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오케스트라 지휘자 안두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 프랑스 파리의 중심부에는 ‘살가보’라는 이름의 극장이 있습니다. ‘끌로 드뷔시’나 ‘모르스 라벨’ 같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이 공연된 유서 깊은 곳인데요. 지난 9월 이곳에서 36명의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한 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펼쳤고요. 프랑스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그날 공연자들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그 오케스트라를 잃은 지휘자를 만나보시겠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은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안두현 지휘자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오케스트라 지휘자 안두현(이하 안두현)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이성규 : 제가 지금 지휘자님이라고 소개를 드렸고 여러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스타 지휘자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계신지 소개 좀 해 주시겠어요?
◇ 안두현 : 감사하게도 굉장히 많은 기회들이 열리고 있어가지고 지금 단체들을 여러 군데를 맡고 있습니다. 일단 소개해 주신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이고요. 그리고 과천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입니다. 그리고 또 민간 오케스트라 중에 아르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 감독도 맡고 있습니다.
◆ 이성규 : 아르츠 심포니는 뭐 하는 곳이죠?
◇ 안두현 : 이곳은 국내에서는 영화나 뮤지컬 그리고 게임 음악 쪽에서는 거의 명실상부 넘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입니다.
◆ 이성규 : 그래요. 앞서 파리 공연에 소개했던 오케스트라 이름이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인데요. 2024년 파리 올림픽 공식 문화행사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을 받았다는데. 이게 뭐죠?
◇ 안두현 : 저도 사실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그런 게 있어요?”라고 저도 질문을 했었는데요. 이 라벨은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예술과 스포츠를 연계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단체를 심사해가지고 부여하는 인증인데요. 엄연히 따지자면 저희가 파리에서 이제 공식으로 인증 받고 초청이 되어서 공연을 했던 것을 증명하는 라벨이기도 합니다.
◆ 이성규 : 이게 그렇게 쉬운 일 같지는 않네요.
◇ 안두현 : 어쨌든 이 단체의 경력들도 되게 중요할 것이고 문체부나 문화원 쪽에서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써서 도움을 주셔야지만 좀 가능한 부분이어서. 이 라벨을 얻는 데 있어서 진짜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 이성규 : 그날 파리 현지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보냈다면서요? 그때 느낌은 좀 어떠셨어요?
◇ 안두현 : 사실 기립박수를 클래식 공연에서도 종종 받기는 하지만 이번엔 좀 달랐던 게. 거의 관객의 95% 이상이 프랑스 현지 분들이셨고 마지막 연주가 끝났을 때 모든 분들이 기립을 하셔서 정말 한 분도 안 빼놓고 다 일어나셔서 박수를 끝까지 이렇게 쳐주시는데. 그때 그 기분을 뭉클함을 넘어서가지고 정말 내 인생에서 이런 박수를 하트하트와 함께 받아볼 수 있었을까. 진짜 다 좋아해 주시고 이랬지만 해외에서 우리 민족이 아닌 프랑스 분들이 그리고 또 예술적 자존심 있으신 분들이 그렇게 해주신 부분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 이성규 : 단원들도 좋아하시겠네요.
◇ 안두현 : 단원들이 너무 좋아하죠.
◆ 이성규 :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 발달장애인들도 계시지만 중간 중간 또 비장애인들도 한두 분씩 계시죠?
◇ 안두현 : 아니요 없습니다. 100%입니다. 저하고 지금 옆에서 함께 도와주시는 선생님이 계신데. 그분이 연주에 참여하시기보다는 사실 리허설이나 연습할 때 제가 지휘자 자리에 있다 보니까 소통이나 그런 게 가끔 안 될 때 이제 뛰어가셔서 이런 음악적인 거나 이런 것들을 얘기해 주실 수 있는 음악 전공자분이 계시긴 하는데. 실제 연주에 참여하는 거는 100% 발달장애인 단원들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 이성규 : 예. 그래서 연습 기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고 그랬군요.
