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시간 : [월~금] 10:15~11:30
  • 진행: 박귀빈 / PD: 이은지 / 작가: 김은진

인터뷰 전문

"아니 근데~" 언어학자 분석한 '꼰대'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4-06-21 15:32  | 조회 : 532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4년 06월 21일 (금)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출연자 : 신지영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박귀빈 : 우리 속담 중에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말, 언어의 힘이 얼마나 큰지 이야기하고 있는 건데요.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과 더 가까워지기도 하고요. 또는 더 멀어지기도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요 행복한 관계를 맺기 위한 소통법, 언어 감수성을 배워보는 시간을 마련했어요. 최근에 언어 감수성 수업 이라는 책을 출간하신 분입니다. 신지영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직접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 신지영 : 안녕하세요. 진짜 오랜만에 이 스튜디오에 다시 나왔네요.

◆ 박귀빈 : 슬기로운 라디오 생활과는 인연이 있으시고 저는 교수님하고 처음 인터뷰를 하지만 사실 교수님의 책이라든가 교수님 인터뷰라든가 많이 봤어서 꼭 한번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교수님 어서오세요.

◇ 신지영 : 반갑습니다.

◆ 박귀빈 : 최근에 책을 내셨어요. 신지영 교수의 언어 감수성 수업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교수님은 책을 안 갖고 오셨는데 제가 가지고 왔어요. 제가 어제까지도 이 책을 읽다가 갖고 왔는데요. 색깔도 이쁘죠. 언어 감수성 수업, 이 책의 제목에 있는 언어 감수성이라는 말의 의미가 아직은 좀 낯선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요. 쉽게 소개 좀 해주시죠?

◇ 신지영 : 사실은 이게 2천년 대 초반에 제가 만든 말이에요. 당시에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그때 이제 텔레비전이 커지고 고화질 tv가 나오니까 사람들의 얼굴에 피부, 그다음에 주름살 이런 거 굉장히 많이 민감해지더라고요.

◆ 박귀빈 : 요즘에도 보이는 라디오 해가지고 저도 조금씩 민감해지고 예민해지고 있어요.

◇ 신지영 : 그래서 사람들이 자꾸 이렇게 주목하게 하니까 많이 민감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언어학자로서 언어에 민감하게 만들면 좋겠다. 그래서 이제 그때 또 인권 감수성 이런 말도 있고 그래서 언어의 민감도를 높이고 그러면 언어 감수성들을, 사람들에게 언어 감수성을 갖게 하면 언어에 사람들이 주목하면서 더 우리 사회가 좀 행복해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서 제가 만든 말인데 이제 언어의 높이뛰기, 2021년에 나왔던 그 책에도 부제가 언어 감수성 향상 프로젝트였어요. 그런데 그 책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 주셔서 언어 감수성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 더 많이 퍼지게 됐고 그래서 이제 언어 감수성 수업이라는 책으로 이제 이번에 인사를 드리게 됐는데 사실은 5월 31일 날 나왔습니다. 얼마 안 됐어요. 근데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셔서 제가 놀라고 있습니다.

◇ 신지영 : 우리가 정말 언어 감수성을 갖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이런 생각을 해서 아주 기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박귀빈 : 언어 감수성이라는 말을 교수님이 처음 만드신 말이군요. 그런데 사실 설명을 듣고 보니 더 이해가 되고 저희가 진짜 언어 감수성이 굉장히 떨어져 있었구나, 그리고 저도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많이 반성을 했거든요. 방송, 말을 하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저도 굉장히 둔감했더라고요. 그런 좀 반성을 하면서 책을 읽었고 많은 분들이 그 언어 감수성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면서 본인의 평소 언어에 대해서 생각을 하셨으면 좋겠고 그래서 제가 이걸 한번 짚어봐야 되겠다. 말의 무게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봐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어떻습니까? 

◇ 신지영 : 우리가 보통 이 책에 이제 서문에도 제가 썼지만 말의 무게나 말이 중요하다 이런 얘기는 굉장히 많이 들었고 경험을 많이 합니다. 말이 중요해, 말이 정말 중요해, 천냥 빚을 갚아 이런 속담도 있잖아 이렇게 생각을 해요. 하지만 과연 우리가 얼마나 그 중요하고 그 무게감 있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서 공부 하는가 이 질문을 던져보면 사실은 우리는 그냥 습관적으로 하지 사실 공부하지 않거든요.

