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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시간 방치 약품, 집단 패혈증 감염관리도 방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09 10:52  | 조회 : 189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5월 9일 수요일
□ 출연자 : 오한진 을지대 가정의학과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지난 7일 시술을 받고 집단 패혈증 증상을 보이면서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해당 병원에서 주사제를 회수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인데요. 병원 관계자 진술을 들어보니까 문제가 된 프로포폴이 상온에 장시간 노출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집단 패혈증 발생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도 그렇고요. 약물 때문은 아니었지만 지난해 10월에 유명음식점 대표가 개에 물려서 패혈증 증세로 목숨을 잃기도 했고요. 오늘은 패혈증과 치료 방법, 여러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오한진 을지대 가정의학과 교수(이하 오한진): 안녕하세요.

◇ 장원석: 서울 강남에 있는 한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이 집단 패혈증 증상을 보인 이 사건에 대해서, 일단 어떻게 된 일인지부터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오한진: 네. 우선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시술을 21명이 받으셨나 봐요. 이분들은 대개 피부 리프팅이나 토닝이나 레이저 시술, 울세라, 홍조치료 이런 걸 받으셨다고 하는데 이분들의 나이가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이고, 여성이 19명이 남성이 1명 20명이 저혈압 증상 등을 호소해서 패혈증으로 의심되면서 병원에 이송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시술을 받고 나서 집에 가서 밤 12시에서 새벽 3시 반 사이에 이런 증상들이 나타났다고 하네요.

◇ 장원석: 경찰 조사를 들어보니까 병원 관계자들이 프로포폴을 상온에서 60여 시간 정도 보관했다고 진술했다고 하는데, 4일 금요일부터 사건이 발생한 7일까지 상온에 보관했다고 하는데, 일단 문제가 된 프로포폴이 뭔가요? 예전에 연예계에서도 논란이 되기도 했던 것인데.

◆ 오한진: 예. 우유 주사라고 많이 알려진 거죠. 프로포폴은 사실 우리 중추신경계 전반을 억제해서 수면을 유도하고 우리가 흥분할 수 없게 만드는, 즉 안정시켜주는 그런 약물입니다. 보통 30초 정도 지나면 마취가 시작되고 3~10분 정도 짧게 작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간단한 시술을 할 때 쉽게 이용할 수 있죠. 하지만 프로포폴은 뇌의 중추를 자극하기 때문에 기분을 굉장히 좋게 만드는 작용이 있어서 중독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의심이 되고 있고요. 프로포폴은 물에 녹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걸 주사약 제로 쓰기 위해서는 대두유라고 하는 기름에 녹여서 주사 약제를 만들거든요. 이 기름성분, 지방성분이 포함돼 있다 보니까 산패, 상하기가 아주 쉽고 또 세균이 감염되면 아주 급속도로 세균이 불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온에 보관하지 않게 돼 있고 냉장보관을 하게 돼 있고, 보통 한 번 주사 약제를 쓰기 시작하면 6시간 이내에 다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알려졌습니다.

◇ 장원석: 이런 약물들의 오염 속도가 일반적인 액체보다 더 빠른가요, 상온에 보관했을 때?

◆ 오한진: 이 약물은 일단 기름이 들어있기 때문에. 지방이라는 것은 세균들이 살기 아주 좋은 대지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세균들이 이 안에서 증식하기 너무 쉽고. 따라서 미생물들이 이 안에 들어갔다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숫자를 늘리고 독소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거죠.

◇ 장원석: 그렇군요. 이런 약물들이 직접 혈액에 투여되면서 혈액이 감염돼서 패혈증이 발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패혈증은 무엇인지도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오한진: 패혈증은 미생물에 감염돼서 나타나는 병을 말하는데요. 보통 우리 몸에 염증이 생기면 대부분 아시는 폐렴이나 신우신염이나 봉와직염, 복막염, 욕창, 당남영, 이런 염증들이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기관에 염증이 생기는 걸 넘어서 이 염증들이 혈액을 타고 온몸으로 다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이걸 우리가 패혈증이라고 얘기하고, 다른 말로 하면 전신성 염증반응 증후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온몸의 모든 기관에 염증들을 퍼지게 만들 수 있는 거죠. 이러다 보면 우리 몸에서는 열이 아주 38도 이상으로 심하게 나거나, 아니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가 망가져서 36도 이하로 뚝 떨어지거나. 또 심박 수가 굉장히 빨라지고 호흡수도 빨라지거나 할 수도 있고, 또 반대로 심장박동이나 호흡이 뚝 떨어질 수도 있고요. 또 백혈구 수가 아주 많이 올라갈 수도 있지만 굉장히 많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양극으로 치달을 수 있는데요. 이것은 반응을 내가 잘하고 있느냐, 아니면 반응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질 수 있죠. 패혈증은 치사율이 40%에서 50%까지도 볼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겁니다.