◇ 안두현 : 연습 기간이 저 처음에 왔을 때는 그 곡 하나하나 준비하는 게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사실 클래식에서 교향곡이나 이런 곡들은 너무 어렵잖아요. 보통 6개월에서 1년도 준비했는데. 저는 요즘에 연습하면서 놀라는 것이 저희의 습득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어요. 그래서 예전에 한 6개월 걸리던 것이 지금 한 달도 안 걸리고요. 그리고 1~2주만 해도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있고. 그러니까 저는 여기서 많이 배우는 것이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발달장애인들은 여기까지만 할 수 있다’라는 선입견들이 있었는데 그게 지금 깨지고 있으면서 저희가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하고 있다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인 같은 경우는 좀 오래 걸리잖아요. 뭔가 가르치고 습득하는 데 근데 그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줄 때 그 수준에 딱 맞춰서 주는 경우가 있는데. 제가 지금 하는 거는 베토벤 교향곡부터 차이콥스키 교향곡, 드보르작 교향곡까지 프로 오케스트라도 하기 힘든 곡들을 어떻게 될 때까지 저는 집요하게 파고드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저 자신도 음악적인 자존심이 있기 때문에 ‘한번 해보자.’ 이렇게 해서 어떻게 보면 저희가 산 등정하는 기분으로 하고 있는데. 이게 계속 습득이 되고 그리고 ‘이때 이런 식으로 반응을 하는 거구나’를 계속 인지를 하게 되면서 이게 어느 순간 몸에 체득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발달장애인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걸 좀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기적 같은 스토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이거 언제 창단됐죠?
◇ 안두현 : 2005년입니다.
◆ 이성규 : 거의 20년 돼가네요. 벌써. 이 오케스트라하고는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어요?
◇ 안두현 : 제가 지금 과천시립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인데 이전 상임 지휘자님이 계세요. 그분과 굉장히 좋은 관계였는데 그분이 그 당시에 발달장애인 음악 단체를 하고 계셨어요. 근데 저에게 이제 말씀하셨죠. ‘이 작업을 하면서 음악가로서 굉장히 힐링이 되고 너무 좋다. 혹시 너에게 그런 기회가 오면 너도 한번 해봐.’라고 이야기를 주시다가 2017년에 그 기회가 온 거예요. 정말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 되지 않아서 저한테 기적같이 그런 기회가 왔고 저는 한번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2017년부터 이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 이성규 : 그렇게 해서 함께하는 초창기에 해보시니 느낌이 어떠셨어요?
◇ 안두현 : 처음에는 사실 마음은 앞서 있는데 저도 전혀 발달장애인에 대해서 그 당시에는 많은 정보가 없었거든요. 근데 겪다 보니까, 집단이라는 거는 연습을 하거나 이럴 때 그 집단의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근데 발달장애인 우리 단원들이 모일 때는 각각의 개성 있는 행동들이 갑작스럽게 나오는 경우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막 뛰쳐나간다거나 아니면 연습하는데 다른 거에 집중하다가 놓치거나 이런 갖가지 요소들이 있는데. 처음에 그걸 경험할 때는 근데 그게 당황스럽다기보다는 이미 저도 그런 상황들이 펼쳐질 것에 대한 예상을 하고 왔다 보니까 힘들다기보다는 정말 좀 그래도 초반에 즐겁게 했던 것 같아요. 어머니들이 항상 옆에 붙어 계시잖아요.
◆ 이성규 : 주로 어머니들이.
◇ 안두현 : 왜냐면 발달장애인들 같은 경우에는 어머니들이 이들이 사회에 나갔었을 때 어떤 일을 당할지도 모르는 것이고 그리고 아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연습 중에 생길 수 있는 돌발 상황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어머니들이 좀 그래도 옆에 붙어 계시거든요. 근데 어머니들이 없이도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저는 많이 알려고 좀 노력을 했었는데. 중요한 거는 발달장애인이라는 그 카테고리 안에 모든 것을 집어넣기보다는 각각의 그 성향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 개인을 이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고, 그리고 무엇보다 어떠한 상황이나 그런 소통이 있을 때는 언어로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제스처나 아니면 제가 전달하는 표정이나 그리고 연습할 때 제가 어떠한 지시를 내리는지 이거에 따라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각각의 개인을 두고서는 좀 생각을 많이 해야 되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도움 주신 분들은 부모님들하고 또 어떤 분들이 많으세요?
