로 헤드폰을 끼시는 것이 볼륨을 좀 낮출 수 있고, 이것이 더 도움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이명이라는 게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나요?
◆ 변재용: 이명이라는 것은 사실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요즘 이명을 치료하는 데서 그래도 가장 각광받는 것은 이명 재훈련 치료라고 하는 상담치료를 통해서 이명을 습관화, 나한테 익숙한 소리로 만드는 것인데요.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치료의 기간이 필요해서 대개는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 김명숙: 3939번 청취자분, ‘저는 청각검사를 하면 다 정상이라는데 소리에 매우 민감합니다. 가까운 곳에서 바스락거리기만 해도 긴장하고요. 멀리서 나는 큰소리에도 깜짝 놀란답니다. 귓속이 화끈거리고 많이 가렵습니다. 15년 전부터 왼쪽 귀에 이명이 들렸는데 병원에 다니고 이명치료 목적으로 보청기도 해봤지만 그냥 그랬습니다. 귓속에서 파도소리, 매미소리, 바람소리가 나서 저를 괴롭힙니다’ 몹시 힘드실 것 같아요.
◆ 변재용: 이런 경우가 가장 치료도 어렵고 환자분들도 불편해하는 경우인데요. 이분은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은 귀가 가렵고 화끈거리는 것은 이명이나 난청하고는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되고요. 가장 불편한 것은 두 가지. 하나는 이명이고 또 하나는 음과민반응이라고 해서 어떤 소리를 들을 때 누구나 큰소리를 들으면 불쾌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을 가진 환자분들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영역폭이 작아지기 때문에 소리가 잠깐만 커지더라도 굉장히 큰 불편이나 예민한 증상을 보이게 되는데 이걸 음과민반응이라고 합니다. 보청기를 하셨다는 것은 조금 의아한데, 청력이 정상이라고 하셨으니까요. 소리 발생기라고 해서 아까 첫 번째 질문에서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소리를 이용해서 이명을 가림으로써 이명을 익숙하게 하는 치료를 하셨던 것 같은데요. 아마 그것만 하시고 더 이상 추가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힘드셨던 것 같아요. 대개 소리 발생기를 이용한 소리치료를 할 때에는 그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이명 재훈련 치료라고 하는 상담치료를 통해서 환자분들이 이명의 원리를 이해하시고 이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치료가 있는데 그런 치료를 병행하셨다면 아무래도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으셨을 수 있을 것 같고요. 만약에도 안 된다면 저희가 인지치료나 다른 치료를 통해서 이분의 괴로움을 많이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 김명숙: 저희가 시력은 눈에 좋은 영양제도 있고, 음식도 시력을 보호한다, 좋아진다. 이런 음식도 있잖아요. 그런데 청력에 대해서는 그런 걸 들어본 적이 사실 별로 없어요.
◆ 변재용: 네. 저도 어떤 생활 속의 음식이나 이런 것들이 청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어서 정확히 말씀드리기가.
◇ 김명숙: 그래서 예방법이 딱히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드는데.
◆ 변재용: 아닙니다. 아까 얼핏 저희가 말씀을 드렸지만 우리가 똑같이 살아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어떤 분들은 좋은 청력을 많이 오랫동안 유지하고, 어떤 분들은 일찍 난청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환경이나 생활습관에 따라서 많이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노화 외에도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소음이나 무분별한 약물섭취 같은 것들은 이러한 청각 세포의 파괴를 가속시킬 수 있기 때문에 소음으로부터 회피하는 생활을 가지시고요.
◇ 김명숙: 가급적이면 작은 소리를 듣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겠네요.
◆ 변재용: 물론입니다. 그리고 흡연이나 음주 같은 것을 피하시면 그래도 최대한 난청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오늘 이렇게 해서 청력, 또 난청, 이명 관련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말씀 잘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변재용: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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