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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25 (월) 알고먹는 식품 이야기 "겨울 곡물, 귀리와 호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3-02-25 09:15  | 조회 : 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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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먹는 식품이야기 0225 월 - 귀리, 호밀
- 박태균 / 중앙일고 식품의학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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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소에 무심코 먹게 되는 식품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알고 먹는 식품 이야기>/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님, 안녕하세요?

1.
지난 주엔 대보름 음식 이야기 해 주셔서.
어제 대보름 당일에 오곡밥, 나물 잘 챙겨 먹었습니다!
오늘은 겨울 느낌이 물씬 나는 곡류 두 가지, 전해주신다고요?

- 호밀과 귀리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2.
호밀과 귀리인데 국내에선 많이 먹지는 않는 식량이지만
최근 인기가 늘고 있습니다. 왜 인기가 높아지는지도 궁금한데요.
호밀은 겨울에만 나는 작물인가요?

-호밀(rye)은 요즘 한창 자라는 겨울 곡물이다. 춥고 메마른 땅에서도 잘 자란다. 유럽의 한지(寒地)인 러시아ㆍ폴란드와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이 호밀을 즐겨 먹는 것은 이래서다.

3.
우리 국민은 호밀이라고 하면 흔히 제롬 샐린저가 쓴
’호밀밭의 파수꾼’과 호밀빵을 연상하게 되죠.

-호밀로 만든 빵이 웰빙 빵으로 널리 알려지기 전까지 한국인에게 그리 친숙한 곡류는 아니었다. 밀ㆍ보리보다 수확량ㆍ수익성이 떨어져 국내에선 거의 생산되지 않는다. 국산 호밀은 대부분 가을에 씨를 뿌려 봄에 수확한다.


4.
그러고 보니 호밀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네요.
호밀은 어떻게 생겼나요?

-밀처럼 보이지만 더 슬림(slim)하다. 고대 그리스ㆍ로마의 귀족들은 식감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호밀을 멀리 했다. 거친 음식, 즉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whole grain)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잘 도정된 곡류보다 건강에 훨씬 이롭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덕분에 과거엔 부자보다 빈자가 영양ㆍ건강 면에서 더 나은 음식을 섭취했다.


5.
호밀... 하면 독일에서 많이 먹는 호밀빵이 생각나는데.
호밀빵은 좀 딱딱하잖아요!

-독일 흑빵인 슈바르츠브로트ㆍ펌퍼니켈, 스칸디나비아의 바삭바삭한 크네케브로트 등이 유명한 호밀빵이다. 호밀엔 빵을 만들 때 끈기ㆍ탄력을 주고 모양을 잡아주는 글루텐(gluten, 단백질의 일종)이 밀보다 적게 들어 있다. 호밀빵이 밀가루빵에 비해 더 딱딱하고 꽉 찬 느낌을 주는 것은 이래서다. 그러나 글루텐이 소량이나마 들어 있으므로 글루텐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은 호밀 섭취를 피해야 한다.

6.
호밀빵은 색도 좀 탁하지 않나요?

-호밀 빵이 검은 것은 덜 정제된 분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도정이 쉬운 밀ㆍ벼와는 달리 호밀은 낟알에서 배아ㆍ겨ㆍ겉껍질 등을 분리(정제)하기가 힘들다. 밀에 비해 호밀의 영양소가 풍부한 것은 이 덕분이다.

7.
호밀빵을 오래 씹으면 약간 신맛도 나던데, 이유는 뭔가요?

-밀가루로 빵을 만들 때는 효모가 주로 사용되지만 호밀빵 제조엔 사워도우(sourdough)가 들어간다. 그래서 신맛이 난다. 북구인들은 딱딱한 호밀빵을 얇게 썰어 버터ㆍ돼지기름 등을 발라 먹는다. 캐비어ㆍ정어리 등을 얹거나 햄ㆍ치즈ㆍ훈제 연어ㆍ훈제 고등어 등을 끼워 넣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8.
어떤 광고에서 보니까 호밀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곡식이다
라는 카피가 있더라고요. 어떤 의미인가요?

-사람이 경작하는 호밀과 야생 호밀이 거의 차이가 없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이며 호맥(胡麥)ㆍ흑맥(黑麥)이라고도 한다. 주로 빵ㆍ비스킷ㆍ호밀전분용으로 쓰인다. 사료용으로도 재배된다. 미국ㆍ캐나다 위스키, 네덜란드 진, 러시아 맥주ㆍ보드카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9.
맛과 영양은 어떤가요?

-깊고 약간의 산미(酸味)가 느껴진다. 주 영양소는 탄수화물(100g당 70.7g)이지만 의외로 고(高)단백 식품이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이 15.9g(호밀빵 8.5g)에 달한다. 혈압을 조절하는 칼륨(100g당 501㎎), 빈혈 예방을 돕는 철분(100g당 6.4㎎). 노화ㆍ암을 억제하는 셀레늄, 스트레스 해소에 이로운 마그네슘, 피로 회복ㆍ정신 건강에 유익한 비타민 B1, 천연 수면제인 트립토판(아미노산의 일종)이 풍부한 것도 영양상의 장점이다.

10.
호밀 속 최고의 웰빙 성분은 무엇인가요?

