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코너전문보기

청춘을 깨워라! "사진, 찍으면서 치유 받으세요" - 임종진 공감아이 대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02 12:35  | 조회 : 2744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8월 2일 (목요일) 
□ 출연자 : 임종진 공감아이 대표

꽃중년의 룰루랄라, 청춘을 깨워라! "사진, 찍으면서 치유 받으세요" - 임종진 공감아이 대표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앞서 예고해 드린 대로 사진치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고, 지금 예비사회적기업인 주식회사 공감아이 임종진 대표,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임종진 공감아이 대표(이하 임종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명숙: 제가 듣기로는 북한에 가장 많이 방문한 사진기자라고 말씀을 들었는데요. 언제 처음 가셨나요?

◆ 임종진: 1998년부터 가서요. 2003년 정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다닌 적이 있습니다.

◇ 김명숙: 여러 차례라면 해마다 가셨나요?

◆ 임종진: 거의 해마다 한두 번씩 해서 6번 정도 갔던 것 같아요.

◇ 김명숙: 첫 번째 방문했을 때 느낌이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 임종진: 사실 그때 당시 기억하시는 분들 있으시겠지만 꽃제비라든가 그런 말들,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많이 남쪽에 알려지던 때였는데요. 그때 갔을 때 그것과는 다른 우리들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라고 할까요. 살아가는 모습들. 그런 모습이 제 눈에는 되게 특별하게 보였던. 그런 첫 경험의 느낌이 컸다고 할까요. 

◇ 김명숙: 기존에 생각하던 북한이랑 다른 느낌으로 전해 왔나 봐요?

◆ 임종진: 그렇죠. 아무래도 저희 세대가 반공교육 세대잖아요. 머리에 뿔난 그림을 그리면 상 받고 했던. 그런데 그렇게만 사실 어느 정도 생각하고 갔는데, 그런 두려움도 있었는데 가서 보니 정말 그런 것이 아니라 아주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모습들. 거리에서 아이들이 고무줄놀이하고 손을 잡고, 연인들이 데이트하고, 어른들이 아빠엄마 손을 붙잡고 가는 이런 모습들 사실 볼 수 없었잖아요, 반세기 이상. 그런 면들이 저한테는 굉장히 특별한 감동으로 왔던 거였죠.

◇ 김명숙: 저는 사실 작가님의 사진을 보면서 좀 의외였거든요. 굉장히 익숙한 모습이라고 할까요. 사람들 표정도 그렇고, 우리가 흔히 봤던 생각했던 거랑 다르게, 북한에 대한 이미지랑 다르게. 그래서 작가님께서 외람되지만 일부러 이런 것만 찍으신 건가, 사진작가니까 맞춰서. 아니면 이게 정말 자연 그대로 찍으신 건가 궁금하기도 했어요.

◆ 임종진: 그 두 가지가 다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기본적으로는 정말 다 놀라울 정도로 그런 모습들이 많이 있었고, 또 한 가지는 바로 이런 모습들이 우리 남쪽 사회에 필요하다. 그동안 전혀 반대적 선상에 있는 이미지들로 우리가 북한 동포들을 봐왔기 때문에 그래서 같은 면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죠.

◇ 김명숙: 우리랑 완전히 다를 거란 생각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얼마나 다른가가 아니라 얼마나 같은가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시고,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게 많이 눈에 띄었고. 사진이 굉장히 자연스럽던데요. 평양에서 주로 촬영하셨죠? 

◆ 임종진: 횟수가 6회 되다 보니까 평양뿐만 아니라 황해도, 양강도, 백두산, 금강산 이렇게 여러 지역을 다녔어요. 같은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죠.

◇ 김명숙: 그런데 그렇게 사진촬영을 자유롭게 하기가 수월하셨나요? 어려웠을 것 같기도 하고. 어떠셨어요?

