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4년 11월 27일 (수)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류현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사연자 : 남편과 결혼한 지 2년 정도 됐습니다. 저희 부부는 결혼 정보회사를 통해 만났습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했기 때문에 신혼 초부터 산부인과에 다니며 난임 시술을 받았죠. 그렇게... 아주 어렵게 아이를 가졌고 현재 4개월째입니다. 양가 부모님과 가족들 모두 너무나 기뻐하며 축복해줬습니다. 앞으로 행복한 일만 있을 줄 알고, 태교에 전념했는데요,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걸 알게 됐습니다. 외도 상대는 남편의 전 여자친구였습니다. 저와 결혼하기 전에 3년 정도 만났다고 들었는데, 알고 보니 두 사람은 헤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저와 결혼 준비를 하는 와중에도,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 중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 이어져 왔습니다. 진실을 알게 된 저는,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혹시 배 속 아이가 어떻게 될까 봐 걱정돼서 친정어머니를 불렀는데도 도저히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날며칠 울다가 결심했습니다. 남편과 정리하는 것으로요. 그런데 배 속의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아득했습니다. 절망 끝에 태어난 아이가 과연 행복하게 자랄까... 싶더라고요. 고민 끝에 아이를 지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은 노발대발했습니다. 절대로 아이는 지울 수 없고 만일 자기의 동의 없이 수술을 받으면, 저와 어머니를 살인죄로 고소하겠다며 협박하더라고요. 병원에 문의했더니, 남편 동의 없이는 시술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남편이 외도를 했기 때문에 사연자분이 그런 결정을 한 건데요, 낙태에 관한 현행법령과 판례의 태도는 어떤가요?
◆ 류현주 변호사(이하 류현주) : 네. 사연자분께서 참 어려운 상황에 처해 계시네요. 현재 임신중절수술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입법공백 상태입니다. 즉, 2019년에 형법상 낙태죄 조항과, 임신 24주 이내인 경우 특정 조건하에 낙태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제 14조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바 있습니다. 현행 법령이 임산부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임을 인정하되, 개정 법령이 마련될때까지 2020. 12. 31.까지 잠정적으로 현행법을 적용한다는 판단입니다. 그런데 2020. 12. 31. 이후 현재까지 개정 법령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병원들에서는 기존의 모자보건법상의 조건을 충족하는 선에서 보수적으로 임신중절수술을 해주는 것으로 보이고, 특히 법적인 갈등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부 모두의 동의가 있을 때에만 수술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사연자 분의 경우 배우자가 계속 수술받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수술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조인섭 : 임신중절수술을 강행할 경우, 사연자분과 친정어머니가 처벌받는 건가요?
◆ 류현주 : 만일 사연자분께서 병원을 찾아 임신중절수술을 받으신다면, 남편은 고지한 대로 형사고소를 강행할 수도 있어 보이는데요, 먼저, 형법상 낙태죄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2019년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기 때문에 사연자분께서 낙태죄로 처벌받지는 않습니다. 다음으로, 살인죄 처벌이 가능할지 살펴보면, 살인죄의 객체는 ‘사람’만 해당하고 배 속의 태아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낙태를 했다고 해서 살인죄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왕절개나 자연분만을 통해 밖으로 나온 아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조치가 취해진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살인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임신중절을 둘러싼 법률관계가 매우 복잡합니다. 이 와중에 임산부의 자기 결정권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어서 합리적인 보완 입법이 이루어여야 겠습니다.
◇ 조인섭 : 이혼 소송 중에 아이가 태어나는 경우, 남편의 친자로 등록할 수 있는 건가요?
◆ 류현주 : 네. 물론입니다. 이혼 소송중이라 해도 아직 법적으로 혼인관계이고, 더구나 친생추정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남편의 친자로 출생신고 하실 수 있습니다. ‘친생추정’이란 혼인이 성립한 날로부터 200일 후, 혼인관계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는 민법상 제도입니다. 다만, 요즈음에는 유전자검사 기술이 워낙 발달했기 때문에 상대방이 친생자임을 부인하는 경우 바로 유전자검사를 하게 됩니다.
◇ 조인섭 : 태어난 아이에 대한 양육비를 바로 받을 수 있을까요?
◆ 류현주 : 사연자분께서 아이를 출산 한 이후로도 상당기간 이혼소송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 경우에는 사건본인 추가 신청 및 양육비 사전처분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즉, 이혼소송을 통해 아이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권자를 결정해야 하니 아이를 사건의 당사자로 추가하셔야 하고요, 그리고 소송이 계속되는 동안 임시로나마 일정금액의 양육비를 지급받게 해달라는 양육비 사전처분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사전처분신청을 하시는 경우에는 1~2개월 내로 임시양육비 지급에 관한 사전처분결정이 내려지며, 그 때부터 소송이 종료될때까지 매달 일정금액의 양육비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조인섭 : 아이가 너무 어린 경우 면접교섭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 류현주 : 면접교섭이란 이혼 소송중 또는 이혼을 한 이후에 아이를 양육하지 않는 비양육자가 양육자의 협조를 얻어 아이를 만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면접교섭에도 통상적인 방식이 있긴 합니다. 매 월 격주로, 월 2회 1박 2일 숙박을 포함하여 면접교섭 하는 것입니다. 다만, 면접교섭은 비양육자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정서와 복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여러 형태로 변형하여 진행하는 것이 당연히 가능합니다. 사연자분의 경우 아이가 태어나자 마자 상대가 데려가서 1박 2일 면접교섭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아이가 어느정도 자랄 때까지는 면접교섭을 배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에도 상당 기간은 양육자가 동석한 상태에서 당일 면접교섭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능할 걸로 보입니다. 또한, 당사자 간에 면접교섭에 대한 다툼이 심한 경우에는 가정법원 내에 마련되어 있는 면접교섭센터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면접교섭센터에는 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고 원만하게 면접교섭을 진행하실 수가 있습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현재 임신중절수술은 법적 조건에 따라 보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남편이 수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신중절수술을 받더라도 형법상 낙태죄로 처벌받지 않으며 배 속 태아 상태에서의 수술은 살인죄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이혼 소송 중에도 법적으로 혼인 관계가 유지되므로 남편의 친자로 출생신고가 가능합니다. 아이 출산 후 이혼 소송이 계속될 경우 사건본인 추가 신청 및 양육비 사전처분신청을 통해 임시 양육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나이가 어릴 경우 면접 교섭은 양육자의 동석 하에 당일에 이뤄질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면접 교섭센터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류현주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류현주 : 네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와 홈페이지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홈페이지 상담게시판에 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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