◇ 안두현 : 일단 저희 오케스트라는 일단 기본적으로 하트하트 재단 안에 있는 오케스트라인데 일단 재단 직원 분들이 너무 열심히 하시고 그 직원 분들의 그런 노력과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올 수도 없었을 것이고요. 이 외에도 진짜 각계에서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매번 저희가 공연할 때마다 많이 도와주고 계시고요. 그래서 이루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분들은.
◆ 이성규 :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오케스트라 단원들 급여는 받나요?
◇ 안두현 : 네. 급여 받고 4대보험도 됩니다.
◆ 이성규 : 그리고 단원들이 공연 말고도 또 다른 일도 한다면서요?
◇ 안두현 : 그렇죠. 저희가 공연도 있지만은 비장애인 분들이 이해하고 발달장애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될지에 대한 교육, 그런 시스템. 그런 것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인식 개선 교육 측면에서 강의를 가서 그 강의 간 곳에서 직접 자신이 말하는 걸 들려주고 그리고 악기 연주하는 거를 솔로로도 한 번씩 보여주고 이러면서. 사람들과 여러 가지로 그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발달장애인은 이렇구나. 우리가 생각하던 거하고 다르네.’ 이런 것들을 많이 느끼게 하는 것이 좀 목적이고 그런 활동들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 노래 하나 듣고 또 계속 이야기 나눠보겠는데요. 어떤 노래를 추천해 주시겠습니까?
◇ 안두현 : 이 곡은 정말 제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작곡가님이신데. 박인영 작곡가님이시라고 진짜 발라드 음악계에서는 정말 가수 분들이 모르는 분들이 없는 진짜 웬만한 우리가 아는 유명한 가수 분들하고는 다 작업을 하셨던 분이고. 지금 현재 영화 음악 작곡가로 활동하고 계신 박인영 감독님이 작곡하신 ‘다시 부는 바람’이라는 곡입니다. 저희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위해서 써주신 곡인데 저희가 녹음도 하고 뮤직비디오도 있습니다.
◆ 이성규 : 그것 좀 한번 들어볼까요? 그러면 안두현 지휘자께서 추천해 주신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다시 부는 바람’ 듣고 오겠습니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안두현 지휘자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고 있습니다. 지휘자님, 물론 안 지휘자님도 계시지만 이쪽 유명한 또 다른 굴지의 지휘자님들이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 다녀가셨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 안두현 : 네. 처음에 제가 좀 아이디어를 냈던 것이. 진짜 좋은 오케스트라는 한 지휘자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여러 지휘자들이 경험하면서 그 지휘자에 따라서 능동적으로 이렇게 음악을 만들어내는 거. 이것이 좋은 오케스트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몇 년 동안 저하고만 하다 보니까 이제 다른 지휘자님들도 만나게 하고 싶다는 이런 생각이 들어서. 또 한편으로는 어찌 됐든 클래식 쪽에서 한번 좀 잘해보자 하고서 다들 악기를 배웠던 건데 클래식계에서 한번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부분이 무엇이 있을까 하다가 이제 유명 지휘자님들을 계속 초청해서 연주회를 여는 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마스터즈 시리즈라고 해서 한국에서 정말 대단한 지휘자님들 이병욱 지휘자님, 여자경 선생님 등 막 정말 굴지의 지휘자님들이 오셔가지고 계속 지휘를 하셨죠.
◆ 이성규 : 근데 또 안두현 지휘자님을 ‘지휘군 단장이다.’ 뭐 이렇게 부르던데 이게 무슨 의미예요?