◆ 임종진: 보통 통제한다고 많이 그러잖아요. 사실 저는 첫해 갔을 때 바로 그들에게 설명했고 설득도 하고. 남쪽 사회는 부정적인 이미지밖에 없는데 그렇지 않은 당신들의 일상이 내 눈앞에 보이는데 내가 편하게 사진을 찍을 테니까 통제하지 말아 달라. 그리고 다 보고 당신들이 같이 판단해 달라. 그런 시간이 있었고 그러면서 서로 신뢰가 쌓여가면서 사진을 편하게 찍을 수 있었죠.

◇ 김명숙: 편하게 찍을 수 있어서 편안하고 멋진 사진들이 많이 탄생한 것 같은데, 사진작가로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든가 그런 게 있으신지요?

◆ 임종진: 저는 어떤 풍경들이 좋으냐, 이런 질문을 종종 받게 되는데, 만약 자연 풍경으로 놓고 본다면 북쪽을 통해서 올라간 백두산은 정말 장엄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고요. 그래서 중국 쪽으로 많이 가시잖아요. 그래서 우리들이 얼른 길이 열려서 북쪽으로 많이 가서 그런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저는 어쨌든 사람 풍경이었던 것 같아요, 제일 감동을 많이 받은 건.

◇ 김명숙: 사람 풍경,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일상도 우리랑 비슷하다, 감정이라든가 표정이라든가. 그렇군요. 그래서 이번에 20여 년 전에 평양의 일상을 촬영한 사진들을 모아서 전시회를 하고 계시잖아요. 어제도 오프닝 세리머니라고 하나요. 이 폭염을 뚫고 너무 많은 분들이 와서 성황리에 마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사진전 이야기 좀 잠깐 해주실까요?

◆ 임종진: 사실 제목인 <사는 거이 다 똑같디요>라는 말 그대론데요. 우선 이 제목을 정한 이유부터 말씀을 드리면, 제가 하도 이런 모습들만 주로 찍으니까 안내원들이 ‘림 선생은 왜 이런 것만 찍냐’ 그래서 ‘이게 너무 좋지 않냐’ 그랬더니 ‘사는 거이 다 똑같디요’ 이게 안내원분이 저한테 하셨던 얘기예요. 

◇ 김명숙: 그 북한에 있는 사람이 한 이야기를 그대로 그냥 하신 거군요. 사는 거이 다 똑같디요, 제목에서도 굉장히 친근하게 느껴져요. 북한의 일상이 느껴지는 느낌인데.

◆ 임종진: 그렇죠. 북쪽 안내원들이 사실 뭘 이런 걸 그렇게 하느냐고 질문하는 것도 자신들한테는 그게 평범한 일상이잖아요. 그런데 저희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절대 평범할 수 없는 특별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우리에게 와서 같이 전해주는 일을 해야겠다는, 실은 이데올로기적인 관점은 조금 거둘 필요가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 것을 내리기 위해서는 하나의 방편으로 이런 사진을 전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실 20년 동안 제대로 이걸 보여줄 기회는 없었어요.

◇ 김명숙: 저도 왜 20년 동안 이걸 안 하셨을까. 이번에 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이런 생각도 했는데.

◆ 임종진: 그렇죠. 우선적으로는 저의 이런 이야기들이 세상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정말 쉽지 않은 시간이 있었던 것 같고요. 다 꾸며진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었고. 그런데 사실 어쨌든 굉장히 획기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북미정상회담도 이뤄지고 굉장히 서로 아주 가까워지는 특별한 경험이, 놀라울 정도로 그런 일이 얼마 전에 있었잖아요. 이러면서 일반 많은 시민분들이 이런 이야기도, 북쪽 동포들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는 기운이 생겼다고 봐요. 제가 SNS에 이런 사진과 글을 하나 올렸다가 정말 1000여 명 이상의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분들도 와서 반응해주시고 너무 좋다. 그래서 사실 전시를 열게 된 측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목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얼마나 다른가가 아니라 같은가에 관한 이야기. 아주 평범한 삶이지만 우리가 똑같이 공감할 수 있는 영역들. 그리고 우리 민족이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쪼그려 앉아 있는 모습들이라든가. 이런 모습을 중심으로 해서 전시를 준비하게 된 거죠.

