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시 : 2024년 9월 27일 (금)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 한 사람의 삶을 보면,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죠. 그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이 몇 명이고,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결말은 해피엔딩일 겁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여러분의 사연을 드라마로 꾸미는 리얼 극장 Day입니다.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자... 오늘의 주인공들... 먼저 만나볼게요.
◆ 여(주인공) : 저는 결혼한 지는 15년쯤 됐고요, 초등학교 6학년 딸이 하나 있어요. 저와 남편은 대학 캠퍼스 커플이었어요. 남편은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복학생. 저는 갓 입학한 스무 살 신입생! 우리는 신입생 환영회 때 처음 만났습니다.
□ 여(대학선배) : 자... 후배님~~ 입학을 축하하고~ 한잔해야지? ♬마셔라~ 마셔랏 마셔라~ 마셔랏! 술이 들어간다 쭉! 쭉쭉쭉쭉~~ 원샷!! 원샷!!
◈ 남(남편/복학생) : 잠깐!! 신입생 후배님... 억지로 마실 필요 없어~ 여자는 누가 술 준다고 막 받아마시는 거 아니야~ 오빠가 책임질 게. 여기... 물 마셔...
◆ 여(주인공) : 음... 굳이 그렇게 말릴 필요는 없었지만~ 어렸던 저는 남편이 어른스러워서 반했고~ 냅다 사귀자고 고백을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연인사이가 됐고요, 둘 다 착실하게 취업 준비를 해서 대기업에 입사했습니다. 남편은 매일 퇴근 하고 저를 데리러 왔고 집까지 데려다줬어요.
◈ 남(남편/20대) : 어~ 왔어? 산업의 역군!! 오늘 하루도 돈 버느라 고생 많았어. 가방 이리 줘.
◆ 여(주인공/20대) : 어휴~ 오빠도 힘들 텐데 뭐하러 왔어. 나 혼자 갈 수 있다니까~ 가방도 내가 들게~
◈ 남(남편/20대) : 아가씨, 이런 건, 힘센 남자가 해야돼. 여자는 보호받으면 되는 거야! 넌 내 그늘 아래에서 공주님처럼 지내~ 알았지?
◆ 여(주인공) : 남편이랑 연애하는 3년동안 단 하루도 혼자 집에 가본 적 없고요, 가방도 제 손으로 들어본 적 없습니다. 남편은 불면 날아갈까, 쥐면 부서질까... 저를 정말 애지중지 아꼈어요.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땐, 상주 노릇을 도맡아 했습니다. 그때 결심했어요. 이 남자랑 평생 살아야겠다고요. 근데요... 막상 결혼하고 살아보니까, 제가 듬직하다고 여겼던 부분들이 좀... 달라보이더라고요?
◈ 남(남편) : 여보, 오늘은 퇴근이 좀 늦었네? 이럴 줄 알았으면 데리러 갔지~ 아~ 배고프다. 얼른 밥 먹자.
◆ 여(주인공) : 여보~ 나 퇴근하고 이제 막 집에 들어왔는데 숨 좀 돌리자~ 밥 차릴 기운도 없어~ 배고프면 당신 혼자 먹어~
◈ 남(남편) : 에~이~ 남자가 어떻게 주방일을 하냐? 남자가 할 일, 여자가 할 일 따로 있지! 나 태어나서 단 한번도 밥을 해본 적이 없다! 아... 배고파... (힘없이) 여보~ 뱃가죽이 등에 붙겠어... 밥줘... 두부 넣은 된장국...
◆ 여(주인공) : 으이구~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 여(주인공) : 제 눈에 콩깍지가 씌어도 단단히 씌웠었나 봅니다. 남편의 그런 점도 좀 귀여웠거든요. 그런데요, 제 여동생이랑 1박 2일로 제주도에 다녀오고 싶었는데 절대 안 된다고 반대를 했을 땐... 화가 나더라고요.
◈ 남(남편) : 음? 여자들끼리 제주도? 안 되는 거 알면서도 물어보는 거지? 여보, 여자는 아무데서나 자면 안돼~ 처제보고 우리 집 와서 자라고 해! 제주 감귤 사줄테니까, 여기가 제주도다~ 생각하고 놀라고!
◆ 여(주인공) : 세상에 저런 남자가 다 있을까 싶어서 화가 났지만, 남편이 너무 단호하게 굴어서 못 갔어요. 그래도... 제 동생이 저희 집에 오니까, 맛있는 것도 사주고, 노래방도 데리고 가고 드라이브도 시켜주고... 잘 놀아주긴 하더라고요. 근데 남편이 확 달라진 건... 아이가 생기고 나서부터입니다. 100일때까진 모유수유를 하고 싶었지만, 모유량이 부족하더라고요. 아기는 자꾸 짜증을 내고~ 저는 저대로 힘들고... 그래서 모유를 끊기로 했는데 남편이 정색하고 반대하는 거 있죠.