◇ 안두현 : 제가 사실 지금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이야기하고 있지만 제가 시립교향악단도 지휘자로 있고 되게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는데. 제가 또 다른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 보니까 전에 2년 전에 KBS 교향악단하고 로스타크라는 게임 콘서트를 했는데 이게 생중계가 됐는데. 이제 수백만 명이 봤어요. 근데 그때 제가 지휘하는 모습과 그 콘서트가 굉장히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그 게임 유저 팬들이 저한테 지어준 이름이, 게임 속에 나오는 보스가 있거든요. 그 보스가 군단장이에요. 거기다 지휘를 붙여서 ‘지휘군단장’ 해서 제가 지휘군단장이라는 별명으로 또 음악가들도 저 만날 때 막 놀리더라고요.
◆ 이성규 : 근데 지휘자님들을 보면 처음부터 지휘를 하신 지휘자님도 계시고 연주자로서 명성을 날린 이후에 지휘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이러는데. 안두현 지휘자님은 언제부터 지휘자를 시작하셨으며, 왜 그렇게 꿈을 꾸셨어요?
◇ 안두현 : 일단 악기는 피아노나 플룻이나 바이올린을 이제 어렸을 때부터 했었고요. 계속하고 있는데 클래식을 너무 좋아했어요. 제가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클래식밖에 안 들었어요. 그래서 워크맨으로도 클래식을 항상 귀에 꽂고 다니면서 지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교보문고에 갔다가 우연히 거기서 어떤 책을 봤는데. 지휘자에 따라서 오케스트라 곡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 해석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그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사실 그 책을 보고선 지휘자가 되겠다는 꿈을 꿨죠. 그게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그래서 그때 바로 지휘를 시작할 수는 없다 보니까 그때부터 또 작곡을 공부를 했고요. 그러면서 지휘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 길로 나아갔죠. 저는 모스크바에서 공부를 했거든요. 모스크바에 1대 교수가 차이콥스키인 그 학교를 졸업을 했는데. 그 학교를 들어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험들이 있고요. 당연히 그 시험들을 치르고 지휘과에 들어가게 됐고 그곳에서 정식으로 지휘를 배우게 됐죠.
◆ 이성규 : 근데 연주자와 지휘자를 비교해 보면 지휘자님은 어떠세요?
◇ 안두현 : 저는 사실 확실히 러시아에서 배웠다 보니까 러시아인들의 어떠한 음악적인 부분들이 상당히 감정적으로 솔직해요. 그리고 굉장히 스케일이 크고 땅덩어리가 커서 그런지 대륙적인 그런 게 있거든요. 그래서 보통 선율적으로 굉장히 아름답고 감성적인 곡들이 러시아 음악에 많은 이유도 그겁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감정에 솔직한 이런 음악들을 좋아하는데. 그런데 또 재밌는 거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차분해지면서 약간 이성적으로 잘 다듬어진 곡들에 대해서도 좀 매력을 느끼고는 있지만 그래도 음악을 할 때만큼은 굉장히 솔직한 음악을 추구하는 편입니다.
◆ 이성규 : 얼마 있지 않아서 11월 19일 날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더라고요. 준비 잘 돼가나요?
◇ 안두현 : 저희가 진짜 너무 바빴거든요. 지금 9월에 파리 다녀오고 유럽도 다녀오고 막 굉장히 바빴는데. 저는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믿고 있고 오늘 아침에도 연습을 하고 왔는데 너무 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공적인 연주가 될 거라 믿고 있습니다.
◆ 이성규 : 11월 19일, 어디서 하죠?
◇ 안두현 :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저녁 7시 반에 시작을 합니다.
◆ 이성규 : ‘하트하트를 맡고 나니까 내가 이렇게 바뀌었다.’ 그런 대목이 있나요?