◇ 김명숙: 이번 전시를 통해서 준비할 때의 마음처럼 그런 부분들, 얼마나 우리가 다르지 않고 얼마나 같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부분을 전달하고 싶으셨던 건가요? 

◆ 임종진: 그렇죠.

◇ 김명숙: 다녀가신 분들의 소감이라고 할까요. 그런 건 어떤가요?

◆ 임종진: 지금 열린 지 이틀 됐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39도 이렇게 되잖아요. 뚫고 오세요. 그리고 되게 감동이고 이런 모습들을 왜 우리가 이제야 볼 수 있을까, 이런 말씀들을 정말 많이 남겨주시고 지금도 페이스북 중심으로 보고 가신 분들이 글을 많이 남겨주고 계시더라고요.

◇ 김명숙: 우리가 그동안 교육으로 책으로 듣고 그랬던 것과 달리 사진을 봄으로써 색다른 느낌을 받고 이랬구나 공감도 하고, 참 다양한 경험을 우리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또 사진이 갖고 있는 장점이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저는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작가님께서도 아마 사진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이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사진기자로 처음에 했지만 사진작가 활동을 하시면서 색다른 일을, 사진 관련된 일을 활발하게 하신다고요.

◆ 임종진: 정식으로는 사진심리상담사라는 직함이 있기도 하고요. 저는 사진 행위를 통해서 자기회복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낮아진 자존감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올려세울 수 있는 방편으로 사진이 굉장히 저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사진 자체가 아니라 사진을 하고자 하는 행위 안에 의미가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그것이 자신의 마음 아래에 있는 상처에 대면하고, 사진의 특성이 대면이잖아요. 대면하지 않고는 절대 찍을 수 없거든요. 봐야 하죠, 마주해야 하죠. 사실 시골에 계신 어머님 보고 싶어도 가야 하는 거예요. 명절 때마다 가선 안 되는 거죠. 그런 마음처럼 자신의 감정이 흐르는 공간 또는 대상 또는 사람 앞에 서서 마주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 생각을 살피는 그런 일을 제가 돕는 활동을 하는 거죠.

◇ 김명숙: 사실 상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런데 다 가리고 표현하지 않고 드러내기 꺼리고 누르고, 그러고 사는 건데. 그런데 사진 활동을 하시다가 어떤 계기로 사진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것과 관련된 작업을 하게 되신 건지요?

◆ 임종진: 어쨌든 기자이기도 하고 사진작가이기도 했기 때문에 주로 사람 사진을 많이 찍어왔는데, 사람을 사진으로 찍는 것만이 이들을 위하는 것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정말 그 사람 자체에게 필요한 쓰임이 될 수 있는 사진을 해보자. 그래서 이런 쪽으로 방향을 더 바꾸게 되고, 지금은 주로 이 일을 하고 있죠.

◇ 김명숙: 그러면 그 사진을 찍는 것, 어떻게 찍고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치유가 된다는 게 사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거든요.

◆ 임종진: 정말 오늘 시간이 넉넉하면 많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제가 하고 있는 많은 일 중의 하나가 사실 어려운 말이긴 하지만 국가폭력 고문피해자분들과 치유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했어요. 5·18 특히, 조작 간첩고문피해자 선생님이라든지. 그분들은 본인이 붙잡혔거나 다쳤거나 고문을 받았거나 투옥됐거나, 이런 아픈 기억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대부분 공간에 대한 외면과 회피의 감정을 크게 가지고 계세요. PTSD라고 하잖아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그런 것들을 다 가지고 계세요. 그래서 그 공간과의 굉장히 조심스러운 만남. 다시 마주해서 그 공간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공포라든가 두려움이나 분노와 같은 감정들을 전환하는, 계속 마주하고 다시 가고 다시 가서 그곳에 대한 생각의 해석을 바꿔가도록 하는 거죠.