◈ 남(남편) : 단유?? 음.... 내 말 좀 들어볼래? 모유수유가 아기 건강에 중요하다는 얘길 들었어. 그런데 단유? 내 자식은 절대 그렇게 키울 수 없어.
◆ 여(주인공) : 여보... 그치만....
◈ 남(남편) : 어디 여자가... 남편 말에 토를 달아? 내 말 듣고 잘 안 된 일... 한 번이라도 있었어? 남편 말을 들어야 집안이 화목한 거야~ 당신 영리하잖아. 내 말... 알아들었지?
◆ 여(주인공) : 남편의 독단적인 태도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이사를 하는 문제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일도...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남편이 결정했습니다. 저는 어떤 때, 남편을 직장 상사로 둔 기분이 들었고, 어떤때는 식모가 된 것만 같았죠.
◈ 남(남편) : 아~ 밥상에 먹을만한 게 없네. 여보, 내일은 고등어 조림 좀 해놔. 내 와이셔츠 세탁소에 좀 맡기고.
◆ 여(주인공) : 헛... 뭐래? 그거 당신이 찾으러 가. 알잖아~ 나 요즘 진짜 바빠~ 우리 팀에서 신제품 나오는데 내 승진이 걸린 일이란 말야. 아, 그래! 우리 이참에 일을 좀 나누는 거 어때? 솔직히 우리 둘 다 일하고 있는데 나 혼자 집안일 하는 거... 좀 그렇잖아.
◈ 남(남편) : 참내~ 나누긴 뭘 나눠~ 남자는 바깥일 하고, 여자는 집안일 하는 거지. 맘 같아서는 당신 회사도 때려치우라고 하고 싶은데 자아실현을 지지하는 너른 마음으로 꾹 참는거다. 이런 남자 없다? 복 받은 줄 알아~~ 아~ 말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목마르네. 물 좀 떠와.
◆ 여(주인공) : 헐... 뭐래? 싫-어~~ 내가 당신 몸종이라도 돼? 당신은 양반댁 도련님이고? 냉장고에 물통 있어~~ 따라 드세요~
◈ 남(남편) : 음? 그래? 알았어. 내가 떠오지 뭐. 그럼 어깨 좀 주물러봐. 잠을 잘못잤나... 고개가 안 돌아가네?
◆ 여(주인공) : 저는 곧바로 싫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돌아온 건... 손찌검이었습니다. 어딜 감히 여자가 남편한테 싫다는 말을 두 번이나 하냐면서 제 등을 후려치더라고요. 사실 아프진 않았어요. 그렇게 놀랍고 당황스러운 걸 겪은 건 처음이라서 경황이 없었나봐요. 그런데... 남편의 폭행은 띄엄띄엄... 이어졌습니다. 점점 심해졌죠.
◈ 남(남편) : 여보, 왜 저녁 안 먹어?
◆ 여(주인공) : 아... 응~ 아직 일이 안 끝나서... 당신 먼저 먹어~
◈ 남(남편) : 하... 남편 혼자 밥먹게 내버려 둔다고? 이게 아내의 도리를 모르네? 당신... 나 혼자 밥 먹게 하려고 결혼했어? 이럴거면 회사 때려쳐...
◆ 여(주인공) : 남편은 막무가내로 제 컴퓨터를 껐습니다. 그리고 제 이마를 몇 번이나 쥐어박았죠. 봐주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 일로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자리에 제 딸도 있었습니다. 저는 시부모님께 모든 일들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는 머지 않은 미래에 벌어질 일들을 미리 내다보셨나 봅니다. 나이 들어서 기력 떨어지면 안 그럴 거라면서 딸을 봐서라도 봐주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웬만하면 그러고 싶었는데, 날이 갈수록 남편의 폭력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남편이 보고 있는 티비 채널을 제 마음대로 돌렸다고 제 목을 조르기까지 했어요. 저는 제 딸에게 험한 꼴을 보여주게 될까봐 너무 무섭고 얼른 이 관계를 정리하고 싶습니다. 변호사님! 도와주세요!
◇ 조인섭 :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은 남편의 폭력 때문에 이혼을 결심하신 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좀 더 이야기 들어볼까요?
