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4년 10월 02일 (수)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신진희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바둑을 둘 때 한발 떨어진 거리에서 구경하던 훈수꾼이 묘수를 짚어낼 때가 종종 있죠. 구경꾼의 눈에 기막힌 수가 보이는 건 승패에 대한 부담없이 한 발 떨어져서 바둑판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복잡한 일도, 한걸음 떨어져서 바라보면 어떨까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문을 열겠습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신진희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 신진희 변호사(이하 신진희)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신진희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 상담소를 찾은 분은 어떤 고민이 있으신지, 사연으로 먼저 만나보시죠.
□ 사연자 : 저와 남편은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났습니다. 남편은 제가 원하는 조건의 사람이었습니다. 좀 수줍어하고 말수가 없었지만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결혼 생활을 하다가 사소한 다툼이 있었습니다. 저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일인데 남편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남편은 사과를 요구했고, 저는 사과하기가 싫어서 버텼습니다. 그 이후로 남편은 저와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소한 다툼이었던 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9년 전 이혼하게 됐습니다. 이혼한 지 6개월이 지나서 아이를 출산했는데 이때 이미 다른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혼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아이였기 때문에 전남편이 친부로 기재됐습니다. 전남편은 아이의 유전자 검사 할 때 한번 만났고, 이후에는 어떠한 연락조차 없었으며, 아이를 만나러 오지도 않았고, 양육비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그사이 저는 남자친구와 결혼해 혼인신고까지 마쳤으며, 아이가 태어난 이후부터 줄곧 저와 새 남편이 함께 아이를 키워 아이도 새 남편을 아빠로 인지하고 있습니다. 곧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가 됐기 때문에 남편이 아이에 대한 친양자 입양을 고려하고 있는데, 혹시나 인정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저희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있을까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재혼한 여성분이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자녀를 현재 남편의 자녀로 친양자 입양을 하고 싶다는 사연을 소개했는데요, 친양자 입양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 신진희 : 친양자 입양의 조건을 살펴보면, 우선, 친양자가 될 사람은 미성년자이어야 하고, 원칙적으로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하여야 합니다. 다만, 사연자분과 같이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하는 경우는 1년 이상 혼인 중이면 되고, 이 경우에는 부부가 공동으로 입양할 필요가 없으며, 일방이 단독으로 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일방과는 이미 친생자 관계가 있으므로 공동 입양의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친양자로 될 자의 친생부모가 친양자 입양에 동의하여야 하며, 친양자가 될 사람이 13세 이상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입양을 승낙하여야 합니다. 친양자가 될 사람이 13세 미만인 경우에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법정대리인이 양자를 갈음하여 입양을 승낙하여야 합니다(민법 제908조의2 제1항 제4호, 제5호).
◇ 조인섭 : 위와 같은 조건 중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신진희 : 친양자 입양을 원하시는 경우는 사연자분과 같이 재혼가정인 경우가 매우 많고, 이에 기본적으로 앞서 본 조건들 대부분을 기본적으로 충족합니다. 다만, 위 조건 중 친생부모의 동의는 당사자들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요. 특히 친양자 입양이 확정되면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가 단절되기 때문에 법원은 친생부모가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동의하는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생부모의 동의가 없다고 하여 반드시 친양자 입양이 불가한 것은 아닙니다. 법정대리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 또는 승낙을 거부하는 경우 법원이 친양자입양 청구를 인용할 수 있는데, 다만, 법정대리인이 친권자인 경우에는 친생부모가 자신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3년 이상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면접교섭을 하지 아니한 경우, 친생부모가 자녀를 학대 또는 유기하거나 그 밖에 자녀의 복리를 현저히 해친 경우라는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도 법원이 동의권자인 친생부모를 심문해야되기 때문에 친생부모의 주민등록초본 등을 제출하라는 보정명령을 내리고, 친생부모의 주민등록초본 상 주소를 근거로 하여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통지서를 송달합니다.
◇ 조인섭 : 가정법원의 허가 및 이후 절차는 무엇인가요?
◆ 신진희 : 이렇게 청구를 하더라도, 가정법원이 반드시 그 청구를 인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친양자 입양은 친양자로 될 자의 복리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이에, 가정법원은 친양자가 될 사람의 복리를 위하여 그 양육상황, 친양자 입양의 동기, 양부모의 양육능력,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친양자 입양이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친양자 입양을 허가하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기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한 남성이 10대 자녀를 둔 여성과 결혼한 뒤 우리나라로 입국하여 같이 생활한지 3주가 되지 않아 친양자 입양 청구를 한 사건에서, 법원은 친양자가 될 사람과 함께 지낸 기간이 지나치게 짧고, 심판청구의 목적이 실질적인 가족관계에 상응하는 법률관계를 갖추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성급하게 친양자 입양에 따른 법적 효과를 영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청구인이 여러차례 형사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까지 종합하여 청구를 기각한 사례가 있습니다.
◇ 조인섭 : 친양자로 입양 후에도 전남편에게 못 받은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나요?
◆ 신진희 : 네. 전 남편에게 받지 못한 과거 양육비의 경우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친양자 입양 후에는 친부와의 친족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므로 전남편에게 친양자 입양 이후의 자녀 양육비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 조인섭 :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입양할 경우 1년 이상 혼인 중이면 단독으로 가능하고 13세 미만일 경우 법정대리인이 대신 승낙해야 합니다. 친양자 입양에 친생부모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동의가 없더라도 법정대리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법원이 입양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가정법원은 친양자 입양 청구 시 친양자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양육상황, 입양 동기, 양부모의 능력 등을 평가해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지금까지 신진희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신진희 : 감사합니다.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