◇ 김명숙: 그건 굉장히 어려울 것 같은데요. 마주하고 싶지 않을 것 같고, 전혀 생각하고 싶지 않을 텐데 자꾸 끄집어내시는 거예요, 사진을 보게 하면서?

◆ 임종진: 사진을 선생님들이 찍는 거예요. 그러니까 마주하시는 거죠. 제가 찍는 것보다는 선생님들이 사진을 통해서 가까이하시는 건데, 그래서 한 텀에 한 기수가 2년 걸려요. 

◇ 김명숙: 오래 걸리네요. 쉽지 않겠죠, 그걸 극복하는 게.

◆ 임종진: 오래 걸리죠. 그런데 대신 되게 큰 선생님들의 마음 회복 이런 부분들을 충분히 이뤄지고 있죠.

◇ 김명숙: 그러면 2년 가까이 그런 활동을 통해서 상처를 치유 받게 되면 어떤 점들이 달라지나요? 경험상 보셨을 때.

◆ 임종진: 사실 이런 프로그램을 제가 5년 동안 계속해오고 있고요, 매주 광주에 가면서. 이 선생님들은 어쨌든 본인 스스로 갖고 있던 여러 형태의 마음의 응어리가 약간 뒤틀려진 상태로 굉장히 아프게 박혀있다고 말씀드릴까요. 그렇게들 있으세요.

◇ 김명숙: 그리고 포기하게 되겠죠.

◆ 임종진: 많죠. 사실 이런 말씀 참 방송에서 애매하지만, 자살시도도 많이 하시고 자살률도 굉장히 높으세요. 그런데 그것의 가장 본질적인 마음의 어려움의 공간이나 대상 자체를 당당하게 맞서시는 감정을 느껴가시게 되거든요, 몇 번씩 마주하시게 되면서. 또 제가 상담을 옆에서 계속해 드리기도 하고. 그러면 선생님들이 안에서 힘이 생기는 거예요. 그런 오르는 마음을 통해서 그 공간이 두렵지 않게 되는 거죠.

◇ 김명숙: 일단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서 자존감도 회복하게 되고.

◆ 임종진: 회복하게 되죠. 내가 이것을 눌러내고 이겨냈구나, 라고 하는 것.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의 핵심은 가령 제가 상담을 하고 있지만 상담자의 지도와 노력에 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오래 걸리는 것이기도 하고요.

◇ 김명숙: 우리 임 대표님께서도 그런 분들이 바뀌는 변화를 보면서 어떤 게 가장 먼저 와 닿으시나요? 더 많이 보이는 것들.

◆ 임종진: 우선 저는 그분들과 지금도 여전히 뵙고 있지만 마음의 변화를 계속 느끼잖아요. 처음에는 정말 힘들고 처음엔 저하고 말도 안 하려고 하시고,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기도 하시고 그런 시간들을 가지면서 점점 더 마음의 변화. 그다음에 제가 꼭 공포의 대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유희적 대상과의 마주함도 같은 비중으로 같이 가요. 그러니까 그런 교차된 다른 방법들을 통해서 하시다 보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게 되고 확신하게 되거든요. 그런 변화를 느끼게 되니까 되게 사이가 깊어져요. 선생님도 저를 많이 찾으시기도 하고. 그런 느낌들이 주는 감동이 있죠. 행복함도 있고, 내가 이 일을 굉장히 기쁘게 하고 있구나, 이런 마음이 있죠.

◇ 김명숙: 처음에는 용기도 필요하고, 기다리는 시간도 필요하고,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간도 필요하고. 그러면서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치유되는 과정. 굉장히 보람 있으시겠어요.

◆ 임종진: 기쁘게 생각하고 있죠.