◇ 장원석: 아주 적은 양의 세균이 들어가는데도 몸에서 스스로 견뎌낼 수 있는 능력이 없는가요?

◆ 오한진: 우리 몸이 대개는 그런 능력이 있죠. 하지만 균이 항생제 내성을 갖고 있는 균이라든지 또는 전신성으로 온몸에 혈액을 타고 돌기 시작하면 증식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때는 우리 몸이 면역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견뎌내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고요. 또 면역체계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어요. 우리 몸이 적당한 수준으로 반응하면 염증으로 그냥 끝날 수 있는데, 내 몸이 너무 갑작스럽게 과민하게 반응하면 전신성 염증이 생길 수 있는 거죠.

◇ 장원석: 말씀하신 걸 들어보니까 아까 시술을 받고 나서 밤 12시에서 3시면 불과 몇 시간 만에 그렇게 체온이 급격하게 올라가고 몸에서 특이한 반응이 나타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패혈증에 걸리면 염증까지 가기 전에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가 돼서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 이르는 걸까요? 치사율이 40%면 엄청난 거 아니겠습니까?

◆ 오한진: 네, 네. 사실 우리 몸에 염증, 세균이나 미생물이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면역반응이 일어나서 백혈구들이 가서 세균들과 전쟁을 치르는 거죠. 그래서 우리 몸의 면역이 훌륭하고 튼튼하면 이 세균들을 다 이겨내고 세균들을 다 잡아먹고 없애버릴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면 백혈구들이 그 역할을 못하니까 온몸으로 퍼지기 시작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사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와요. 혈액 전체에 염증이 퍼지니까 온몸 모든 장기로 세균들이 또는 미생물들이 한꺼번에 감염이 일어나게 되고, 이러면서 간이나 심장이나 콩팥 같은 아주 중요한 장기들이 한꺼번에 기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러면 항생제를 써도 이미 중요 장기가 일을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쉽게 회복될 가능성이 적은 거예요. 그래서 치사율이 굉장히 높은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만약에 패혈증이라고 확인되면 세균이 뭔지, 미생물이 뭔지 확인이 안 되더라도 아주 다양한 종류의 항생제를 한꺼번에 써서 이런 세균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 장원석: 그럼 치료법은 명확한 게 있습니까?

◆ 오한진: 명확하다고 할 수가 없는 게, 어떤 세균에 의해서 감염됐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세균이 나오기 전에는 이 균이 확실치 않으니까 그런 균들을 한꺼번에 다 이겨낼 수 있는 여러 가지 항생제를 한꺼번에 쓸 수도 있고요. 또 장기가 일을 못하기 때문에 장기가 일을 할 수 있도록 돌려놓을 수 있도록 스테로이드라고 하는 약제를 한꺼번에 굉장히 많은 양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혈압이 떨어지고 하기 때문에 강심제라든지 혈압을 올리는 약제라든지 하는 것들도 쓸 수 있고. 또 소변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소변 나오게 하는 약을 쓸 수도 있고, 이렇게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써야 하거든요. 그래서 패혈증을 우리가 의심해볼 수 있는 기준이 있어요. 첫 번째로는 패혈증이 시작되면 정신상태가 약간 변화가 오고요.

◇ 장원석: 어떤 면에서 그런가요? 

◆ 오한진: 정신이 똑바르지 않은 거죠. 계속 혼란이 오고 그렇습니다. 지금이 어떤 날짜인지 상태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또 수축기 혈압이 130, 140 정도가 유지되는 게 정상인데 100 이하로 뚝 떨어지게 돼요. 그래서 혈압이 떨어지면 피가 잘 돌지도 못하게 되고 항생제를 써도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요. 또 분당 호흡수가 굉장히 빨라져서 보통 22회 이상으로 굉장히 빨라지면 문제가 있구나, 라고 우리가 의심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피검사를 해보면 백혈구 수치가 상당히 올라가 있거나, 소변량이 굉장히 줄어 있거나, 또는 혈소판의 수치가 뚝 떨어져 있거나, 이런 현상들을 우리가 확인할 수 있고 이걸 가지고 패혈증에 들어갔다, 이렇게 볼 수 있게 됩니다.

◇ 장원석: 패혈증 증상도 무시무시하지만 치료하는 것조차도 몸에 큰 무리가 올 것 같아요. 워낙 많은 강한 약물을 투입해야 하니까. 그래서 면역력이 약한 분들은 견뎌내기 참 힘들 것 같고. 이번에도 대체로 다 젊은 세대기 때문에 괜찮았던 것 같고요, 아직까지는.