◆ 박귀빈 : 그런 것 같아요.

◇ 신지영 :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 공부해 보자. 이게 이제 언어 감수성 수업에서 제가 이제 그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우리가 정말 자신의 모국어에 대해서 모국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면서 공부 하는가, 혹시 우리가 이걸 그냥 단순한 전략, 내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이런 기술, 이런 걸로 언어를 대하고 말을 대하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 박귀빈 : 맞습니다. 이 말이라는 게 이제 책에도 나와 있습니다만 이 관계, 직접적으로 관
계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까요. 상당히 중요한 건데요. 특히 생활 속 이야기를 떠올려보면 너무 많아요. 짚어볼 게. 일단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저는 직장 같아요. 직장에서 유독 인간관계 힘든 분들 많잖아요. 그건 왜 그렇다고 보세요?

◇ 신지영 : 모든 사실은 사람들이 많이 관계가 너무 힘들다. 특히 대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이제 막 사회생활, 조금 더 넓은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하잖아요. 완전한 사회생활은 아니지만. 근데 많은 학생들이 그렇게 얘기를 해요. 관계 너무 힘들다. 당연하죠. 평생 관계는 힘듭니다.

◆ 박귀빈 : 점점 더 힘들어 지는 것 같아요.

◇ 신지영 : 그럼요. 당연히 그래요. 왜냐하면 이 관계라는 게 우리가 태어날 때 사실은 맺어지는 자동으로 맺어지는 관계를 제외하고는 사실 말이 아닌 것으로 맺어지는 인간관계는 없어요. 제가 그걸 깨닫고 관계 중심에 말이 있구나 이것을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데 말이라는 게 관계에서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하더라고요. 자석이 되기도 하고요. 용수철이 되기도 하고요.

◆ 박귀빈 : 완전 반대네요.

◇ 신지영 : 네 그러니까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말하기를 하는 사람이 있고 그다음에 이렇게 밀어내는 말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관계에서 말이 이렇게, 말로만 우리가 관계를 맺는데 이 관계 맺기의 시작이면서도 유지를 하는 것도 말이거든요. 말이 사라지면 관계도 사라지고, 말을 이어가면 관계도 이어지죠. 우리는 어떤 사람을 보면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요. 그건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이고요. 어떤 사람은 보면 말을 하기 싫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 박귀빈 : 한 사람은 자석 같은 말을 하고, 한 사람은 용수철처럼 말을 한다는 이야기네요.

◇ 신지영 : 그런데 과연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말에 대해서 용수철이 되고 있는지 아니면 자석이 되고 있는지 우리가 그런 것들을 성찰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들을 해보면 새로운 국면의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겠다. 그다음에 이제 직장에서 관계가 되게 어렵다고 했는데요. 직장의 관계는 과연 공적인 관계인가 사적인 관계인가, 이게 이렇게 약간 넘나드는 것 같아요.

◆ 박귀빈 : 예 맞아요.

◇ 신지영 : 그래서 자신의 선과 상대의 선이 좀 다르죠. 설정한 선이. 이런 것들을 우리가 조금 더 이해해 가면서 언어란 상대에게 들리기 위해서 우린 말하잖아요. 나를 위한 게 아니고. 이런 생각들을 해보면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박귀빈 : 그렇습니다. 자석 같은 말, 용수철 같은 말. 그럼 이제 여기서 용수철 같은 말을 하나 좀 짚어볼게요. 용수철 같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 중에 이런 유형의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흔히 이런 말하면 꼰대 취급받는 거 아니야, 솔직히 말하는 사람도 이런 걱정을 하고 또 듣는 사람도 아니 저 사람 꼰대 같은데, 아니 근데 우리가 다 이해는 하는데 교수님께서 학술적으로 좀 정리 좀 해주세요. 꼰대의 기준이 뭡니까?

◇ 신지영 : 누가 꼰대다 아니다 라는 판단은 자신이 하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그러니까 누구에게 의해서 판단되고 평가되는 건데 거꾸로 생각할 때 혹시 나는 꼰대가 아닐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사람은 꼰대가 아니구나, 사실은 꼰대들은요. 그런 질문을 안 해요.