◇ 김명숙: 지금 그런 사진 이외에 또 SNS에서 여러 가지 사진들 많이 올라오는 걸 보면서 풍경이라든가 여행 사진, 음식, 동물 이런 거 많잖아요. 그런 거 그냥 찾아보면서 가끔 위안을 받는다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직접 찍으면 더 좋다는 말씀이신가요?

◆ 임종진: 그렇죠. 저는 굉장히 권해 드려요. 스마트폰이 저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굉장히 훌륭한 도구다. 그리고 실제 많은 분들이 음식 사진도 찍잖아요. 왜냐면 자기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니까. 자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대상들 앞에 우리는 보통 그것을 찍어 남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본능적으로 있기도 하죠. 저는 바로 그런 면을 활용해서 꼭 5·18과 같은 큰 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 어느 누구도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실제 실현해보고 구현해보는 재미, 의미. 이런 걸 찾는 방식으로 굉장히 많이 권하죠.

◇ 김명숙: 임 대표님 말씀 듣다 보니까 사진기자로서 북한에서 촬영하고 전시회도 하시고, 치유 전문가로 활동하시지만, 그 맥락이 다 우리는 다르지 않다, 다 똑같다. 거기서 시작하는 것 같아요. 공감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고 이해해주고 기다려주고, 그런 것들이 필요하구나 하는 걸 저도 좀 느껴서 사진이 주는 치유 효과가 굉장하구나, 참 좋은 거다. 요즘 힐링한다고 하고 상처 치유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다른 방법들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사진을 찍음으로써 그게 가능하다는 것도 저도 새삼 알았어요. 고맙습니다. 우리 지금 방송 듣는 분 가운데도 나도 한 번 사진 찍어볼까 생각하시는 분도 많이 계실 것 같아요. 그래서 사진 찍는 법이라고 할까요. 사진을 즐기는 법에 대한 이야기는 노래 한 곡 듣고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The Last Goodnight의 ‘Pictures of you’

(음악: The Last Goodnight - ‘Pictures of you’)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꽃중년의 룰루랄라, 청춘을 깨워라!> 오늘 사진치유 전문 예비사회적기업인 주식회사 공감아이 임종진 대표와 함께 사진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평양에서 촬영한 사진 이야기, 또 지금 전시되고 있는 사진전 이야기, 또 사진으로 치유받는 이야기, 이렇게 나눴는데요. 많은 분들이 질문 주고 계세요. 사진 그러면 어떻게 찍는 게 잘 찍는 거예요, 어떤 사진이 좋은 사진이에요, 이런 질문들이 많이 오고 있거든요. 사실 요즘에는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휴대폰 다 있으니까 정말 사진 찍고 바로 볼 수 있고 그렇잖아요. 누구나 다 사진작가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전문가 수준급의 사진이 참 많이 있기는 해요. 그럼에도 제대로 찍었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세요. 휴대전화로 찍은 거 보면 어떤 사람은 참, 똑같은 음식을 찍어도 참 맛있게 잘 찍은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은 이건 뭘 찍은 거야, 이렇게 보일 수도 있고요. 지금 마침 1410님께서 질문 주셨는데요. ‘전문가용 카메라까지는 좀 부담스러워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평소에도 이것저것 많이 찍고 있습니다. 그런데 늘 비슷한 사진만 나와서 재미가 없더라고요. 스마트폰 카메라를 남들보다 잘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 임종진: 사실 요즘 스마트폰은 정말 많은 기술이 들어가 있어요. 노출 조정하는 것, 주밍하는 것 다 되는데, 만약 이런 기능을 익히는 게 필요하시다면 그걸 많이 다양하게 연습하시는 게 기본적으로 필요하겠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권해보고 싶은 것은 내가 몸을 많이 움직이고 있는가, 라고 생각해요. 앉은 자리에서 그냥 어 하고 찍는 사진이 절대 오랫동안 맘에 들 일은 없거든요. 그래서 이게 괜찮다 싶으면 일어서보기도 하고 앉아서 위치를 바꿔보기도 하고, 다른 높이를 찾아보기도 하면서 이것이 어떻게 가장 내 마음에 드는 앵글이나 프레임이 나오지, 하는 생각들을 하시면서 찍어보는 시간들. 그런 부분들이 약간 귀찮은 것 같지만 연습하시다 보면 농담 삼아지만 운동도 되고요. 저는 사진이 자신의 몸을 움직여서 이뤄지는 예술 표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찍을 수가 없어요.

