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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위풍당당할 날은 언제?
작성자 : hks0*** 날짜 : 2012-06-07 10:45  | 조회 : 1050 

지난 2002년에 개봉된 방화 를 보면 구질구질한 백수 허봉구(김승우 분)가 나온다. 그는 딱히 직업이 없어 남의 예비군 훈련을 대신 해 주고 그 일당을 받아 산다.

삶이 그같이 허투루인 경우에 있어서 때론 싸구려 라이터조차도 아까운 법이다. 그날도 허봉구는 예비군 훈련을 받는 날이었는데, 아침에 갖고 나온 돈은 다시금 바닥이 나고 마지막으로 남은 돈 300원은 라이터를 사버렸다.

차비도 없어 목적지도 아닌 서울역까지 택시를 얻어 타고 온 허봉구. 하지만 막상 담배를 피려고 보니 라이터가 없어졌다. 곰곰 생각해보니 아까 화장실에 두고 온 걸 깨닫고 달려가지만 그 라이터는 이미 건달 보스인 양철곤(차승원 분)의 주머니에 들어가 있었다.

그 라이터는 내 것이라며 달라고 ‘애걸복걸’ 했지만 철곤과 그 일당들은 허봉구를 철저하게 무시하곤 열차에 오른다. 이에 분기탱천한 허봉구는 오로지 라이터를 찾아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급기야 부산행 기차에까지 오르게 된다.

그리곤 평소완 사뭇 다른 초강경과 극단적인 봉구와 철곤의 치열한 대결로 말미암아 기차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위풍당당](성석제 저 / 문학동네 간)은 최근 일독한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자니 문득 그렇게 10년 전 영화가 뇌리의 강물에서 출렁였던 건 왜였을까?

그렇다. 두 작품은 모두가 이른바 건달이라는 조폭과 소시민(들)을 모티프로 한 때문이다. 또한 권선징악(勸善懲惡)의 구도에 의거, 결국엔 약승강패(弱勝强敗)의 수순을 좇고 있다.

이 책의 개요는 어느 궁벽진 강마을의 사람들이 그 마을을 접수하러 간 전국구 조폭들과 일전을 벌이는 내용이다. 위기를 느낀 동네사람들은 지혜를 모아 이들을 격퇴한다. 또한 이 일을 계기로 결국엔 서로간의 이해와 애정이 그 동네의 강물처럼 더욱 깊어진다는 줄거리다.

이에 ‘기세가 위엄 있고 떳떳함’을 나타내는 위풍당당(威風堂堂)했던 조폭들은 졸지에 달아나기에도 바쁜 그야말로 양아치의 신세로 추락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말인데 ‘성석제 표’ 글에 반해 이 책을 골랐던 독자는 일순 의아하다는 느낌에도 지배당할 공산이 농후하다.

“그렇다면 왜 이 책의 타이틀을 굳이 ‘위풍당당’으로 했을까? 차라리......” 이 되레 낫지 않았을까 라면서. 하여간 그건 그렇다 치고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자면 참 답답하다.

선량이라는 이들은 하지만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이른바 매카시즘 공방으로 치열하고 장사하는 이들은 불황이라며 아우성이니 말이다. 이 책의 제목처럼 만인이 고루, 그리고 진정 위풍당당할 날은 과연 언제나 되어야 도래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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