-식이섬유다. 호밀이 정장 작용ㆍ변비 개선ㆍ항암 효과가 뛰어난 곡류로 알려진 것도 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식이섬유 때문이다.
호밀은 고혈압(칼륨)ㆍ비만(식이섬유)ㆍ빈혈(철분)ㆍ갱년기 장애(리그난)ㆍ당뇨병(식이섬유) 환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11.
호밀이 당뇨병이나 갱년기 환자에게 유익한 이유는 뭔가요?

-음식 섭취 후 혈당 변화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당지수(GI)가 호밀빵의 경우 55 이하로 채소ㆍ버섯ㆍ해조류 수준이다. 또 호밀에 든 리그난은 콩의 아이소플라본처럼 식물성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의 일종이다. 리그난은 폐경 여성의 몸 안에서 마치 여성호르몬처럼 작용해 심장병 등 폐경 여성에게 흔한 질병 예방을 돕는다. 밀폐용기에 담아 차고 건조한 곳에 두면 몇 달 보관이 가능하다.

12.
계속해서 귀리 이야기도 나눠보죠!
귀리보다는 오트밀 이란 말로 더 많이 듣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트밀(oatmeal)은 귀리 가루로 죽을 쑨 뒤 소금ㆍ설탕ㆍ우유 등을 넣어 맛을 낸 음식이다. 오트밀은 단백질(현미의 두배)ㆍ비타민과 변통(便通)을 돕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소화가 잘 돼 미국ㆍ유럽에선 주로 아침 식탁에 올린다.

13.
귀리의 영양 성분은 어떤가요?

-귀리는 당질(탄수화물)이 풍부한 곡류이다. 귀리 가루의 경우 100g당 당질 함량이 69g에 달한다. 게다가 이 당질은 복합 당질이다. 포도당ㆍ설탕(단순당)처럼 먹으면 금세 에너지를 내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에너지를 방출한다. 운동선수가 훈련ㆍ경기 당일 아침에 오트밀ㆍ오트밀 포리지(끓는 물 1컵에 납 작귀리 60g을 넣고 끓인 뒤 우유 1컵ㆍ소금ㆍ설탕을 타서 만든 음식)ㆍ귀리빵 등을 먹으면 레이스 도중 지속적으로 힘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된다.

14.
귀리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최근 웰빙 열풍이 불면서 귀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소박한 밥상’이 최고의 웰빙 식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약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과거엔 귀리는 대개 가난한 사람들이 쌀, 밀 대신 먹던 곡류였다. 지금도 가축의 사료용으로 널리 쓰인다. “스코틀랜드에선 사람이 먹고 영국에선 말이 먹는다”는 말도 있다.

15.
귀리의 건강 효과 중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1997년 귀리가 미국인의 사망 원인 1위인 심장병 등 혈관질환을 줄이는데 1등 공신이라고 발표했다.

16
귀리의 어떤 성분이 이런 효과를 가져오는 건가요?

-식이섬유이다. 귀리가 들어간 음식을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죽같이 끈적거리는 성분(수용성 식이섬유)이 들어 있다. 귀리의 수용성 섬유소 함량은 10% 이상이다. 바로 식이섬유(대표적인 것은 베타 글루칸)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마법의 무기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 고민인 사람이 귀리의 식이섬유를 하루 3g(귀리 한그릇)씩 꾸준히 섭취하면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8∼23%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1% 떨어지면 심장병 발생위험은 2%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
귀리도 호밀처럼 암 예방과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효과적인가요?

-역시 식이섬유의 힘이다. 식이섬유는 변이 장에 머무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발암물질이 장 점막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암 예방). 또 장에서 당분이 흡수되는 속도를 적당하게 유지시켜 준다(혈당 조절).

18.
발의 피로를 푸는데도 귀리가 유용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맞나요?

-발에 못이 박혀 굳어진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지거나 발을 지나치게 혹사했을 때 묽게 쑨 오트밀 죽에 발을 푹 담그고 1시간 가량 있으면 발의 통증ㆍ피로가 씻은 듯이 사라진다.

19.
귀리가 또 습진 치료제로도 쓰인다던데, 이 말도 맞는 말인가요?

-사타구니 등에 습진이 생긴 경우 귀리가 용한 습진치료제다. 끓인 물 6컵에 10 숟가락 분량의 귀리를 넣고 30분 가량 끓인 뒤 이 물로 습진 부위를 닦아주면 효험이 있다.

20.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던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귀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곡물 중에선 귀리의 열량이 낮은 편(100g당 317㎉, 백미는 372㎉, 밀가루는 378㎉)에 속한다. 또 오트밀은 물을 넣어 조리하므로 불면 양이 많아져 포만감을 금방 느낄 수 있다.

21.
쉽게 자주 먹을 수 있다면 체중감량에 정말 도움이 되겠네요.
귀리를 먹는 쉬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시판중인 오트밀을 이용하는 것이 귀리를 먹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가정에서 빵ㆍ쿠키 등을 만들 때 밀가루에 귀리 가루를 섞어 반죽하면 건강 만점의 빵ㆍ쿠키가 된다. 귀리의 보관은 냉장고에 하는 것이 원칙이다. 식물성 기름이 제법 들어 있어 따뜻한 곳에 두면 산패하기 쉽다.

22.
벌써부터 대보름에 먹을 오곡밥이 기다려 집니다.
지금까지 중앙일보 박태균 기자와 함께하는
알고먹는 식품 이야기, 겨울 곡물인 호밀과 귀리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기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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