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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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디어는 어떻게 다뤘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4-05-05 00:11  | 조회 : 337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05월 04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미디어 소장(이하 김언경) > 안녕하세요.

◇ 최휘 > 올해가 세월호 참사 10주기였습니다. 그래서 지난 4월 한달 내내 세월호와 관련된 보도가 많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오늘은 10주기 언론보도들이 어땠는지 돌아보신다고요?

◆ 김언경 > 네. 어느 해이든 4월 16일은 잊을 수 없는 날입니다. 그러나 2024년은 세월호 10주기였기 때문에 세월호를 추모하고, 그 의미를 찾아보는 보도가 많이 나와야 하는 그런 해였습니다. 따라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세월호 관련 보도들을 추출해서 분석해보았습니다. 분석 기간은 4월 1일부터 4월 29일까지 총 4주간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르면서 언론의 관심은 급속도로 줄어들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부터 2024년 4월까지 연간 ‘세월호’ 언급 보도량 추이를 살펴보았습니다. 2014년엔 1년 간 219,432건에 이르렀던 보도량은 2015년 59,458건, 2016년 33,217건 등 1년 만에 급격히 감소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로 진상규명 기대감이 높아졌던 2017년 45,994건으로 반짝 반등했다가, 2018년부터 다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특히 2018년부터는 사회적참사특별법이 2017년 제정되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고, 활동기간 연장 끝에 2022년 9월 종합 보고서 및 권고사항 발표를 끝으로 종료되었으나, 오히려 연간 보도량은 2021년 1만 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이후 2023년 4873건까지 감소했습니다. 이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활동했던 2015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의 기간도 마찬가지여서 ‘진상조사’가 공식적으로 벌어지고 있음에도 보도량은 오히려 크게 감소하는 기현상이 반복됐습니다. 특히 2015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해수부 문건’ 등 정부의 조직적 방해 정황이 드러나고, 당시 여권이 ‘세금도둑’ 프레임을 내세우는 등 정치적 공세가 극심했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이 더욱 필요했으나 보도량이 감소했습니다. 

◇ 최휘 > 그렇다면 2024년 4월 1일부터 29일까지 4주간 언론의 세월호 보도량은 어땠나요?

◆ 김언경 > 참사 10주기를 맞은 2024년 4월 1일부터 29일까지 4주 간 ‘세월호’ 언급 보도량은 총 2193건이었습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1224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양인데요. 여기에는 언론진흥재단 뉴스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의 등록 매체가 늘어난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2023년까지는 54개 매체 보도가 등록되었으나 2024년엔 104개 매체로 늘어났거든요. 결론적으로 세월호 10주기를 맞은 시기에 나온 보도량으로는 결코 많은 양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그런 보도량이었습니다. 더구나 2193건의 보도 중 ‘10주기’를 동시 언급한 보도량은 1648건, 75%로 나머지 1/4가량은 10주기와 무관한 보도이거나, 또는 다른 이슈를 다루던 중 세월호를 단순 언급한 사례였습니다. 이슈별 보도량을 보면, ‘세월호’ 언급 보도가 가장 많이 주목한 대상은 ‘유가족’으로서 총 652건(30%)의 보도가 ‘유가족’을 동시 언급했습니다. 세월호 10주기 특집 기획보도를 낸 매체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연속보도 중 첫 순서로 배치한 기사 역시 유가족들의 행보와 현재 상황, 트라우마 극복기 등을 조명한 보도였습니다. 예를 들면 4월 12일 연합뉴스의 보도 제목을 보면 <세월호 10주기 ②마르지 않은 눈물…유족·생존자 "사회변화 위해 계속 투쟁">이거든요. 이렇게 유가족의 모습을 조명하는 보도들이 많았던 것입니다. 

◇ 최휘 > 저도 새삼스럽게 그날의 고통을 다시 떠올리게 되는 보도, 유가족들이 어떻게 지내셨는지 등에 대한 보도를 많이 본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데 세월호 10주기 기억식, 추모식도 10주기인데 그다지 대대적으로 보도되지 않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요. 어떤가요? 

◆ 김언경 > 10주기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10주기 기억식,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은 언론이 그리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기억식’은 391건, 18%에 그쳤으며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 63건, 3%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세월호 10주기를 향한 정부의 태도가 드러나는 요소들도 보도량이 극히 적었습니다. 올해 세월호 언급을 사실상 대부분 없애버려서 논란이 되었던 ‘교육부 공문’ 관련 보도는 고작 4건이었습니다. 또한 장관급 정부 인사들은 기억식이 아닌 정부 행사인 ‘국민안전의날’에 참석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11건에 그쳤습니다. 언론은 진상규명에도 무관심했습니다. ‘진상규명’을 언급한 보도는 270건, 12%에 그쳤고 남은 진상규명 과제 중 대표라 할 수 있는 ‘구조 실패 원인’은 67건에 불과했습니다. 이외 ‘침몰 원인’ 136건, ‘유가족 사찰’ 41건, ‘특조위 활동 방해’ 82건 등 다른 진상규명 과제들도 보도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간의 진상규명 성과라 할 수 있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도 91건에서만 언급됐고 사참위의 주요 권고 사항인 ‘생명안전기본법’은 고작 3건에 불과했습니다. 오히려 ‘정쟁’을 언급한 보도가 40건 나오는 등 ‘진상규명’ 요구가 정치적 목적을 지녔다는 식의 부정적 낙인 보도가 두드러지기도 했습니다. 

◇ 최휘 >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기획보도들은 많이 나왔나요?