◆ 박귀빈 : 아예 생각조차를 안 하는군요?

◇ 신지영 : 나는 혹시 꼰대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나는 꼰대가 아니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을 합니다.

◆ 박귀빈 : 굉장히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인데요.

◇ 신지영 : 네 그다음에 이제 저 사람 꼰대 아니야? 이렇게 이제 자신이 누군가를 판단한다. 이것도 우리는 다시 질문을 던져야 됩니다. 꼰대다 아니다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할까 이렇게 질문을 던져보는 거죠. 그 사람의 세계관이 어떻길래 저런 말을 할까 근데 그건 제가 어떻게 고쳐줄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사실은 그걸 고치려고 하고 판단하고 사실은 이런 게 내가 꼰대인 거죠 사실.

◆ 박귀빈 : 네네 그러네요. 그러니까 이 꼰대의 기준은 내가 혹시 이런 말 했었나 꼰대 아닌 이런 사람은 오히려 꼰대가 아닐 수 있다. 이런 판단을 스스로가 자가 검열을 하는 사람은. 이해됐고요. 근데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교수님 그럼 만약에 제가 생각해 봤을 때 나는 꼰대 같은데, 나 꼰대가 확실해 이런 사람은 꼰대 아니에요?

◇ 신지영 : 그렇게 생각하면 일단은 꼰대 탈출의 첫 번째 단계를 말합니다. 사실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꼰대는 절대 그런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꼰대로 굳어지는 거죠. 그러니까 세계관이 굳어지고 변화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이제 공부하지 않는 사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왜 저럴까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가 이런 거를 감지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 이게 방어적인 사람, 이런 사람들이 꼰댄데,

◆ 박귀빈 : 그러면 교수님께서 이렇게 연구를 많이 하시니까 이건 어쨌든 말이나 표현의 제 기준이 되는 거니까 꼰대의 기준에 나이는 안 들어갑니까?

◇ 신지영 : 안 들어가죠 사실은. 뭐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얘기 젊꼰이야 젊꼰 저 사람 젊은 꼰대, 젊은 꼰대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그러니까 자신의 세계관만 옳다고 생각하는 이거, 확장 가능성이 없는 거 이런 게 이제 사실은 꼰대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대부분 많은 경우에 나이하고 같이 가다 보니까 나이가 꼰대의 기준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근데 꼰대인 사람이 탈출하기 위해서 첫 번째는 나는 꼰대가 아닐까 이제 그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왜 난 그렇게 생각하지? 내가 꼰대일지 모른다 라고 왜 나는 생각하지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말을 성찰해 보는 거예요. 소위 우리가 요새 메타인지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그게 사실은 우리가 오래된 말로 성찰이에요. 자신의 말하기를 어떤 장면을 다시 떠올리면서 나는 상대의 말에 어떻게 반응했지, 이 생각을 하는데 꼰대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아니’에요.

◆ 박귀빈 : 누가 얘기했을 때 아니야, 그거 아니야

◇ 신지영 : 아니, 근데 말이야 아니 내가 말이야

◆ 박귀빈 : 맞아요. 많이 들어본 것 같아요. 제 옆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말 자주 하는 것 같아요.

◇ 신지영 : 이게 사실 용수철이 되는 말하기에 아주 대표적인 말이다. 그래서 저는 우리 사회에서 이게 근데 이제 뭐 우리가 습관적으로 쓰는 ‘아니’가 있거든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화제를 전환하거나 뭔가 이럴 때 주목을 끌고 싶거나 이럴 때 ‘아니’를 되게 많이 써요. 그런가요? 생각보다 굉장히 많이 씁니다. 그래서 이걸 ‘아니’시에이팅이라고 게임하는 사람들이 말을 만들었어요. 아니로 시작하는 말 이게 시작되면 이제 전쟁의 서막이다. 내부 분열이 일어난다 막 이러면서 이제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아니’라는 말을 우리 정말 많이 씁니다. 근데 의식하지 못해요. 습관적으로 쓰다 보니까.