◆ 여(주인공) : 저... 변호사님, 남편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전혀 모르는 거 같아요. 그래서 더 화가 나고... 분합니다. 고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돼요? 검색해보니까 증거가 필요하다는데 제가 그런 걸 모을 생각을 못 했어요. 아무것도 없는데 어떡하죠?
◇ 조인섭 : 특별히 모아놓은 증거가 없다면 형사고소를 하더라도 처벌이 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러나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신 분이라면 다시 폭행을 할 수 있을텐데 그 때 경찰에 신고를 하시거나 동영상 촬영 또는 당시 상황 녹음을 통하여 남편의 폭행행위를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하여 과거의 폭행 피해와 관련해서 주변 지인들에게 온라인으로 대화를 한 내용이 있거나 주변 지인들의 진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를 활용해서 남편의 상습적인 폭행행위에 대한 입증을 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여(주인공) : 결국... 증... 증거를 모아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러려면 시간이 좀 걸릴텐데, 언제까지 해야돼요?
◇ 조인섭 : 단순폭행의 경우에는 공소시효가 5년으로 제한되므로 5년 이내의 폭행행위에 대해서만 처벌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점을 면밀히 확인을 하셔서 가능한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모아보시면 좋겠습니다.
◆ 여(주인공) : 네... 자료... 모아볼게요... 하... 근데요, 변호사님... 저... 좀 무서워요. 애가 보는 앞에서 제 머리를 쥐어박고, 머리카락을 움켜쥐거나 코를 비틀기도 하고, 귓불을 아프게 잡아당기더라고요. 남편은 장난으로 보이는 줄 아는 거 같은데, 이제 저희 딸도 6학년이에요. 알 거 다 알잖아요. 요즘 들어서 슬슬 아빠 눈치를 보던데, 이런 것도 아동학대 맞죠?
◇ 조인섭 :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가능합니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줄여서 아동학대처벌법이라고 부르는데요. 여기서의 아동학대범죄에는 형법상 폭행, 상해, 유기, 협박 등 행위가 포함되고 이에 더하여 아동복지법상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 포함됩니다. 정서적 학대행위에는 가정폭력에 아동을 노출시키는 행위로 인한 경우를 포함한다는 것이 법률에 규정된 문구이므로 의뢰인 분의 경우처럼 남편분이 의뢰인을 폭행하는 장면을 아이가 보게 되는 경우에도 정서적 학대행위로 볼 수 있고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여(주인공) : 그럼, 아동학대가 인정된다면, 저희 모녀...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요? 아이 데리고 집을 나올까 해서요.
◇ 조인섭 : 아동학대처벌법에서는 임시조치로서 가해자를 피해아동의 주거로부터 퇴거 등 격리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주거, 학교 또는 보호시설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 금지조치를 취할 수 있고,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조치도 취할 수 있습니다.
◆ 여(주인공) : 근데... 드라마를 보니까, 이혼처리가 안됐어도 아이랑 면접교섭을 하더라고요? 근데요, 굳이 해야돼요? 아이가 아빠를 만나기 싫다고 하면 안 해도 되지 않아요?
◇ 조인섭 : 일반적인 경우에는 부모의 면접교섭권을 제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는 면접교섭권이 부모의 권리로 볼 수도 있지만 자녀의 정서안정과 원만한 인격발달을 통한 복리실현을 위한 목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뢰인 분의 경우처럼 남편의 지속적인 폭력이 있어 왔고 이를 오랫동안 지켜본 아이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서 면접교섭을 원하지 않는 경우라면 남편의 면접교섭권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통상적으로 월 2회인 면접교섭일정을 월 1회로 줄이거나 면접 시간을 1박 2일에서 당일면접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아이의 상태를 보여줄 수 있는 상담결과지 등을 활용하여서 입증을 해보시면 이를 참작해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여(주인공) : 어쨌든 애랑 아빠랑 만나긴 해야 한다는 거죠? 아예 못 만나게 할 순 없는 거예요?
◇ 조인섭 : 드물게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녀가 면접교섭을 거부하는 경우이거나 면접교섭권자가 자녀를 학대하거나, 양육하는 부 또는 모에 대하여 자녀에게 의도적으로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이거나 면접교섭권자의 특정한 질환으로 인하여 면접교섭이 오히려 자녀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경우에는 면접교섭권이 배제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말씀드린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서 법원의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 여(주인공) : 네... 앞으로 제가 해야할 일들이 좀 있네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조인섭 : 네, 힘내십쇼.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오늘의 사연자분을 만나봤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조담소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합니다. 마지막 곡 들려드리면서 저는 이만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로이어 조인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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