◇ 김명숙: 눈으로만 셔터만 돌리면서 하는 게 아니고, 일반 디지털카메라로 찍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휴대폰으로도 움직이면서 이쪽 방향 가보고 저쪽 방향 가보고. 

◆ 임종진: 네. 가장 적절한 접점의 순간을 자기가 찾는 거죠.

◇ 김명숙: 그러니까 많이 찍어봐야 하나 봐요.

◆ 임종진: 네, 많이 찍어보는 것도 좋고요.

◇ 김명숙: 그리고 지금 7662님께서 ‘남는 건 결국 사진이라고 하잖아요. 내 가족이 더 늙기 전에 좋은 모습들을 사진으로 많이 남기고 싶은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인물사진 잘 찍는 방법이 궁금해요’ 하셨어요.

◆ 임종진: 아마 부모님에 대한 이런 마음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저는 꼭 이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더 늙기 전에 좋은 모습이 아니라 지금이 사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고 보고요. 사실 함께 가는 거잖아요. 그리고 이런 마음만 가지고 찍다 보면 시간이 지난 사진을 보면 ‘이때만 좋았어’ 이렇게 자꾸 생각하게 돼요. 그런데 지금의 자기와 같이 나이 들어가는 우리 부모님과 이런 것을, 지금 현재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그걸 존중하는 것. 이런 마음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사진도 잘 찍는 방법이 아니라 함께 내 옆에 있다는 감정을 느끼는 순간의 경험이라고 봐요. 아까도 그런 말씀을 드렸지만 시골에 계신 부모님 명절 때만 가서 그냥 보게 되면 간 김에 사진을 찍으러 가는 것보다는 일부러 사진을 찍기 위해서 가는 거죠. 그러면 또 가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되게 좋아하시죠. 그런 것에서부터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김명숙: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이라는 것보다는 사실 내 마음을 어디에 두느냐, 내 눈이 어디를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사진이 작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 듣다 보니까. 그리고 자꾸 많이 몸을 움직여서 많이 찍어봐라, 이런 말씀이셨어요.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건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작가님, 지금 하시는 일도 참 많은데 일단 사진전 전시회 하고 있으니까 많은 분들이 보시고 마음의 공감도 얻고 치유가 되는 부분은 치유받을 기회가 되고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앞으로 더 많은 계획과 목표, 하고 싶은 일이 많으실 것 같아요.

◆ 임종진: 사실 저는 여러 가지 과정이나 경험을 거치면서 사람이 우선인 사진, 이런 저의 나름의 철학이라면 철학이랄까. 아니면 방향이라면 방향이랄까. 그런 걸 생각하게 됐어요. 그러니까 이런 사진치유 작업을 하는 것도 그렇고 북한 사진전도 우리들이 앎의 시간이 남북 사회에서 필요하다는 의미로 하게 되는 거고. 어쨌든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인 거고, 사람이 우선인 사진이라는 형식 중에 제가 할 수 있는 여러 방식의 기획, 또 북한 사진전을 치르면서 다시 한번 가보고 싶거든요. 못다 한 말 다시 이어보고 싶고, 평양에서 사진전도 해보고 싶고. 그런 기회를 실제로 제가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 김명숙: 생각하신 바대로 다 이루어지길 바라고요. 저희도 더 멋진 사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임종진: 감사합니다.

◇ 김명숙: 지금까지 공감아이 임종진 대표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