◆ 김언경 > 10주기를 맞아 눈에 띄는 연속 기획보도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나왔습니다. MBC는 4월 12일부터 16일까지 연속 기획보도를 냈습니다. 12일에는 <서로에게 손 내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엄마아빠들>에서 유족들이 현재 어떻게 슬픔을 극복하고 서로, 사회를 돕고 보듬고 있는지 주목했습니다. 13일에는 <‘피해자’ 아닌 피해자...계속되는 고통>으로 참사 당시 단원고에 남아있던 선생님들과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인근 학교 친구들의 트라우마 및 그에 대한 지원책 미비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특히 16일 뉴스데스크에서는 톱보도부터 이어 9건의 보도를 세월호 10주기에 할애하며 적극성을 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진상규명 과제를 짚은 <미완의 진상규명, 여전한 의문‥"왜 구하지 못했나">은 돋보이는 보도였습니다. 보도는 세월호 참사 직후 “세월호 선사 실소유주로 지목된 유병언 전 회장에 현상금 5억 원을 내걸었”던 검찰의 행보로 인해 구조 실패 원인, 침몰 원인 등 근본적 진상조사가 지연됐다는 점을 짚으면서 이 때문에 “법정에 선 구조 책임자는 해경 123정장 단 한 사람”이었고, “특별수사단을 꾸린 검찰은 참사 6년 만인 2020년 해경 지휘부 11명을 법정에 세웠”으나 최종 무죄가 선고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진상조사가 지연되면서 여전히 남은 과제들도 지목했습니다. “왜 아무도 '퇴선하라' 명령하지 않았을까. 재판에서조차 풀리지 않은 의문”이라며 “당시 세월호 인근 민간 선박은 무전으로 "빨리 탈출시키라"라며 세월호와 진도관제센터에 재촉”했으나 “침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탈출시키면 구조가 되냐"는 답답한 문답만 계속”했던 선원과 구조당국의 행태를 상기시킨 것입니다. SBS는 13일부터 연속 보도를 내놨는데15일 <참사 기사 댓글 10년 치 분석…늘어나는 막말·혐오>에서 세월호 관련 댓글을 빅데이터로 전수분석하여 여전히 세월호 참사를 향해 정치적 비방과 허위사실, 혐오표현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진상규명 자체도 매우 중요하지만, 참사 이후 우리사회가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짚어주는 좋은 보도였습니다. 

◇ 최휘 > KBS의 세월호 보도는 어땠는지도 궁금한데요.

◆ 김언경 > 지상파 3사 중 세월호 10주기에 가장 소극적인 방송사는 KBS입니다. KBS는 13일 전국에서 10주기 사전 추모식이 열렸지만 3문장 단신으로 서울시청 앞 추모제만 전했고 15일에는 21~22번째 뉴스 후반부에서 2건의 보도를 내놓는데 그쳤습니다. 또한,  KBS는 지상파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저녁종합뉴스의 톱보도를 세월호 10주기가 아닌 내용으로 담았습니다. KBS는 4월 16일 톱보도를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비공개 대국민 사과’를 담은 <“국민께 죄송...민심 경청‧국회와 협력”>로 내놨고요. 세월호 10주기 리포트는 12번째 순서에 배치되었습니다. 내용도 추모식 스케치, 선체 영구 보존 등의 소식만 4건을 통해 전했습니다. KBS는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를 방영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계속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KBS는 이 다큐멘터리 불방 하나만으로도 이미 세월호 피해자와 유가족에 두 번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BS는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세월호 참사 당시 전원오보 참사부터 시작해서, 대대적인 구조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거짓을 말하는 등 공영방송으로서 부끄러운 보도들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10년 후,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하나도 제대로 방송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참담한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 최휘 > 최근 세월호 보도 중에서 소장님께서 일독을 권하는 좋은 보도 하나 꼽아주신다면요? 

◆ 김언경 > CBS 노컷뉴스의 4월 14일 보도 <그새 무시된 사참위 세월호 권고...정부 이행률 8.3% 그쳐>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보도는 기자가 발로 뛰는 취재는 아닙니다.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줄여서 416연대의 발표를 가장 성실하게 잘 정리해준 보도였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인데, 이 당연한 보도가 사실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보도를 추천드립니다. 설명을 드리자면 사회적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022년 활동을 종료하면서 세월호 참사 여러 문제를 두고 32건의 권고한 바 있습니다.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 제48조 “권고를 받은 국가기관 등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권고내용을 이행해야 한다”에 따라, 해당 국가기관은 권고의 이행 내역과 불이행 사유를 매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416연대는 사참위가 내놓은 권고에 대한 정부 이행 여부를 12개 분야로 나눠 점검했고요. 그 결과물인 ‘세월호 참사 관련 사참위 주요 권고 이행 평가’를 발표했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요. 현 정부가 대체로 이행했다 볼 수 있는 것은 ‘해양재난 수색구조 체계 개선’ 분야 하나 정도라고 평가했습니다. 전혀 이행하지 않은 분야는 국가책임 인정과 사과, 피해자 사찰 및 조사방해 행위 추가 조사, 피해자 사찰 및 조사방해 방지 제도개선, 참사 피해자 및 피해 지역 지원 개선, 중대재난조사위 설립 및 안전기본법 제정, 재난 피해자의 알 권리 보장과 정보 제공·소통 방식 개선 이렇게 6개였습니다. 해당 기사를 어떠한 권고가 있었는지를 읽어보시면 우리 사회가 당장 실천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간단하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 최휘 > 네. 오늘은 여기가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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