◆ 오한진: 맞습니다. 이분들 다 20대 중반에서부터 30대 초반까지, 아주 면역이 활발하고 튼튼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안 일어나고 버텨날 수 있었던 걸로 생각되지, 만약 노인들이거나 또는 질병이 있는 사람들 같았으면 아마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장원석: 그래서 또 생각나는 것이, 안타까운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 아니겠습니까. 그때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었나, 그것에 감염돼서 신생아들이 면역이 없으니까 그런 심각한 질병에 걸려서 다 목숨을 잃었는데. 의약품 관리에 대한 지적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관리감독을 그냥 병원 자체에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문제일까요, 아니면 다른 지적을 해야 할까요?

◆ 오한진: 사실 의약품은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죠. 그래서 의약품관리법이라는 게 따로 있고 그것에 따라서 관리하도록 되어 있는데. 대부분 작은 의원급들에서는 이런 관리가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죠. 왜냐면 의사선생님이 혼자일 경우도 많고, 간호사도 한 명일 경우도 많고. 그러다 보니까 이런 역할들, 즉 의약품을 관리하고 보관하고 또 냉장 보관하고 하는 것들이 잘 안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더더욱이 이번에도 프로포폴을 상온에 60시간이나 노출시켰다고 하는데, 보통 6시간 정도 노출이면 다 끝나야 한다고 알려진 약물이거든요. 그것의 10배 정도가 있었으니까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세균이 증식했을지 알 수 없는 겁니다. 따라서 패혈증의 원인균도 24시간 배양검사를 해야 균이 어떤 균인지 확인할 수 있거든요. 지금 아마 복지부에서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역학조사를 했고 그 프로포폴을 가져다가 배양검사를 지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배양돼서 나온 세균이 뭔지에 따라서 앞으로 또 다른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할 방법이 생기겠죠.

◇ 장원석: 그럼 현시점에서 규모에 따라서 병원 혹은 의원, 의료당국에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가요? 아니면 그냥 자체적으로 하도록 둬야 하나요?

◆ 오한진: 그런데 이것을 관리 감독한다고 해서 병·의원에 공무원이나 보건복지부 직원이 가서 확인할 수도 없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것들을 교육과 교육시스템의 이수를 했는지, 이런 것들로 조금 더 강화시키는 방법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왜냐면 환자들이 그걸 확인하기 어려우니까요.

◆ 오한진: 그런데 그런 것들이 만약 이수가 안 되면 어떤 불이익을 준다든지, 행정조치를 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필요할 것 같고요. 그래서 의약품 관리하는 대장이나 이런 건 대부분 다 모든 의원에 만들어져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것은 약간 관리하는 생각이나 주체가 그것에 대한 책임의식이 조금 떨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나 또는 교육이수, 이수 점수가 되지 않으면 행정조치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 장원석: 그렇군요. 환자들은 그냥 병원 혹은 의원에다가 모든 것을 일임하고 몸을 맡기는 거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 꼭 당국에서 확인해줘야겠고요. 그리고 오염된 약물뿐 아니라 패혈증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은 또 다른 경우도 있잖아요. 지난해에는 개에 물려서 패혈증이 걸린 경우도 있었는데. 우리들이 평소에 주의할 점은 뭐가 있을까요?

◆ 오한진: 우선 면역이 떨어져 있는 어린이나 영유아나 노인이나 또는 질병을 앓고 있는 분들은 그런 균들이 많은 곳엔 안 가셔야죠. 사실 우리가 지난번에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병원에 환자를 방문하러 가는 것은 사실 좋지 않다는 걸 이제 많이 알게 됐잖아요. 병원 안에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균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런 곳에 오린 아이를 대동해서 병문안을 간다는 것은 아이한테 그런 세균 샤워를 시켜주러 가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병원이나 또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나, 또는 세균이 있을 것, 미생물이 많이 살 것 같이 생각되는 곳에는 될 수 있으면 가지 않도록 하는 위생관념이 앞으로는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고요. 또 물론 병원에서는 조금 더 청결을 유지하고 약품관리를 하고 해야겠죠. 또 개인적으로는 상처가 나는 일을 피하셔야겠습니다. 특히 여름철이 되면 습하고 온도가 높기 때문에 조그마한 상처도 쉽게 염증이 일어나고 세균들이 더 많이 번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몸에 상처가 나는 일을 피하셔야 하고, 외부에서 진드기에 물리거나 모기에 물리거나 이런 작은 곤충들에 물리는 것도 조심하실 필요가 있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우리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잘 주의하시는 게 중요하고, 집에 오셔서는 또 개인위생을 깨끗이 하셔서 혹시 물린 자국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잘 확인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장원석: 예. 오늘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서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한진: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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