◆ 박귀빈 : 지금 이 방송 교수님이랑 너무 많은 분들이 직접 듣고 싶어서 지금 밖에도 좀 몇 분이 와 계신데 이 밖에 오신 분이 이제 교수님 말씀을 들으면서 막 공감하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아니’ 그거 있잖아 하면서 공감하셨다고,

◇ 신지영 : 맞아요, 근데 그게 우리 언어라는 게 이렇게 학습하면은 굳어지게 되거든요. 우리가 그런 말을 들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쓰는 겁니다. 근데 우리 다음 세대에겐 그 말을 안 물려주면 어떨까 그래서 일단 ‘아니’로 시작하는 말을 내가 얼마나 쓰고 있는지 상대가 얼마나 쓰고 있는지를 주목해서 한번 들어보는 거예요. 제가 책에도 썼지만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이제 책에 나오는데요. 제가 이제 지인 모임에 가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아니’로 시작하는 말을 많이 쓴다 그랬더니, 아닌 것 같은데, 나는 안 그런 것 같은데, 나는 안 그런 것 같은데 그렇게 얘기를 모두 다 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러면 우리 한번 시작해 보자 누군가가 ‘아니’라고 얘기를 하면 그때 한번 주목해 보자 내가 지적해 보겠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니’ 라는 말을 어떤 사람이 썼어요. 지금 쓰셨잖아요 하니까, 어머 그러네 하시면서, 자기도 모르게 쓴 거예요. 그다음에 또 아니, 나 그러네 이렇게 해서 정말 우리가 ‘아니’를 많이 쓰고 있구나를 생각했고요. 그다음에 이제 집에 가서 남편에게 얘기를 했더니 난 아닌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럼 내가 또 해 보겠다 그랬더니 본인도 깜짝 놀란 거예요. 내가 이렇게 ‘아니’를 많이 쓰고 있었다니.

◆ 박귀빈 : 그러네요. 신지영 교수님과 언어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언어 감수성, 언어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진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상대방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할 때 상대방한테 그 말이 굉장히 상처가 되거나 이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말들, 그래서 자석 같은 말 용수철 같은 말, 특히 용수철 같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이제 꼰대라는 사람으로 표현을 하는데 그런 사람들도 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언어 감수성이 떨어질 수 있다 좀 짚어봤던 거고요. 그리고 또 하나가 호칭 문제인 것 같아요. 호칭 중에 아줌마 아가씨 이런 표현을 우리 공적인 장소에서도 하는 것 같아서,

◇ 신지영 : 맞습니다. 이게 호칭이 우리가 이제 호칭의 배경을 좀 알아봐야 돼요. 왜 한국어에서는 이렇게 호칭이라는 게 많이, 굉장히 다양하고 메뉴가 엄청나거든요. 그다음에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굉장히 드문 유형의 언어예요. 한국어가. 어떤 점에서 그러냐면요. 2인칭 대명사 너가 있는데 우리는 처음 만난 사람한테 너, 이러면 어때요? 

◆ 박귀빈 : 안 되죠 다신 안 보죠 

◇ 신지영 : 당신, 이래도 안 되죠. 왜그러냐면 너나 당신을 공손성을 드러낼 때 우리는 그렇게 하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너나 당신을 쓸 수 있는 사람은 굉장히 한정된 사람들이에요. 근데 이제 전 세계 언어를 볼 때 2인칭 대명사의 사용을 가지고 4가지 정도로 언어를 유형화할 수가 있어요. 첫 번째는 영어처럼 누구에게나 You를 쓸 수 있는 언어예요. 그러니까 할머니에게도 You, 부모에게도 You 괜찮잖아요. 처음 봐도 You 문제가 없어요. 그런 언어가 가장 많습니다. 207개 언어를 분석해 보면 136개 정도가 돼요. 그런데 두 번째 유형은 두 가지가 있는 거죠. 불어처럼 가까운 사람은 Tu 그다음에 이제 먼 사람은 이렇게 해요. 공손성을 드러내야 되는 사람은 Vous  이렇게 두 가지가 있는 언어가 있고요. 세 번째 언어는 세 가지 이상. 근데 한국어는 공손성을 드러내야 되는 장면에서는 절대 2인칭 대명사를 쓰면 안 되는 언어가 있습니다.

◆ 박귀빈 : 어떤 게 있죠?