◇ 안두현 :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사실 변화도 당연히 있겠지만 그 사람의 특성이나 그 본성은 크게 이렇게 쉽게 변하는 부분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고 그 생각들을 토대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 의지를 가지고 사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조금이라도 나태해지면 나의 본능이나 이런 것들은 또 몰려오기 마련이니까. 저야말로 당연히 진짜 음악적인 부분에서 인정받고 이러는 것들이 굉장히 크겠지만 사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하면서 사람에 대한 관심과 그리고 사람에 대한 존중 그리고 내가 겉으로 보는 것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그 외적인 부분을 떠난 것들을 볼 줄 알아야 된다는 부분들을 누구나 아는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그것들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됐고, 어떤 사람들을 대하든 간에 존중을 갖고 대하려고 노력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그런데 우선 지휘자를 맡게 된 게 좋은 거죠?
◇ 안두현 : 너무 좋죠. 사실 지휘자는 한 단체에서 오래 있는 건 쉽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이 단체를 하다가 좀 더 업그레이드되면 또 다른 단체를 가고, 그 변화가 굉장히 많은 직업인데. 제가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서 굉장히 오래됐고 이제 재단과도 너무 돈독한 관계가 되어 있으면서도 ‘앞으로도 더 오래 해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가고 있는 것만으로도 사실 지휘자 직업 특성상 저도 좀 특별한 경우이긴 하거든요. 저도 제가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몰랐는데. 근데 오히려 가서 제가 많이 배우고 제가 힐링이 되고 오히려 제가 뭔가를 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그걸 계속 받고 싶어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근데 그 단원들 중에 인터뷰를 했는데. ‘평생 음악을 하고 싶다.’ 이렇게 얘기한 단원이 있더라고요. 어떻게 평생 책임지실 겁니까?
◇ 안두현 : 당연히 언젠가는 제가 또 나이가 들면 또 더 좋은 지휘자가 오도록 제가 길을 열어주는 게 너무 당연한 거고. 하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제가 이거를 우리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에 대한 그 목표에 대해서 단원들과 어머니들과 재단이 다 같은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한번 제가 해볼 수 있는 데까지는 하고 그다음에 아마 하트하트는 지금의 정말 그런 명성으로 앞으로도 계속 좋은 지휘자는 올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이성규 : 단원들한테는 어떤 말씀하시고 싶으세요?
◇ 안두현 : 당연히 음악하는 순간에는 다들 이렇게 행복해 하지만 또 집안에서 또 본인이 생활하는 데서 진짜 괴로움과 고통을 많이 받거든요. 그리고 장애인들도 그 어떤 인지하는 부분이 개개인이 편차가 크잖아요. 근데 그 인지가 조금 더 잘 되는 단원일수록 본인이 왜 여기 있고 그리고 본인은 왜 다른 사람들이 다른 시선으로 나를 보느냐에 대해서 인지를 하는 순간부터 굉장한 고통 속에 사로잡히거든요. 근데 중요한 거는 누가 어떻게 보든 간에 지휘자인 안두현이 그리고 재단에 있는 분들이 그리고 어머니들 그리고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응원하는 많은 분들은 이들을 정말 사랑하고 이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악기 못하는데 나보다 더 훌륭하다.’ 다 인정해 주고 있거든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진짜 행복하게 계속 음악만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 이성규 :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그렇게 클래식이 좋다고 하신 안두현 지휘자님의 생각 속에 음악이라는 것의 힘. 이건 무엇인거 같아요?
◇ 안두현 : 얼마 전에 일본에서 ‘간사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라는 곳에서 초청을 받아가지고 지휘를 하고 왔는데. 사실 한국인이 지휘대 앞에 서는 것에 대해서 이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사실 그거에 대한 긴장감도 좀 있었거든요. 근데 그 앞에서 소통하고 음악으로 대화를 하면서 이들이 마음을 열게 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무대에서 공연이 끝났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환호하고 그 관객들이 이렇게 박수를 아끼지 않는 걸 보면서 음악이라는 것은 진짜 어떠한 자신의 위치나 아니면 인종이나 나라를 다 건너뛸 수 있는 정말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위대한 작품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더 느끼고 더 움직일 수 있도록 진짜 음악으로 좀 더 넓게 소통하고 싶은 것이 저의 꿈입니다.
◆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와 과천시립교향악단의 안두현 지휘자 모시고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안두현 : 감사합니다.
◆ 이성규 :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