◇ 신지영 : 그러니까 너 이러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공손함을 드러내려면 나의 공손함을 드러내는 존재에게는 공손성의 이유로 이렇게 설명해 드릴게요. 공손성의 이유로 2인칭 대명사를 회피하는 언어 이렇게 학술적으로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너나 당신이란 말을 쓸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박규빈 선생님한테 저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거나 아니면 진행자라는 호칭을 쓰거나 앵커라는 호칭을 쓰거나 뭔가 대신 쓸 말이 필요한 거죠. 그게 한국어를 비롯해서 7개 언어밖에 안 돼요.

◆ 박귀빈 : 그래요?

◇ 신지영 : 그런데 이제 한국어는 어떤 호칭어를 쓰느냐 이게 관계를 드러내 주잖아요. 나는 당신을 어떻게 생각합니다를 나의 입으로 고백하는 말이에요. 호칭어가 그런데 아직 아가씨 아줌마라는 호칭어는 성별과 연령에 의해서 그 사람을 표현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나는 예를 들어서 가장 이제 어려워하는 게 뭐냐 하면 공적인 장면에서 이런 공공기관에서 일하시는 젊은 여성들이 가장 싫어하는 호칭어, 민원인들의 호칭어 공무원의 경우에 그런 호칭어가 바로 아가씨입니다. 그거는 뭐냐 하면 나는 당신을 공무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젊은 여자 이렇게만 생각한다는 거죠. 근데 나는 공적인 자리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지 왜 나를 그렇게 보지 남성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거든요.

◆ 박귀빈 : 남성분들에게 보통 뭐 선생님 이러거나 때로는 사장님 이렇게 부르기도 하죠.

◇ 신지영 : 그러니까 언어는 인간의 모든 것에 대한 모든 겁니다. 그래서 호칭어를 보면 우리 사회가 그대로 보여집니다.

◆ 박귀빈 : 그 사람은 그냥 자기 마음대로 규정해버리는거군요.

◇ 신지영 : 그렇죠. 나는 당신을 공무원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가 아가씨라는 표현, 아줌마라는 표현에 들어가 있는 겁니다. 특히 아줌마라는 표현은요 우리가 정말 쓰지 말아야 할 표현인데요. 첫 번째는 아줌마라는 단어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요. 아주머니의 대한 멸칭이에요 사실은. 아줌마 이거는 멸칭인데요. 두 번째는 어린아이가 쓰는 말이죠. 아주머니 대신에 쓰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자신의 화자가 자신이 어린이가 아니면 누군가를 아줌마로 부르면 그 사람을 사실은 하대하는 말이죠.

◆ 박귀빈 : 이미 그게 국어사전에 정의가 되어 있네요.

◇ 신지영 : 그렇죠 그러니까 아줌마, 그러고 존댓말을 깍듯하게 하지 않잖아요.

◆ 박귀빈 : 네 그렇습니다. 이 언어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 끝도 없을 것 같아요. 교수님 언제 또 한번 시간 내주셔야 될 것 같아요. 지금 제가 물어보고 여쭤보고 싶은 거에 아주 일부분만 여쭤봤어요. 청취자님께서 “교수님 말씀 들어보니 전 꼰대입니다. 44인데ㅠㅠ”

◇ 신지영 : 이제 꼰대 탈출하시네요.

◆ 박귀빈 : 이제 꼰대 탈출 축하드립니다. 그걸 자각하는 순간 꼰대가 아니신 겁니다. 이제 시간이 한 30초 남았는데요. 현명하게 이렇게 언어 감수성에 내가 좀 둔감한 것 같고 또 누군가가 나한테 굉장히 언어 감수성이 떨어지는 말로 저를 호칭했을 경우 어떻게 현명하게 그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까요?

◇ 신지영 : 일단 그 사람을 고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뭔가 내가 상처받으면 안 되잖아요. 그거는 그러니까 그 사람이 잘못한 것 때문에 내가 잘못하면 안 된다. 첫째. 그리고 그 사람이 나를 아줌마라고 부른다고 내가 그 사람 때문에 내가 아줌마가 되는 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그러니까 그리고 이제 나의 감수성을 좀 높여보자. 내 말에 내가 생각하는 철학이 잘 담겨 있는지. 나는 상대를 비하할 필 의도가 없는데 혹시 아줌마라고 해서 비하한 건 아닐까 이런 생각들을 해보면 어떨까.

◆ 박귀빈 : 알겠습니다. 고려대 국어문학과 신지영 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지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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